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승승장구’ 하는 가솔린 SUV..르노삼성 QM6 G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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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카 임상현 기자] SUV 강세 속에서 눈에띄는 모델이 있다. SUV는 디젤이다는 공식을 깨트리고 가솔린 엔진을 탑재하고 승승장구 중인 QM6 이야기다.
소형 SUV는 가솔린 중심으로 개편됐지만 여전히 중형급 이상의 SUV는 디젤이 압도적인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다. 조용한 정숙성과 승차감 등을 두루 갖춘 가솔린 SUV의 장점을 모르는 바 아니지만 디젤 대비 낮은 연비와 높은 기름값은 쉽사리 가솔린 SUV를 선택하지 못하는 점으로 꼽힌다.
그러나 기존 우리가 알던 보편적인 중형세단 수준의 연비와 독특한 프랑스식 디자인으로 QM6 가솔린 모델은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다.
또 다른 QM6 가솔린의 인기 비결은 꾸준한 ‘입소문’이다. 소비자들 사이에서 전해지는 가솔린 SUV의 단점이 상당부분 상쇄된 QM6 가솔린은 판매 부진에 빠진 르노삼성 모델들 가운데서 가족을 이끌어가는 가장의 역할도 도맡아 하고 있다.
■ 3년의 시간이 무색한 디자인
QM6가 국내 시장에 소개된 건 지난 2016년이다. 가솔린 모델은 1년 뒤인 2017년에 첫 선을 보였다. 출시 3년이 흐른 지난 6월 한 차례 부분변경까지 거친 QM6는 그 변화를 쉽사리 알아채기 힘들 정도의 디자인 완성도를 보여주고 있다.
‘ㄷ자’ 형태의 주간 주행등은 새로운 르노의 아이덴티티로 국내 소비자들에게는 이제 익숙한 디자인이지만 유럽 시장에서는 최근 들어 접목된 최신 패밀리룩이다.
시승차는 QM6 가솔린의 최상위 트림인 프리미에르 모델로 다른 하위트림 모델과 달리 그릴의 디자인이 소폭 다르다. 프랑스 현지에선 이니시알레 파리(INITIALE PARIS)로 불리지만 국내에선 프리미에르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변경돼 불린다.
중형 SUV로 불리기에는 기아차 쏘렌토와 현대차의 싼타페에 비하면 전장과 전폭, 휠베이스 등이 모두 열세지만 전체적으로 다부진 느낌이 결코 왜소해 보이지 않는다.
후면부는 SM6와 유사한 디자인의 램프가 적용됐다. 입체적인 디자인의 램프도 QM6만의 독창적인 특징이다. 디젤 모델과의 차별점을 확인할 수 있는 GDe 엠블럼 정도가 이 차가 가솔린임을 확인 시켜준다.
인테리어 역시 눈에 익은 디자인이다. 부분변경 모델이지만 실내의 변화를 한눈에 확인할 수는 없다. 세로형태의 8.7인치 인포테인먼트 디스플레이는 인테리어에서 가장 눈에띄는 부분이지만 사용 시 조작감은 여전히 숙제로 남아있다.
부분변경이 이뤄지면서 공조장치 메뉴를 보다 쉽게 조작할 수 있도록 변경하고 터치의 감도를 조절했지만 내비게이션을 조작하거나 핸드폰과의 연결을 통한 별도의 화면 상태에서 조작시 불편함은 여전히 남아있다.
정차 시 잠시 틈을 내 디지털 스크린의 계기판과 무드 조명을 바꾸고 싶다면 최소 3번 이상의 조작이 이뤄져야 한다는 점도 여전히 터치식 디스플레이의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떨칠 수 없게 만드는 부분이다.
뒷좌석은 중형 SUV로 분류되는만큼 넉넉한 수준이다. 패밀리 SUV로 접근하는 소비자라면 굳이 쏘렌토와 싼타페가 떠오르지 않을 만큼의 만족도를 보여준다.
초기 등받이 각도 조절이 불가능한 불편함을 부분변경에서는 일부 해소한 것과 프리미에르 트림에 적용되는 질좋은 나파가죽까지 더해져 뒷좌석에 대한 만족감이 상당한 수준이다.
적재공간도 부족함 없다. 차체 크기가 결코 작지 않은만큼 넉넉한 뒷자리와 실내공간을 보여주고 있음에도 적재공간의 손실은 느껴지지 않는다.
여기에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열선 및 통풍시트, 열선핸들, 액티브 세이프티 기능 등도 빠짐없이 탑재됐다. 다만, 반자율주행 기능과 오토홀드 정도가 빠졌다는 점은 하루 빨리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
디젤 버전에는 반자율주행 기능이 옵션으로 추가가 가능하지만 가솔린에는 이마저도 불가능 하다. 동일한 QM6 모델이지만 이 같은 차별은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 가솔린의 매력..뒤쳐지지 않는 경제성
시동 버튼을 누르자 가솔린 특유의 정숙성이 단번에 느껴진다. 으레 SUV를 탄다면 디젤 특유의 진동과 소음을 먼저 떠오르기 마련이지만 QM6 GDe는 세단 못지 않은 만족감을 전달한다.
QM6 GDe는 최고출력 144마력, 최대토크 20.4kgf.m의 힘을 내는 2.0리터 자연흡기 가솔린 엔진이 탑재된다. 변속기는 무단변속기인 CVT 조합이다. 수치상 큰 기대를 하기 어려운 엔진 출력이다.
개인적으로 오랜시간 자연흡기 가솔린 엔진과 무단 변속기 조합의 모델을 경험했던 것에 비추어보면 단점 투성인 점이 먼저 떠오른다. 답답한 엔진 출력과 함께 맥빠지는 동력전달이 일쑤였던 이 조합은 주행 시 매번 스트레스로 다가왔다.
조금이라도 가속력을 이끌어내는 상황에서 3000rpm을 넘기기 일쑤였고 이로 인해 연비는 하염없이 떨어져만 갔다. 이런 경험 덕에 자연흡기 가솔린과 무단변속기 조합의 QM6 GDe에 선입견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지만 실제 주행시 QM6는 스트레스 없는 주행을 이어갔다.
중형급의 SUV 차체이지만 결코 토크가 부족하거나 변속기가 동력을 흘려버리는 가속감도 없다. 가볍게 치고 나가는 능력은 중형 세단 이상의 실력을 보여준다.
저속에서 가다서다 반복시 울컥하는 무단변속기 특유의 반응도 느껴지지 않는다. 가속페달에 따른 엔진 반응과 가속시 고회전을 물고 달리는 이질적인 감각도 지워냈다.
엔진에 대한 아쉬움은 가속페달을 끝까지 밟고 최대한 가속력을 이끌어 내는 상황이 아니라면 전혀 무리가 없는 수준이다. 덕분에 낮은 회전수를 유지하며 편안한 주행이 가능하단 점은 QM6 GDe의 매력이다.
서스펜션의 감각은 다소 호불호가 갈리는 편이다. 저속 주행이 반복되는 시내 주행에서는 꽤나 단단한 편에 속한다. 노면의 충격을 지워내기 보단 불필요한 충격만 걸러 탑승객에게 전달하는 편이다. 부드러운 승차감을 선호하는 소비자라면 이 같은 감각은 다소 이질적으로 다가 올 수 있다.
그러나 속도를 올려 주행을 이어나가는 상황에선 탄탄한 서스펜션이 안정적인 움직임을 만들어 낸다. 고속도로에 올라 속도를 높여나가도 불안함을 전달하지 않는 편이다. 장거리 주행이라면 이 같은 감각이 우선 시 된다.
굽이치는 도로에서의 만족도 또한 높은 편이다. 4륜 구동 방식이 아니지만 전륜 구동만으로도 운전의 즐거움을 전달하기 부족함 없는 수준이다. 전고가 높은 SUV 차체인만큼 과격한 움직임과는 어울리지 않는 주행이지만 가끔씩 즐기는 주행에서는 즐거움을 느끼기 어렵지 않다.
주행 연비는 8km/L 수준. 막히는 출퇴근길 시내 주행과 고속주행이 적절히 포함된 주행 시 보여준 연비다. 평균속도가 20km정도 였음을 감안한다면 세단과 차이를 보여주지 않는 수치다.
보편적인 중형 디젤 SUV 역시 동일한 조건에서 10km/L 정도의 연비를 나타내는 만큼 정숙성과 진동 억제 능력이 우수한 가솔린 엔진의 상품성은 결코 뒤지지 않는다는 생각이다.
■ 르노삼성의 효자 상품..높아지는 가격은 아쉬움으로..
가솔린 SUV 모델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경제성을 가장 큰 이유로 소비자들은 SUV 구입 시 당연히 디젤 엔진을 선택했다.
전체 판매량의 10%도 유지하기 힘들던 가솔린 SUV 시장에서 QM6 GDe는 국내 시장에서도 가솔린 SUV가 성공할 수 있다는 사례를 보여준다.
무거운 차체를 이끌기 위해 2.0리터급 터보엔진을 얹어 상대적으로 낮은 연비를 보이는 경쟁모델과 달리 QM6는 적절한 가속성능을 보여주는 대신 단점으로 지적되온 연비를 챙긴 모습이다.
이에 소비자들은 후자의 방식에 반응했고 QM6 가솔린은 르노삼성 판매량을 책임지는 효자 모델로 불리기에 부족함 없는 모습이다.
다만, 구입 시 트림에 따른 가격격차가 큰 만큼 신중한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 르노삼성은 QM6 가솔린 모델의 경우 2천만원대 중반부터 시작하는 가격을 앞세워 가솔린 중형 SUV를 구입할 수 있다고 힘주어 얘기한다.
실제 부분변경이 이뤄진 QM6 가솔린의 판매가격은 2445만원부터 3289만원까지 총 5가지 트림으로 구성되어 있다.
시승차는 최상위 트림인 프리미에르 모델로 3289만원의 가격이 책정됐다. 여기에 파노라마 선루프와 전동 트렁크, 드라이빙 어시스트가 포함돼 3500만원이 넘는 가격표를 가지고 있다.
부분변경 전에는 3천만원 초반대의 최상의 트림인 RE 시그니처가 존재했지만, 부분변경이 이뤄지면서 고급감을 높은 프리미에르 트림이 추가돼 전체적인 가격이 오른 셈이다.
가성비를 따지는 소비자라면 3천만원 초반대의 예산으로 적정한 트림과 옵션 구성을 통한 구매를 고려해야 한다.
그럼에도 가솔린만의 정숙성과 여전히 눈에 띄는 디자인, 경쟁모델 대비 앞서는 가격 경쟁력은 QM6만의 가장 강력한 무기이다. 굳이 높은 출력과 터보엔진만이 정답이 아니라는 점을 보여준 QM6 가솔린은 향후 국내 가솔린 SUV 시장의 방향성을 한번쯤 되돌아 볼 수 있게 만들어준 모델이라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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