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오프로드에서 더 강력한 ‘더 뉴 모하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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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니아가 있는 데는 이유가 있다. 모하비는 출시 후 몇 년이 되면 판매량이 줄어드는 여느 차와는 달랐다. 출시 4년차인 2011년부터 오히려 판매량이 늘어나 지난해 9월 생산 중단 전 정점을 찍었던 차다. 진가가 알려지면서 더욱 인기를 끌었던 차. 그래서 불과 5개월이지만 마니아들의 기다림은 컸다.
지난달 23일 시승행사를 통해 경기도 고양시 엠블호텔부터 연천군 소재 임진강 자갈뜰까지 중년 남자의 로망 모하비를 타봤다. 디자인은 크게 달라진 것이 없지만 새로운 범퍼와 그릴이 더욱 강력한 인상을 심어줬다. 실내 디자인은 그야말로 중년 남성 취향인 듯하다. 중년 남성이라도 수트를 멋지게 차려입은 꽃중년보다 아웃도어 옷을 입고 자연을 즐기는 아저씨 느낌이다. 곡선보다 직선을 주로 사용했으며 이렇다 할 꾸밈은 없어보였다.
임진강변에 도착할 때까지 달렸던 자유로 50여㎞에서는 묵직한 느낌이 안정감을 줬다. 가속페달을 밟아도 RPM이 크게 올라가지 않고 속도를 더해갔다. 저중속 토크를 높인 덕이다. 차선을 급히 바꾸거나 커브를 돌 때도 역시나 안정적이다. 전후륜 서스펜션과 쇽업소버를 새롭게 튜닝해 고속주행 안정감과 코너링 성능을 높인 결과인 듯하다.
묵직한 느낌 때문인지 가속감은 더뎠다. 시속 80㎞에서 시속 120㎞로 속도가 올라가는 데 걸리는 시간을 26.4초에서 20.8초로 단축시켰다고 했지만, 대형 SUV의 한계가 느껴졌다. 100㎞가 넘으면 바람소리도 심해 과속을 자제하게 됐다.
경고음이 다소 거슬리긴 했으나 차선이탈 경보 시스템과 후측방 경보 시스템을 장착한 점은 안전을 위해 확실히 개선된 점이다. 내비게이션 자체는 문제가 없지만, 센터페시아 정중앙에 위치해 여간해서는 지도를 쳐다보기 힘들었다. 헤드업디스플레이(HUD) 마저 없어 아쉬움이 더했다.
남자들은 이런 차를 좋아하는 것일까 약간의 의구심이 들었을 때, 임진강변 오프로드에 진입했다. 이 때부터 ‘더 뉴 모하비’의 진가는 나타났다. ‘강력한’, ‘단단한’, ‘거침없는’ 등의 수식어가 전혀 아깝지 않았다.
눈이 내린 다음 날 축축히 젖은 진흙길에서도, 웬만해서는 중심을 잡기 힘들 것 같은 측사로에서도, 30대 경사 흙길에서도 모하비는 위풍 당당했다. 도로변 비탈길을 올라설 때에는 운전석으로 쏠림이 매우 심했는데도 흔들림이 없었다. 서스펜션도 나쁘지 않다. 자갈밭은 물론이고 비포장길에서도 크게 불편한 느낌이 없다. 서스펜션 버튼이 없어져 아쉬움이 컸지만, 기본 서스펜션 자체가 부드러운 승차감을 준다. 전륜 서스펜션에 적용한 유압식 리바운드 스프링 때문인 듯하다. “이래서 마니아들이 찾는구나” 공감대가 생겼다. 5개월을 기다리는 마니아들이 있는 데는 분명히 이유가 있었다.
더 뉴 모하비의 가격은 다소 높아졌다. 기아차는 요소수방식(SCR)을 적용한 유로6 대응, 승차감 및 디자인 개선, 첨단 안전·편의사양 적용 등 차량 전반에 걸친 상품성 개선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모하비는 트림 수를 구동방식에 따라 노블레스(2륜), VIP(선택4륜), 프레지던트(상시4륜)으로 나뉜다. 트림별 가격은 노블레스 4025만원, VIP 4251만원, 프레지던트 4680만원이다. (개소세 인하 반영:3.5%기준)
문보경 자동차 전문기자 okmu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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