[시승기] 작지만 멋을 아는 BMW 2시리즈 그란 쿠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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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가 2시리즈 그란 쿠페를 선보였다. 신차는 BMW가 처음 선보이는 전륜구동 4도어 쿠페로, 함께 출시된 3세대 1시리즈와 플랫폼을 공유한다.
2시리즈 그란 쿠페는 ‘어드벤티지 라인(4600만원)’과 ‘럭셔리 라인(4880만원)’ 두 가지 라인업으로 국내 출시됐으며, 2.0 디젤 모델만 우선 판매된다. 이번에 시승한 차량은 엔트리 모델인 220d 어드벤티지 라인이다.
신차는 전장 4525mm, 전폭1800mm, 전고1420mm로 ‘이란성 쌍둥이’인 1시리즈와 비교하면 200mm 이상 길지만, ‘형님’인 3시리즈보다 185mm나 짧고 15mm가 낮다.
전면부는 평범한 ‘요즘 BMW’이다. 약간의 범퍼 디테일을 제외하면 신형 1시리즈와 거의 동일한 모습이다. 상위 모델인 럭셔리 라인에는 프론트 그릴과 범퍼 하단에 크롬 장식 등이 추가된다.
측면을 반으로 나눠 본다면, 앞과 뒤가 각각 다른 차량처럼, 알 수 없는 부조화가 느껴진다. 앞쪽은 평범한 세단의 모습이며, 뒤쪽은 매끈하게 루프 라인이 떨어지는 쿠페이다.
2시리즈 그란 쿠페의 디자인 핵심은 후면부다. 8시리즈 혹은 X6가 떠오르는 후면부는 힘을 잔뜩 준 모양새다. 멈춰서 있음에도 잘 달릴 것만 같은 느낌을 풍긴다. 가짜 머플러로 마감한 경쟁 모델과 달리 ‘진짜’ 듀얼 머플러를 장착했다. 이밖에 프레임리스 도어를 적용한 점은 젊은 감각이 스포티한 느낌을 배가한다.
화려한 외관에 비해 실내는 ‘M 스포츠 패키지’ 부재가 크다. 1시리즈에는 해당 옵션이 포함된 점을 생각하면 아쉬운 부분이다. 이는 향후 출시될 가솔린 모델 및 고성능 M235i 등에 적용될 전망이다.
스티어링 휠과 시트는 저렴한 느낌의 인조 가죽으로 처리했다. 버튼이나 도어 트림 마감 등도 값싼 느낌이다. 그나마 시트 색상을 베이지 톤으로 처리해 고급감을 살렸다. 그외 나머지 버튼이나 구성은 여느 BMW와 공유하는 것들로 채웠다.
뒷좌석은 겉보기에 꽤 그럴싸했지만 실제로는 굉장히 협소하다. 머리 공간이 치명적이다. 쿠페형 디자인을 취하며 발생한 결과다. 힘을 빼고 앉아도 머리가 닿는다.
앉은키가 크지 않은 내 머리가 지붕에 닿은 적이 있었는지 생각해본다. 적어도 문이 네 짝인 차량에서는 흔치 않은 경험이다. 선루프 때문이라고 변명하기에는 경쟁 모델인 메르세데스-벤츠 A클래스 세단이 바로 떠올랐다. 앞서 시승했던 A클래스 세단의 뒷좌석은 약간의 여유를 보였다.
같은 날 형제 모델인 1시리즈 뒷좌석도 잠시 시승해봤다. 역시나 머리는 천정에 닿지 않았다. 해치백 디자인을 갖춘 1시리즈의 머리 공간은 한층 여유있다.
트렁크 기본 용량은 430리터로, 1시리즈보다 50리터 더 넓은 수납공간을 갖췄다. 2열 시트는 40:20:40 폴딩을 지원한다.
220d 그란 쿠페에 탑재된 2.0리터 디젤 엔진은 최고출력 190마력, 최대토크 40.8kgf·m를 발휘한다. 실내로 들려오는 엔진음은 작은 편이며, 진동 또한 잘 억제했다. 노면 소음은 다소 올라오는 편이나 크게 신경 쓰일 정도는 아니다.
작은 차체와 2.0리터 디젤 엔진이 만나 시원시원한 가속 성능을 보여준다. 고속에서도 답답함 없이 밀어붙이는 엔진이 기특하다. 과분할 정도로 뛰어난 주행 능력이다.
경쾌하면서도 안정적인 몸놀림이 인상적이다. 특히 전륜구동 차량임을 잊게 만드는 코너링 실력에 놀랍다. 후륜 멀티링크 서스펜션이 더해져 꽁무니가 불안한 모습도 없다. 그래도 아쉬운 점은 있다. 바로 사륜구동 ‘x드라이브’가 빠진 것. 2시리즈 그란 쿠페의 사륜구동 시스템은 향후 출시될 M235i 등을 통해 만나볼 수 있겠다.
8단 자동변속기가 운전의 재미를 높인다. 정확한 변속 타이밍이 편안한 운전을 돕는다. 패들 시프터가 빠져 심심할 법도 한데, 딱히 운전자 개입이 필요없을 만큼 훌륭하게 단수를 제어한다.
장거리 주행에 강한 디젤 엔진답게 연비는 훌륭하다. 공인 연비는 13.9km/l(복합)로 다소 낮아 보였지만, 정속 주행 위주 300km 구간 테스트 결과 평균 연비는 22.1km/l를 기록했다. 1500km 이상 주행한 장거리 시승에서는 최종 연비 20.0km/l를 달성했다.
BMW 2시리즈 그란 쿠페는 훌륭한 기본기를 갖춘 프리미엄 소형 세단이다. 잘 달리고, 잘 사며, 잘 도는 모습이 BMW 출신임을 상기시켜준다. 향후 출시될 가솔린 모델과 고성능 M235i 또한 기대되는 부분이다.
하지만 기본기‘만’ 갖춘 것은 아쉽다. 프리미엄 브랜드 차량이지만 곳곳에 빠진 옵션이 많다. 적어도 M 스포츠 패키지만큼은 빨리 제공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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