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시승기

[시승기] 상품 경쟁력 높은 닛산 캐시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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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만에 닛산 캐시카이와 다시 만났다. 연식 변경 모델이어서 큰 변화는 없었다. 그러나 완성도 높은 내·외관 디자인과 다양한 안전·편의품목은 여전히 눈길을 끌었다. 달라진 점은 단 하나. 유로6 배출가스 기준을 만족하는 1.6리터 디젤 엔진이 탑재됐다는 점이다. 연료를 태워 필터에 쌓인 질소산화물(NOx)을 없애는 LNT(Lean NOx Trap) 방식을 쓰기에 연비가 살짝 떨어졌지만, 출력이나 토크는 구형과 같았다.

운전에 도움을 준 품목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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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민이 됐다. 변화가 거의 없다 보니 특별히 다룰만한 게 마땅치 않았다. 그렇다고 시승한 차의 시승기를 안 쓸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생각이 꼬리의 꼬리를 물었다. 번뜩이는 시승기 아이디어가 나오길 바랐지만, 언제나 그렇듯 결론은 평범했다. 기본으로 돌아가 차의 구석구석을 글로 표현하는 거다.

일단 캐시카이를 몰며 가장 인상 깊게 다가온 건 바로 이 차에 탑재된 여러 안전·편의품목이었다. 사각지대경고시스템, 어라운드뷰모니터, 액티브라이드컨트롤 등이 있는데, 모두 주행 시 큰 도움을 줬다. 특히 센터페시아 모니터를 통해 비치는 어라운드뷰모니터는 차와 주차공간을 마치 하늘에서 보는 것처럼 표현해 좁은 공간에서도 무리 없이 주차를 할 수 있게 해줬다. 평소 공간감이 부족한 사람이나 주차 초보인 이들에게는 큰 보탬이 되어 줄 기능이었다. 사각지대경고시스템도 사이드 미러에서 보이지 않는 차를 노란색 불빛으로 알려줘 예기치 못한 사고를 방지해줬다. 이밖에 밝기가 센 LED 헤드램프는 가로등 하나 없는 곳에서 높은 야간 시인성을 제공했다.

CVT는 캐시카이의 적이자 동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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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시카이에는 최고출력 131마력(@4,000rpm), 최대토크 32.6kgm(@1,750rpm)의 힘을 내는 1.6리터 디젤엔진과 자트코(Jatco)사의 Xtronic CVT가 탑재됐다.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걸리는 시간은 11.1초. 실용영역에서 터지는 풍부한 토크로 부족함 없는 가속력을 자랑했다. 하지만 속도를 높여 나가는 ‘맛’은 선호하는 스타일과 맞지 않았다. 취향 문제다. 뭔가 덜컥거리고 울컥거리는 맛을 좋아할 뿐이다. 캐시카이는 속력을 높이면서 엔진 회전계가 오르내리지만, CVT의 너무나 부드러운 가속감이 생소하게 느껴졌다.

그래도 기어를 바꾸지 않아도 돼 변속충격을 느낄 필요가 없고, 또 불필요한 연료 소모를 덜 수 있어 연비 향상에 도움을 준 건 마음에 들었다. 실제 이 차를 약 300km 주행하고 얻은 평균 연비는 리터당 13.2km. 연비 주행 대신 과격하게 차를 몰았지만, 공인 연비인 리터당 13.8km와도 큰 차이가 없다. 결과적으로, 주행환경에 따라 바쁘게 단수를 옮겨 다니지 않고 효율에 최적화된 회전수만 구현한 CVT 덕이다.

아쉬운 점은 CVT의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지난해보다 복합 연비가 리터당 1.5km 낮아졌다는 점이다. 이 부분은 앞에서도 언급했듯, 유로6 기준 만족을 위해 연료로 질소산화물을 없애는 LNT 방식이 적용돼 연비 하락이 불가피했다. 하지만 결국 지구를 위한 일이니 딱히 불만을 가질 필요가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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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차감은 생각보다 안락했다. 서스펜션 세팅이 프론트 맥퍼슨 스트럿, 리어 토션 빔이라 노면 충격에 통통 튈 뒷다리를 예상했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았다. 타이어를 타고 올라오는 큰 진동을 부드러운 잔 진동으로 걸러주는 능력이 있었다. 느낌상 멀티 링크를 단 시승차를 탈 때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구조적인 한계를 극복한 걸까. 덕분에 오랜 시간 운전을 해도 엉덩이와 허리가 불편하지 않았다. 토션빔이라 말하지 않는다면 알아차리지 못할 거다.

코너에서는 네 바퀴에 각기 다른 미세한 브레이크 압력을 가하는 ‘액티브 트레이스 컨트롤’과 마찬가지로 굽이진 길을 돌아나갈 때 엔진에 브레이크를 줘 주행 안정성을 높여주는 ‘액티브 엔진 브레이크’ 덕분에 속도를 좀 높여도 크게 불안하지는 않았다. 크고 작은 요철이 많은 비포장 도로에서는 네 바퀴 브레이크 압력을 세밀하게 제어해 차체 흔들림을 잡아주는 ‘액티브 라이드 컨트롤’이 작용해 차에 무리가 가지 않는 선에서 주행할 수 있었다. 물론, 앞바퀴 굴림 방식이 갈 수 있는 범위 안에서의 얘기다.

닛산 성장의 원동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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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시카이는 만족스러운 안전·편의품목과 성능, 그리고 효율을 챙긴 차였다. 물론 CVT가 만들어내는 주행질감은 사람에 따라 호불호가 갈리겠지만 이를 제외한 수많은 장점을 생각한다면 충분히 감내할 수 있는 부분이다. 가격도 꽤 합리적이다. 이 차의 최상위 트림의 가격은 3,750만원. 동급 디젤 SUV들의 가격이 4,000만원 초반대인 점을 고려하면 상대적으로 저렴한 편이다. 이런 상품 경쟁력 덕분에 지난해 2,000대 이상이 판매되며 닛산 성장의 원동력으로 자리 잡은 게 아닐까. 2016년에는 더 많은 소비자에게 인정받는 차가 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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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사진
문서우 기자 msw@ridema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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