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쌍용, 코란도 스포츠 2.2 (CX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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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차의 베스트 셀러카는 티볼리다. 하지만 티볼리가 나오기 전까지 쌍용차를 이끈 것은 코란도 스포츠였다. 국내 시장은 작았지만 한국 유일의 픽업인 만큼 꾸준한 수요를 바탕으로 인기를 이어가는 중이다. 무쏘 스포츠부터 시작해 현재까지 판매된 쌍용차의 픽업트럭은 판매대수도 26만대를 넘어섰다.
그리고 한동안 변하지 않았던 코란도 스포츠에 새로운 파워트레인이 이식됐다. 유로 6 기준의 2.2리터 디젤엔진과 아이신 6단 자동변속기가 탑재된 것이다. 이를 바탕으로 쌍용차는 데크를 활용할 수 있는 SUV로 포장하고 있다. 경쟁 모델도 현대 싼타페와 기아 쏘렌토라는 입장이다.
오토뷰 패널 모두 처음 듣는 이야기에 당황했다. 쌍용차의 주장은 이렇다. 코란도 스포츠를 구입하는 소비자 중 SUV를 보유했던 비율이 29.4%나 된다고 한다. 또 코란도 스포츠 고객의 62.5% 가량이 SUV와 비교한 뒤 차를 구입했다고 한다. 이중 현대 싼타페와 비교했던 비율만 22.7%라는 것이다. 때문에 단순한 픽업트럭이 아니라 타사 중형 SUV와 비교해도 밀리지 않는다는 자신감을 내비친 것이다.
하지만 아쉽게도 쌍용차의 이런 자신감은 차를 타고 몇 분이 되지 않아 무너져버리고 만다. 차량의 주행 질감은 마치 90년대 차량을 떠올리게 한다. 주행 시작과 더불어 느껴지는 연약한 차체 강성도 물론이다. 노면으로부터 올라온 충격의 여진이 길게 유지될 뿐만 아니라 여기저기 잡소리도 들려온다. 뭐랄까 5년 이상 달려 노후화된 중고차를 타는 느낌이다.
조금이라도 굴곡진 도로를 주행하면 차체는 물론 실내 모든 패널들이 떨려온다. 심지어 스티어링 휠도 함께 떨릴 정도다. 마치 스티어링 휠 칼럼이 고정되지 않은 듯한 감각이다. 참고로 스티어링 휠은 틸트만 지원한다.
핸들링 역시 형편없는 수준이다. 픽업트럭에 있어 핸들링은 중요치 않을 수 있지만 감각적으로 크게 부족하기에 운전의 만족도를 떨어뜨린다. 스티어링 휠의 기어비도 지나치게 큰 느낌이다. 여기에 스티어링 조작에 따른 차량의 반응까지 한 박자 느리다. 주행 중 불안감을 느끼게 하는 요소이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속도를 줄이게 된다. 일반 승용차를 운영하다가 코란도 스포츠를 처음 운전하는 경우라면 크게 당황할 수도 있겠다. 우리 팀은 국내에서 판매되는 모든 차량을 통틀어 가장 핸들링이 좋지 않은 차라는데 의견을 모았다.
서스펜션은 심하게 출렁거린다. 스트로크가 긴 것은 당연한 것이지만 마치 댐퍼가 없는 듯 스프링만 출렁거리는 듯하다.
그래도 오프로드에서는 많은 불만들이 상쇄됐다. 거친 노면에서도 충격을 부드럽게 전달했으며, 긴 기어비의 스티어링 시스템 덕분에 상대적으로 조작이 용이했다. 여기에 테스트 모델은 파트타임 4륜 시스템도 갖추고 있어 후륜과 4륜을 오갈 수 있으며, 로우 기어까지 장착돼 있다. 4륜 로우 기능은 변속기의 클리핑 만으로 어지간한 비탈길을 오를 수 있게 해준다.
하지만 국내 대부분의 도로 환경은 포장 도로로 이뤄져 있다. 산속 깊은 곳에 거주하지 않는 이상 코란도 스포츠 역시 대부분을 포장도로 위에서 달릴 것이다. 이제 코란도 스포츠도 변화된 국내 주행 환경과 온로드 SUV를 선호하는 소비자 특성에 맞출 필요가 있겠다.
주행 완성도는 포기하고 새로운 파워트레인에 초점을 맞춰보자. 신형 2.2리터 디젤엔진은 178마력에 40.8kg.m의 토크를 발휘한다. 벤츠와 인피니티에 탑재되는 2.2리터 디젤엔진이 떠오른다. 배기량은 증가했다지만 자동차세는 여전히 28,500원만 내면 된다.
엔진의 첫인상은 꽤나 부드러웠다. 반면 아이들 상태에서는 털털거리고 진동도 적지 않게 올라오는 편이다. 하지만 일단 움직이기 시작하면 꽤나 조용해진다. 의외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정숙한 느낌을 보였다. 시속 80km 정속 주행 소음을 측정한 결과 약 58dBA로 나타났다. 가솔린 중형 세단들의 평균치가 60dBA 가량이니 코란도 스포츠의 정숙성에 대해 쉽게 가늠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런 정숙성은 엔진 회전수 약 2,500rpm 미만에서만 구현된다. 가속페달을 밟아 회전수를 올리면 상당히 거친 회전 질감을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정속 주행 때와 달리 소음도 크게 부각된다. 적당히 부드럽게 주행할 때 만족도가 높다고 봐야 한다.
가속페달을 밟았을 때 다른 디젤 엔진 대비 힘 있게 밀어붙이는 느낌도 부족하다. 아무래도 차량의 무게가 꽤나 나가는 것이 이유다. 코란도 스포츠의 무게를 측정한 결과 2,024.5kg으로 나타났다. 운전자만 타도 2.1톤에 육박하게 되며, 뒷좌석에 승객을 태우고 화물까지 적재한 상황이라면 2.5톤을 넘어설 수도 있다.
때문에 제동 성능의 보강이 필요해 보인다. 코란도 스포츠가 시속 100km에서 완전히 정지할 때까지 이동한 거리는 41.29m 내외. 테스트를 반복해도 꾸준하게 41m 대를 기록했지만 다소 부족해 보인다. 앞서 언급했듯 사람이 타고 화물이 실려있는 상황을 고려했을 때 무게 증가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차량의 안전을 생각한다면 제동 성능을 조금 더 키울 필요가 있겠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가속하는데 소요된 시간을 측정했다. 최고 기록은 10.83초. 스톨 상태의 엔진 회전수를 너무 높여버리면 차체가 뒤틀리듯 후륜 한쪽 바퀴만 헛도는 증상이 나온다.
구동방식을 4륜으로 설정하고 달려봤다. 그 결과 후륜으로 달릴 때의 가속력이 더 빨랐다. 앞서 언급한 최고 기록은 후륜 방식으로 측정된 결과다. 반면 4륜으로 설정 한 후 측정된 최고 기록은 10.9초였다. 수차례 테스트한 결과 후륜 모드에서는 10.8~10.9초대를, 4륜 모드서는 11.1초대를 기록해 냈다. 참고로 초기 발진 후 약 70km/h 부근까지는 4륜 모드가 더 빨랐다. 그 이후 가속에서 구동 효율이 높은 후륜 방식이 힘을 더한 것으로 보면 된다.
어쨌든 코란도 스포츠는 일상생활에서 사용하기에 충분한 동력성능을 발휘했다. 적어도 무게를 생각한다면 말이다. 쉐보레 캡티바 2.0 2WD 모델이 10.97초, 현대 쏘나타 1.7 디젤이 10.99초를 기록했으니 최고 발진 성능에 대한 비교가 될 것이다.
새로운 파워트레인을 통해 전달되는 구동 출력을 측정했다. 결과는 154마력 38.8kg.m의 토크를 발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각각 13.4%와 4.9%의 구동 손실이다. 자동변속기로는 엔진의 동력을 꽤나 깔끔하게 전달한 셈이다.
아이신에서 가져온 자동 6단 변속기는 2.2리터 디젤엔진과 좋은 궁합을 보여준다. 기어비도 적절하고 차량을 이끄는데 버거워하지도 않았다. 여기에 변속 쇼크도 잘 억제돼 있다. 티볼리에 적용된 아이신 변속기와는 전혀 다른 모습이다. 티볼리의 것은 소프트웨어 튜닝서 문제를 가진 것으로 보였기 때문이다.
일반적인 주행 환경서 코란도 스포츠를 바라보자. 우선 상당히 큰 덩치를 갖는다. 크기만으로 싼타페와 쏘렌토를 능가하는 수준이다. 특히 운전석에서 바라볼 때 적재함 끝부분이 보이지 않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해진다.
시트 포지션도 높은 편이다. 쏘렌토나 카니발 정도를 내려다볼 수 있다. 조금 더 과장하면 버스기사님과 어느 정도 눈높이를 맞출 수준이다. 의외로 사각지대도 많다. A-필러 부분도 지나치게 두꺼운 감이 있고 큼지막해 보이는 사이드 미러는 세로로 짧아 실제 보이는 범위가 좁다. 여기에 후면 유리창 면적도 작은 편이다.
다행히 후방카메라가 장착된다. 그런데 카메라가 삐뚤게 설치됐나 보다. 화면이 한쪽으로 기울어져 있다. 화질도 많이 떨어진다.
그뿐인가? 제한적인 시트 포지션으로 운전자가 원하는 자세를 취하는데 제한이 따른다. 틸트만 지원하는 스티어링 휠도 어정쩡한 운전 자세를 만들게 한다. 뭔가 출발하지도 않았는데 벌써 이질감이 드는 흔치 않은 경험을 하게 해주는 듯하다.
그래도 새로운 파워트레인은 일반 주행서 부드럽고 조용하다. 여기에 큼지막한 데크를 통해 각종 화물을 편리하게 수납할 수 있다. 세금 혜택도 누릴 수 있다.
연비도 차량의 덩치를 생각하면 수긍할만하다. 시속 80km 정속 주행 시 약 15km/L를, 100~110km 주행 환경서 약 12km/L의 효율을 보였다. 평속 15km 도심 시뮬레이션 결과 7.7km/L의 연비를 나타내 저속 구간에서는 소폭 부족한 모습을 보였다. 다양한 환경서 코란도 스포츠와 함께한 결과 평균적으로 10km/L 수준의 연비를 꾸준하게 유지했다. 조금 더 높았으면 하는 아쉬움도 있지만 주행 상황에 따른 연비 편차가 크지 않다는 점이 아쉬움을 달랬다.
이 정도가 이번 코란도 스포츠의 장점이다. 하지만 주행 부분은 쌍용차가 하루빨리 개선해야 할 부분이며, 공간이나 구성, 안락함에 대한 보강도 시급하다. 등록 법상 화물차로 분류되는데 정말 화물차 이상의 기대를 하면 안 된다. 참고로 고속도로 1차선 진입 자체도 불법이다. 코란도 스포츠를 승용차라고 생각하고 1차선을 자유롭게 넘나들면 벌점 10점에 벌금 4만 원을 물어야 한다.
코란도 스포츠는 국내 유일의 픽업트럭 모델이다. 분명 이런 성격의 차량을 원하는 소비자도 적지 않다. 이는 판매량이 말해준다. 하지만 특별한 목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아니라면 만족도가 상당히 낮은 차를 점을 알고 접근해야 한다. 현대 포터나 기아 봉고 대비 일상 생활서 조금 더 편안함을 느낄 수 있는 정도의 모델로 보는 것이 합리적이다.
또한 픽업트럭이라는 근본적인 것을 바탕으로 합리적인 가격대의 트림을 선택해야 한다. 우리 팀이 테스트한 모델은 CX7 4WD 비전(Vision) 트림으로 기본 가격만 2,999만 원이다. 여기에 18인치 블랙 알로이 휠, 패션 데크랙, 7인치 내비게이션+후방카메라, 선루프가 옵션으로 장착돼 있었다. 덕분에 가격이 3,159만 원까지 뛰어올랐다. 1년 세금 약 50만 원 정도를 아끼기 위해 3천만 원 넘는 트럭을 구입할 것인가? 우리 팀은 CX5 2WD 모델에 하위 트림을 추천한다.
쌍용차는 그동안 어려운 시간을 이겨내 왔다. 그만큼 신차 개발에 어려움도 많았고 소비자들은 어느 정도 이 상황을 이해해줬다. 코란도 스포츠는 이러한 소비자들의 이해와 국내 유일의 픽업트럭이라는 위치를 등에 업어 시장에서 선전했다. 대안이 없었기에 누릴 수 있었던 인기였다.
쌍용차는 티볼리를 앞에 두고 신형 렉스턴 후속 등으로 새롭게 분위기를 반전시킬 예정이다. 그리고 하루라도 빨리 경쟁력을 갖춘 새로운 코란도 스포츠를 내놔 소비자들의 기대에 부응해 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리고 한동안 변하지 않았던 코란도 스포츠에 새로운 파워트레인이 이식됐다. 유로 6 기준의 2.2리터 디젤엔진과 아이신 6단 자동변속기가 탑재된 것이다. 이를 바탕으로 쌍용차는 데크를 활용할 수 있는 SUV로 포장하고 있다. 경쟁 모델도 현대 싼타페와 기아 쏘렌토라는 입장이다.
오토뷰 패널 모두 처음 듣는 이야기에 당황했다. 쌍용차의 주장은 이렇다. 코란도 스포츠를 구입하는 소비자 중 SUV를 보유했던 비율이 29.4%나 된다고 한다. 또 코란도 스포츠 고객의 62.5% 가량이 SUV와 비교한 뒤 차를 구입했다고 한다. 이중 현대 싼타페와 비교했던 비율만 22.7%라는 것이다. 때문에 단순한 픽업트럭이 아니라 타사 중형 SUV와 비교해도 밀리지 않는다는 자신감을 내비친 것이다.
하지만 아쉽게도 쌍용차의 이런 자신감은 차를 타고 몇 분이 되지 않아 무너져버리고 만다. 차량의 주행 질감은 마치 90년대 차량을 떠올리게 한다. 주행 시작과 더불어 느껴지는 연약한 차체 강성도 물론이다. 노면으로부터 올라온 충격의 여진이 길게 유지될 뿐만 아니라 여기저기 잡소리도 들려온다. 뭐랄까 5년 이상 달려 노후화된 중고차를 타는 느낌이다.
조금이라도 굴곡진 도로를 주행하면 차체는 물론 실내 모든 패널들이 떨려온다. 심지어 스티어링 휠도 함께 떨릴 정도다. 마치 스티어링 휠 칼럼이 고정되지 않은 듯한 감각이다. 참고로 스티어링 휠은 틸트만 지원한다.
핸들링 역시 형편없는 수준이다. 픽업트럭에 있어 핸들링은 중요치 않을 수 있지만 감각적으로 크게 부족하기에 운전의 만족도를 떨어뜨린다. 스티어링 휠의 기어비도 지나치게 큰 느낌이다. 여기에 스티어링 조작에 따른 차량의 반응까지 한 박자 느리다. 주행 중 불안감을 느끼게 하는 요소이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속도를 줄이게 된다. 일반 승용차를 운영하다가 코란도 스포츠를 처음 운전하는 경우라면 크게 당황할 수도 있겠다. 우리 팀은 국내에서 판매되는 모든 차량을 통틀어 가장 핸들링이 좋지 않은 차라는데 의견을 모았다.
서스펜션은 심하게 출렁거린다. 스트로크가 긴 것은 당연한 것이지만 마치 댐퍼가 없는 듯 스프링만 출렁거리는 듯하다.
그래도 오프로드에서는 많은 불만들이 상쇄됐다. 거친 노면에서도 충격을 부드럽게 전달했으며, 긴 기어비의 스티어링 시스템 덕분에 상대적으로 조작이 용이했다. 여기에 테스트 모델은 파트타임 4륜 시스템도 갖추고 있어 후륜과 4륜을 오갈 수 있으며, 로우 기어까지 장착돼 있다. 4륜 로우 기능은 변속기의 클리핑 만으로 어지간한 비탈길을 오를 수 있게 해준다.
하지만 국내 대부분의 도로 환경은 포장 도로로 이뤄져 있다. 산속 깊은 곳에 거주하지 않는 이상 코란도 스포츠 역시 대부분을 포장도로 위에서 달릴 것이다. 이제 코란도 스포츠도 변화된 국내 주행 환경과 온로드 SUV를 선호하는 소비자 특성에 맞출 필요가 있겠다.
주행 완성도는 포기하고 새로운 파워트레인에 초점을 맞춰보자. 신형 2.2리터 디젤엔진은 178마력에 40.8kg.m의 토크를 발휘한다. 벤츠와 인피니티에 탑재되는 2.2리터 디젤엔진이 떠오른다. 배기량은 증가했다지만 자동차세는 여전히 28,500원만 내면 된다.
엔진의 첫인상은 꽤나 부드러웠다. 반면 아이들 상태에서는 털털거리고 진동도 적지 않게 올라오는 편이다. 하지만 일단 움직이기 시작하면 꽤나 조용해진다. 의외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정숙한 느낌을 보였다. 시속 80km 정속 주행 소음을 측정한 결과 약 58dBA로 나타났다. 가솔린 중형 세단들의 평균치가 60dBA 가량이니 코란도 스포츠의 정숙성에 대해 쉽게 가늠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런 정숙성은 엔진 회전수 약 2,500rpm 미만에서만 구현된다. 가속페달을 밟아 회전수를 올리면 상당히 거친 회전 질감을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정속 주행 때와 달리 소음도 크게 부각된다. 적당히 부드럽게 주행할 때 만족도가 높다고 봐야 한다.
가속페달을 밟았을 때 다른 디젤 엔진 대비 힘 있게 밀어붙이는 느낌도 부족하다. 아무래도 차량의 무게가 꽤나 나가는 것이 이유다. 코란도 스포츠의 무게를 측정한 결과 2,024.5kg으로 나타났다. 운전자만 타도 2.1톤에 육박하게 되며, 뒷좌석에 승객을 태우고 화물까지 적재한 상황이라면 2.5톤을 넘어설 수도 있다.
때문에 제동 성능의 보강이 필요해 보인다. 코란도 스포츠가 시속 100km에서 완전히 정지할 때까지 이동한 거리는 41.29m 내외. 테스트를 반복해도 꾸준하게 41m 대를 기록했지만 다소 부족해 보인다. 앞서 언급했듯 사람이 타고 화물이 실려있는 상황을 고려했을 때 무게 증가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차량의 안전을 생각한다면 제동 성능을 조금 더 키울 필요가 있겠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가속하는데 소요된 시간을 측정했다. 최고 기록은 10.83초. 스톨 상태의 엔진 회전수를 너무 높여버리면 차체가 뒤틀리듯 후륜 한쪽 바퀴만 헛도는 증상이 나온다.
구동방식을 4륜으로 설정하고 달려봤다. 그 결과 후륜으로 달릴 때의 가속력이 더 빨랐다. 앞서 언급한 최고 기록은 후륜 방식으로 측정된 결과다. 반면 4륜으로 설정 한 후 측정된 최고 기록은 10.9초였다. 수차례 테스트한 결과 후륜 모드에서는 10.8~10.9초대를, 4륜 모드서는 11.1초대를 기록해 냈다. 참고로 초기 발진 후 약 70km/h 부근까지는 4륜 모드가 더 빨랐다. 그 이후 가속에서 구동 효율이 높은 후륜 방식이 힘을 더한 것으로 보면 된다.
어쨌든 코란도 스포츠는 일상생활에서 사용하기에 충분한 동력성능을 발휘했다. 적어도 무게를 생각한다면 말이다. 쉐보레 캡티바 2.0 2WD 모델이 10.97초, 현대 쏘나타 1.7 디젤이 10.99초를 기록했으니 최고 발진 성능에 대한 비교가 될 것이다.
새로운 파워트레인을 통해 전달되는 구동 출력을 측정했다. 결과는 154마력 38.8kg.m의 토크를 발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각각 13.4%와 4.9%의 구동 손실이다. 자동변속기로는 엔진의 동력을 꽤나 깔끔하게 전달한 셈이다.
아이신에서 가져온 자동 6단 변속기는 2.2리터 디젤엔진과 좋은 궁합을 보여준다. 기어비도 적절하고 차량을 이끄는데 버거워하지도 않았다. 여기에 변속 쇼크도 잘 억제돼 있다. 티볼리에 적용된 아이신 변속기와는 전혀 다른 모습이다. 티볼리의 것은 소프트웨어 튜닝서 문제를 가진 것으로 보였기 때문이다.
일반적인 주행 환경서 코란도 스포츠를 바라보자. 우선 상당히 큰 덩치를 갖는다. 크기만으로 싼타페와 쏘렌토를 능가하는 수준이다. 특히 운전석에서 바라볼 때 적재함 끝부분이 보이지 않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해진다.
시트 포지션도 높은 편이다. 쏘렌토나 카니발 정도를 내려다볼 수 있다. 조금 더 과장하면 버스기사님과 어느 정도 눈높이를 맞출 수준이다. 의외로 사각지대도 많다. A-필러 부분도 지나치게 두꺼운 감이 있고 큼지막해 보이는 사이드 미러는 세로로 짧아 실제 보이는 범위가 좁다. 여기에 후면 유리창 면적도 작은 편이다.
다행히 후방카메라가 장착된다. 그런데 카메라가 삐뚤게 설치됐나 보다. 화면이 한쪽으로 기울어져 있다. 화질도 많이 떨어진다.
그뿐인가? 제한적인 시트 포지션으로 운전자가 원하는 자세를 취하는데 제한이 따른다. 틸트만 지원하는 스티어링 휠도 어정쩡한 운전 자세를 만들게 한다. 뭔가 출발하지도 않았는데 벌써 이질감이 드는 흔치 않은 경험을 하게 해주는 듯하다.
그래도 새로운 파워트레인은 일반 주행서 부드럽고 조용하다. 여기에 큼지막한 데크를 통해 각종 화물을 편리하게 수납할 수 있다. 세금 혜택도 누릴 수 있다.
연비도 차량의 덩치를 생각하면 수긍할만하다. 시속 80km 정속 주행 시 약 15km/L를, 100~110km 주행 환경서 약 12km/L의 효율을 보였다. 평속 15km 도심 시뮬레이션 결과 7.7km/L의 연비를 나타내 저속 구간에서는 소폭 부족한 모습을 보였다. 다양한 환경서 코란도 스포츠와 함께한 결과 평균적으로 10km/L 수준의 연비를 꾸준하게 유지했다. 조금 더 높았으면 하는 아쉬움도 있지만 주행 상황에 따른 연비 편차가 크지 않다는 점이 아쉬움을 달랬다.
이 정도가 이번 코란도 스포츠의 장점이다. 하지만 주행 부분은 쌍용차가 하루빨리 개선해야 할 부분이며, 공간이나 구성, 안락함에 대한 보강도 시급하다. 등록 법상 화물차로 분류되는데 정말 화물차 이상의 기대를 하면 안 된다. 참고로 고속도로 1차선 진입 자체도 불법이다. 코란도 스포츠를 승용차라고 생각하고 1차선을 자유롭게 넘나들면 벌점 10점에 벌금 4만 원을 물어야 한다.
코란도 스포츠는 국내 유일의 픽업트럭 모델이다. 분명 이런 성격의 차량을 원하는 소비자도 적지 않다. 이는 판매량이 말해준다. 하지만 특별한 목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아니라면 만족도가 상당히 낮은 차를 점을 알고 접근해야 한다. 현대 포터나 기아 봉고 대비 일상 생활서 조금 더 편안함을 느낄 수 있는 정도의 모델로 보는 것이 합리적이다.
또한 픽업트럭이라는 근본적인 것을 바탕으로 합리적인 가격대의 트림을 선택해야 한다. 우리 팀이 테스트한 모델은 CX7 4WD 비전(Vision) 트림으로 기본 가격만 2,999만 원이다. 여기에 18인치 블랙 알로이 휠, 패션 데크랙, 7인치 내비게이션+후방카메라, 선루프가 옵션으로 장착돼 있었다. 덕분에 가격이 3,159만 원까지 뛰어올랐다. 1년 세금 약 50만 원 정도를 아끼기 위해 3천만 원 넘는 트럭을 구입할 것인가? 우리 팀은 CX5 2WD 모델에 하위 트림을 추천한다.
쌍용차는 그동안 어려운 시간을 이겨내 왔다. 그만큼 신차 개발에 어려움도 많았고 소비자들은 어느 정도 이 상황을 이해해줬다. 코란도 스포츠는 이러한 소비자들의 이해와 국내 유일의 픽업트럭이라는 위치를 등에 업어 시장에서 선전했다. 대안이 없었기에 누릴 수 있었던 인기였다.
쌍용차는 티볼리를 앞에 두고 신형 렉스턴 후속 등으로 새롭게 분위기를 반전시킬 예정이다. 그리고 하루라도 빨리 경쟁력을 갖춘 새로운 코란도 스포츠를 내놔 소비자들의 기대에 부응해 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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