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인피니티 플래그십 세단 Q70, ‘펀 투 드라이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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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뻥 뚫린 도로에서도 막힌 도로에서도 운전이 즐겁다.’
인피니티 플래그십 세단 Q70가 전면에 내세우는 ‘강력한 퍼포먼스’는 괜한 말이 아니었다. 그 어떤 성능보다도 힘있게 치고 나가는 Q70만의 퍼포먼스는 트레이드마크라 할 만 했다. Q70 초기 모델의 별칭 ‘두뇌를 겸비한 근육질 차(Muscle car with brain)’가 떠올랐다.
2012년 3세대 모델에 뒤이은 뉴Q70은 올해 상반기 국내 시장에 상륙했다. 3.7리터 가솔린 엔진을 탑재한 후륜구동 ‘Q70 3.7’, 동일 엔진을 적용한 사륜구동 ‘Q70 3.7 AWD’, 3.0리터 디젤 엔진을 탑재한 후륜구동 ‘Q70 3.0d’ 중 ‘Q70 3.7 AWD’를 시승했다. 지난 8일부터 3일간 ‘Q70 3.7 AWD’를 타고 서울과 경기 구석구석을 누볐다. 울퉁불퉁한 시골길부터 서울에서 세종으로 이어지는 고속도로까지, 어떤 도로에서도 달리는 순간만큼은 확실한 즐거움을 선사했다.
역동적인 주행성능 덕에 고속 운전에서의 쾌감은 최고였다. 묵직한 저음 엔진사운드가 운전 즐거움을 더했다. 안전을 지켜주는 첨단 장치 덕인지 다양한 노면 상황에서도 안정적 주행이 가능했다. Q70 3.7 AWD에 탑재된 ‘아테사 E-TS(ATTESA E-TS)’가 전자제어시스템을 통해 바퀴의 동력 배분을 최대 50:50까지 실시간으로 제어해 준다. 일반적인 노면에서는 탁월한 승차감을, 빗길과 같은 미끄러운 노면에서는 안정적인 주행을 돕는다.
막히는 길에서는 편안한 환경과 엔터테인먼트 성능이 운전자 짜증을 덜어줬다는 표현이 맞겠다. 교통체증으로 악명 높은 경부고속도로와 강남대로 퇴근길 상황에서 짜증을 내지 않을 이 누가 있겠냐마는 Q70이 자랑하는 오디오 음질로 피로한 순간을 이겨냈다.
그럴만도 한 것이 인피니티는 보스(BOSE)와 손을 잡고 플래그십 세단 Q70에 환상적인 사운드 시스템을 구현했다. 정숙한 실내에서 울려퍼지는 저음은 시끄러운 도심 경적소리로부터 잠시 피해 있을 수 있는 해방구였다. 16개 스피커를 장착해 5.1 채널 서라운드 시스템을 장착한 덕에 고속 주행에서도 클래식 청취가 가능한 것도 장점이다.
차량이 밀려들기 시작한 순간에서는 추월의 재미가 쏠쏠했다. 영화 킹스맨의 명대사, ‘매너는 사람을 만든다’고 했던가. 차는 운전습관을 만드는 게 분명하다. 비교적 얌전하게 운전한다고 자부해왔으나, 어느 순간부터인지 서행하는 차를 참지못하고 갈지(之)자 운전을 하는 나를 발견했다. 순간 추월 속도도 속도지만 안정감이 뛰어났다.
아쉬운 점도 있다. 무엇보다 스티어링 휠이 무겁다. 팔힘이 약한 여 기자가 한 손으로 주차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어찌보면 강점인 특유의 ‘묵직함’이 때로는 약점이 되기도 한다.
개인 취향으로는 내부 디자인도 다소 아쉽다. 질주하는 20대를 연상시키는 성능이나 외관과 조금 동떨어져있지 않은가 하는 생각에서다. 유려한 곡선과 움푹 들어간 프런트 휀더와 도어 디자인, 물결 무늬 사이드 캐릭터 라인 등의 요소들로 세련미가 묻어난다. 하지만 내부는 중년의 중후함을 연상시킨다. 넓은 공간과 촉감마다 닿는 가죽재질이나 광택이 느껴지는 물푸레나무 우드트림, 사각의 시계는 고급스러움은 더할지 몰라도 젊은 세대가 추구하는 디지털 느낌과는 거리가 있어 보였다.
가격은 충분히 매력적이다. 인피니티 Q70을 이야기할 때 가격을 빼놓을 수 없다. Q70 3.7 스타일 5695만원, 프리미엄 6095만원, 익스클루시브 6880만원(모두 VAT 포함), Q70 3.7 AWD 6440만원(VAT 포함), Q70 3.0d 6150만원(VAT 포함) 등이다. 동급 대비 최강의 가격 경쟁력이라 할 만 하다.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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