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시트로엥 C4 피카소, 3천만원대로 즐기는 여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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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카 이한승 기자 ] 시트로엥 C4 피카소 1.6을 시승했다. 새로운 파워트레인의 적용으로 연비는 높이고 가격은 낮췄다. 아치형 윈드실드와 통유리 루프를 통한 C4 피카소 특유의 개방감, 차고가 의식되지 않는 핸들링, 그리고 여유있는 실내공간은 어린 자녀를 둔 가족의 패밀리카로 추천할 만 하다.
한불모터스는 지난 7일 유로6 파워트레인이 적용된 C4 피카소를 국내에 소개했다. 새로운 1.6리터 디젤엔진으로 기존 2리터 디젤엔진을 대체하고, 기존 4000만원대 가격을 3000만원대로 대폭 낮췄다. 이를 통해 C4 피카소는 3000만원대 디젤 해치백 수입차와의 직접적인 경쟁이 가능해졌다.
C4 피카소는 가격을 내렸지만 스마트키와 후방 카메라, 전자식 파킹 브레이크, 파노라믹 글래스 루프, 7인치 터치 스크린, 12인치 파노라믹 전자식 계기판, 멀티 펑션 스티어링 휠 등의 옵션은 그대로 유지했다. 다만, 내비게이션이 옵션으로 변경되고, 17인치 휠이 16인치로 작아졌다.
■ 독특한 비율을 통한 공간 확보
C4 피카소의 외관은 개성 넘친다. 전측면에서 봐도 앞을 보고 있는 것 같고, 후측면에서 봐도 앞을 보고 있는 것 같은 기분이다. 7인승의 그랜드 C4 피카소와 다른 A필러와 C필러가 대칭형 디자인을 갖기 때문이다. C4 피카소의 전장은 4430mm로 해치백 스타일의 골프보다 길고 세단형 스타일의 제타보다 짧다. 반면 휠베이스는 2785mm로 최신 중형세단에 가까운 수치다.
전고가 높은 MPV 모델에서 이같은 휠베이스는 수치 이상의 넓은 실내공간을 제공한다. 시트 포지션이 정자세에 가깝기 때문이다. 공간의 여유와 넓은 그린 하우스로 인한 개방감은 비슷한 가격대의 수입차들을 동급이라고 말하기 민망한 수준으로 여유롭다.
전면 디자인은 시트로엥 C4 피카소 라인업 특유의 디자인을 갖는다. 헤드램프처럼 보이는 LED 주간주행등과 그 아래 위치한 헤드램프가 인상적이다. 후면에는 깊이감이 느껴지는 3차원 리어램프가 적용됐다. 전면 그릴과 C필러에 크롬 소재를 사용해 포인트를 주고 있다.
C4 피카소와 그랜드 C4 피카소는 생각보다 많은 부분에서 디자인을 달리한다. 눈에 띄는 C필러와 D필러 디자인을 비롯해 범퍼와 에어 인테이크의 디자인, 리어램프, 전후 도어패널은 물론 측면 캐릭터라인까지 다른 디자인이다. 전면 도어는 함께 써도 될 법한데 고집스러움이 느껴진다.
■ 최고출력 120마력, 최대토크 30.6kgm
시트로엥 C4 피카소는 1.6리터 4기통 디젤엔진으로 3500rpm에서 최고출력 120마력, 1750rpm에서 최대토크 30.6kgm를 발휘한다. 6단 자동변속기를 통해 앞바퀴로 동력을 전달하는 타입이다. 공차중량은 1555kg, 복합연비는 15km/ℓ(도심 13.9 고속 16.6)다.
유로6로 변경되며 2리터 디젤엔진은 1.6리터 디젤엔진으로 교체됐다. 새로운 엔진은 출력과 토크가 줄었는데 의외로 토크감이 좋다. 발진가속이나 중고속 영역에서도 시원스러운 가속력을 보인다. 1.6리터 디젤엔진 중에서는 눈에 띄는 모습인데, 경쟁사의 140마력급 디젤엔진과 유사한 감각이다. 급가속시 휠스핀을 일으키던 기존 2리터 엔진보다 차체와의 밸런스가 좋은 것으로 생각된다.
정차시에는 아이들링 스탑 시스템이 개입하며 엔진을 켜고 끈다. 엔진스탑과 재시동의 감각이 부드럽고 자연스럽다. 일부 아이들링 스탑 시스템 단점인 거칠고 진동이 느껴진다거나 재시동 시간이 길지 않고, 재시동 시 엔진회전을 높게 띄워 출발이 지연되는 등의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 국내에서 판매 중인 디젤 모델 중에서 가장 뛰어난 수준이다.
C4 피카소는 3000rpm 전후의 엔진회전에서 효과적으로 가속된다. 다운시프팅을 통해 풀 가속을 유도하면 오히려 힘의 한계가 드러난다. 대부분의 디젤엔진이 갖는 특성과 유사하다. 6단 자동변속기는 직결감이 강조된 타입으로 주행 중에도 수시로 퓨얼컷을 유도한다. 이같은 특성은 장거리 주행에서의 높은 연비로 나타나는데, 고속화도로에서는 손쉽게 평균 20km/ℓ를 넘어선다.
핸들링 감각은 C4 피카소의 특별한 매력이다. 스티어링 휠의 움직임에 따라 쫀쫀하게 코너를 돌아나가는 감각은 MPV 스타일 차량에서는 경험하기 어려운 특성이다. 코너링 한계 자체가 높지 않지만 한계 내에서의 감각은 아주 민첩하다. 고속에서의 안정감은 무난한 수준으로 고속주행에서도 단단함과 유연함의 미묘한 경계에 걸쳐있으면서 안정감은 유지한다.
■ 오픈카 보다 뛰어난 개방감
운전석이나 조수석에서 느껴지는 개방감은 탁월하다. 일반적으로 썬루프를 적용하면 운전자 보다는 동승자의 기분 전환이나 환기의 목적으로 사용되는 경우가 많은데, C4 피카소는 아치형 윈드실드로 인해 운전중에도 하늘이 시야에 들어온다. 탁 트인 시야는 오픈카도 주지 못하는 매력이다.
실내에서는 대시보드 상단에 위치한 고해상도 전자식 계기판이 눈에 띈다. 12인치 사이즈로 벤츠 S클래스나 제네시스 EQ900이 부럽지 않은 구성이다. 온보드 정보를 대신해 사진을 띄워놓을 수도 있어 색다른 분위기가 연출된다. 터치타입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적용해 물리적 버튼을 대부분 삭제한 점도 이채롭다. 기대하지 않았던 사운드 시스템은 의외로 좋은 해상도와 음장감을 전한다.
실내 곳곳에는 다양한 수납공간이 마련돼 있다. 센터터널에 위치한 대형 수납함은 분리도 가능해 수납은 물론 대형 휴지통으로 사용해도 편하다. 조수석 시트가 앞쪽으로 완전히 폴딩되고 뒷좌석 중앙에도 유아용 카시트의 장착이 가능하도록 설계됐다. 리어시트는 독립형 시트 타입으로 3인 승차가 유리한데, 의외로 양끝보다는 가운데 좌석에 승차하는 것이 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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