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시트로엥 DS3 뉴 라이트 시그니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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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조·시트로엥(PSA)의 프리미엄 브랜드 DS는 아직 우리나라에 낯설다. 소형 해치백 DS3는 젊은 층 눈길을 그는 과감한 디자인으로 조금씩 입소문을 타고 있다. 올해 여름 출시한 ‘DS3 뉴 라이트 시그니처’는 헤드램프를 더 개성 있게 바꿨다. 3개 LED와 1개 제논 라이트를 조합해 다이아몬드를 연상시키는 디자인을 완성했다. 어디서든 주목받는 외모와 민첩한 주행, 높은 연비가 강점이다.
외관 디자인은 프랑스 차 특유의 개성을 그대로 드러낸다. 작은 차체에 시트로엥과 DS 정체성을 꽉꽉 담아냈다. 전체적으로 작지만 화려한 디자인이다. 우유 빛깔에 가까운 하얀색 바퀴, 천정과 차체 색깔을 달리한 ‘투톤 컬러’가 개성을 더한다. 램프 외곽에 조그맣게 새겨넣은 ‘DS’로고도 귀엽다. DS를 시트로엥에서 완전히 독립시키려는 시도 일환이다.
주행은 힘보다 민첩함이 강조됐다. 1.6ℓ 디젤 엔진으로 최고 출력 92마력, 최대 토크 23.5㎏·m를 낸다. 3도어 소형 해치백을 끌기에 무리가 없지만 그렇다고 넘치는 힘은 아니다. 가속 반응은 빠르지면 질긴 감은 없다. 넉넉한 거리를 두고 한계 속도까지 밀어붙일 생각을 한다면 조금 답답할 수 있다.
민첩함으로 힘을 극복했다. 제원 상 시속 100㎞까지 도달 시간은 11.3초. 평범한 숫자지만 실제 가속 페달을 밟았을 때 느낌은 다르다. 기다렸다는 듯 튀어나가는 민첩한 반응이 일품이다. 코너링도 날카롭다. 크고 빠르게 곡선을 타고 돈다. 이런 주행 특성을 감안해 스포츠 버킷 시트를 채택했다. 급커브가 이어지는 구불구불한 길을 고속으로 달려도 운전자 양 옆을 꽉 감싼다.
작은 차지만 시야는 좋다. 전통적으로 실내 개방감을 중시하는 시트로엥 차 특성을 반영했다. C4 피카소, C4 같은 레저용 차 개방감을 소형 해치백에 맞춰 조정했다고 보면 된다. 운전석에만 앉아 앞을 바라본다면 비좁은 차라는 느낌은 거의 없다.
대신 실내로 눈길을 돌리면 오밀조밀한 공간이 조금은 답답하다. 1열 운전석과 조수석 사이 공간은 소형차와 경차 중간 수준이다. 3도어 차량인 만큼 뒷좌석은 승객을 태우기에 조금 민망하다. 좌석을 3개나 마련했지만 무릎 공간과 머리 위 공간 한계가 여실하다.
연비는 “기름 냄새만 맡아도 굴러간다”는 우스개가 아깝지 않다. 리터당 공인 복합연비는 19.0㎞지만 3박4일 간 평균 20㎞를 훌쩍 넘었다. 지방 국도 위주로 달리며 정속 주행한 결과다. 도심에서도 연비 향상 기술이 빛을 발했다. 정차 시 자동으로 시동을 끄는 오토 스타트·스톱 반응이 매우 빠르다. 완전히 멈춰선 뒤 엔진을 끄는 다른 차와 달리, 정차 마지막 순간에 미리 엔진을 끈다.
변속기는 푸조·시트로엥이 소형차 위주로 장착하는 6단 ETG 반자동 변속기를 썼다. 수동 변속기 구조에 클러치 동작만 자동으로 바꾼 변속기다. 수동 기반이기 때문에 동력 전달 효율, 연비 향상 효과가 탁월하다. 수동변속기처럼 자동(P) 기어가 없고, 주행 시 변속 충격이 있다.
여러 모로 재미있는 차다. 독특한 디자인 만큼 차 자체의 성격도 특별하다. 출력도 낮고, 차체도 작지만 역동적인 주행을 즐기기에 부족함이 없다. D컷 스티어링 휠, 알로이 페달, 스포츠 버킷 시트 등 인테리어에서도 스포티한 감성에 신경을 썼다. 작고 실용적인 차에서도 운전 재미와 멋을 포기하기 싫은 이에게 안성맞춤이다.
〈DS 뉴 라이트 시그니처 주요 제원〉
송준영기자 songjy@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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