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아우디, A3 40 TFS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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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디 A3는 프리미엄 컴팩트 세그먼트에 속한다. 1996년 처음 등장한 이래 전 세계에서 150만 대가 넘게 팔릴 정도로 인기도 좋은 편이다. 아우디에게 엄청난 효자 모델까지는 아니어도 대중 브랜드에서 프리미엄 브랜드로 진입하는 소비자들을 만든 것이 A3가 하는 역할이다. 그렇게 A3를 경험한 소비자들이 이후 A6, A8과 같은 모델로 업그레이드 하면서 아우디의 충실한 고객층으로 남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것이 프리미엄 브랜드의 입문형 모델이 하는 역할이다.
아우디 A3는 탄생 초기 단계부터 현재까지 국내시장에서 판매되었던 모델이다. 1세대 A3는 1997년 서울 모터쇼를 통해 데뷔했다. 2세대 A3는 2008년, 3세대 모델은 2014년 출시됐다.
하지만 결과는? 국내에서는 실패한 모델 중 하나다. 1세대 모델은 3도어 해치백으로 팔렸다. 현재의 국내 소비자들도 해치백을 쉽게 받아들이지 못한다. 2세대 모델은 골프 GTI의 아우디 버전으로 스포티함을 강조했지만 당시 디젤엔진을 앞세운 골프의 엄청난 인기에 또 한 번 잊혀졌다.
3세대 모델은 해치백이 아닌 세단형 모델로 들어왔다. 여기에 인기 많은 디젤엔진을 탑재해 국내에 출시됐다. 하지만 이번에는 디젤게이트 사태가 터지면서 다시 한 번 잊힌 모델이 됐다.
이쯤 되면 아우디 A3는 한국과 인연이 없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2018년, 아우디는 다시 한 번 A3를 판매한다. 그것도 페이스리프트를 이룬 신형 모델이다.
배경이 상당히 독특하다. 수도권 대기 환경 개선 특별법을 지키기 위함이다. 국내법에 따르면 연간 4천5백 대 이상의 차를 판매하는 완성차 업체는 연간 9.5% 비율 이상의 저공해차를 판매해야 한다.
계산대로라면 아우디는 2018년 안에 3천 대의 저공해차를 판매해야 한다. 하지만 당시 국내에서 판매할 수 있는 아우디 모델은 A4 디젤, A6 디젤, R8 V10뿐이었다. 모두 저공해차가 아닌 것.
물론 해외에서 판매되는 다양한 아우디 모델들은 저공해 기준을 맞춘다. 하지만 이미 디젤 엔진으로 몸살을 앓은 상황에서 새로운 디젤 차량의 수입 준비를 한다면 언제 인증을 마칠지 모른다. 가격까지 비싸다면 올해 안에 3천 대를 팔기 어렵다.
그렇다면 쉽게 인증을 받을 수 있는 가솔린 엔진을 사용하면서 저렴한 가격을 갖는 모델을 아우디 라인업 내에서 찾아야 한다. 그래서 등장한 것이 A3 세단 가솔린이었던 것이다.
그런데 아우디는 여기에서 이상한 정책을 꺼냈다. 약 3700만 원 이상의 가치를 갖는 신차를 중고차로 등록한 뒤 리스 형태로 판매한 것. 36개월 무이자 할부에 할인이 거의 반값이 될 것이라는 내용이 SNS와 뉴스를 통해 퍼지면서 급기야 포털사이트 검색어 1위에 오를 정도로 엄청난 관심을 받게 됐다.
아우디를 아반떼 값에 살 수 있다는 소문에 아우디는 하루에 수백 통씩 문의 전화를 받아야 했고, 한정 판매만 한다는 소식에 평일에도 대기자 행렬이 끊이지 않았다.
사실을 확인해본 결과 반값까지는 아니더라도 본래 가격에 1천만 원이나 저렴하게 A3가 판매됐다. 그리고 서울 경기 지역에서 모든 A3가 팔렸다.
그런 A3를 어렵게 만나봤다. 시승차가 없기 때문에 개인 차주의 차량으로 테스트를 진행했다. 논란의 중심에 있었던 A3가 단순히 가격만 좋았던 것인지, 아님 자동차 자체의 완성도도 좋았는지 확인해보기로 한 것이다.
국내에 판매된 신형 A3는 페이스리프트가 이뤄지고 2.0리터 가솔린 터보 엔진과 7단 듀얼 클러치 변속기 조합을 갖는 A3 40 TFSI 모델이다.
페이스리프트라지만 디자인은 거의 달라지지 않았다. 헤드 램프가 각진 형태로 변경된 정도다. 두드러지지는 않지만 그릴 디자인을 6각형 형태로 바꾸고 범퍼도 스포티하게 다듬었다.
측면을 바라보면 작은 세단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루프라인이 정말 짧다. 작은 차체를 갖지만 휠을 18인치를 사용한다. 멋있어 보이는 것은 좋지만 아무래도 과한 크기다.
후면부는 리어램프의 색상 조합 정도만 변경됐다. 트윈 머플러로 멋을 내 잘 달릴 것 같은 느낌도 준다.
차주의 말을 들어보면 각지고 날카로운 디자인 특징을 갖는 A3가 눈으로 봤을 때 멋진 것 이외에 단점도 있다고 한다. 바로 세차가 힘들다는 것. 각진 디자인으로 인해 모서리가 많고, 이 사이로 때가 너무 잘 낀다는 것이다. 심지어 잘 닦이지도 않는 단다.
외관과 마찬가지로 인테리어도 거의 바뀌지 않았다. 아니, 바뀌었다기보다 사실상 동일하다. 원형 송풍구, 간결한 센터페시아, MMI 시스템을 갖춘 센터 콘솔까지 모두 동일하다.
변경된 부분은 거의 다른 그림 찾기 수준으로 미미하다. 공조장치 하단 수납함에 USB 포트가 추가된 정도다. 이외에 MMI 시스템은 최신 소프트웨어를 사용하면서 인터페이스가 소폭 더 사용하기 편해졌다.
내비게이션도 있다. 터치 센서를 통해 검색 편의성을 높였다지만 역시나 아우디의 MMI는 불편하다. 또 센터페시아 모니터는 터치를 지원하지 않는다. 사용하기 불편하다 보니 활용도가 떨어진다.
A3는 페이스리프트를 통해 계기판도 디스플레이 패널을 선택할 수 있다. 하지만 국내 사양은 기존과 동일한 일반 아날로그 바늘을 사용하는 구성이다. 가격을 낮추기 위함이었을 것이다.
시트는 전동식으로 조작 가능하다. 럼버서포트도 있다. 조수석 시트도 전동식이다. 그래도 프리미엄 브랜드의 일원다운 모습이다.
뒷좌석은 매우 좁다. 무릎 공간은 보편적이지만 머리 공간이 많이 부족하다. 여기에 돌출 공간도 매우 크다. 성인 남성 대부분은 머리를 편히 두기 힘들 것이다. 시각적으로나 공간적으로나 A3의 뒷좌석은 불편한 부분이 많다. 참고로 시거잭이 자리했던 중앙 부분은 USB 포트로 대체됐다.
트렁크 공간은 425리터로 소형차로는 상당히 넓다. 트렁크 공간만 따지면 국산 준중형~중형 세단과 비교될 정도다. 그만큼 넓다. 뒷좌석을 폴딩 하면 880리터까지 공간이 늘어난다. 대신 트렁크 하부에 있었던 스페어 타이어가 타이어 수리 키트로 대체됐다. 무게를 낮추면서 원가를 줄이는데 도움이 되는 구성이다.
인테리어의 변화는 사실상 USB 포트의 추가 정도에 있다. 앞좌석 시트 모두 전동식이며 선루프, MMI 내비게이션을 달아 소비자들에게 시각적 아쉬움도 주지 않는다.
하지만 여러 가지 아쉬움도 많다. 먼저 후방카메라가 없다. 전후방 센서가 있다지만 뒷모습을 보여주는 기능 자체가 없다. 터치도 안되고 사용할 일 없는 MMI 내비게이션이 후방카메라까지 지원하지 않는다니… 센터페시아 모니터를 볼 일이 거의 없다.
크루즈 컨트롤이 없다는 것도 아쉽다. 장거리 이동을 할 때는 오직 발로 운전을 해야 한다. 테스트를 진행하기 위해 많은 이동거리를 소화해야 하는 우리 팀 스텝들도 불편해했다. 사실 없어도 된다. 하지만 다수의 차량에 탑재되다 보니 없으면 불편함을 느낀다.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ACC) 정도는 아니라도 기본 크루즈 컨트롤 정도는 달았어야 하지 않았을까?
조수석 발판의 돌출 공간도 너무 크다. 이로 인한 불편도 증가한다. 다리를 편하게 뻗어 쉴 수 있는 것이 아니라 한쪽으로 치우친 상태로 앉아야 하기 때문이다. 겉모습은 소형차지만 실내공간은 경차 수준이다. 아니, 더 좁을 수도 있겠다.
몇몇 아쉬움을 뒤로하고 본격적인 테스트에 임한다. 저공해 인증을 받았지만 186마력을 발휘하기에 성능도 기대된다.
버튼을 눌러 시동을 걸면 디젤보다 가벼운 사운드를 만들어내며 엔진의 회전이 이뤄진다. 디젤보다 조용하지만 그렇다고 매우 조용하게 느껴지지는 않는다. 아이들 정숙성을 확인한 결과는 41.5dBA. 2.0리터 디젤엔진을 탑재했던 모델이 45.0dBA을 보였으니 그보다는 조용하지만 가솔린 모델로 크게 조용한 편은 아니다.
주행을 시작하자 로드 노이즈가 크게 부각된다. 18인치의 커다란 휠과 편평비 40의 타이어를 사용하니 어쩔 수 없는 부분이다. 80km/h의 속도로 주행 중인 환경에서 A3는 62.0dBA의 소음을 만들어냈다. 소형차이기 때문에 어느 정도 이해는 할 수 있지만 프리미엄 브랜드의 모델이라는 점에서는 아쉬움이 생길 수밖에 없다.
출발을 하기 위해 가속페달을 살짝 조작하면 브레이크가 잡힌 상태였다가 풀리면서 차량이 움직이기 시작한다. 정차 시 지속적으로 브레이크를 잡아주는 오토홀드(Auto Hold) 기능이다. 이 기능이 없으면 듀얼 클러치 변속기 특성상 오르막길 출발 시 울컥거릴 수 있기 때문에 오토홀드 기능은 반갑다. 또한 신호등에 걸려 차량을 멈추고 있을 때도 브레이크 페달을 밟을 필요가 없어 피로감이 적다.
우려했던 변속기의 울컥거림도 심하지 않다. 폭스바겐의 DSG 듀얼 클러치 변속기는 자신이 듀얼 클러치 방식임을 거리낌 없이 알려준다. 반면 아우디의 S 트로닉 듀얼 클러치 변속기는 그보다 조금이나마 부드러운 느낌이다. 승차감에서 약간이나마 이점이 되긴 한다. 참고로 기존에는 6단 사양이었지만 이번에 7단으로 변속기 자체가 달라졌다.
물론 부드러운 변속 감각 자체만 놓고 본다면 현대 기아차의 듀얼 클러치 변속기가 가장 앞선다. 그다음이 아우디이며, 다음으로 폭스바겐, 르노삼성 순이 될 것 같다.
가속페달을 끝까지 밟아본다. 2.0 가솔린 터보 엔진이 힘을 낸다. 제원상으로 186마력과 30.6kg.m의 토크를 발휘한다지만 체감적으로 그 정도는 아니다. 토크감이 생각보다 크게 와닿지도 않는다. 차량의 안정감이 좋아서일 수도 있지만 조금은 밋밋하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가속하는데 소요된 시간을 측정한 결과 7.19초였다. 제원상 가속성능이 7.0초이니 크게 벗어나지는 않는 성능이다. 제네시스 G70 2.0 터보 HTRAC 모델이 7.18초의 가속성능을 보였으니 성능에 대한 비교가 될 것이다. 또한 150마력의 디젤 엔진을 사용했던 기존 A3는 8.6~8.7초대를 기록한 바 있다.
체감 가속감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지만 실제 가속성능은 준수했다. 또한 안정감이란 것도 의외로 가속감을 낮추는데 역할을 했다.
가속페달을 계속 밟으면 꾸준한 속도계 상승이 눈에 띈다. 무엇보다 고속 안정감에 대한 칭찬을 하고 싶다. 경쟁 모델인 메르세데스-벤츠 A-클래스나 BMW 1시리즈를 넘어선다. 일반적으로 고속 안정성은 벤츠가 최고로 꼽히지만 적어도 이 소형차 중에서는 A3의 손을 들어주고 싶다. 참고로 이 A3에는 아우디가 자랑하는 콰트로 시스템도 없다. 그럼에도 이 정도의 주행 안정성을 보였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차량의 주행 성격을 바꿀 수 있는 드라이브 셀렉트 기능이 갖춰지는데 컴포트 모드로 설정하면 꽤나 답답하다. 가속페달의 반응이 상당히 둔해지기 때문이다. 다이내믹 모드로 설정하면 변속기가 낮은 기어 단수를 선택하려 노력하며 변속기 반응 속도 역시 빨리한다. 엔진의 반응도 한층 민첩해진다. 스티어링도 묵직해지며 적당한 긴장감도 만들어낸다. 우리 팀은 일반 주행 상황에서 연료 소모를 줄이고 때에 따라 시원한 가속도 즐길 수 있도록 자동 모드를 추천한다.
다이내믹 모드로 바꾼 후 와인딩 로드를 달려본다. 코너에서 속도를 높이지 않고 가볍게 스티어링 휠만 돌려도 상당히 고급스러운 주행 감각이 느껴진다. 아우디의 막내라지만 프리미엄 브랜드 가족이라는 것을 잘 말해주는 듯하다. 골프와 플랫폼이 같기 때문에 같은 느낌 아니냐고? 전혀 다르다. 플랫폼이 만드는 것은 공간 정도다. 이마저도 인테리어 디자인에 따라 달라진다. 나머지는 섀시 튜닝에 따라 완전히 다른 차가 된다. 골프와 A3는 정말 다른 감각을 갖춘다.
코너를 돌아나갈 때 서스펜션의 움직임도 좋다. 셋업의 완성도가 꽤나 만족스러웠다. 무게가 한쪽으로 쏠리는 상황에서도 차체를 단단히 지지시켜줬고 승차감도 좋았다. 핸들링 성능도 상당하다. 아우디 특유의 안정적인 감각이 느껴지면서도 날카로운 핸들링을 느낄 수 있다. 동시에 고급스러운 감각을 전달한다는 점이 좋다.
인상적인 부분은 타이어였다. 225mm 너비를 사용하는 18인치 사양의 타이어는 던롭 SPORT MAXX RT 제품이다. 일반적인 속도로 코너에 진입하는 것 정도로는 스키드음을 만들어내지 못한다. 기대 이상으로 접지 한계가 높다. 덕분에 코너를 돌아나가는 재미가 쏠쏠하다.
타이어의 성향 자체로 보자면 브리지스톤의 포텐자 아드레날린 RE003과 꽤나 유사한 모습이다. 타이어의 사이드월 강성도 높은 편이며 둔탁한 충격도 일정 부분 그대로 전달하려 한다. 동시에 접지력 한계도 높다. 저공해차 인증을 받았기 때문에 국내에서 판매를 한 것인데 이 정도 고성능 타이어를 사용했다는 점이 특이했다.
물론 타이어만 믿고 코너를 너무 과하게 진입하면 위험하다. 기본적인 스티어 성향은 언더스티어가 기본, 하지만 일정 수준 속도를 높이면 오버스티어로 빠르게 전환되기 때문이다. 생각보다 급격한 변화다. 한계 상황이긴 하나, 운전자가 놀라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 휠베이스가 짧은 소형차의 한계다. 때문에 차체자세제어장치를 끄기보다 켠 상태에서 재미있는 드라이빙을 즐기는 것을 추천한다.
새로운 7단 듀얼 클러치 변속기는 와인딩 코스에서도 빠른 변속을 보여줬다. 레브 매칭 기술은 물론 타코미터가 빠르게 움직여주도록 설정해 시각적 만족도 역기 높다. 물론 실제 클러치가 완전히 연결되기까지 시간은 조금 더 소요된다는 것을 참고해야 한다. 하지만 다양한 주행 환경에서 운전 재미를 느낄 수 있다는 점이 좋다. 기존 6단 변속기보다는 확실히 부드러운 감각임에도 분명하다.
타이어가 좋은 만큼 제동성능도 좋았다. 시속 100km의 속도에서 완전히 정지하는데 이동한 최단거리는 36.35m. 초반 응답성이 소폭 빠른 편이기 때문에 여성 소비자들도 다루기 편하다. 또한 이후 페달을 밟은 만큼 제동력이 활성화되고 그러한 감각도 명확하게 다가오기에 제동 시스템을 믿을 수 있다.
테스트가 반복되어도 36.9m 대를 유지했다는 점도 인상적이다. 단순히 단발적인 제동성능이 좋은 것이 아니라 반복되는 제동성능 측면에서도 만족감을 높인 것이다. 여기에 조작 감각까지 좋았기 때문에 테스트를 진행하며 좋은 평가를 받았다.
마지막으로 인상적인 부분은 바로 연비다. 2.0 가솔린 터보 엔진을 사용하기 때문에 아무래도 연비 부분은 부족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예상했다. 하지만 결과는 의외였다.
시속 100km의 속도로 정속 주행 한 결과 약 21km/L 내외로 측정됐다. 이는 2.0리터 디젤엔진을 탑재했던 A3 2.0 TDI 모델과 거의 동일한 수치다. 시내 주행 시 A3는 약 11km/L의 연비를 나타냈다. 물론 디젤 모델이 15m/L의 높은 연비를 보여주기는 했지만 가솔린 엔진으로는 분명 매우 높은 연비다.
물론 가속페달을 밟으면 밟을수록 연비는 급격히 하락한다. 하지만 일상 주행에 목적을 두고 부드러운 주행을 한다면 복합으로 환산할 때 14km/L 이상의 연비를 기대할 수 있다. 잘 달리면서 연비까지 높다는 점이 만족감을 높인다.
물론 아우디 A3 40 TFSI에게도 단점은 존재한다. 하지만 장점을 더 살려 말할 수밖에 없다. 2700만 원대라는 가격 덕분이다. 기존 A3는 4천만 원 전후의 가격에 판매됐다. 당시 판매됐던 골프와 거의 1천만 원 가까운 가격 차이가 났다. 할인이 많은 브랜드라고? 맞다! 하지만 2천만 원대에 팔린 차는 A1밖에 없었다.
가격이 비싸지면 그만큼 기대감이 높아진다. 당연히 소비자들의 눈높이를 충족시켜야 한다. 하지만 아우디의 라인업에서 엔트리 등급이던 A3는 가격만 비쌌고 소비자들을 현혹시킬 만한 무엇인가가 없었다. 하지만 A3가 2천만 원대의 가격을 갖자 모든 것이 아름답게 보였다. 크루즈 컨트롤이 없어도, 후방카메라가 없어도 만족스러운 차가 된다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가격표가 미치는 영향이다. 동일한 차라도 가격에 따라 정말 좋거나 아니면 정말 나쁜 차가 될 수 있다. 때문에 자동차 제조사나 수입사는 신차를 준비하면서 가격 선정을 정말 잘 해야 한다. 신차를 내놓을 때 비싸게 내놓고 나중에 할인해주지 말고 애초에 저렴하게, 할인도 최소한으로 해야만 브랜드 이미지를 살리며 판매량도 높일 수 있다. 또한 이는 중고차 가격 방어에도 도움이 된다.
국가적으로 경기가 좋지 않다. 먹고살기 힘들다 한다. 하지만 막상 A3 사태와 같이 경쟁력 있는 모델이 정말 저렴하게 시장이 풀릴 때 너도나도 사겠다고 나선다. 자동차 시장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잠재 소비자가 훨씬 많을 수 있다. 이 소비자층을 끌어내는 것은 제조사와 수입사가 얼마나 착한 가격을 제시하느냐에 달렸다.
더불어 한가지 사실도 확인했다. 자동차 판매사원들은 항상 지금이 자동차 구입 최적기라고 말한다. 신모델은 지금 막 출시되고 인기 많으니까, 출시된 지 지난 모델은 할인 혜택이 많다는 식이다. 하지만 정말로 매력적인 차가 매력적인 가격으로 시장에 나온다면? 소비자들에게 팔지 않는다. 본인들과 주변 사람들이 먼저 선점한다. 소비자들도 알아야 한다. 차량을 구입할 때 그럴싸한 혜택이 오직 나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아우디 A3는 탄생 초기 단계부터 현재까지 국내시장에서 판매되었던 모델이다. 1세대 A3는 1997년 서울 모터쇼를 통해 데뷔했다. 2세대 A3는 2008년, 3세대 모델은 2014년 출시됐다.
하지만 결과는? 국내에서는 실패한 모델 중 하나다. 1세대 모델은 3도어 해치백으로 팔렸다. 현재의 국내 소비자들도 해치백을 쉽게 받아들이지 못한다. 2세대 모델은 골프 GTI의 아우디 버전으로 스포티함을 강조했지만 당시 디젤엔진을 앞세운 골프의 엄청난 인기에 또 한 번 잊혀졌다.
3세대 모델은 해치백이 아닌 세단형 모델로 들어왔다. 여기에 인기 많은 디젤엔진을 탑재해 국내에 출시됐다. 하지만 이번에는 디젤게이트 사태가 터지면서 다시 한 번 잊힌 모델이 됐다.
이쯤 되면 아우디 A3는 한국과 인연이 없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2018년, 아우디는 다시 한 번 A3를 판매한다. 그것도 페이스리프트를 이룬 신형 모델이다.
배경이 상당히 독특하다. 수도권 대기 환경 개선 특별법을 지키기 위함이다. 국내법에 따르면 연간 4천5백 대 이상의 차를 판매하는 완성차 업체는 연간 9.5% 비율 이상의 저공해차를 판매해야 한다.
계산대로라면 아우디는 2018년 안에 3천 대의 저공해차를 판매해야 한다. 하지만 당시 국내에서 판매할 수 있는 아우디 모델은 A4 디젤, A6 디젤, R8 V10뿐이었다. 모두 저공해차가 아닌 것.
물론 해외에서 판매되는 다양한 아우디 모델들은 저공해 기준을 맞춘다. 하지만 이미 디젤 엔진으로 몸살을 앓은 상황에서 새로운 디젤 차량의 수입 준비를 한다면 언제 인증을 마칠지 모른다. 가격까지 비싸다면 올해 안에 3천 대를 팔기 어렵다.
그렇다면 쉽게 인증을 받을 수 있는 가솔린 엔진을 사용하면서 저렴한 가격을 갖는 모델을 아우디 라인업 내에서 찾아야 한다. 그래서 등장한 것이 A3 세단 가솔린이었던 것이다.
그런데 아우디는 여기에서 이상한 정책을 꺼냈다. 약 3700만 원 이상의 가치를 갖는 신차를 중고차로 등록한 뒤 리스 형태로 판매한 것. 36개월 무이자 할부에 할인이 거의 반값이 될 것이라는 내용이 SNS와 뉴스를 통해 퍼지면서 급기야 포털사이트 검색어 1위에 오를 정도로 엄청난 관심을 받게 됐다.
아우디를 아반떼 값에 살 수 있다는 소문에 아우디는 하루에 수백 통씩 문의 전화를 받아야 했고, 한정 판매만 한다는 소식에 평일에도 대기자 행렬이 끊이지 않았다.
사실을 확인해본 결과 반값까지는 아니더라도 본래 가격에 1천만 원이나 저렴하게 A3가 판매됐다. 그리고 서울 경기 지역에서 모든 A3가 팔렸다.
그런 A3를 어렵게 만나봤다. 시승차가 없기 때문에 개인 차주의 차량으로 테스트를 진행했다. 논란의 중심에 있었던 A3가 단순히 가격만 좋았던 것인지, 아님 자동차 자체의 완성도도 좋았는지 확인해보기로 한 것이다.
국내에 판매된 신형 A3는 페이스리프트가 이뤄지고 2.0리터 가솔린 터보 엔진과 7단 듀얼 클러치 변속기 조합을 갖는 A3 40 TFSI 모델이다.
페이스리프트라지만 디자인은 거의 달라지지 않았다. 헤드 램프가 각진 형태로 변경된 정도다. 두드러지지는 않지만 그릴 디자인을 6각형 형태로 바꾸고 범퍼도 스포티하게 다듬었다.
측면을 바라보면 작은 세단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루프라인이 정말 짧다. 작은 차체를 갖지만 휠을 18인치를 사용한다. 멋있어 보이는 것은 좋지만 아무래도 과한 크기다.
후면부는 리어램프의 색상 조합 정도만 변경됐다. 트윈 머플러로 멋을 내 잘 달릴 것 같은 느낌도 준다.
차주의 말을 들어보면 각지고 날카로운 디자인 특징을 갖는 A3가 눈으로 봤을 때 멋진 것 이외에 단점도 있다고 한다. 바로 세차가 힘들다는 것. 각진 디자인으로 인해 모서리가 많고, 이 사이로 때가 너무 잘 낀다는 것이다. 심지어 잘 닦이지도 않는 단다.
외관과 마찬가지로 인테리어도 거의 바뀌지 않았다. 아니, 바뀌었다기보다 사실상 동일하다. 원형 송풍구, 간결한 센터페시아, MMI 시스템을 갖춘 센터 콘솔까지 모두 동일하다.
변경된 부분은 거의 다른 그림 찾기 수준으로 미미하다. 공조장치 하단 수납함에 USB 포트가 추가된 정도다. 이외에 MMI 시스템은 최신 소프트웨어를 사용하면서 인터페이스가 소폭 더 사용하기 편해졌다.
내비게이션도 있다. 터치 센서를 통해 검색 편의성을 높였다지만 역시나 아우디의 MMI는 불편하다. 또 센터페시아 모니터는 터치를 지원하지 않는다. 사용하기 불편하다 보니 활용도가 떨어진다.
A3는 페이스리프트를 통해 계기판도 디스플레이 패널을 선택할 수 있다. 하지만 국내 사양은 기존과 동일한 일반 아날로그 바늘을 사용하는 구성이다. 가격을 낮추기 위함이었을 것이다.
시트는 전동식으로 조작 가능하다. 럼버서포트도 있다. 조수석 시트도 전동식이다. 그래도 프리미엄 브랜드의 일원다운 모습이다.
뒷좌석은 매우 좁다. 무릎 공간은 보편적이지만 머리 공간이 많이 부족하다. 여기에 돌출 공간도 매우 크다. 성인 남성 대부분은 머리를 편히 두기 힘들 것이다. 시각적으로나 공간적으로나 A3의 뒷좌석은 불편한 부분이 많다. 참고로 시거잭이 자리했던 중앙 부분은 USB 포트로 대체됐다.
트렁크 공간은 425리터로 소형차로는 상당히 넓다. 트렁크 공간만 따지면 국산 준중형~중형 세단과 비교될 정도다. 그만큼 넓다. 뒷좌석을 폴딩 하면 880리터까지 공간이 늘어난다. 대신 트렁크 하부에 있었던 스페어 타이어가 타이어 수리 키트로 대체됐다. 무게를 낮추면서 원가를 줄이는데 도움이 되는 구성이다.
인테리어의 변화는 사실상 USB 포트의 추가 정도에 있다. 앞좌석 시트 모두 전동식이며 선루프, MMI 내비게이션을 달아 소비자들에게 시각적 아쉬움도 주지 않는다.
하지만 여러 가지 아쉬움도 많다. 먼저 후방카메라가 없다. 전후방 센서가 있다지만 뒷모습을 보여주는 기능 자체가 없다. 터치도 안되고 사용할 일 없는 MMI 내비게이션이 후방카메라까지 지원하지 않는다니… 센터페시아 모니터를 볼 일이 거의 없다.
크루즈 컨트롤이 없다는 것도 아쉽다. 장거리 이동을 할 때는 오직 발로 운전을 해야 한다. 테스트를 진행하기 위해 많은 이동거리를 소화해야 하는 우리 팀 스텝들도 불편해했다. 사실 없어도 된다. 하지만 다수의 차량에 탑재되다 보니 없으면 불편함을 느낀다.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ACC) 정도는 아니라도 기본 크루즈 컨트롤 정도는 달았어야 하지 않았을까?
조수석 발판의 돌출 공간도 너무 크다. 이로 인한 불편도 증가한다. 다리를 편하게 뻗어 쉴 수 있는 것이 아니라 한쪽으로 치우친 상태로 앉아야 하기 때문이다. 겉모습은 소형차지만 실내공간은 경차 수준이다. 아니, 더 좁을 수도 있겠다.
몇몇 아쉬움을 뒤로하고 본격적인 테스트에 임한다. 저공해 인증을 받았지만 186마력을 발휘하기에 성능도 기대된다.
버튼을 눌러 시동을 걸면 디젤보다 가벼운 사운드를 만들어내며 엔진의 회전이 이뤄진다. 디젤보다 조용하지만 그렇다고 매우 조용하게 느껴지지는 않는다. 아이들 정숙성을 확인한 결과는 41.5dBA. 2.0리터 디젤엔진을 탑재했던 모델이 45.0dBA을 보였으니 그보다는 조용하지만 가솔린 모델로 크게 조용한 편은 아니다.
주행을 시작하자 로드 노이즈가 크게 부각된다. 18인치의 커다란 휠과 편평비 40의 타이어를 사용하니 어쩔 수 없는 부분이다. 80km/h의 속도로 주행 중인 환경에서 A3는 62.0dBA의 소음을 만들어냈다. 소형차이기 때문에 어느 정도 이해는 할 수 있지만 프리미엄 브랜드의 모델이라는 점에서는 아쉬움이 생길 수밖에 없다.
출발을 하기 위해 가속페달을 살짝 조작하면 브레이크가 잡힌 상태였다가 풀리면서 차량이 움직이기 시작한다. 정차 시 지속적으로 브레이크를 잡아주는 오토홀드(Auto Hold) 기능이다. 이 기능이 없으면 듀얼 클러치 변속기 특성상 오르막길 출발 시 울컥거릴 수 있기 때문에 오토홀드 기능은 반갑다. 또한 신호등에 걸려 차량을 멈추고 있을 때도 브레이크 페달을 밟을 필요가 없어 피로감이 적다.
우려했던 변속기의 울컥거림도 심하지 않다. 폭스바겐의 DSG 듀얼 클러치 변속기는 자신이 듀얼 클러치 방식임을 거리낌 없이 알려준다. 반면 아우디의 S 트로닉 듀얼 클러치 변속기는 그보다 조금이나마 부드러운 느낌이다. 승차감에서 약간이나마 이점이 되긴 한다. 참고로 기존에는 6단 사양이었지만 이번에 7단으로 변속기 자체가 달라졌다.
물론 부드러운 변속 감각 자체만 놓고 본다면 현대 기아차의 듀얼 클러치 변속기가 가장 앞선다. 그다음이 아우디이며, 다음으로 폭스바겐, 르노삼성 순이 될 것 같다.
가속페달을 끝까지 밟아본다. 2.0 가솔린 터보 엔진이 힘을 낸다. 제원상으로 186마력과 30.6kg.m의 토크를 발휘한다지만 체감적으로 그 정도는 아니다. 토크감이 생각보다 크게 와닿지도 않는다. 차량의 안정감이 좋아서일 수도 있지만 조금은 밋밋하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가속하는데 소요된 시간을 측정한 결과 7.19초였다. 제원상 가속성능이 7.0초이니 크게 벗어나지는 않는 성능이다. 제네시스 G70 2.0 터보 HTRAC 모델이 7.18초의 가속성능을 보였으니 성능에 대한 비교가 될 것이다. 또한 150마력의 디젤 엔진을 사용했던 기존 A3는 8.6~8.7초대를 기록한 바 있다.
체감 가속감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지만 실제 가속성능은 준수했다. 또한 안정감이란 것도 의외로 가속감을 낮추는데 역할을 했다.
가속페달을 계속 밟으면 꾸준한 속도계 상승이 눈에 띈다. 무엇보다 고속 안정감에 대한 칭찬을 하고 싶다. 경쟁 모델인 메르세데스-벤츠 A-클래스나 BMW 1시리즈를 넘어선다. 일반적으로 고속 안정성은 벤츠가 최고로 꼽히지만 적어도 이 소형차 중에서는 A3의 손을 들어주고 싶다. 참고로 이 A3에는 아우디가 자랑하는 콰트로 시스템도 없다. 그럼에도 이 정도의 주행 안정성을 보였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차량의 주행 성격을 바꿀 수 있는 드라이브 셀렉트 기능이 갖춰지는데 컴포트 모드로 설정하면 꽤나 답답하다. 가속페달의 반응이 상당히 둔해지기 때문이다. 다이내믹 모드로 설정하면 변속기가 낮은 기어 단수를 선택하려 노력하며 변속기 반응 속도 역시 빨리한다. 엔진의 반응도 한층 민첩해진다. 스티어링도 묵직해지며 적당한 긴장감도 만들어낸다. 우리 팀은 일반 주행 상황에서 연료 소모를 줄이고 때에 따라 시원한 가속도 즐길 수 있도록 자동 모드를 추천한다.
다이내믹 모드로 바꾼 후 와인딩 로드를 달려본다. 코너에서 속도를 높이지 않고 가볍게 스티어링 휠만 돌려도 상당히 고급스러운 주행 감각이 느껴진다. 아우디의 막내라지만 프리미엄 브랜드 가족이라는 것을 잘 말해주는 듯하다. 골프와 플랫폼이 같기 때문에 같은 느낌 아니냐고? 전혀 다르다. 플랫폼이 만드는 것은 공간 정도다. 이마저도 인테리어 디자인에 따라 달라진다. 나머지는 섀시 튜닝에 따라 완전히 다른 차가 된다. 골프와 A3는 정말 다른 감각을 갖춘다.
코너를 돌아나갈 때 서스펜션의 움직임도 좋다. 셋업의 완성도가 꽤나 만족스러웠다. 무게가 한쪽으로 쏠리는 상황에서도 차체를 단단히 지지시켜줬고 승차감도 좋았다. 핸들링 성능도 상당하다. 아우디 특유의 안정적인 감각이 느껴지면서도 날카로운 핸들링을 느낄 수 있다. 동시에 고급스러운 감각을 전달한다는 점이 좋다.
인상적인 부분은 타이어였다. 225mm 너비를 사용하는 18인치 사양의 타이어는 던롭 SPORT MAXX RT 제품이다. 일반적인 속도로 코너에 진입하는 것 정도로는 스키드음을 만들어내지 못한다. 기대 이상으로 접지 한계가 높다. 덕분에 코너를 돌아나가는 재미가 쏠쏠하다.
타이어의 성향 자체로 보자면 브리지스톤의 포텐자 아드레날린 RE003과 꽤나 유사한 모습이다. 타이어의 사이드월 강성도 높은 편이며 둔탁한 충격도 일정 부분 그대로 전달하려 한다. 동시에 접지력 한계도 높다. 저공해차 인증을 받았기 때문에 국내에서 판매를 한 것인데 이 정도 고성능 타이어를 사용했다는 점이 특이했다.
물론 타이어만 믿고 코너를 너무 과하게 진입하면 위험하다. 기본적인 스티어 성향은 언더스티어가 기본, 하지만 일정 수준 속도를 높이면 오버스티어로 빠르게 전환되기 때문이다. 생각보다 급격한 변화다. 한계 상황이긴 하나, 운전자가 놀라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 휠베이스가 짧은 소형차의 한계다. 때문에 차체자세제어장치를 끄기보다 켠 상태에서 재미있는 드라이빙을 즐기는 것을 추천한다.
새로운 7단 듀얼 클러치 변속기는 와인딩 코스에서도 빠른 변속을 보여줬다. 레브 매칭 기술은 물론 타코미터가 빠르게 움직여주도록 설정해 시각적 만족도 역기 높다. 물론 실제 클러치가 완전히 연결되기까지 시간은 조금 더 소요된다는 것을 참고해야 한다. 하지만 다양한 주행 환경에서 운전 재미를 느낄 수 있다는 점이 좋다. 기존 6단 변속기보다는 확실히 부드러운 감각임에도 분명하다.
타이어가 좋은 만큼 제동성능도 좋았다. 시속 100km의 속도에서 완전히 정지하는데 이동한 최단거리는 36.35m. 초반 응답성이 소폭 빠른 편이기 때문에 여성 소비자들도 다루기 편하다. 또한 이후 페달을 밟은 만큼 제동력이 활성화되고 그러한 감각도 명확하게 다가오기에 제동 시스템을 믿을 수 있다.
테스트가 반복되어도 36.9m 대를 유지했다는 점도 인상적이다. 단순히 단발적인 제동성능이 좋은 것이 아니라 반복되는 제동성능 측면에서도 만족감을 높인 것이다. 여기에 조작 감각까지 좋았기 때문에 테스트를 진행하며 좋은 평가를 받았다.
마지막으로 인상적인 부분은 바로 연비다. 2.0 가솔린 터보 엔진을 사용하기 때문에 아무래도 연비 부분은 부족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예상했다. 하지만 결과는 의외였다.
시속 100km의 속도로 정속 주행 한 결과 약 21km/L 내외로 측정됐다. 이는 2.0리터 디젤엔진을 탑재했던 A3 2.0 TDI 모델과 거의 동일한 수치다. 시내 주행 시 A3는 약 11km/L의 연비를 나타냈다. 물론 디젤 모델이 15m/L의 높은 연비를 보여주기는 했지만 가솔린 엔진으로는 분명 매우 높은 연비다.
물론 가속페달을 밟으면 밟을수록 연비는 급격히 하락한다. 하지만 일상 주행에 목적을 두고 부드러운 주행을 한다면 복합으로 환산할 때 14km/L 이상의 연비를 기대할 수 있다. 잘 달리면서 연비까지 높다는 점이 만족감을 높인다.
물론 아우디 A3 40 TFSI에게도 단점은 존재한다. 하지만 장점을 더 살려 말할 수밖에 없다. 2700만 원대라는 가격 덕분이다. 기존 A3는 4천만 원 전후의 가격에 판매됐다. 당시 판매됐던 골프와 거의 1천만 원 가까운 가격 차이가 났다. 할인이 많은 브랜드라고? 맞다! 하지만 2천만 원대에 팔린 차는 A1밖에 없었다.
가격이 비싸지면 그만큼 기대감이 높아진다. 당연히 소비자들의 눈높이를 충족시켜야 한다. 하지만 아우디의 라인업에서 엔트리 등급이던 A3는 가격만 비쌌고 소비자들을 현혹시킬 만한 무엇인가가 없었다. 하지만 A3가 2천만 원대의 가격을 갖자 모든 것이 아름답게 보였다. 크루즈 컨트롤이 없어도, 후방카메라가 없어도 만족스러운 차가 된다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가격표가 미치는 영향이다. 동일한 차라도 가격에 따라 정말 좋거나 아니면 정말 나쁜 차가 될 수 있다. 때문에 자동차 제조사나 수입사는 신차를 준비하면서 가격 선정을 정말 잘 해야 한다. 신차를 내놓을 때 비싸게 내놓고 나중에 할인해주지 말고 애초에 저렴하게, 할인도 최소한으로 해야만 브랜드 이미지를 살리며 판매량도 높일 수 있다. 또한 이는 중고차 가격 방어에도 도움이 된다.
국가적으로 경기가 좋지 않다. 먹고살기 힘들다 한다. 하지만 막상 A3 사태와 같이 경쟁력 있는 모델이 정말 저렴하게 시장이 풀릴 때 너도나도 사겠다고 나선다. 자동차 시장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잠재 소비자가 훨씬 많을 수 있다. 이 소비자층을 끌어내는 것은 제조사와 수입사가 얼마나 착한 가격을 제시하느냐에 달렸다.
더불어 한가지 사실도 확인했다. 자동차 판매사원들은 항상 지금이 자동차 구입 최적기라고 말한다. 신모델은 지금 막 출시되고 인기 많으니까, 출시된 지 지난 모델은 할인 혜택이 많다는 식이다. 하지만 정말로 매력적인 차가 매력적인 가격으로 시장에 나온다면? 소비자들에게 팔지 않는다. 본인들과 주변 사람들이 먼저 선점한다. 소비자들도 알아야 한다. 차량을 구입할 때 그럴싸한 혜택이 오직 나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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