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봄바람처럼 가뿐한 라브4 하이브리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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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가 봄을 향해 다가가고 있다. 두꺼운 외투보단 가벼운 옷차림의 사람들이 많아졌고, 따뜻한 봄바람 마저 서둘러 느껴보는 요즘이다. 이런 봄기운 가득 머금고 다가온 신차가 있다. 지난 8일 출시한 토요타 하이브리드 SUV, ‘라브4 하이브리드’가 그 주인공 이다. 앞-뒤 램프를 다듬고, 주행 완성도를 높인 게 특징인데 신선한 봄기운처럼 상쾌하게 다가온다. 라브4 하이브리드의 매력을 한번 살펴봤다.
한결 예뻐진 얼굴
첫인상이 많이 달라졌다. 2012년 출시 후 약 4년만에 바뀌는 부분변경 모델인데, 마치 풀 모델 체인지를 보는 것 같다. 앞모습이 더욱 그렇다. 최신 토요타 패밀리-룩이라 부르는 킨룩을 사용해 한층 세련된 느낌이다. 헤드램프는 작고 얇아졌으며, 램프 속 구성을 모두 LED로 꾸몄다. 또한, 램프와 연결된 얇은 그릴을 비롯해 하이브리드 모델을 상징하는 파란색 토요타 로고는 차의 존재감을 부각시킨다.
가파르게 깎아 올린 앞 범퍼와 크게 뚫어 놓은 공기구멍, 두툼한 은색 보호대도 눈에 띈다. 또, 뒷 범퍼와 테일램프 속 구성을 조금 바꾸고, 몇 가지 뱃지가 추가 됐다. 18인치 휠에도 색깔을 칠했다. 이를 제외하면, 옆모습, 루프랙, 사이드미러 등 나머지 부분은 모두 그대로다.
실용적인 실내는 그대로
실내도 예전 모델과 바뀐 부분이 거의 없다. 스티어링 휠 디자인, 센터페시아 구성, 버튼 크기 및 디자인도 모두 같다. 다만, 친환경 모델답게 하이브리드 전용 계기반을 넣었고, 사각지대감지 모니터 및 후측방 경고장치, 경사로 밀림 방지장치 등 기능적인 요소를 보완해 상품성을 높였다. 브라운 계열의 가죽 인테리어가 추가돼 총 4개의 각기 다른 실내 분위기도 연출할 수 있다.
전체적인 느낌은 넓고 실용적이다. 평평한 대시보드와 수직으로 떨어지는 센터페시아 디자인으로 개방감을 높였고, 변속기 주변을 비롯해 곳곳에는 깊고 유용한 수납공간이 마련됐다. 다만, 다소 작은 화면과 어색하게 누워있는 창문 스위치 등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뒷좌석은 기대 이상이다. 무릎공간, 머리 윗 공간 모두 여유로워 불만이 나오지 않는다. 또, 뒷좌석 등받이 각도조절은 물론, 분할시트, 자동 트렁크 기능도 모두 기본으로 제공돼 한결 여유롭고 편안한 공간 활용이 가능해졌다.
운전 재미와 실용성을 한번에
라브4 하이브리드에는 4기통 2.5리터 가솔린 엔진과 전기모터를 더해 시스템 최고출력 197마력, 최대토크 21.0kg.m를 발휘한다. 렉서스 ES300h, NX300h에 들어간 것과 같은 엔진으로 성능과 효율 두 마리 토끼를 다잡았다는 게 이 회사의 설명. 처음 가속페달을 밟았을 때 느낌은 한마디로 경쾌하다. 답답하거나 더딘 반응은 찾아볼 수 없고, 무단변속기의 특성을 파악해 꾸준히 성능을 높이면 손쉽게 고속영역에 도달할 수 있다. 급 가속이나 갑자기 높은 알피엠을 쓰는 상황에는 잘 어울리지 않지만 일상주행은 물론 고속주행에서도 부담 없이 사용할 수 있는 가속감이다.
오히려 코너링 능력이 꽤 놀라웠다. 핸들링이 민첩한 편은 아니지만 깊은 코너를 마주하면 진득하게 땅을 움켜잡고 돌아나간다. 핵심은 전자식 4륜구동 E-Four 시스템. 토요타 하이브리드 모델로는 처음으로 라브4 하이브리드에 탑재했는데, 운전재미가 기대 이상으로 높아졌다. E-Four 시스템은 기존 전륜에 위치한 2개의 모터외에 후륜만을 담당하는 모터를 추가로 넣은 새로운 사륜구동 기술이다. 그 결과 앞-뒤 동력전달 반응이 더 빨라졌고, 안정적인 구동력 배분도 이뤄냈다.
이와 같은 기능이 어느 상황에서 어떻게 움직이는지 운전자가 바로 알기에는 한계가 있다. 그러나 한 가지 확실한 건 깊은 코너를 접하거나 급커브를 돌 때 전륜구동에 비해 불안함이 적고, 움직임이 정확하다는 것이다. 마치 무게 중심 낮은 유럽산 SUV를 타는 것처럼 민첩하다. ‘하이브리드 차는 효율만 생각해서 재미는 하나도 없는 차’라는 인식을 깨기에 충분할 정도로 기분 좋은 감각을 보여줬다.
이를 제외하면 전체적인 주행감각은 무난한 편이다. 주행모드 역시 특성이 또렷한 EV모드를 제외하면, 에코와 스포츠의 차이를 구별하기란 쉽지 않다. 가속 페달의 반응이 조금 빨라졌을 뿐, 차의 성격이 갑자기 바뀌거나 운전자가 직접 몸으로 느끼는 가속감은 큰 차이가 없다. 계기반 속 에너지 흐름과 평균연비 등 숫자의 변화를 통해 내가 어떤 상황에서 운전을 하고 있는지 파악할 뿐이다.
가벼운 마음으로 즐기는 전천후 SUV
라브4 하이브리드의 가장 큰 장점은 누구나 쉽고 편하게 몰수 있는 SUV 라는 것이다. 적당한 차체와 높은 시야, 하이브리드 만의 정숙성이 더해져 여성운전자도 좋아할 것 같고, 디젤 SUV 대비 부족함 없는 성능과 뛰어난 코너링 등은 운전 재미를 추구하는 소비자도 두루 만족시킬 수 있다. 여기에 합리적인 공간과 연비효율, 부분변경으로 오면서 다듬어진 세련된 디자인도 한 몫 한다.
어느 곳 하나 거창하거나 무겁게 다가오지 않아서 한결 편한 마음으로 차를 다룰 수 있다. 하이브리드 SUV 시장을 선점해가는 라브4 하이브리드는 마땅한 경쟁차종도 없다. 그렇다면 한 지붕 식구인 라브4 가솔린 모델과 비교하면 어떨까? 같은 4륜구동 모델 기준 라브4 가솔린의 가격은 3,960만원, 하이브리드 버전은 4,260만원으로 약 300만원정도 차이가 난다.
하지만 조만간 정부 하이브리드차 인증을 마치면 취등록세를 비롯한 각종 세금 감면 혜택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가솔린 모델과 큰 차이가 없다는 게 토요타의 설명. 여기에 공인연비 기준 리터당 약 3km 정도 더 높은 연비와 정숙성, 토요타의 강점인 친환경차 만들기 기술력 등을 생각하면 하이브리드 모델 선택도 좋은 결정이 될 수 있겠다. 삭막한 디젤 SUV들이 넘치는 시장에 가솔린 그 이상의 효율과 매력을 가진 봄바람처럼 신선하게 다가온 라브4 하이브리드의 선전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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