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아우디 A3 스포트백 "Sexy Ba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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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콰트로'로 대변되지만, 사실 아우디는 누구보다 전륜구동 모델을 잘 만드는 브랜드였다. 또 소형차 개발에 있어서 뛰어난 기술력을 갖고 있었다. 1970년대, 아우디는 폭스바겐이 골프를 제작하는데 여러 어려움을 겪는 것을 지켜보고 있었다. 아우디는 자신들의 우월함을 뽐내기 위해설까, 자신들도 소형차 개발에 착수했다.
당시 아우디는 80, 100 등의 연이은 히트로 상승세를 타고 있었다. 골프와의 정면 대결도 두렵지 않았다. 하지만 아우디를 인수한 폭스바겐은 심혈을 기울인 골프와 동일한 세그먼트의 소형차를 만드는 걸 허락하지 않았다. 결국 아우디 50은 골프보다 한단계 작은 크기로 태어났고, 폭스바겐은 이를 그대로 들여와 ‘폴로’란 이름으로 판매하기 시작했다. 이후 아우디는 고성능 및 프리미엄 이미지 굳히기를 이유로 소형차 개발을 중단한다.
당시 프리미엄 브랜드에게 소형차는 전혀 득이 되지 않는 분위기였지만, 금세 세상은 변했다. 새로운 소비자층을 찾아 산기슭을 헤매던 프리미엄 브랜드들은 소형차로 눈을 돌렸다. 아우디는 가장 빨랐다. 또 폭스바겐과의 플랫폼 공유 덕택에 개발 시간과 비용까지 절감할 수 있었다.
# 차별성이 곧 생명력
폭스바겐그룹은 MQB 플랫폼을 통해 완벽한 플랫폼 공유 체제를 완성했다. 스코다, 세아트, 폭스바겐, 아우디 등의 소형차는 동일한 뼈대를 갖는다. 소형차는 크기와 비용의 한계 때문에 차별화에 있어서 제약이 크다. 사륜구동 시스템을 달거나, 서스펜션의 구조를 바꾸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다.
A3 스포트백의 성격은 스포티하다. 같은 플랫폼이라고 성격까지 같진 않다. 동일한 골격과 파워트레인을 사용하는 골프 2.0 TDI와 비교해 역동적인 주행 감각이 강조됐다.
효율과 성능이 균형적인 2.0 TDI 엔진과 6단 듀얼클러치 변속기, 짧은 댐핑 스트로크를 지닌 서스펜션, 단단한 골격 등은 한껏 운전재미를 불러일으킨다. 또 D컷 스티어링휠과 패들시프트도 재미를 높이는 요소다. 스포티한 성격이 또 잘 드러나는 부분은 시트. 시트포지션을 상당히 낮출 수 있고, 가죽과 알칸타라가 조합된 스포츠 시트는 최적의 자세를 만들어준다. 몸을 지지하는 기능도 탁월하다.
컴포트, 자동, 다이내믹, 이피션시, 개별설정 등 다섯가지 주행모드를 지원하는 아우디 드라이브 셀렉트도 차별화를 위한 방편이다. 동급 모델 중에서 성격의 변화 폭이 가장 크고, 자유도도 높다.
빠른 차는 아니지만, 재미는 충분하다. 이 정도 크기와 성능을 갖춘 차는 구동방식이 큰 영향을 주지 못한다. 오히려 타이어 선택이 더 큰 감흥을 준다. 35 TDI 다이내믹 스포츠 에디션에 적용된 18인치 휠과 컨티넨탈 컨티스포트컨택 타이어는 뛰어난 접지력으로 차의 한계를 높여준다.
스티어링의 반응은 명확하다. 또 다루기도 쉽다. 사뿐하게 코너를 돌아나간다. 토크 벡터링을 통해 빠른 속도에서도 궤도를 벗어나지 않는다. 연속되는 코너에서도 흐트러짐이 없다. 차체가 낮고 댐핑 스트로크도 짧은 탓에 반응이나 방향 전환이 즉각적이고 안정적이다.
# 영원한 짝궁, 디젤 엔진과 듀얼클러치 변속기
감각은 분명 골프를 벗어나 있지만, 성능에 대한 차별은 부족하다. 100대만 한정 판매되는 35 TDI 다이내믹 스포츠 에디션도 골프 2.0 TDI에 비해 크게 나을 것도 없고, GTD에 비해선 성능이 한참 뒤떨어진다. 그러면서 가격은 GTD에 비해 약 400만원 가량 비싸다.
150마력의 2.0리터 4기통 TDI 엔진은 고속에서도 매끄러운 회전 질감을 잃지 않는다. 회전수를 높였을땐 운전자를 자극시킬정도로 소리도 잘 다듬어졌다. 낮은 속도에서는 두터운 토크를 바탕으로 가속 능력을 충분히 발휘한다. 듀얼클러치의 리드미컬한 변속과 함께 재미도 유발한다. 굽이진 산길에서도 그 성격이 그대로 이어진다. 급가속과 감속에서 적극적으로 개입해, 스스로 기어를 두어단 낮춘다. 고회전을 즐겨 사용하게 만드는 디젤 엔진은 흔치 않다.
한정적인 속도 안에서는 부족함이 느껴지지 않지만, 고속에서는 금방 밑바닥을 드러낸다. 한번에 흐름을 계속 이어갈 땐 꾸준하게 속도를 높이지만, 잠시 주춤했다 속도를 높이려하면 버거워한다. GTD의 고성능 디젤 엔진이 더욱 간절하게 생각난다.
그렇지만 고속 안정성만큼은 어디가서 꿀리지 않는다. 낮고 넓은 차체와 매끈한 디자인, 단단한 뼈대와 섀시 등 모든 것이 조합된 결과다.
# 아우디의 남다른 디자인 감각
보기 좋은 떡이 먹기 좋다고, 자동차도 일단 보기 좋아야 한다. 소유욕을 가장 자극할 수 있는 것은 디자인이다. 성능은 그 다음이다. 모두가 고성능차를 원하는 것은 아니지만, 멋있고, 예쁜 차를 원하는 것은 모두 같다.
A3 스포트백만큼 멋있는 5도어 해치백은 없었다. 기본적인 차체도 낮고 넓은데, 스포츠 에디션은 스포티한 디자인 파츠가 추가됐다. 휠도 커졌다. 스포트백이란 이름처럼 뒷부분이 싹뚝 잘린 여느 해치백과는 다르다. 루프에서 해치 끝부분까지 비스듬하게 연결했다. 마치 쿠페의 루프 라인을 보는 것 같기도 하다. 이때문에 누구보다 늘씬해졌다. 또 C필러도 날렵하게 제작해 역동성을 높였다. 잘 빠진 몸매에 아우디 특유의 굵은 선과 세부적인 꾸밈이 더해져 이목구비도 또렷해졌다.
실내는 아우디가 추구하는 미래지향적인 성향이 가득하다. 또 집착에 가까운 간결함도 엿볼 수 있다. 메르세데스-벤츠도 최근 산만했던 센터페시아 디자인을 정리하기 위해 터치 시스템과 디스플레이를 대시보드 쪽으로 옮겼다. 아우디는 한술 더 떠서 팝업식 디스플레이를 적용했다. 시동을 걸면 대시보드 상단에서 스르륵 모니터가 올라온다. 또 동급 최초로 터치 패드 조그 다이얼이 적용된 MMI 시스템이 적용됐다.
아우디의 MMI 시스템은 메르세데스-벤츠나 BMW의 시스템보다 직관적이여서 처음 접해도 사용하기 쉽다. 또 세부적인 디자인이나 사용감도 가장 진보됐다. 이런 여러 시스템 덕분에 매우 간결한 디자인을 얻게 됐다. 마치 콘셉트카의 실내 디자인을 보는 것 같다.
# 같은 플랫폼 다른 차
모듈러 플랫폼이나 엔진 사용은 앞으로 더 일반화된다. 거스를 수 없는 파도다. 같은 뼈대와 엔진을 쓴다고 같은 차가 되는 것은 아니니 안심해도 된다. 아우디나 포르쉐 등은 오히려 플랫폼 개발 및 생산 등에서 절약한 비용으로 차별성을 더 높일 수 있다고 말한다. 차의 성격에 맞게 더 고급스럽게 꾸밀 수 있고, 스포티한 감각을 위해 서스펜션이나 전자 장비의 성능도 높일 수 있다. 아우디 A3 스포트백은 이를 잘 보여준다. 그러면서도 메르세데스-벤츠나 BMW의 경쟁 모델에 비해 가격이 낮은 점도 큰 특징이다.
* 장점
1. 인류가 만든 5도어 해치백 중에서 가장 멋있다.
2. 아우디 드라이브 셀렉트를 통해 주행감각을 폭 넓게 바꿀 수 있다.
3. 경쟁 모델에 비해 패키지는 우수하면서 가격은 저렴하다.
* 단점
1. 멋드러진 외관에 비해 엔진 성능은 다소 아쉽다.
2. 내비게이션 사용은 여전히 까다롭다.
3. 실용성 높은 해치백이지만 낮은 차체 때문에 머리 공간이 넉넉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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