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벤츠 E220, 무난함을 앞서는 브랜드 파워
컨텐츠 정보
- 1,157 조회
- 목록
본문
데일리카 이한승 기자 ] 메르세데스-벤츠 E220 블루텍 아방가르드를 시승했다. 유로6 디젤엔진로 변경된 최신 버전으로 9단 자동변속기가 새롭게 적용됐다. E220은 중형 비즈니스 세단의 표준으로 불릴 만큼 전반적인 만족감이 높은 것이 특징이다. 하지만, 도무지 변경되지 않는 2.2리터 디젤엔진과 올드한 내외관 디자인은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내년 새롭게 선보일 차세대 E클래스가 기대되는 이유다.
코드명 W212로 불리는 현 세대 E클래스는 2009년 출시 시점에서 디자인에 대한 평가가 좋지 못했다. 벤츠 고유의 우아한 보디라인을 버리고 직선과 캐릭터라인을 강조한 날카로운 디자인으로 변경됐기 때문이다. 또한 사각형의 4등식 헤드램프와 원가절감을 위해 다운그레이드 된 실내 내장재는 비난의 대상이었다.
하지만, 북미시장 기준으로 4600달러(한화 약 523만원) 가까이 내려간 가격표는 이런 원성을 잠재우기 충분했다. 최근 국내에서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페이스리프트를 거치며 E220을 주력 모델로 삼아 상품성을 강화하고 가격은 합리적인 수준으로 조정했다. 이후 E220의 국내 판매량은 수입차 1, 2위를 다툰다. 특히 LED 헤드램프가 적용된 수려한 마스크는 인기의 일등 공신이다.
현 세대 벤츠 E클래스는 대표적인 비즈니스 세단으로 지난 7년간 자리매김 했다. 특히 지난해 선보인 페이스리프트 모델은 헤드램프와 리어램프, 그리고 보닛과 리어도어의 금형 변경을 통해 최신 모델처럼 분위기를 쇄신하는데 성공했다. 특히 풀 LED 헤드램프의 화려함은 경쟁모델을 압도한다. 또한 유로6 파워트레인을 적용하며 동급 최다 단수의 9단 자동변속기를 적용했다.
■ 화려한 전면 디자인
E클래스의 외관 디자인은 후륜구동 특유의 역동적인 프로포션이 특징이다. 앞 범퍼에 가까이 다가선 앞바퀴와 이를 통해 만들어진 긴 휠베이스는 안정적이면서 역동성이 표현되는 부분이다. 과거에는 승차감이나 주행성능의 이유로 고급차의 후륜구동 레이아웃이 선호됐지만, 최근에는 디자인이나 상징적인 요소가 크게 작용한다.
시승한 모델은 아방가르드 등급으로 전면 그릴에는 대형 벤츠 엠블럼이 내장된다. S클래스에서는 보닛 위에 세워진 엠블럼을 유지하고 있지만, E클래스에서는 상급 모델인 아방가르드 등급에서 엠블럼을 그릴 내부로 이동시켰다. 엘레강스 모델과 다른 설정인데, 중후함 보다는 스포티함이나 젊은 감각을 상위 모델에 부여한 점은 벤츠가 가고자 하는 방향이 예측되는 부분이다.
전체적인 비율이라는 부분에서는 여전히 부족함은 느껴지지 않는다. 하지만, 측면이나 후면으로 시선을 돌리면 세월의 흔적이 느껴진다. 보톡스로 얼굴 주름은 폈지만, 목 주름은 어쩔 수 없었던 것과 같은 느낌이다. 특히 외경이 작은 타이어는 페이스리프트에서도 바꿀 수 없는 부분이다. 245mm 타이어에 단지 17인치 휠을 적용했지만, 편평비는 45에 불과하다.
실내는 페이스리프트를 거치며 세련된 감각이 더해졌다. 지나치게 원톤을 추구했던 이전 모델과 달리 계기판과 스티어링 휠, 송풍구와 공조장치에 폭 넓게 금속 소재를 적용했다. 그 결과 기본 레이아웃의 큰 변화 없이 고급스러운 감각을 크게 높였다. 전동식으로 조절되는 스티어링 휠 컬럼은 경쟁 모델에서 경험할 수 없는 E220 만의 사치스러운 옵션이다.
E클래스의 시트포지션이나 운전시야 확보는 부족함을 느끼기 어렵다. 적당히 낮은 포지션과 여유 있는 헤드룸 등 인체공학적 설계가 돋보인다. 다만, 룸미러가 지나치게 가깝게 느껴지는 점과 허리 부분에서 안정감이 느껴지지 않는 시트 디자인은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 또한 시트 하단에 위치한 트레이 덮개가 허벅지에 닿도록 설계되고, 인포테인먼트 화면의 난반사가 심한 점은 이해하기 어려운 설정이다.
■ 최고출력 170마력, 최대토크 40.8kgm
벤츠 E220 블루텍에는 유로6 파워트레인이 적용된다. 요소수 환원 방식의 2.1리터 4기통 디젤엔진은 3000-4200rpm에서 최고출력 170마력, 1400-2800rpm에서 최대토크 40.8kgm를 발휘한다. 변속기는 9단 자동변속기가 사용된다. 복합연비는 15.5km/ℓ(도심 13.7 고속 18.3), 정지상태에서 100km/h 가속시간은 8.2초, 최고속도는 230km/h다.
최고출력 보다는 최대토크를 강조한 유닛으로 일상주행에서의 여유로움이 돋보인다. 새롭게 적용된 9단 변속기는 1500rpm 부근의 낮은 엔진회전을 유지시키며 꾸준히 속도를 높여간다. 1400rpm 부터 발휘되는 최대토크는 이 보다 강한 파워의 엔진이 필요한가에 의문이 생기기도 한다. 차체가 움직이기 시작하면 4기통 디젤엔진의 소음이나 진동은 느껴지지 않는다.
낮은 회전에서의 충분한 토크를 바탕으로 9단 변속기는 80km/h를 넘어서는 시점에서 이미 8단에 진입해 있다. 9단 변속기가 적용된 모델 중 가장 적극적인 변속이다. 낮은 엔진회전을 통해 연료 소비효율을 극대화 시키는 세팅이다. 일부 구간에서 1000rpm 부근으로 가속시에 진동과 부밍음을 수반하는 점을 제외하면 파워트레인의 완성도는 아주 높은 수준이다.
풀 가속시에는 4200rpm 부근에서 변속이 진행된다. 최신 2리터 디젤엔진과 비교하면 한계 회전은 낮은 편이다. 좁은 회전 구간과 잦은 변속은 스포티한 감각과는 거리가 있다. 하지만, 9단 변속기의 적용으로 가속력은 개선됐다. 정차 시에는 아이들링 스탑이 수시로 개입하며 연비를 높이는데, 페이스리프트를 통해 소음과 진동이 다소 개선됐지만 여전히 기대에는 미치지 못한다.
■ 승차감과 주행성능
E220 블루텍은 적극적인 주행으로 몰아붙이면 양면적인 성격을 보인다. 우수한 타이어 그립과 밸런스 좋은 차체는 비교적 좋은 고속주행 안정감과 의외로 높은 코너링 한계를 보인다. 하지만, 풀 가속시의 가속력은 밋밋하며, 코너의 한계를 넘어서는 상황에서는 언더스티어가 크게 나타난다. 경쟁 모델과는 지향점이 다른 것으로 생각된다.
E220의 공차중량은 1890kg으로 경쟁모델 대비 100-200kg 무겁다. 그럼에도 승차감은 상당히 경쾌한데, E220에서 가장 의외인 부분이다. 공차중량이 가벼운 경쟁모델의 주행감각이 오히려 묵직한 승차감을 보인다. 가볍지만 진중한 승차감과 무겁지만 경쾌한 승차감 중 어느 쪽을 선택할 지에 대해서는 시승을 통해 결정하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
고속주행에서의 안정감은 우수하다. 경쾌한 승차감은 고속에서 무게감을 더하는데, 직진 안정성과 적절한 승차감을 확보하는 점은 중형 비즈니스 세단에 대한 오랜 전통이 만들어낸 특성이다. 특히 좋은 제동 밸런스와 고속 브레이킹에서의 브레이크 어시스트에 의해 제동력을 크게 더하는 설정은 고속주행에서의 편안함을 높이는 요소다.
다만, E220의 경우 출고용 타이어의 그립이 상당히 좋은 수준인데, 타이어 교체시 한 번쯤 고려할 부분이다. 만족스러운 승차감과 주행 안정성을 함께 만족시키기 위해 서스펜션과 타이어는 서로 적절히 역할을 분담하는데, 겨울용 타이어나 타이어 교체시 그립이 낮은 레벨의 타이어로 교체하면 주행 안정감이 눈에 띄게 변한다. 차의 성능을 십분 발휘하려면 고려해야 할 부분이다.
~ 기사제보/보도자료 help@dailycar.co.kr
~ 대한민국 1등 자동차 뉴스 채널 데일리카 http://www.dailycar.co.kr
~ 본 기사를 인용하실 때는 출처를 밝히셔야 하며 허락없는 기사전재 및 재배포를 금합니다.
관련자료
-
링크
-
이전
-
다음
댓글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