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볼보, V60 D3 & V60 폴스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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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볼보 모델을 만날 때마다 현재보다 미래가 기대된다는 말을 종종 했다. 당시만 해도 힘든 시기를 겪던 볼보였지만 든든한 후원자 덕분에 기술 개발에 집중할 수 있었고, 그 결과물이 하나둘 보였기 때문이다.
그리고 지금의 볼보는 XC90을 선두로 S90, 크로스컨트리(V90) 등 완벽한 신차들을 내놓으며 소비자들에게 호평받고 있다. 물론 판매량도 긍정적이다.
볼보의 모든 모델이 소비자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은 아니다. V60 같은 비인기 모델도 존재한다. 사실 등장한지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났고 국내 소비자들이 선호하지 않는 왜건형 모델이라는 약점이 있다. 하지만 V60이 비인기 모델로 분류되기에는 아깝다는 생각이 든다.
V60의 디자인은 익숙하다. 세단형 S60에서 뒷모습만 변했기 때문이다. 왜건을 잘 만드는 브랜드답게 어색하지 않고 빼어난 디자인 완성도를 갖는다. 특히 각지지 않은 루프라인이 부드러운 형태를 취하는 만큼 왜건이라고 할 때 떠오르는 촌스러운 이미지도 없다.
전면부는 적당히 스포티하다. 한 차례 페이스리프트가 이뤄지며 2개로 나뉜 헤드램프 디자인이 하나로 통합된 정도가 눈에 띈다. 이외에 길이, 너비, 높이, 휠베이스 모두 세단형과 동일한 크기다. 대신 뒷부분의 부피가 증가한 만큼 공차중량 기준으로 40kg 가량 무게가 늘었다.
인테리어는 S60의 특징을 그대로 따른다. ADD(Adaptive Digital Display) 계기판과 얇게 디자인된 센터스택(슬림형 센터페시아), 프레임리스 리어뷰 미러 등의 구성도 같다. 계기판은 운전자 취향에 따라 엘레강스, 에코, 스포츠 테마 중에서 선택할 수 있다.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의 업데이트를 통해 계기판에서 내비게이션 정보를 확인할 수 있도록 개선한 내용도 좋다.
새로운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2016년형이 나오면서 추가된 구성이다. 한글화 시스템은 물론, 과거 지니맵을 사용했던 내비게이션도 자체 개발한 3D 내비게이션으로 대체했다. 맵 데이터 확보에 신경 쓴 노력이 돋보이며, 음성 안내도 자연스럽다. 다만 목적지 검색을 위한 입력 툴이 불편하다.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
편안한 시트는 과거부터 볼보가 자랑했던 부분. 시각적으로 얇아 보이지만 쿠션감도 좋고 몸을 지지해주는 능력도 수준급이다. 무엇보다 직접 앉았을 때 편안함을 느낄 수 있다는 점이 좋다.
루프라인이 변경되면서 뒷좌석 공간도 넓어졌다. 특히 화물 수납 공간이 크게 넓어졌다. 높이 부분에 한계가 있지만 그래도 SUV 부럽지 않은 공간이다. 특히 화물 공간이 모난 곳 없이 반듯하고 뒷좌석이 완전히 평평하게 접혀 공간 활용성이 좋았다. 팀 리더인 김기태 PD는 최근 공간이 넓은 차에 관심이 많아졌다며 V60의 공간 활용성에 대해 매우 만족스러워했다.
볼보 V60 D3
테스트 모델은 V60의 기본 트림인 D3다. 과거에는 여러 엔진 라인업이 운영됐지만 현재는 150마력의 D3와 180마력의 D4 등 2가지 디젤 엔진만 남았다. 하위 모델인 D3라해도 기본적인 구성에서 불만이 없다. 오히려 자동 주차 기능을 비롯해 사각경보, 긴급제동 시스템, 3개 메모리 설정이 가능한 시트 등 좋다고 평가할 부분들이 많다. 다만 센터페시아 모니터 크기는 최근 출시되는 신차와 비교해서 작은 편에 속하고 후방카메라는 화질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
디젤차인 만큼 시동을 걸면 ‘겔겔’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아쉽게도 볼보의 디젤 엔진은 타사 엔진 대비 소음이 조금 큰 편이다. 아이들에서의 정숙성은 44.5 dBA 내외. 주행 모드를 스포츠 모드로 바꾸면 아이들 엔진 회전수가 850 rpm에서 1,000 rpm까지 상승하며 소음도 증가한다. 이때 측정된 소음은 46.0 dBA였다.
지금 테스트하고 있는 D3 엔진은 D4의 엔진을 토대로 터보차저 한개를 떼내 출력과 토크를 낮춘 엔진이다. 기존 D4의 180마력, 40.8kg.m의 토크가 150마력과 32.6kg.m으로 낮춰진다고 보면 된다.
디튠이 이뤄진 엔진 성능 확인을 위해 가속 페달을 깊게 밟아본다. 가속 페달을 깊이 밟지 않아도 쉽게 속도를 높인다. 토크감도 좋은 편이다. 150마력이라는 수치를 생각한다면 체감 성능이 더 월등하다. 엔진 회전수 4000 rpm 이후부터 마력과 토크의 하락이 느껴지지만 실용구간에서 이용할 때 아쉬움을 느낄 소비자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D4 엔진의 월등한 성능만큼은 인정해줘야 한다. D3 엔진 대비 초반 토크의 차이도 있지만 그보다 고회전 영역에서 마력감이 잘 살아난다. 즉, 일상 주행 용도에서는 D3 쪽이 유리하며, 조금의 성능을 원하는 경우라면 D4 엔진을 선택하면 된다.
V60 D3의 가장 큰 이점은 연비다. 출력을 낮춘 만큼 연비 이득은 충분히 가져간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시속 80km 정속 주행 시 연비는 26.5km/L를 기록했다. 100~110km/h의 속도에서는 20.5km/L의 연비를 보였다.
평속 15km 도심 정체구간 시뮬레이션 테스트에서는 11.6km/L의 효율을 보였다. 적극적으로 엔진을 정지시키는 아이들 스톱 기능 덕분에 정체구간 연비도 높았다. 다양한 환경에서 주행 테스트를 진행한 결과 평균적으로 17km/L의 높은 연비를 보였다. 운전자가 연비에 신경 쓴다면 쉽사리 18~20km/L 수준의 연비를 얻어낼 수 있다. 이 정도 공간을 가진 차가 이런 연비를 보인다는 점이 만족감을 높였다.
그렇다면 높은 연비만큼 성능에 대한 양보를 많이 해야 할까? 그런 것도 아니다. D3의 실제 구동 성능을 측정한 결과 146마력과 32.3kg.m의 토크를 발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각각 2.6%와 0.9%의 손실률이다. 제원상 출력과 토크가 구동 출력력과 토크로 그대로 구현된 셈이다. 그동안의 시험 결과를 보면 D3 뿐 아니라 볼보의 디젤 엔진들은 매우 낮은 구동 손실률을 기록해 왔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가속에 소요된 시간을 측정한 결과 9.1초를 기록했다. 체감 성능보다 소폭 늦긴 했지만 150마력의 성능을 생각했을 때 충분한 성능이었다. 참고로 V60 D3보다 작은 차체를 갖는 푸조 308 GT가 8.89초를 기록했으니 비교가 될 것이다.
변속기는 자동 6단 사양이다. 보다 높은 출력을 발휘하는 모델에는 8단 변속기가 탑재되지만 D3와 같은 모델에는 6단으로도 부족함을 만들지 않는다. 기어비도 딱 150마력에 맞게 조절됐다. 초반에는 적당히 짧게, 후반에는 연비를 위해 길어지는 특성을 갖는다. 변속기의 반응 속도는 평균적인 수준. 현대, 토요타의 6단 변속기보다 빠르지만 최근에는 자동변속기도 상당히 빠른 변속 속도를 만들어내고 있는 만큼 평균적인 속도를 갖는다고 이해하면 된다.
주행감각은 탄탄하다. 최근 볼보가 추구하는 스포티한 주행 감각을 V60 D3에서도 느낄 수 있다. 페이스리프트 이후 S60과 V60에 다이내믹 섀시가 기본 적용된다. 스포츠 서스펜션과 폴리우레탄 부싱, 차체 강성까지 강화한 것이 다이내믹 섀시다. 서스펜션의 단단함만 따지면 M 스포츠 서스펜션을 장착한 3시리즈와 비교될 수 있겠다.
감각적이고 직관적이었다. 앞바퀴 굴림 모델 중 손에 꼽을 수 있을 만큼의 감각이다. 과거 볼보의 소비자가 지금의 볼보 모델을 운전해 본다면 세련되고 스포티한 감각에 깜짝 놀랄 것이다. 물론 감각적인 면을 내세우는 미니도 있다. 하지만 미니는 다소 과하다. 반면 볼보는 스포티함 속에 편안함까지 담아낸다. 일반 승용차보다 꽉 조여진 타이트함은 있지만 그것이 위화감을 불러일으키거나 불편하지 않는다는 점이 좋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V60 D3는 효율성을 강조한 왜건이다. 그렇다고 이 차를 무시하다가는 큰 코 다칠 수 있다. 짐차 같았던 이 차에 고성능 모델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V60 폴스타가 그 주인공이다.
V60 폴스타(Polestar)
V60 폴스타는 고성능 왜건이다. 유럽에는 몇몇 고성능 왜건이 존재하지만 국내에서 V60 폴스타가 유일하다.
고성능 모델인 폴스타는 기본 모델을 바탕으로 총 52가지를 개선했다. 외관부터 다르다. 한층 공격적인 범퍼로 꾸며진다. 대구경 머플러도 장착된다. 스포티한 모델에 주로 사용되는 고광택 블랙 트림을 곳곳에 사용해 스포티한 분위기를 연출해낸다. 볼보의 고성능 디비전을 상징하는 폴스타 배지도 부착된다.
휠은 20인치를 사용하며 타이어는 미쉐린의 파일럿 슈퍼 스포츠가 기본이다. 브레이크는 브렘보(Brembo) 제품이며, 전륜 캘리퍼는 6피스톤 사양이다. 성능 중심 튜닝이 이뤄진 서스펜션에 올린즈 댐퍼도 포함된다. 과거 볼보의 고성능을 대표하던 S60 R에는 Four-C라는 댐핑컨트롤 기술이 쓰였지만 지금은 수동으로 댐핑 압력을 조절할 수 있게 했다. 그밖에 엔진룸의 카본 스트럿 타워 브레이스 바도 이 차의 특별한 가치를 표현해 낸다.
실내도 부분적으로 변경됐다. 먼저 카본으로 꾸며진 센터페시아가 눈에 들어온다. 광택을 내지 않고 무광 처리해 한층 스포티해 보인다. 조명을 넣은 폴스타 기어 레버도 독특하다. 낮에는 존재감이 적지만 밤에는 특별한 차를 접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게 해준다. 실내 곳곳에 폴스타를 상징하는 푸른색의 박음질 장식을 넣는 것도 특징이다. 스티어링 휠과 도어, 암레스트 등에 적용된 누벅 가죽은 거친 느낌이지만 이런 질감이 차와 더 잘 어울린다. 이는 S60 R에 적용됐던 것과 같은 구성이다.
고성능 모델이지만 V60 D3의 상급 모델이기에 각종 편의 및 안전장비도 잘 갖춰진다. 스티어링 어시스트가 가능한 차선이탈 방지 기능이나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등이 대표적이다.
S60 폴스타(Polestar)
세단형 모델인 S60 폴스타는 우리가 생각하는 고성능 세단의 모습 그대로를 보여준다. 후면부 디퓨저가 부각되며, 트렁크에는 대형 스포일러도 장착된다. V60 대비 화물 공간이 축소된 만큼 무게도 줄었다. 실제 두 대의 폴스타 모델을 대상으로 무게를 측정한 결과 V60 폴스타는 1,774kg, S60 폴스타는 1,738kg으로 세단이 왜건보다 약 38kg 가벼운 것으로 확인됐다.
[Test Drive] V60 & S60 폴스타(Polestar)
본격적인 주행에 앞서 살짝 기대감을 낮추는 소식을 접했다. 시승 차량이 출고된 이후 일반유로만 관리가 됐다는 것. 고급유 가득 주유 후 ECU 리셋하는 방법이 있지만 차량을 전달받을 때 이미 연료탱크에는 일반유가 가득한 상태였다. 적어도 2~3차례 혹은 그 이상 고급유를 주유해야만 제 성능을 낼 것이다. 우리는 폴스타의 제 성능을 경험하고 싶었지만 물리적 시간이 부족했다.
때문에 일반유를 사용한 기준으로 테스트를 진행할 수밖에 없었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의 가속 시간을 측정했다. V60 폴스타는 5.86초, S60 폴스타는 5.68초를 기록했다. 제원상 기록은 각각 4.8초와 4.7초이니 약 1초가량 늦어진 것이다. 적지 않은 출력 하락이 예상됐지만 나름 선방한 가속성능이라 할 수 있다. 그동안의 경험으로 본다면 아마도 70~100마력 정도의 손실이 있었을 것으로 예상된다. 저배기량(2.0리터급) 엔진에서 고출력을 내는 엔진들은 연료에 특히 민감하다.
폴스타에 탑재되는 엔진은 4기통 2.0리터 배기량을 기초로 한다. 여기에 슈퍼차저와 터보차저를 더해 367마력과 47.9kg.m의 토크를 발생시킨다. 눈치 챈 독자님도 계시겠지만 306마력을 발휘하는 T6 엔진의 성능 강화 버전이다.
슈퍼차저의 도움으로 엔진의 힘이 안정적으로 분출되지만 그렇다고 터보랙이 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최소한이기에 운전을 답답하게 하지 않는다. 특히 변속 모드를 스포츠 모드로 바꾸면 인위적으로 엔진 회전수를 올려 빠른 반응성을 끌어내도록 해준다.
고성능 모델이 그러하듯 정숙성 테스트에서는 좋은 점수를 받지 못했다. V60 폴스타와 S60 폴스타의 아이들 정숙성은 41.0 dBA 수준. 가솔린 엔진으로는 조금 소음이 큰 편에 속한다. 참고로 스포츠 모드로 변경하면 엔진 회전수를 높이고 가변 배기 시스템이 열리면서 한층 공격적인 사운드를 뿜어낸다. 이때 측정된 수치는 아이들링 기준 50.0 dBA. 물론 멋진 사운드이기에 불만은 없다.
인상적인 부분은 시속 80km 부근에서의 정숙성이다. 폴스타 모델에는 전후 모두 245 / 35 ZR20 사이즈의 미쉐린 파일럿 슈퍼 스포츠 타이어가 장착된다. 이 타이어는 성능이 좋지만 소음에서 불리하다. 하지만 80km/h 주행 정숙성에서 측정된 수치는 59.5 dBA였다. 고성능 타이어를 끼웠음에도 좋은 수준의 정숙성을 보인 것이다.
조작계 감각이 특별하다. 단단하며 잘 조여진 느낌이다. 특히 스포츠 모드에서 스티어링 휠의 답력이 제법 무겁다. 브레이크 페달도 가볍지 않다. 그렇다고 너무 무겁기만 한 것도 아니다. 오히려 적은 유격이 운전자의 정교한 조작을 돕는데 이점으로 작용한다.
스포츠 모델들이라면 칼날처럼 날카로운 감각이 기대되기 마련. 하지만 폴스타는 스티어링 휠 조작에 너무 예민하거나 신경질적인 모습을 보이지는 않았다. 스포츠 드라이빙과 서킷을 주제로 하는 차량의 성격을 감안한다면 오히려 편안했다고 정리할 수 있었다.
스포티함보다는 안정감을 중시한 셋업이다. 그렇다고 느릴까? 물론 아니다. 편안하면서 빠른, 동시에 운전 재미까지 갖춘 것이 폴스타다. 그렇다면 서킷에서의 폴스타는 어떤 모습일까? 아래는 우리 팀의 전인호 기자가 V60과 S60 폴스타로 서킷 테스트를 진행한 소감이다.
[Circuit Test] V60 & S60 폴스타(Polestar)
“서킷에서의 제동 성능은 훌륭했다. 리니어 하다기 보다 초반 응답성을 조금 더 강조한 느낌이 크다. 물론 높은 엔진 출력과 사륜 시스템이 제동력 확보를 위해 브레이크 페달을 보다 적극적으로 밟게 만들었다. 하지만 제동 시스템이 혹사당하기 시작할 무렵, ABS의 응답성에는 부분적인 아쉬움을 보였다.
서킷 테스트 후반에 접어든다. 제동과 조향이 동시에 이루어지는 코너에서는 각 휠의 스피드를 고려해서 통제하기 보다 차를 멈추는데 큰 힘을 쏟았다. ABS가 작동할 때 답력 편차가 조금 커졌다. 조금 더 세련되게 조율되면 좋겠다. 물론 일반 도로에서 빠르게 달릴 때는 문제없었다.
운동 성향은 언더스티어 성향을 띤다. 후륜이 적극적으로 움직이는 스릴과는 거리감이 있다. 하지만 폴스타는 운전자가 원하는 궤적을 쉽게 그려주며 만족감을 키웠다. 운전자의 요구를 쉽게 들어준다는 점에서 폴스타의 가치가 커졌다.
S60 그리고 V60, 어떤 모델이 더 빨랐을까? 서킷 랩타임 차이는 0.04초에 불과했다. 사실상 같은 랩타임으로 봐도 무방하다. 세단과 왜건에서 오는 차체 무게 차이를 제외한다면 모든 것이 같다. 하지만 올린즈 댐퍼를 같은 수치로 조정했을 때 두 차량의 주행 감각에서 차이가 났다.
S60의 전륜 축은 V60 대비 더 단단하고 직결감 있는 모습을 보였다. 코너 진입 때 더 빠른 반응도 보였다. 반면 V60은 조금은 여유로운 감각으로 코너에서 경쾌한 선회력을 보였다. 안정적인 감각도 좋았다. 물론 성능과 감각을 중시하시는 소비자라면 세단이 적합하다.
폴스타의 올린즈(Öhlins) 댐퍼는 운전자가 쉽게 셋업을 해나갈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 특히 S60의 후륜 댐퍼 셋업이 V60보다 쉬웠다. V60은 후륜 댐퍼를 셋업하기 위해 내장재 고정핀을 제거해야 하는데 이때 핀이 파손될 가능성도 있다. 서킷 주행을 자주 하거나 댐퍼 셋업을 자주 바꾼다면 S60이 더 유리할 수 있다.
서킷 테스트까지 하지 않아도 V60 폴스타와 S60 폴스타는 감각적으로 차이를 보인다. 쉽게 S60은 보다 단단한 주행감각을 가지며 V60 폴스타는 보다 여유로운 느낌을 보여준다고 이해하면 쉽다.
폴스타 모델들의 특징은 단연 조절식 댐퍼의 장착이다. 올린즈(Öhlins) 제품이다. 스프링의 기본 성격은 단단한 편이지만 댐퍼압 조절 범위가 넓어 운전자가 원하는 설정값을 찾는데 도움을 준다.
볼보가 권장하는 기본 설정은 전륜, 후륜을 각각 10클릭으로 조인 경우다. 일상 및 트랙 주행을 아우르는데 무난한 성격이다. 숫자가 높을수록 부드럽게, 낮을수록 단단하게 조여진다. 서킷 주행을 위한 볼보의 권장 값은 후륜만 5클릭으로 바꾸는 것이다. 리어를 단단하게 하기 위함이다. 그럼에도 언더스티어 성향은 남는다. 이 셋업은 서킷에서의 고속 주행을 감안한 셋업으로 해석할 수 있다. 반면 저속, 중고속 코너를 목적으로 한다면 전륜을 조금 더 부드럽게 만들어주면 도움이 될 것 같다.”
“서스펜션이 왜 이렇지?”
우리 팀은 폴스타 차량을 전달받고 서스펜션 셋업부터 확인했다. 댐핑 설정이 변경돼있으면 정확한 차량 평가를 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셋업 값을 점검하며 크게 놀랐다. 차량의 전후 좌우 설정값이 모두 제각각 이었다. 4개의 댐퍼 셋업이 제 각각이었던 것. 이런 환경에서 어떻게 시승을 한 거지?
댐퍼를 가장 단단하게 바꾸면 그야말로 ‘우당탕’거릴 정도의 과격한 승차감을 보인다. 사실 무작정 단단하다고 빠른 차가 되지도 않는다. 반대로 가장 부드럽게 풀어주면 일반 세단과 비교될 부드러운 승차감을 갖게 된다. 아마도 우리보다 앞서 시승한 분들이 이것저것 시도를 하다 설정을 마무리 하지 못하고 포기한 모양이다.
이번에는 시속 100km에서 완전히 정지하는데 이동한 거리를 측정했다. V60 폴스타는 37.3m를, S60 폴스타는 35.72m를 기록했다. S60이 보다 직관적이고 빠른 제동 감각을 보였다. 하지만 이러한 제동성능 차이는 세단과 왜건형의 성능 차이가 아닌 브레이크 컨디션 차이에서 나온 결과다. 아무래도 V60의 브레이크 컨디션이 좋지 못한 것이 이유였다. 참고로 V60 D3가 폴스타 보다 더 짧은 제동거리를 마크했는데, 이 역시도 폴스타 제동 시스템의 이상을 점칠 수 있는 부분이다.
그렇다면 고성능의 폴스타는 연료를 얼마나 소비할까? 동일한 구간에서 연비 테스트를 진행한 결과 80km/h 정속 주행시 18~19km/L를, 시속 100~110km 구간에서는 약 13~14km/L의 연비를 갖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성능 모델로는 충분히 좋은 연비다. 특히 메르세데스-AMG의 A45와 비교한다면 폴스타 쪽의 연비다 확실히 우수했다.
평속 15km의 도심 혼잡지역 연비 테스트를 진행한 결과 6.5km/L대를 보였다. 2.0리터 터보 엔진의 평균적인 연비다. 아이들 스톱 기능도 있다지만 디젤만큼 연비 상승이 크지 않았다. 다양한 환경에서 주행을 마친 후 폴스타가 내놓은 연비 값은 약 8.5km/L 내외였다. 공인 복합연비는 9.1km/L 수준이다.
이제 볼보의 자랑 안전 성능은 살펴보자. 사실 S60과 V60은 각각 2010년과 2011년 등장해 한 차례 페이스리프트 거친 후 지금에 이른다. S60과 V60은 볼보의 SPA(Scalable Product Architecture) 플랫폼이 아닌 한 세대 이전 포드에서 개발한 플랫폼(P3)을 사용한다. 이 시기는 볼보가 어려움을 겪던 때다. 하지만 안전성 만큼은 충분하다.
S60과 V60은 미국 IIHS의 스몰 오버랩 테스트 시행 전 개발됐다. 그럼에도 스몰 오버랩 테스트에서 최고 점수인 GOOD을 받아 단번에 TSP+ 등급을 받은 바 있다.
IIHS는 2014년부터 스몰 오버랩 테스트를 통과해야 최고 안전 등급을 주도록 규정을 바꿨다. 국내 제조사를 비롯한 다양한 업체들이 2015년형 모델을 내놓으며 너도나도 차체 구조를 개선해야만 했다. 여기서 좋은 점수를 얻어야 소비자들에게 인정받기 때문이다. 하지만 볼보는 차체 구조 개선을 시행할 이유가 없었다. 있는 그대로 최고 점수를 받았으니까.
참고로 2012년 IIHS가 스몰 오버랩 테스트라는 것을 시험적으로 도입했을 때 벤츠 C-클래스, 아우디 A4는 가장 낮은 점수인 POOR 등급을 받았다. 이때 최고 점수를 받았던 것도 볼보의 S60과 V60이었다.
현재 볼보는 XC90을 시작으로 S90, 크로스컨트리(V90)와 같이 완성도가 뛰어난 모델을 내놓고 있다. 여기에 향후 볼보의 중심 모델이 될 XC60도 출시를 앞두고 있다. 이런 환경에서 출시된 지 시간이 지난 S60과 같은 모델은 상대적으로 관심을 덜 받는다. 왜건형 모델인 V60은 더 그렇다.
하지만 V60은 이렇게 묻히기에 아까운 모델이다. 감각적인 주행감각을 갖췄을 뿐만 아니라 뛰어난 연비와 공간 활용성까지 만족시킨다. 폴스타라는 걸출한 파생 모델이 나올 정도로 V60의 완성도는 충분하다. SUV의 공간 활용성에 세단과 같은 편안한 주행 감각을 고려한다면 V60은 좋은 답이 된다. 다시금 나 혼자 있을 때 빠르고 멋진 주행까지 꿈꾼다면 폴스타가 답이 될 것이다. 국내 많은 소비자들이 진흙 속 진주와 같은 모델을 선택할 수 있을 만큼 문화적인 발전이 있었으면 좋겠다. 왜건은 단순한 짐차가 아니다. 더 많은 것들을 해낼 수 있는 세련된 고급 승용차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지금의 볼보는 XC90을 선두로 S90, 크로스컨트리(V90) 등 완벽한 신차들을 내놓으며 소비자들에게 호평받고 있다. 물론 판매량도 긍정적이다.
볼보의 모든 모델이 소비자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은 아니다. V60 같은 비인기 모델도 존재한다. 사실 등장한지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났고 국내 소비자들이 선호하지 않는 왜건형 모델이라는 약점이 있다. 하지만 V60이 비인기 모델로 분류되기에는 아깝다는 생각이 든다.
V60의 디자인은 익숙하다. 세단형 S60에서 뒷모습만 변했기 때문이다. 왜건을 잘 만드는 브랜드답게 어색하지 않고 빼어난 디자인 완성도를 갖는다. 특히 각지지 않은 루프라인이 부드러운 형태를 취하는 만큼 왜건이라고 할 때 떠오르는 촌스러운 이미지도 없다.
전면부는 적당히 스포티하다. 한 차례 페이스리프트가 이뤄지며 2개로 나뉜 헤드램프 디자인이 하나로 통합된 정도가 눈에 띈다. 이외에 길이, 너비, 높이, 휠베이스 모두 세단형과 동일한 크기다. 대신 뒷부분의 부피가 증가한 만큼 공차중량 기준으로 40kg 가량 무게가 늘었다.
인테리어는 S60의 특징을 그대로 따른다. ADD(Adaptive Digital Display) 계기판과 얇게 디자인된 센터스택(슬림형 센터페시아), 프레임리스 리어뷰 미러 등의 구성도 같다. 계기판은 운전자 취향에 따라 엘레강스, 에코, 스포츠 테마 중에서 선택할 수 있다.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의 업데이트를 통해 계기판에서 내비게이션 정보를 확인할 수 있도록 개선한 내용도 좋다.
새로운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2016년형이 나오면서 추가된 구성이다. 한글화 시스템은 물론, 과거 지니맵을 사용했던 내비게이션도 자체 개발한 3D 내비게이션으로 대체했다. 맵 데이터 확보에 신경 쓴 노력이 돋보이며, 음성 안내도 자연스럽다. 다만 목적지 검색을 위한 입력 툴이 불편하다.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
편안한 시트는 과거부터 볼보가 자랑했던 부분. 시각적으로 얇아 보이지만 쿠션감도 좋고 몸을 지지해주는 능력도 수준급이다. 무엇보다 직접 앉았을 때 편안함을 느낄 수 있다는 점이 좋다.
루프라인이 변경되면서 뒷좌석 공간도 넓어졌다. 특히 화물 수납 공간이 크게 넓어졌다. 높이 부분에 한계가 있지만 그래도 SUV 부럽지 않은 공간이다. 특히 화물 공간이 모난 곳 없이 반듯하고 뒷좌석이 완전히 평평하게 접혀 공간 활용성이 좋았다. 팀 리더인 김기태 PD는 최근 공간이 넓은 차에 관심이 많아졌다며 V60의 공간 활용성에 대해 매우 만족스러워했다.
볼보 V60 D3
테스트 모델은 V60의 기본 트림인 D3다. 과거에는 여러 엔진 라인업이 운영됐지만 현재는 150마력의 D3와 180마력의 D4 등 2가지 디젤 엔진만 남았다. 하위 모델인 D3라해도 기본적인 구성에서 불만이 없다. 오히려 자동 주차 기능을 비롯해 사각경보, 긴급제동 시스템, 3개 메모리 설정이 가능한 시트 등 좋다고 평가할 부분들이 많다. 다만 센터페시아 모니터 크기는 최근 출시되는 신차와 비교해서 작은 편에 속하고 후방카메라는 화질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
디젤차인 만큼 시동을 걸면 ‘겔겔’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아쉽게도 볼보의 디젤 엔진은 타사 엔진 대비 소음이 조금 큰 편이다. 아이들에서의 정숙성은 44.5 dBA 내외. 주행 모드를 스포츠 모드로 바꾸면 아이들 엔진 회전수가 850 rpm에서 1,000 rpm까지 상승하며 소음도 증가한다. 이때 측정된 소음은 46.0 dBA였다.
지금 테스트하고 있는 D3 엔진은 D4의 엔진을 토대로 터보차저 한개를 떼내 출력과 토크를 낮춘 엔진이다. 기존 D4의 180마력, 40.8kg.m의 토크가 150마력과 32.6kg.m으로 낮춰진다고 보면 된다.
디튠이 이뤄진 엔진 성능 확인을 위해 가속 페달을 깊게 밟아본다. 가속 페달을 깊이 밟지 않아도 쉽게 속도를 높인다. 토크감도 좋은 편이다. 150마력이라는 수치를 생각한다면 체감 성능이 더 월등하다. 엔진 회전수 4000 rpm 이후부터 마력과 토크의 하락이 느껴지지만 실용구간에서 이용할 때 아쉬움을 느낄 소비자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D4 엔진의 월등한 성능만큼은 인정해줘야 한다. D3 엔진 대비 초반 토크의 차이도 있지만 그보다 고회전 영역에서 마력감이 잘 살아난다. 즉, 일상 주행 용도에서는 D3 쪽이 유리하며, 조금의 성능을 원하는 경우라면 D4 엔진을 선택하면 된다.
V60 D3의 가장 큰 이점은 연비다. 출력을 낮춘 만큼 연비 이득은 충분히 가져간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시속 80km 정속 주행 시 연비는 26.5km/L를 기록했다. 100~110km/h의 속도에서는 20.5km/L의 연비를 보였다.
평속 15km 도심 정체구간 시뮬레이션 테스트에서는 11.6km/L의 효율을 보였다. 적극적으로 엔진을 정지시키는 아이들 스톱 기능 덕분에 정체구간 연비도 높았다. 다양한 환경에서 주행 테스트를 진행한 결과 평균적으로 17km/L의 높은 연비를 보였다. 운전자가 연비에 신경 쓴다면 쉽사리 18~20km/L 수준의 연비를 얻어낼 수 있다. 이 정도 공간을 가진 차가 이런 연비를 보인다는 점이 만족감을 높였다.
그렇다면 높은 연비만큼 성능에 대한 양보를 많이 해야 할까? 그런 것도 아니다. D3의 실제 구동 성능을 측정한 결과 146마력과 32.3kg.m의 토크를 발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각각 2.6%와 0.9%의 손실률이다. 제원상 출력과 토크가 구동 출력력과 토크로 그대로 구현된 셈이다. 그동안의 시험 결과를 보면 D3 뿐 아니라 볼보의 디젤 엔진들은 매우 낮은 구동 손실률을 기록해 왔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가속에 소요된 시간을 측정한 결과 9.1초를 기록했다. 체감 성능보다 소폭 늦긴 했지만 150마력의 성능을 생각했을 때 충분한 성능이었다. 참고로 V60 D3보다 작은 차체를 갖는 푸조 308 GT가 8.89초를 기록했으니 비교가 될 것이다.
변속기는 자동 6단 사양이다. 보다 높은 출력을 발휘하는 모델에는 8단 변속기가 탑재되지만 D3와 같은 모델에는 6단으로도 부족함을 만들지 않는다. 기어비도 딱 150마력에 맞게 조절됐다. 초반에는 적당히 짧게, 후반에는 연비를 위해 길어지는 특성을 갖는다. 변속기의 반응 속도는 평균적인 수준. 현대, 토요타의 6단 변속기보다 빠르지만 최근에는 자동변속기도 상당히 빠른 변속 속도를 만들어내고 있는 만큼 평균적인 속도를 갖는다고 이해하면 된다.
주행감각은 탄탄하다. 최근 볼보가 추구하는 스포티한 주행 감각을 V60 D3에서도 느낄 수 있다. 페이스리프트 이후 S60과 V60에 다이내믹 섀시가 기본 적용된다. 스포츠 서스펜션과 폴리우레탄 부싱, 차체 강성까지 강화한 것이 다이내믹 섀시다. 서스펜션의 단단함만 따지면 M 스포츠 서스펜션을 장착한 3시리즈와 비교될 수 있겠다.
감각적이고 직관적이었다. 앞바퀴 굴림 모델 중 손에 꼽을 수 있을 만큼의 감각이다. 과거 볼보의 소비자가 지금의 볼보 모델을 운전해 본다면 세련되고 스포티한 감각에 깜짝 놀랄 것이다. 물론 감각적인 면을 내세우는 미니도 있다. 하지만 미니는 다소 과하다. 반면 볼보는 스포티함 속에 편안함까지 담아낸다. 일반 승용차보다 꽉 조여진 타이트함은 있지만 그것이 위화감을 불러일으키거나 불편하지 않는다는 점이 좋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V60 D3는 효율성을 강조한 왜건이다. 그렇다고 이 차를 무시하다가는 큰 코 다칠 수 있다. 짐차 같았던 이 차에 고성능 모델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V60 폴스타가 그 주인공이다.
V60 폴스타(Polestar)
V60 폴스타는 고성능 왜건이다. 유럽에는 몇몇 고성능 왜건이 존재하지만 국내에서 V60 폴스타가 유일하다.
고성능 모델인 폴스타는 기본 모델을 바탕으로 총 52가지를 개선했다. 외관부터 다르다. 한층 공격적인 범퍼로 꾸며진다. 대구경 머플러도 장착된다. 스포티한 모델에 주로 사용되는 고광택 블랙 트림을 곳곳에 사용해 스포티한 분위기를 연출해낸다. 볼보의 고성능 디비전을 상징하는 폴스타 배지도 부착된다.
휠은 20인치를 사용하며 타이어는 미쉐린의 파일럿 슈퍼 스포츠가 기본이다. 브레이크는 브렘보(Brembo) 제품이며, 전륜 캘리퍼는 6피스톤 사양이다. 성능 중심 튜닝이 이뤄진 서스펜션에 올린즈 댐퍼도 포함된다. 과거 볼보의 고성능을 대표하던 S60 R에는 Four-C라는 댐핑컨트롤 기술이 쓰였지만 지금은 수동으로 댐핑 압력을 조절할 수 있게 했다. 그밖에 엔진룸의 카본 스트럿 타워 브레이스 바도 이 차의 특별한 가치를 표현해 낸다.
실내도 부분적으로 변경됐다. 먼저 카본으로 꾸며진 센터페시아가 눈에 들어온다. 광택을 내지 않고 무광 처리해 한층 스포티해 보인다. 조명을 넣은 폴스타 기어 레버도 독특하다. 낮에는 존재감이 적지만 밤에는 특별한 차를 접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게 해준다. 실내 곳곳에 폴스타를 상징하는 푸른색의 박음질 장식을 넣는 것도 특징이다. 스티어링 휠과 도어, 암레스트 등에 적용된 누벅 가죽은 거친 느낌이지만 이런 질감이 차와 더 잘 어울린다. 이는 S60 R에 적용됐던 것과 같은 구성이다.
고성능 모델이지만 V60 D3의 상급 모델이기에 각종 편의 및 안전장비도 잘 갖춰진다. 스티어링 어시스트가 가능한 차선이탈 방지 기능이나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등이 대표적이다.
S60 폴스타(Polestar)
세단형 모델인 S60 폴스타는 우리가 생각하는 고성능 세단의 모습 그대로를 보여준다. 후면부 디퓨저가 부각되며, 트렁크에는 대형 스포일러도 장착된다. V60 대비 화물 공간이 축소된 만큼 무게도 줄었다. 실제 두 대의 폴스타 모델을 대상으로 무게를 측정한 결과 V60 폴스타는 1,774kg, S60 폴스타는 1,738kg으로 세단이 왜건보다 약 38kg 가벼운 것으로 확인됐다.
[Test Drive] V60 & S60 폴스타(Polestar)
본격적인 주행에 앞서 살짝 기대감을 낮추는 소식을 접했다. 시승 차량이 출고된 이후 일반유로만 관리가 됐다는 것. 고급유 가득 주유 후 ECU 리셋하는 방법이 있지만 차량을 전달받을 때 이미 연료탱크에는 일반유가 가득한 상태였다. 적어도 2~3차례 혹은 그 이상 고급유를 주유해야만 제 성능을 낼 것이다. 우리는 폴스타의 제 성능을 경험하고 싶었지만 물리적 시간이 부족했다.
때문에 일반유를 사용한 기준으로 테스트를 진행할 수밖에 없었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의 가속 시간을 측정했다. V60 폴스타는 5.86초, S60 폴스타는 5.68초를 기록했다. 제원상 기록은 각각 4.8초와 4.7초이니 약 1초가량 늦어진 것이다. 적지 않은 출력 하락이 예상됐지만 나름 선방한 가속성능이라 할 수 있다. 그동안의 경험으로 본다면 아마도 70~100마력 정도의 손실이 있었을 것으로 예상된다. 저배기량(2.0리터급) 엔진에서 고출력을 내는 엔진들은 연료에 특히 민감하다.
폴스타에 탑재되는 엔진은 4기통 2.0리터 배기량을 기초로 한다. 여기에 슈퍼차저와 터보차저를 더해 367마력과 47.9kg.m의 토크를 발생시킨다. 눈치 챈 독자님도 계시겠지만 306마력을 발휘하는 T6 엔진의 성능 강화 버전이다.
슈퍼차저의 도움으로 엔진의 힘이 안정적으로 분출되지만 그렇다고 터보랙이 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최소한이기에 운전을 답답하게 하지 않는다. 특히 변속 모드를 스포츠 모드로 바꾸면 인위적으로 엔진 회전수를 올려 빠른 반응성을 끌어내도록 해준다.
고성능 모델이 그러하듯 정숙성 테스트에서는 좋은 점수를 받지 못했다. V60 폴스타와 S60 폴스타의 아이들 정숙성은 41.0 dBA 수준. 가솔린 엔진으로는 조금 소음이 큰 편에 속한다. 참고로 스포츠 모드로 변경하면 엔진 회전수를 높이고 가변 배기 시스템이 열리면서 한층 공격적인 사운드를 뿜어낸다. 이때 측정된 수치는 아이들링 기준 50.0 dBA. 물론 멋진 사운드이기에 불만은 없다.
인상적인 부분은 시속 80km 부근에서의 정숙성이다. 폴스타 모델에는 전후 모두 245 / 35 ZR20 사이즈의 미쉐린 파일럿 슈퍼 스포츠 타이어가 장착된다. 이 타이어는 성능이 좋지만 소음에서 불리하다. 하지만 80km/h 주행 정숙성에서 측정된 수치는 59.5 dBA였다. 고성능 타이어를 끼웠음에도 좋은 수준의 정숙성을 보인 것이다.
조작계 감각이 특별하다. 단단하며 잘 조여진 느낌이다. 특히 스포츠 모드에서 스티어링 휠의 답력이 제법 무겁다. 브레이크 페달도 가볍지 않다. 그렇다고 너무 무겁기만 한 것도 아니다. 오히려 적은 유격이 운전자의 정교한 조작을 돕는데 이점으로 작용한다.
스포츠 모델들이라면 칼날처럼 날카로운 감각이 기대되기 마련. 하지만 폴스타는 스티어링 휠 조작에 너무 예민하거나 신경질적인 모습을 보이지는 않았다. 스포츠 드라이빙과 서킷을 주제로 하는 차량의 성격을 감안한다면 오히려 편안했다고 정리할 수 있었다.
스포티함보다는 안정감을 중시한 셋업이다. 그렇다고 느릴까? 물론 아니다. 편안하면서 빠른, 동시에 운전 재미까지 갖춘 것이 폴스타다. 그렇다면 서킷에서의 폴스타는 어떤 모습일까? 아래는 우리 팀의 전인호 기자가 V60과 S60 폴스타로 서킷 테스트를 진행한 소감이다.
[Circuit Test] V60 & S60 폴스타(Polestar)
“서킷에서의 제동 성능은 훌륭했다. 리니어 하다기 보다 초반 응답성을 조금 더 강조한 느낌이 크다. 물론 높은 엔진 출력과 사륜 시스템이 제동력 확보를 위해 브레이크 페달을 보다 적극적으로 밟게 만들었다. 하지만 제동 시스템이 혹사당하기 시작할 무렵, ABS의 응답성에는 부분적인 아쉬움을 보였다.
서킷 테스트 후반에 접어든다. 제동과 조향이 동시에 이루어지는 코너에서는 각 휠의 스피드를 고려해서 통제하기 보다 차를 멈추는데 큰 힘을 쏟았다. ABS가 작동할 때 답력 편차가 조금 커졌다. 조금 더 세련되게 조율되면 좋겠다. 물론 일반 도로에서 빠르게 달릴 때는 문제없었다.
운동 성향은 언더스티어 성향을 띤다. 후륜이 적극적으로 움직이는 스릴과는 거리감이 있다. 하지만 폴스타는 운전자가 원하는 궤적을 쉽게 그려주며 만족감을 키웠다. 운전자의 요구를 쉽게 들어준다는 점에서 폴스타의 가치가 커졌다.
S60 그리고 V60, 어떤 모델이 더 빨랐을까? 서킷 랩타임 차이는 0.04초에 불과했다. 사실상 같은 랩타임으로 봐도 무방하다. 세단과 왜건에서 오는 차체 무게 차이를 제외한다면 모든 것이 같다. 하지만 올린즈 댐퍼를 같은 수치로 조정했을 때 두 차량의 주행 감각에서 차이가 났다.
S60의 전륜 축은 V60 대비 더 단단하고 직결감 있는 모습을 보였다. 코너 진입 때 더 빠른 반응도 보였다. 반면 V60은 조금은 여유로운 감각으로 코너에서 경쾌한 선회력을 보였다. 안정적인 감각도 좋았다. 물론 성능과 감각을 중시하시는 소비자라면 세단이 적합하다.
폴스타의 올린즈(Öhlins) 댐퍼는 운전자가 쉽게 셋업을 해나갈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 특히 S60의 후륜 댐퍼 셋업이 V60보다 쉬웠다. V60은 후륜 댐퍼를 셋업하기 위해 내장재 고정핀을 제거해야 하는데 이때 핀이 파손될 가능성도 있다. 서킷 주행을 자주 하거나 댐퍼 셋업을 자주 바꾼다면 S60이 더 유리할 수 있다.
서킷 테스트까지 하지 않아도 V60 폴스타와 S60 폴스타는 감각적으로 차이를 보인다. 쉽게 S60은 보다 단단한 주행감각을 가지며 V60 폴스타는 보다 여유로운 느낌을 보여준다고 이해하면 쉽다.
폴스타 모델들의 특징은 단연 조절식 댐퍼의 장착이다. 올린즈(Öhlins) 제품이다. 스프링의 기본 성격은 단단한 편이지만 댐퍼압 조절 범위가 넓어 운전자가 원하는 설정값을 찾는데 도움을 준다.
볼보가 권장하는 기본 설정은 전륜, 후륜을 각각 10클릭으로 조인 경우다. 일상 및 트랙 주행을 아우르는데 무난한 성격이다. 숫자가 높을수록 부드럽게, 낮을수록 단단하게 조여진다. 서킷 주행을 위한 볼보의 권장 값은 후륜만 5클릭으로 바꾸는 것이다. 리어를 단단하게 하기 위함이다. 그럼에도 언더스티어 성향은 남는다. 이 셋업은 서킷에서의 고속 주행을 감안한 셋업으로 해석할 수 있다. 반면 저속, 중고속 코너를 목적으로 한다면 전륜을 조금 더 부드럽게 만들어주면 도움이 될 것 같다.”
“서스펜션이 왜 이렇지?”
우리 팀은 폴스타 차량을 전달받고 서스펜션 셋업부터 확인했다. 댐핑 설정이 변경돼있으면 정확한 차량 평가를 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셋업 값을 점검하며 크게 놀랐다. 차량의 전후 좌우 설정값이 모두 제각각 이었다. 4개의 댐퍼 셋업이 제 각각이었던 것. 이런 환경에서 어떻게 시승을 한 거지?
댐퍼를 가장 단단하게 바꾸면 그야말로 ‘우당탕’거릴 정도의 과격한 승차감을 보인다. 사실 무작정 단단하다고 빠른 차가 되지도 않는다. 반대로 가장 부드럽게 풀어주면 일반 세단과 비교될 부드러운 승차감을 갖게 된다. 아마도 우리보다 앞서 시승한 분들이 이것저것 시도를 하다 설정을 마무리 하지 못하고 포기한 모양이다.
이번에는 시속 100km에서 완전히 정지하는데 이동한 거리를 측정했다. V60 폴스타는 37.3m를, S60 폴스타는 35.72m를 기록했다. S60이 보다 직관적이고 빠른 제동 감각을 보였다. 하지만 이러한 제동성능 차이는 세단과 왜건형의 성능 차이가 아닌 브레이크 컨디션 차이에서 나온 결과다. 아무래도 V60의 브레이크 컨디션이 좋지 못한 것이 이유였다. 참고로 V60 D3가 폴스타 보다 더 짧은 제동거리를 마크했는데, 이 역시도 폴스타 제동 시스템의 이상을 점칠 수 있는 부분이다.
그렇다면 고성능의 폴스타는 연료를 얼마나 소비할까? 동일한 구간에서 연비 테스트를 진행한 결과 80km/h 정속 주행시 18~19km/L를, 시속 100~110km 구간에서는 약 13~14km/L의 연비를 갖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성능 모델로는 충분히 좋은 연비다. 특히 메르세데스-AMG의 A45와 비교한다면 폴스타 쪽의 연비다 확실히 우수했다.
평속 15km의 도심 혼잡지역 연비 테스트를 진행한 결과 6.5km/L대를 보였다. 2.0리터 터보 엔진의 평균적인 연비다. 아이들 스톱 기능도 있다지만 디젤만큼 연비 상승이 크지 않았다. 다양한 환경에서 주행을 마친 후 폴스타가 내놓은 연비 값은 약 8.5km/L 내외였다. 공인 복합연비는 9.1km/L 수준이다.
이제 볼보의 자랑 안전 성능은 살펴보자. 사실 S60과 V60은 각각 2010년과 2011년 등장해 한 차례 페이스리프트 거친 후 지금에 이른다. S60과 V60은 볼보의 SPA(Scalable Product Architecture) 플랫폼이 아닌 한 세대 이전 포드에서 개발한 플랫폼(P3)을 사용한다. 이 시기는 볼보가 어려움을 겪던 때다. 하지만 안전성 만큼은 충분하다.
S60과 V60은 미국 IIHS의 스몰 오버랩 테스트 시행 전 개발됐다. 그럼에도 스몰 오버랩 테스트에서 최고 점수인 GOOD을 받아 단번에 TSP+ 등급을 받은 바 있다.
IIHS는 2014년부터 스몰 오버랩 테스트를 통과해야 최고 안전 등급을 주도록 규정을 바꿨다. 국내 제조사를 비롯한 다양한 업체들이 2015년형 모델을 내놓으며 너도나도 차체 구조를 개선해야만 했다. 여기서 좋은 점수를 얻어야 소비자들에게 인정받기 때문이다. 하지만 볼보는 차체 구조 개선을 시행할 이유가 없었다. 있는 그대로 최고 점수를 받았으니까.
참고로 2012년 IIHS가 스몰 오버랩 테스트라는 것을 시험적으로 도입했을 때 벤츠 C-클래스, 아우디 A4는 가장 낮은 점수인 POOR 등급을 받았다. 이때 최고 점수를 받았던 것도 볼보의 S60과 V60이었다.
현재 볼보는 XC90을 시작으로 S90, 크로스컨트리(V90)와 같이 완성도가 뛰어난 모델을 내놓고 있다. 여기에 향후 볼보의 중심 모델이 될 XC60도 출시를 앞두고 있다. 이런 환경에서 출시된 지 시간이 지난 S60과 같은 모델은 상대적으로 관심을 덜 받는다. 왜건형 모델인 V60은 더 그렇다.
하지만 V60은 이렇게 묻히기에 아까운 모델이다. 감각적인 주행감각을 갖췄을 뿐만 아니라 뛰어난 연비와 공간 활용성까지 만족시킨다. 폴스타라는 걸출한 파생 모델이 나올 정도로 V60의 완성도는 충분하다. SUV의 공간 활용성에 세단과 같은 편안한 주행 감각을 고려한다면 V60은 좋은 답이 된다. 다시금 나 혼자 있을 때 빠르고 멋진 주행까지 꿈꾼다면 폴스타가 답이 될 것이다. 국내 많은 소비자들이 진흙 속 진주와 같은 모델을 선택할 수 있을 만큼 문화적인 발전이 있었으면 좋겠다. 왜건은 단순한 짐차가 아니다. 더 많은 것들을 해낼 수 있는 세련된 고급 승용차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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