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아빠가 되고 싶었다, 더 뉴 파사트 시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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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 난 아빠가 되고 싶었다. 차를 몰며 '아름다운 아내와 귀여운 아이들과 함께 하면 얼마나 좋을까'란 생각을 수도 없이 했다. 그만큼 더 뉴 파사트는 미혼자로서는 경험해보지 못한 미지의 행복감을 간접적으로나마 불러일으키고 있었고, 이로 인해 결혼도 못한, 심지어 아직 애인도 없는 한 남자는 행복한 가정을 꾸리는 망상 아닌 상상을 하고 있었다. 결국 모든 건 이 차가 지닌 성격과 상품성에서 비롯된 것일 텐데, 가상 혹은 미래의 아내는 물론 아이 모두에게 칭찬받을 부드러운 주행질감과 널찍한 실내 공간 등이 이런 터무니 없는 상상력의 원동력으로 작용하지 않았나 싶다. 아, 여기에는 화려함을 뺀 비교적 담담한 디자인도 한몫했다. 어찌 됐건, 폭스바겐이 내놓은 중형차는 패밀리 세단다운 면모를 유감없이 뽐내고 있었다.
하나가 아닌 모두를 위해
더 뉴 파사트 주행영상
비록 상상에 불과했지만, 남자를 남편으로 바꾼 더 뉴 파사트는 하나가 아닌 모두를 위한 차였다. 운동 성능, 편의 품목, 실내 공간 모든 부분에서 혼자보다는 다수를 지향했다. 일단 이 차 보닛 아래 있는 파워트레인은 직렬 4기통 가솔린 직분사 터보차저 엔진과 6단 자동 변속기. 최고출력은 170마력, 최대토크 25.4kg.m의 힘을 발휘하며, 제원 상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걸리는 시간은 8.7초. 최고시속은 190km다. 콘셉트에 알맞은 수치들이다. 평범하고 부담감이 없다. 실제 가속 페달을 밟았을 때, 몸으로 전달되는 느낌도 마찬가지였는데, 일상적인 영역에서 사용하기에 부족함 없는 출력을 앞바퀴 두개에 전달하면서, 나긋나긋한 N.V.H 성능과 한없이 부드러운 서스펜션 세팅으로 아스팔트 위를 담백하게 나아갔다.
이런 주행질감은 저속은 물론 고속영역으로도 이어졌으며, 언제나 편안함이 함께했다. 특히 승차감을 좌지우지하는 서스펜션은 독일차 특유의 탄탄함을 깔고 가면서 동시에 노면에서 올라오는 충격을 여유롭게 흡수하는 능동적인 감각을 드러났다. 서스펜션 구성은 프론트 맥퍼슨 스트럿, 리어 멀티링크다. 이처럼 안락한 주행성을 자랑하는 더 뉴 파사트. 사실, 이런 느낌은 널찍한 실내 공간이 있었기에 더욱 증폭되지 않았나 싶다. 답답함 없는 환경 속에서 잘 닦여진 도로 위를 매끈하게 나아갈 때의 심리적인 넉넉함 말이다. 어쩌면 이렇게 만들어진 복합적인 느낌이 더 뉴 파사트를 나 혼자만이 아닌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나누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끔 한 게 아닐까. 새로운 파사트의 제원상 전장은 4,870mm, 전폭 1,835mm, 전고 1,485mm, 휠베이스 2,803mm다.
멋진 아빠에 걸맞은 디자인
생김새는 화려하진 않았지만, 그래도 짜임새 있고 담백한 조형이 눈에 띄었다. 이런 디자인은 차량 콘셉트에 완벽히 부합한 모양새였는데, 튀지 않으면서도 그 안에서 나름의 멋을 구현하고 있었다. 앞면의 하이라이트는 매혹적인 풀 LED 헤드램프였고, 구형보다 위아래 폭을 줄여 세련미를 챙겼으며, 촘촘히 박힌 전구들로 디테일을 살렸다. 기능적으로도 밝은 빛 덕에 야간 주행 시 뚜렷한 시야 확보를 가능하게 해줬다. 뒷면 역시 LED 테일램프로 스타일을 높였는데, 전체적인 형태를 다듬어 날렵하고 선명한 자태를 자아냈다. 실내 레이아웃은 이전 모델과 비교해서 큰 변화는 없지만 입체적인 3-스포크 스티어링 휠과 새롭게 디자인된 아날로그 시계, 그리고 산뜻함을 가미한 마감재로 분위기를 달리했다.
이와 같이 인상적인 인테리어 요소들을 오롯이 품고 있는 공간은 장시간 운전을 해도 답답한 기분이 들지 않을 정도로 넓었는데, 급 이상의 차를 타는 듯했다. 트렁크 공간도 마찬가지였는데, 폭스바겐코리아에 따르면, 골프백 4개와 보스턴백 4개가 모두 들어가고도 남는다고 했다. 공감이 가는 말이었다. 뒷좌석도 접혀 더 많은 짐을 실을 수도 있었다. 역시 다수를 위한 세단이었다. 편의 품목으로는 65년 역사를 자랑하는 음향 회사 펜더의 사운드 시스템이 기억에 남는데, 저음역부터 고음역까지 입체적인 사운드로 거주성의 만족도를 두배는 올려 줬던 것 같았다.
가장에게 딱 어울리는 차
편안한 주행질감과 모나지 않은 디자인, 여기에 가족 단위 구성원이 타기에 모자람 없는 실내 공간성은 더 뉴 파사트의 특성이었다. 모든 부분이 중형 패밀리 세단이란 차량 콘셉트에 적합했으며, 완성도 또한 높았다. 혼자 타기가 아까울 정도였고, 진정 사랑하는 이들과 함께 타야 빛을 발할 차였다. 오죽하면 없는 아내와 아이까지 상상하며 차를 탔을까 싶다. 그런 면에서 참 아쉬움이 많이 남기도 하는데, 지금 나와 가장 가까운 두분, 부모님이라도 태워드릴 걸 그랬다. 아직까지는 아빠보단 아들에 가까운데, 패밀리라는 개념을 너무 내 위주로 생각했나 보다. 어찌 됐건, 간만에 자신의 성격을 온전히 구현한 차를 만나 기분 좋은 시승이었다. 하나가 아닌 모두를 위한, 그런 가장에게 딱 어울리는 차 더 뉴 파사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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