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열광하거나, 못 따라오거나’ BMW M3 & M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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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알아. 나 호불호 갈리는 거. 근데 얘도 마찬가지겠지?”
BMW의 신형 M3와 M4를 보면 연기자 유아인의 ‘오리진’ CF가 자연스럽게 떠오른다. 논란거리는 앞모습에 집중된다. 최초의 M이었던 M1을 오마주한 세로형 라디에이터 그릴이 좀 크다는 것 때문인데, 실물을 보면 사진보다 훨씬 멋지다.
이 멋지고 강력한 차는 잠깐의 시승으로 파악할 수 없다. 다행스럽게도 BMW코리아는 최근 BMW M 나이트 행사를 열고 다시 한번 경험할 기회를 마련해줬다.
행사는 조별로 나뉘어서 열렸는데, 내가 속한 조는 트랙 주행→짐카나 계측→드리프트 체험 순서로 진행됐다. 다른 조는 4명씩 배정됐는데 우리 조는 3명만 포함됐다.
서서히 속도를 내 트랙에 진입하면서 주행이 시작됐다. 한 바퀴 워밍업이 끝나고 본격적으로 고속주행을 시작해본다. 다행스럽게도 우리 조의 실력은 엇비슷해서 소위 ‘기차놀이’를 할 수 있었다. 지난번 4월에 참석한 M3 & M4 트랙 시승에서는 앞차를 잘못 만난 관계로 이게 불가능했다.
당시 앞차 운전자는 그 바로 앞차를 적당한 간격으로 따라가지 못하고 차이가 벌어지면 급가속하고, 다시 차이가 벌어지고를 반복했다. 이 때문에 앞차에서는 급가속으로 인해 머플러에서 물이 뿜어져 나오고, 이게 내 차의 앞 유리를 덮었다. ‘덕분에’ 나는 고속주행을 하면서 연신 와이퍼를 작동시켜야 했다. 나의 이런 고생을 인스트럭터가 발견하고 두 차의 위치를 바꿔준 게 그나마 다행이었다. BMW M은 아무나 타는 게 아니란 걸 다시 한번 깨닫는 순간이었다.
BMW M3와 M4는 최고출력 510마력의 직렬 6기통 엔진을 품고, 최대 66.3㎏·m의 토크를 2750rpm에서부터 5500rpm까지 폭넓게 내뿜는다. 일반 양산형 세단을 바탕으로 이 정도의 고성능을 낼 수 있는 차는 M3, M4 외에 메르세데스-AMG 라인과 아우디 RS 정도가 꼽힌다. 그만큼 아무나 만들어내기 힘들다는 얘기다.
이번 행사에서 한 가지 아쉬운 건 트랙 랩타임을 측정하지 않은 것이다. 앞서서 주간에 한 조는 이걸 측정하고 순위를 매겼는데, 내가 속한 세션은 야간이라는 이유로 측정을 하지 않았다. 트랙 랩타임은 다른 브랜드 행사에서도 볼 수 없었기 때문에 너무 아쉬웠다. 행사장 한쪽에는 전체 순위를 게시하고, 1~3위가 설 수 있는 포디엄도 마련해 소소한 재미도 줬다.
짐카나 코스는 익숙한 곳인데, 역시 할수록 재밌고, 할수록 어렵다는 생각이다. 이번 짐카나에서는 M4가 배정되어 지난번 M3와 미세한 차이를 느낄 수 있었다. 뭐가 더 낫냐고? 당연히 M4다. M4는 M3보다 차체가 40㎜ 낮은데, 이 차이가 좀 더 끈끈하고 안정감 있는 주행성능을 만들어낸다.
짐카나 기록 계측 과정도 재밌었다. 연습 세 번과 실측 한 번까지는 내가 1등이었는데, 마지막 기회에서 또 다른 참가자가 0.4초 정도 차이로 역전했다. 뒤집는 게 당연히 재밌겠지만, 의외로 뒤집힘을 당하는 것(?)도 짜릿했다. 다른 조의 기록들도 대부분 1초 이내에서 접전이었다.
드리프트는 차가 오버스티어를 일으키는 순간 조향을 반대로 컨트롤 하면서 계속 진행하는 것인데, M 드리프트 1 코스에서는 이것을 시계 방향과 반시계 방향으로 완벽하게 구현해야 비로소 이수증을 준다.
드리프트 역시 짐카나만큼이나 늘 어렵다고 생각되는 코스다. BMW 드라이빙 센터에서 근무하는 인스트럭터들도 일주일 내내 매일 연습해야 마스터할 수 있을 정도로 어려운 기술이다.
이 때문에 드리프트를 완벽하게 마스터한 사람을 제외하면, 차종에 적응할 무렵에 행사가 끝나기 일쑤다. 제대로 배우려면 BMW 드라이빙 센터의 M 드리프트 코스 참가를 신청하고 수료하는 게 낫다. 다행히도 BMW M(M2, M3, M4, X3 M, X4 M, M5, X5 M, X6 M) 모델을 구입하면 이 코스에 무료로 참가가 가능하다.
쉬는 시간을 포함해 두 시간여의 짧은 행사는 이렇게 막을 내렸다. 해가 완전히 지고 난 후에 달렸다면, 트랙 랩타임을 측정했더라면 행사를 더 재밌게 즐겼을 거라는 아쉬움도 남는다. 무엇보다 확실한 건 M3와 M4에 대한 호감도는 계속 상승 중이라는 것. 이 기사를 읽고 있는 당신은 분명 둘 중의 하나일 것이다. 열광하거나, 못 따라오거나.
임의택 기자 (ferrari5@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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