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시트로엥, 그랜드 C4 피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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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MPV 시장은 제한적인 모습을 보인다. 쉐보레 올란도와 기아 카니발이 시장을 양분하는 정도라 보면 된다. 물론 토요타 시에나 및 혼다 오딧세이와 같은 모델이 있지만 전체적인 마켓을 리드하는 수준은 아니다. 이러한 시장에 시트로엥이 그랜드 C4 피카소로 출사표를 던졌다. 독창적인 디자인과 편의장비를 갖춘 그랜드 C4 피카소가 어떤 매력과 상품성을 갖췄는지 확인하기 위해 테스트에 나섰다.
그랜드 C4 피카소의 디자인은 마치 미래에서 온 우주선 같은 느낌을 보인다. 물론 그럴 수 밖에 없다. 그랜드 C4 피카소는 2013년 공개된 테크노스페이스(Technospace) 컨셉트의 모습 그대로를 양산시킨 것이기 때문이다.
특히 전면부가 파격적이다. 엠블럼을 바탕으로 꾸민 그릴에는 LED 주간주행등이 자리한다. 하단에 위치한 것이 헤드램프다. 상단부를 가리고 헤드 램프만 보면 쉐보레 아베오와 유사해 보이기도 한다. 윈드실드 면적은 정말 크다.
측면부는 안정감 있는 MPV의 모습이다. 도어패널 부위는 다양한 캐릭터라인으로 동적인 이미지를 강조하고 있다. 보통 이러한 등급 차량들은 슬라이딩 도어를 사용하지만 일반적인 스윙형 도어를 적용해 마치 승용차와 같은 이미지도 갖도록 했다.
후면부에는 클리어타입으로 처리된 ‘ㄷ’자 형태의 LED 리어램프가 적용됐다. 램프 내부는 3D 효과를 통해 독특한 분위기를 내도록 꾸며졌다. 전면부 보다 차분한 이미지를 갖기 때문에 안정적으로 느껴지기도 한다.
실내 디자인 역시 ‘우주선 같은’ 모습으로 시트로엥만의 개성이 잘 나타난다. 먼저 계기판이 대시보드 중앙에 위치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파노라믹 스크린’이라는 이름의 디스플레이는 계기판과 트립 컴퓨터,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하나로 합친 구성을 보여준다. 크기가 12인치에 달하며 화려하고 깔끔한 그래픽 연출이 가능하다. 중앙에 위치해 고개를 돌려야 한다는 단점이 있지만 시인성이 부족하지 않다.
하단에는 7인치 모니터를 갖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갖춰져 있다. 내비게이션과 공조장치, 오디오, 차량 설정 등을 디스플레이 주위에 나열된 터치식 버튼을 통해 조작하도록 만들었다. 새로운 느낌을 준다는 점에 있어 터치식 버튼의 매력은 상당하지만 실 사용 때 불편하게 느껴질 때가 더 많다. 인식률이 뛰어나지 않기 때문이다. 링컨도 MKZ를 통해 터치식 센터페시아를 내놨지만 소비자들의 반발로 다시금 물리 버튼으로 바꾼 이력이 있다.
터치 문제보다 개선이 시급한 부분은 내비게이션 시스템이다. 임의로 연결시킨 부분은 시트로엥이나 푸조의 규모를 생각할 때 이해할 수 있다. 또, 아틀란 맵을 사용하기 때문에 사용상 불편함도 없다.
하지만 연결 자체가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않았다. 테스트 도중 수시로 화면이 깜빡이는 증상도 비춰졌다. 테스트 차량만의 문제일 가능성도 있지만 임의적으로 연결시킨 시스템의 오류 중 하나임에 분명하다. 물론 12인치 파노라믹 스크린에서 지원하는 길안내 기능과 연동도 되지 않는다.
또한 유럽형 내비게이션이 그대로 달려있다.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에 익숙치 않은 소비자라면 이내비게이션과 씨름을 할 수도 있다. 마무리 역시 잘했다는 생각을 주지 않는다.
스티어링휠은 원형같은 D-컷 스타일이다. 림 안쪽에는 다양한 기능을 조작할 수 있는 버튼을 배치했다. 리어램프와 동일하게 ‘ㄷ’자 모양의 배치를 보인다. 대부분의 기능을 스티어링휠 안에서 조작할 수 있지만 사용법이 다소 난해하다. 일부 버튼이 무슨 기능을 하는지 몰라 헤매기도 했다.
변속 레버는 칼럼식이다. 마치 숫가락을 꼽아둔 듯한 디자인이 이색적이다. 처음에는 어색하지만 익숙해지면 스티어링휠에 손을 얹은 상태로 검지와 중지만으로 레버를 조작할 수 있어 편하다. 쉬프트패들도 갖춰져 있다.
변속 레버가 칼럼으로 위치를 옮긴 만큼 센터콘솔 활용범위 또한 증가했다. 상당히 깊고 넓기 때문에 스마트폰을 넣었다면 다시 찾기 위해 안을 들여다봐야 할 정도였다. 내부에는 USB 단자 2개와 파워 아울렛이 갖춰졌다. 반면 몸을 굽혀야 할 정도로 낮게 위치한 컵홀더는 사용이 불편했다.
시트는 적당히 단단한 성격이지만 쿠션감까지 해칠 정도는 아니다. 시트 조작은 전동식으로 이뤄지지만 럼버서포트가 없다. 반면 머리를 감싸는 형태의 헤드레스트는 편안하다. 조수석에는 다리를 곧게 펼 수 있는 풋레스트가 갖춰지는데 이를 최대한 올리고 시트백을 내리면 간이 침대로 사용해도 될 정도다.
마사지 기능도 갖췄다. 이 급에서 보기 어려운 구성이다. 대신 기능이 제한적이다. ‘시트가 안마를 해주면 이런 느낌이에요’라며 맛만 보여주는 느낌이랄까? 활용성은 작아 보인다. 또한 맞춤식 헤드레스트와 풋레스트, 안마기능은 옵션 내용이다.
2열 시트는 앞뒤로 150mm 가량 슬라이딩이 가능하다. 시트백을 접거나 뒤로 젖힐 수도 있다. 2열 시트는 3개로 분리돼 있으며 각기 독립적으로 움직이도록 만들어 졌다. 2열 전용 공조장치 컨트롤러도 마련돼 있다. 여행지에서 요긴하게 쓰일 피크닉 테이블도 장비돼 있다.
3열시트는 사실상 형식적인 공간이다. 레그룸과 헤드룸이 상당히 협소하기 때문에 성인이 3열에 승차하는 것을 추천하지 않는다. 그래도 3열에 앉기 원한다면 2열 시트를 최대한 앞으로 밀어내면 된다. 물론 그렇게 되면 2열 공간은 포기해야 한다. 7인승이라는 얘기는 단지 구색 맞추기일 뿐이다.
반면 5인 승차환경이라면 상황은 달라진다. 3열 시트를 접으면 상당히 평평하고 넓은 적재공간이 만들어진다. 레저용품 등 상당히 많은 물건을 수납할 수도 있다. 트렁크 공간은 기본 645 리터가 넘으며, 2열을 앞쪽으로 당기면 700리터 이상으로 공간이 늘어난다. 2열 좌석을 접으면 최대 1,843리터 수준의 적재 공간이 만들어지기도 한다.
이제 그랜드 C4 피카소와 함께 주행에 나설 차례다. 운전을 위해 시트에 앉자마자 눈앞에 펼쳐지는 광경이 이채롭다. 루프까지 이어져 올라간 윈드실드 덕분에 눈 앞 시야가 탁 트인다. 여기에 A-필러 부분에도 유리창이 있어 사각 영역도 작게 느껴진다. 마치 오픈모델을 타는 느낌이다.
버튼을 눌러 시동을 건다. 예상보다 조용한 엔진소리가 들린다. 아이들시 측정된 소음 수치는 약 44dBA. 기아 카니발이 약 46dBA를 기록했다는 것을 생각하면 정숙성 면에서 앞서나간다 할 수 있다. 진동도 크게 부각되지 않고 있다.
주행을 시작하면 의외로 경쾌한 움직임이 느껴진다. 그랜드 C4 피카소에는 150마력과 37.8kg.m의 토크를 발휘하는 2.0 디젤엔진이 탑재된다. 수치적으로 크게 앞서지 않는 수준이다. 하지만 가벼운 차량 무게가 이점으로 작용한다.
우리팀이 측정한 그랜드 C4 피카소의 차량 중량은 1,670kg에 불과했다. 직접 비교는 어렵지만 카니발의 경우 2.1톤이 넘는다. 시트로엥 측은 그랜드 C4 피카소가 이전 세대 모델 대비 100kg이상 가볍다고 강조한다. EMP2 플랫폼의 적용으로 약 60kg 감량, 나머지 40kg은 알루미늄 보닛 등 다양한 합성소재를 통해 이끌어 냈다는 설명이다.
덕분에 차량의 움직임에 경쾌하다. 계측장비를 통해 측정한 0-100km/h 발진 가속은 9.6초 수준이었다. 또한 구동출력도 평균 이상의 수준이었다. 우리팀이 측정한 실제 휠 구동출력은 134마력, 최대토크는 29.1kg.m 수준이었다. 토크가 약 23%의 손실률을 보였다는 점이 아쉽지만 마력 손실률이 약 10%에 불과하다는 점이 경쟁력이었다.
수치적인 부분보다 차량 컨셉에 어울리는 성능이 나온다는 점이 좋다. 터보랙은 존재하지만 당차게 속도를 높여나가는 모습이 좋았다. 물론 160km/h 이상의 고속주행은 어렵다. 하지만 차량 성격상 문제될 부분은 아니다.
테스트를 위해 3인 승차 환경에 100kg 이상의 짐을 싣고 주행을 시작했다. 차량이 어느 정도 둔해지지만 힘 부족이 느껴지지는 않는다. 제동력도 충분하다. 혼자 운전하는 경우라면 브레이크가 다소 민감하게 느껴지지만 MPV 성격상 많게는 수백 kg 가량의 무게가 증가하기 때문에 초반을 민감하게 설정하는 쪽이 운전하는데 편하다.
변속기는 자동 6단이다. 푸조, 시트로엥의 가장 큰 아쉬움이던 변속기 부분의 문제가 해결된 것이다. 시트로엥은 얼마 전 ETG6(6-speed Efficient Tronic Gearbox)라는 이름의 최신 반자동 변속기를 내놨다. 하지만 국내시장에는 자동변속기 모델만 들여올 계획이다.
변속기의 성능은 평균적이다. 느리지도, 그렇다고 특별히 빠르지도 않다. 부드러우면서 직결감이 좋다. 다만 일부 저속 구간서 울컥거림이 나타나기도 한 만큼 좀 더 완성도를 높일 필요가 있겠다.
간단하게 와인딩 테스트도 진행했다. MPV 모델서는 주행성능의 점검이라기 보다 종합적인 완성도 측면을 알아보기 위한 과정이다. 그랜드 C4 피카소는 이와 같은 섹션에서 이상적인 핸들링 성능을 보여줬다. 스티어링 조작에 따른 빠른 차체 반응이 인상적이었으며 자세를 유지시키는 능력도 뛰어났다. 덕분에 주행 중 만나는 코너들이 그리 반가울 수 없었다.
승차감은 조금 단단한 느낌이다. 하지만 이는 1인 운전환경에서의 얘기다. 다인 승차환경과 무거운 짐을 싣고 주행을 시작하니 수긍할 만한 승차감이 구현됐다. 서스펜션 자체의 성능도 좋은 편이라 승차감과 성능 사이서 적절히 타협했다고 볼 수도 있겠다.
앞서 언급된 것처럼 제동성능은 초반 응답성을 좋게 한 성격이다. 초반에만 힘이 몰리고 이후부터 밀리는 것이 아니라 이후 초기부터 후반까지 일정한 성능이 발휘된다는 점이 좋았다.
그랜드 C4 피카소와 함께 수백km를 주행하며 얻어진 연비도 의미 있었다. 최종적으르로 테스트에서 기록된 결과값은 15km/L 수준. 공인 복합여비 14km/L보다 약간 높은 수치다. 고속도로에서 100~110km/h로 주행한 결과 18~19km/L를 보였으며, 80km/h의 속도로 정속 주행하면 20km/L 이상의 연비를 바라볼 수 있었다. SCR(Selective Catalytic Reduction system)의 탑재로 질소산화물을 현저하게 줄일 수 있다는 부분도 장점으로 부각된다.
사실 시트로엥의 상품이 우리팀에게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해왔다. 시트로엥의 고급형 라인업인 DS 시리즈 마저도 지적당한 부분이 적지 않았다. 황당하게 높은 가격도 문제였다. 하지만 그랜드 C4 피카소는 억지스러운 내비게이션과 형식적인 3열시트 외에는 지적할 것이 없었다.
다만 가격이 다소 애매해 보인다. 아래로는 기아 카니발이, 위로는 토요타 시에나와 혼다 오딧세이가 있기 때문이다. 엄밀히 따지면 그랜드 C4 피카소는 MPV로 접근 했을 때 오딧세이나 시에나보다 부족한 모습을 갖는다. 하지만 많게는 1천만원 이상 저렴한 가격에 국산차와 차별화된 디자인과 실용성, 프랑스차 특유의 핸들링 성능까지 갖추고 있는 모델로 볼 수도 있다.
패밀리카로써 충분한 경쟁력과 가치를 갖는 그랜드 C4 피카소. 자신만의 세계에서 나올 줄 몰랐던 시트로엥이 서서히 바깥 구경을 하고 싶었던 것일까?
그랜드 C4 피카소의 디자인은 마치 미래에서 온 우주선 같은 느낌을 보인다. 물론 그럴 수 밖에 없다. 그랜드 C4 피카소는 2013년 공개된 테크노스페이스(Technospace) 컨셉트의 모습 그대로를 양산시킨 것이기 때문이다.
특히 전면부가 파격적이다. 엠블럼을 바탕으로 꾸민 그릴에는 LED 주간주행등이 자리한다. 하단에 위치한 것이 헤드램프다. 상단부를 가리고 헤드 램프만 보면 쉐보레 아베오와 유사해 보이기도 한다. 윈드실드 면적은 정말 크다.
측면부는 안정감 있는 MPV의 모습이다. 도어패널 부위는 다양한 캐릭터라인으로 동적인 이미지를 강조하고 있다. 보통 이러한 등급 차량들은 슬라이딩 도어를 사용하지만 일반적인 스윙형 도어를 적용해 마치 승용차와 같은 이미지도 갖도록 했다.
후면부에는 클리어타입으로 처리된 ‘ㄷ’자 형태의 LED 리어램프가 적용됐다. 램프 내부는 3D 효과를 통해 독특한 분위기를 내도록 꾸며졌다. 전면부 보다 차분한 이미지를 갖기 때문에 안정적으로 느껴지기도 한다.
실내 디자인 역시 ‘우주선 같은’ 모습으로 시트로엥만의 개성이 잘 나타난다. 먼저 계기판이 대시보드 중앙에 위치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파노라믹 스크린’이라는 이름의 디스플레이는 계기판과 트립 컴퓨터,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하나로 합친 구성을 보여준다. 크기가 12인치에 달하며 화려하고 깔끔한 그래픽 연출이 가능하다. 중앙에 위치해 고개를 돌려야 한다는 단점이 있지만 시인성이 부족하지 않다.
하단에는 7인치 모니터를 갖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갖춰져 있다. 내비게이션과 공조장치, 오디오, 차량 설정 등을 디스플레이 주위에 나열된 터치식 버튼을 통해 조작하도록 만들었다. 새로운 느낌을 준다는 점에 있어 터치식 버튼의 매력은 상당하지만 실 사용 때 불편하게 느껴질 때가 더 많다. 인식률이 뛰어나지 않기 때문이다. 링컨도 MKZ를 통해 터치식 센터페시아를 내놨지만 소비자들의 반발로 다시금 물리 버튼으로 바꾼 이력이 있다.
터치 문제보다 개선이 시급한 부분은 내비게이션 시스템이다. 임의로 연결시킨 부분은 시트로엥이나 푸조의 규모를 생각할 때 이해할 수 있다. 또, 아틀란 맵을 사용하기 때문에 사용상 불편함도 없다.
하지만 연결 자체가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않았다. 테스트 도중 수시로 화면이 깜빡이는 증상도 비춰졌다. 테스트 차량만의 문제일 가능성도 있지만 임의적으로 연결시킨 시스템의 오류 중 하나임에 분명하다. 물론 12인치 파노라믹 스크린에서 지원하는 길안내 기능과 연동도 되지 않는다.
또한 유럽형 내비게이션이 그대로 달려있다.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에 익숙치 않은 소비자라면 이내비게이션과 씨름을 할 수도 있다. 마무리 역시 잘했다는 생각을 주지 않는다.
스티어링휠은 원형같은 D-컷 스타일이다. 림 안쪽에는 다양한 기능을 조작할 수 있는 버튼을 배치했다. 리어램프와 동일하게 ‘ㄷ’자 모양의 배치를 보인다. 대부분의 기능을 스티어링휠 안에서 조작할 수 있지만 사용법이 다소 난해하다. 일부 버튼이 무슨 기능을 하는지 몰라 헤매기도 했다.
변속 레버는 칼럼식이다. 마치 숫가락을 꼽아둔 듯한 디자인이 이색적이다. 처음에는 어색하지만 익숙해지면 스티어링휠에 손을 얹은 상태로 검지와 중지만으로 레버를 조작할 수 있어 편하다. 쉬프트패들도 갖춰져 있다.
변속 레버가 칼럼으로 위치를 옮긴 만큼 센터콘솔 활용범위 또한 증가했다. 상당히 깊고 넓기 때문에 스마트폰을 넣었다면 다시 찾기 위해 안을 들여다봐야 할 정도였다. 내부에는 USB 단자 2개와 파워 아울렛이 갖춰졌다. 반면 몸을 굽혀야 할 정도로 낮게 위치한 컵홀더는 사용이 불편했다.
시트는 적당히 단단한 성격이지만 쿠션감까지 해칠 정도는 아니다. 시트 조작은 전동식으로 이뤄지지만 럼버서포트가 없다. 반면 머리를 감싸는 형태의 헤드레스트는 편안하다. 조수석에는 다리를 곧게 펼 수 있는 풋레스트가 갖춰지는데 이를 최대한 올리고 시트백을 내리면 간이 침대로 사용해도 될 정도다.
마사지 기능도 갖췄다. 이 급에서 보기 어려운 구성이다. 대신 기능이 제한적이다. ‘시트가 안마를 해주면 이런 느낌이에요’라며 맛만 보여주는 느낌이랄까? 활용성은 작아 보인다. 또한 맞춤식 헤드레스트와 풋레스트, 안마기능은 옵션 내용이다.
2열 시트는 앞뒤로 150mm 가량 슬라이딩이 가능하다. 시트백을 접거나 뒤로 젖힐 수도 있다. 2열 시트는 3개로 분리돼 있으며 각기 독립적으로 움직이도록 만들어 졌다. 2열 전용 공조장치 컨트롤러도 마련돼 있다. 여행지에서 요긴하게 쓰일 피크닉 테이블도 장비돼 있다.
3열시트는 사실상 형식적인 공간이다. 레그룸과 헤드룸이 상당히 협소하기 때문에 성인이 3열에 승차하는 것을 추천하지 않는다. 그래도 3열에 앉기 원한다면 2열 시트를 최대한 앞으로 밀어내면 된다. 물론 그렇게 되면 2열 공간은 포기해야 한다. 7인승이라는 얘기는 단지 구색 맞추기일 뿐이다.
반면 5인 승차환경이라면 상황은 달라진다. 3열 시트를 접으면 상당히 평평하고 넓은 적재공간이 만들어진다. 레저용품 등 상당히 많은 물건을 수납할 수도 있다. 트렁크 공간은 기본 645 리터가 넘으며, 2열을 앞쪽으로 당기면 700리터 이상으로 공간이 늘어난다. 2열 좌석을 접으면 최대 1,843리터 수준의 적재 공간이 만들어지기도 한다.
이제 그랜드 C4 피카소와 함께 주행에 나설 차례다. 운전을 위해 시트에 앉자마자 눈앞에 펼쳐지는 광경이 이채롭다. 루프까지 이어져 올라간 윈드실드 덕분에 눈 앞 시야가 탁 트인다. 여기에 A-필러 부분에도 유리창이 있어 사각 영역도 작게 느껴진다. 마치 오픈모델을 타는 느낌이다.
버튼을 눌러 시동을 건다. 예상보다 조용한 엔진소리가 들린다. 아이들시 측정된 소음 수치는 약 44dBA. 기아 카니발이 약 46dBA를 기록했다는 것을 생각하면 정숙성 면에서 앞서나간다 할 수 있다. 진동도 크게 부각되지 않고 있다.
주행을 시작하면 의외로 경쾌한 움직임이 느껴진다. 그랜드 C4 피카소에는 150마력과 37.8kg.m의 토크를 발휘하는 2.0 디젤엔진이 탑재된다. 수치적으로 크게 앞서지 않는 수준이다. 하지만 가벼운 차량 무게가 이점으로 작용한다.
우리팀이 측정한 그랜드 C4 피카소의 차량 중량은 1,670kg에 불과했다. 직접 비교는 어렵지만 카니발의 경우 2.1톤이 넘는다. 시트로엥 측은 그랜드 C4 피카소가 이전 세대 모델 대비 100kg이상 가볍다고 강조한다. EMP2 플랫폼의 적용으로 약 60kg 감량, 나머지 40kg은 알루미늄 보닛 등 다양한 합성소재를 통해 이끌어 냈다는 설명이다.
덕분에 차량의 움직임에 경쾌하다. 계측장비를 통해 측정한 0-100km/h 발진 가속은 9.6초 수준이었다. 또한 구동출력도 평균 이상의 수준이었다. 우리팀이 측정한 실제 휠 구동출력은 134마력, 최대토크는 29.1kg.m 수준이었다. 토크가 약 23%의 손실률을 보였다는 점이 아쉽지만 마력 손실률이 약 10%에 불과하다는 점이 경쟁력이었다.
수치적인 부분보다 차량 컨셉에 어울리는 성능이 나온다는 점이 좋다. 터보랙은 존재하지만 당차게 속도를 높여나가는 모습이 좋았다. 물론 160km/h 이상의 고속주행은 어렵다. 하지만 차량 성격상 문제될 부분은 아니다.
테스트를 위해 3인 승차 환경에 100kg 이상의 짐을 싣고 주행을 시작했다. 차량이 어느 정도 둔해지지만 힘 부족이 느껴지지는 않는다. 제동력도 충분하다. 혼자 운전하는 경우라면 브레이크가 다소 민감하게 느껴지지만 MPV 성격상 많게는 수백 kg 가량의 무게가 증가하기 때문에 초반을 민감하게 설정하는 쪽이 운전하는데 편하다.
변속기는 자동 6단이다. 푸조, 시트로엥의 가장 큰 아쉬움이던 변속기 부분의 문제가 해결된 것이다. 시트로엥은 얼마 전 ETG6(6-speed Efficient Tronic Gearbox)라는 이름의 최신 반자동 변속기를 내놨다. 하지만 국내시장에는 자동변속기 모델만 들여올 계획이다.
변속기의 성능은 평균적이다. 느리지도, 그렇다고 특별히 빠르지도 않다. 부드러우면서 직결감이 좋다. 다만 일부 저속 구간서 울컥거림이 나타나기도 한 만큼 좀 더 완성도를 높일 필요가 있겠다.
간단하게 와인딩 테스트도 진행했다. MPV 모델서는 주행성능의 점검이라기 보다 종합적인 완성도 측면을 알아보기 위한 과정이다. 그랜드 C4 피카소는 이와 같은 섹션에서 이상적인 핸들링 성능을 보여줬다. 스티어링 조작에 따른 빠른 차체 반응이 인상적이었으며 자세를 유지시키는 능력도 뛰어났다. 덕분에 주행 중 만나는 코너들이 그리 반가울 수 없었다.
승차감은 조금 단단한 느낌이다. 하지만 이는 1인 운전환경에서의 얘기다. 다인 승차환경과 무거운 짐을 싣고 주행을 시작하니 수긍할 만한 승차감이 구현됐다. 서스펜션 자체의 성능도 좋은 편이라 승차감과 성능 사이서 적절히 타협했다고 볼 수도 있겠다.
앞서 언급된 것처럼 제동성능은 초반 응답성을 좋게 한 성격이다. 초반에만 힘이 몰리고 이후부터 밀리는 것이 아니라 이후 초기부터 후반까지 일정한 성능이 발휘된다는 점이 좋았다.
그랜드 C4 피카소와 함께 수백km를 주행하며 얻어진 연비도 의미 있었다. 최종적으르로 테스트에서 기록된 결과값은 15km/L 수준. 공인 복합여비 14km/L보다 약간 높은 수치다. 고속도로에서 100~110km/h로 주행한 결과 18~19km/L를 보였으며, 80km/h의 속도로 정속 주행하면 20km/L 이상의 연비를 바라볼 수 있었다. SCR(Selective Catalytic Reduction system)의 탑재로 질소산화물을 현저하게 줄일 수 있다는 부분도 장점으로 부각된다.
사실 시트로엥의 상품이 우리팀에게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해왔다. 시트로엥의 고급형 라인업인 DS 시리즈 마저도 지적당한 부분이 적지 않았다. 황당하게 높은 가격도 문제였다. 하지만 그랜드 C4 피카소는 억지스러운 내비게이션과 형식적인 3열시트 외에는 지적할 것이 없었다.
다만 가격이 다소 애매해 보인다. 아래로는 기아 카니발이, 위로는 토요타 시에나와 혼다 오딧세이가 있기 때문이다. 엄밀히 따지면 그랜드 C4 피카소는 MPV로 접근 했을 때 오딧세이나 시에나보다 부족한 모습을 갖는다. 하지만 많게는 1천만원 이상 저렴한 가격에 국산차와 차별화된 디자인과 실용성, 프랑스차 특유의 핸들링 성능까지 갖추고 있는 모델로 볼 수도 있다.
패밀리카로써 충분한 경쟁력과 가치를 갖는 그랜드 C4 피카소. 자신만의 세계에서 나올 줄 몰랐던 시트로엥이 서서히 바깥 구경을 하고 싶었던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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