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시승기

[시승기] 미니 클럽맨 쿠퍼 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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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팀이 테스트했던 3세대 미니 해치백 쿠퍼 S는 장단점이 분명한 모델이었다. 작고 가벼운 차체, 하지만 이와 어울리지 않을 듯한 강력한 파워트레인을 바탕으로 탁월한 운전 재미를 선사해줬다. 반면 거친 승차감과 불안정한 제동 밸런스, 좁은 공간이 한계점으로 지적됐다.

미니 해치백이 ‘나를 위한 자동차’를 표방했다면 클럽맨은 ‘우리를 위한 자동차’라는 성격을 갖는다. 공간을 키워 뒷좌석을 여유롭게 만들었고 미니 답지 않게 넉넉한 트렁크 공간까지 갖췄기 때문이다. SUV 모델인 컨트리맨을 제외한다면 미니 라인업 중 가장 큰 모델로 분류되는 것이 바로 클럽맨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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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i Clubman Estate(1980))

사실 미니에서 클럽맨이라는 이름을 사용한 것은 지난 1970년 페이스리프트를 통해 각진 모습으로 변경되었던 클래식 미니에서였다. 이 각진 미니 가운데 현재처럼 뒷부분 공간을 늘린 모델의 이름은 트래블러(traveler). 만약 이 작명법을 유지했으면 클럽맨 트래블러가 모델명이 됐을 수 있다. 하지만 BMW가 미니를 인수할 때 이러한 명칭 사용 권리까지 포함되지 않았다. 미니의 부분적인 상표권만을 가져온 것. 결국 사용할 수 있는 상표 중 하나인 클럽맨을 이 모델에 사용하기로 하면서 우리가 알고 있는 클럽맨이 등장하게 된 것이다. 그리고 새로운 클럽맨은 2007년 1세대 모델로 등장한 이후 현재의 2세대까지 발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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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에피소드를 뒤로하고 2세대 클럽맨을 살펴보자. 전면부는 해치백 모델과 동일하다. 여기에 성능 지향적인 쿠퍼 S 모델인 만큼 보다 공격적인 그릴과 범퍼 디자인이 갖춰진다. 원형 헤드램프에는 LED 라이트와 말발굽 모양을 연상시키는 주간 주행등도 포함된다.

하지만 다른 미니 모델과의 차이점은 측면부를 봐야 알 수 있다. 휠베이스는 미니 3도어 대비 175mm, 5도어 대비 103mm 가량 길어졌다. 여기에 트렁크 부분까지 확대되면서 전체 길이가 4.2m를 넘어서게 됐다.(길이 : 4,253mm) 휠베이스를 비롯한 전체 길이를 탄력적으로 조절할 수 있는 BMW의 UKL(Unter Klasse) 플랫폼의 다양성을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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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는 존재감이 크지 않아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해외 커뮤니티에서는 클럽맨의 후면부 디자인에 대한 말들이 많다. 독특한 형태의 리어램프가 특징인데, 마치 눈이 사시가 된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3D 타입으로 입체적인 리어램프의 모습을 표현했지만 이것이 더 사시처럼 보이는 효과를 낸다는 것.

클럽맨의 특징이던 도어 방식이 달라졌다. 과거 클럽맨은 운전석과 조수석에 비대칭 도어 방식을 취하고 있었다. 반면 이번에는 6개의 도어를 갖추며 실용성을 높였다. 덕분에 뒷좌석 승하차성이 좋아졌다. 후면부의 스플릿 도어는 동일한 구성이지만 리모컨 키를 통해 자동으로 열 수 있도록 해 편하다. 범퍼 아래로 발을 휘저어 도어를 열수도 있지만 인식률이 좋지는 않다. 차라리 현대 기아의 방식처럼 트렁크에 다가가면 3초 후에 자동으로 열리는 방식이 편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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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는 앞부분 공간보다 뒷부분 공간에 변화를 줬다. 무엇보다 트렁크 공간이 360리터로 넓어졌다. 기존 해치백이 경차 수준의 트렁크 공간을 가졌다면 클럽맨은 소형 SUV 급 정도의 수준을 보여준다.

뒷좌석 공간도 넓어졌다. 미니로는 의외라고 할 만큼 넓다. 성인 남성이 탑승해도 생각보다 넓다고 느낄 것이다. 문제는 시트 쿠션이다. 시트 쿠션 아래에 숨겨져 있는 철판이 그대로 느껴진다. 거기에 단단한 서스펜션 특성이 어우러져 요철이라도 넘으면 꼬리뼈에 충격이 전해져 온다. 뒷좌석 시트 아래에 하이브리드 배터리를 깔아 쿠션이 얇아졌다고 하면 이해라도 할 수 있겠지만 분명 아쉬운 승차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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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답게 아기자기한 실내 구성이 눈에 띈다. 센터페시아에는 8.8인치 모니터를 달았고 이를 통해 다양한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이를 둘러싼 LED 링은 상황에 따라 각기 다른 색상을 뿌려준다. 엔진 회전수를 보여주는 용도로도 사용되는 점이 재미있다. 하지만 중앙부에 위치한 이유로 실용적이지는 않다.

두근거리는 듯한 모습을 붉은색 조명으로 표현한 하트비트 시동 레버도 미니만의 특징이다. 헤드업 디스플레이도 갖춰진다. BMW 모델과 달리 반사 패널을 사용하기 때문에 정보 표시가 제한적이지만 없는 것보다는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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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성적으로 보면 크게 모나지 않다. 공간도 넓어졌기 때문에 우리 팀 패널들의 반응도 좋았다. 물론 이 차의 가격을 알기 전까지는 그랬다.

클럽맨 쿠퍼 S의 가격은 4,710만원… 다시 봐도 4,710만원이다. 맞다! 무려 4,710만원이다. 4,710만원이라는 가격을 생각하니 다시금 모든 것이 불만스러워진다. 시트는 모두 수동으로 조작한다. 통풍 기능도 없다. 입문형 BMW가 그러하듯 사운드 시스템도 수준 이하다. 국산 준중형의 사운드가 호사스럽게 느껴질 수준으로 보면 된다. 음이 쉽게 뭉개지기 때문에 고음질 CD를 재생시켜도 전파 수신이 좋지 않은 라디오를 듣는 느낌이다. 물론 약간의 과장이 있음은 인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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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에서 쉽게 지워지지 않는 4,710만원이라는 가격을 잠시 잊고 클럽맨의 주행성능을 알아보자. 클럽맨 쿠퍼 S에는 4기통 2.0리터 가솔린 터보 엔진이 탑재된다. 발휘되는 출력은 192마력이며, 토크는 28.6kg.m다.

누군가는 192마력밖에 안돼?라고 말할 수 있겠지만 작고 가벼운 차체에 200마력에 가까운 출력을 물렸으니 달려나가는 감각부터 남다르다. 특히 주행모드를 스포츠로 설정하면 기어 단수를 낮춰 엔진 회전수를 높인 만큼 특유의 가속감을 잘 부각시킨다. 반면 주행모드를 에코로 돌리면 그린(Green)이란 메시지를 띄우며 여유로운 반응을 보이기 시작한다. 가속페달 조작과 무관하게 둔한 움직임을 보인다고 보면 된다. 물론 단점은 아니다. 연비를 높이기 위함이니까.

아쉽게도 계측기에서의 구동 출력은 측정되지 않았다. 시스템의 지속적인 개입으로 엔진의 힘을 끌어내는 것이 불가능했다. 참고로 동일한 파워트레인이 탑재된 해치백 쿠퍼 S의 경우 약 180마력과 27kg.m를 전후하는 힘을 보여준 바 있다. 당시의 구동 손실률은 5%를 전후하는 수준. 분명 좋은 성능이다. 클럽맨도 아쉽지 않은 성능을 보인 만큼 낮은 구동 손실률을 가졌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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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가속하는데 소요된 시간을 측정했다. 결과는 7.33초. 해치백 버전의 쿠퍼 S가 6.5초를 기록했으니 0.8초가량 늦어진 기록이다. 기록으로 비교하자면 현대 아반떼 스포츠 수동변속기 모델, 볼보의 S90 T5와 비슷한 수치다.

충분히 빠른 가속 성능을 보였지만 감각적으로는 조금 아쉬움을 줬다. 초기 발진 시 토크스티어가 부각됐기 때문이다. 해치백 모델과 비교해 토크스티어가 줄었지만 이는 여전히 약점이 되는 대목이다. 반값 수준의 현대 아반떼 스포츠나 i30 1.6 터보도 이런 감각을 보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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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음도 큰 편이다. 계측기를 통해 측정한 소음은 42.5dBA 수준. 어지간한 디젤차 소음과 비교될 정도다. 물론 조용한 디젤과 비교될 수치이긴 하지만 가솔린으로는 소폭 아쉬움이 생긴다. 재미난 것은 엔진의 아이들 때 음색도 디젤과 유사하다는 것.

실내에서 들으면 모를 수 있지만 밖에서 들리는 엔진음은 디젤과 유사하거나 조금 더 크게 다가온다. 빠르게 가속을 시작하면 소음 역시 늘어난다. 물론 이것이 운전 재미에는 도움이 될 수 있지만 클럽맨의 컨셉으로 본다면 N.V.H에 대한 신경을 조금 더 써도 좋겠다.

초기 발진시의 토크스티어가 아쉽지만 이후부터는 미니 특유의 감각적인 주행감각이 부각된다. 엔진은 5~6천rpm대를 넘어가도 출력 하락 없이 꾸준하게 힘을 분출해 낸다. 체감으로도 이런 점을 쉽사리 느낄 수 있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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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신(AISIN)에서 가져온 전륜구동형 8단 자동 변속기의 성능도 주행 만족감을 키운다. 부드럽고 빠르며 동력 전달감까지 수준급이다. 일반적인 상황에서는 D로만 주행해도 부족함을 느끼지 못한다. S로 설정하면 별도의 수동조작이 필요치 않을 정도로 탄력적인 모습으로 바뀐다. 테스트를 위해 와인딩 로드를 달릴 때도 S 모드 만으로 충분했다.

스티어링 감각은 민첩하다. 스티어링 휠을 돌리는 대로 차체가 민감하게 반응한다. 기어비가 꽤나 좁아 보이는데 스티어링 휠 조작보다 바퀴가 더 많이 움직인다고 착각할 정도다. 마치 카트 같다. 덕분에 운전 재미가 커진다. 반면 스티어링 시스템의 민감도에 의해 속도가 높아졌을 때 약간의 불안감을 주는 경향은 있다. 또, 저속에서 빠르게 스티어링 휠을 조작하는 환경을 만났을 때 약간의 이질감이 전해지는데 이는 특성으로 받아들여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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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스펜션은 하드한 성격이다. 민감한 스티어링 시스템과 단단한 서스펜션은 차량의 즉각적인 움직임을 만드는 요소다. 다만 일상 주행 상황에서는 다소 튀는 모습을 보이기 때문에 요철 등에서 신경질적인 모습을 보인다. 해치백 버전의 쿠퍼 S보다는 부드럽지만 일반 소비자들의 관점에서는 둘 다 단단하다고 보면 된다.

하지만 그 덕분에 쿠퍼 S 배지를 달 수 있었을 것이다. 적어도 주행성능은 충분했다. 여기에 브리지스톤의 포텐자 S001 타이어도 코너 주행 한계 속도를 높여줬다. 고음의 스키드음이 들리지만 한계를 넘어선 이후 회복되는 시간이 짧아 다루기 쉬웠다. S001보다 하위 등급인 포텐자 아드레날린 RE003 정도도 적당할 수 있겠지만 역시 쿠퍼 S가 갖는 상징성을 생각하면 S001도 나쁘지 않겠다. 비싼값에 어울리는 고급 타이어를 장착한 것이니까.

차체 강성은 보편적이다. 해치백으로 적정 수준이라고 볼 수 있는데, 차량의 달리기 성능을 감안했을 때 평균 이상까지는 아닌 듯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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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동성능도 수준급이었다. 클럽맨의 최소 제동거리는 35.83m 패드에서 연기가 발생할 정도로 수차례 테스트를 진행해도 38m대를 유지해 냈다. 제동 응답성도 빠르고 밟는 만큼 강인한 제동력을 끌어낼 수 있었다는 점은 역시 미니다웠다. 우리 팀이 사용하는 계측장비의 오차 범위는 최대 ±3Cm 수준이다.

과거 우리 팀은 해치백 쿠퍼 S 버전의 제동 테스트를 진행하지 못 했다. 극악의 제동 밸런스를 보여줬기 때문에 테스트 자체에 위험이 따른다고 판단해서다. 브레이크 페달을 끝까지 밟아 차량을 멈추려는 순간 차량의 뒷부분이 흔들리며 순간적으로 차선을 넘나드는 모습도 보였다. 반면 클럽맨은 길어진 휠베이스 탓인지 안정적인 제동력을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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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비 부분은 해치백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시속 100~100km 구간에서 약 17km/L를 전후했으며, 80km/h 정속 주행 때 18~19km/L의 수준의 연비를 보였다. 평속 15km의 도심 정체구간 시뮬레이션 결과는 7km/L 수준으로 평균적인 2.0리터 터보 엔진들의 효율을 보였다.

물론 가솔린 터보 엔진 특성상 밟으면 밟는 만큼 연비는 떨어진다. 여기에 48리터라는 작은 연료탱크 사이즈가 체감적인 연료 소모율을 키운다.

물론 클럽맨에서 쿠퍼 S 모델까지 선택한 소비자가 연료비 고민을 하지는 않을 듯하다. 4,710만원 상당의 소형차 소비자들은 그리 많지는 않으니까.

물론 개인의 만족도와 개성에 투자한다고 말할 소비자들도 있다. 하지만 차량의 장단점을 평가하고 소비자 특성에 맞는 차량을 제안하며, 문제점을 꼬집는 것이 우리 팀의 역할이다. 4,700만원이면 국내 준대형 세단에 원하는 모든 옵션을 집어넣고도 돈이 남는다. 벤츠 C-클래스, BMW 3시리즈, 아우디 A4도 구입할 수도 있다.

스포티한 차니까 목적이 다르다고? 포드 머스탱도 4,535만원이며, 트랙에서 빠른 토요타 86도 4,320만원이면 살 수 있다. 물론 토요타 86 자동변속기를 4,860만원에 구입하는 것 또한 만수르급 소비자들의 특권이긴 하다.

미니라는 브랜드 밸류를 생각해도 클럽맨의 가격은 심했다. 우리 팀이 제시하는 미니 클럽맨 쿠퍼 S의 가격은 4천만원 초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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