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미니, 쿠퍼 SD 컨트리맨 ALL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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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트리맨은 미니의 제한적이던 소비자층을 확대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 작고 좁은 해치백의 한계를 벗어나 SUV로 거듭난 덕분이다. 더 이상 ‘미니’라는 이름에 어울리지 않는 덩치를 갖게 됐지만 미니 특유의 정체성을 잃지 않으면서 공간까지 키운 덕분에 이제 확실한 주요 라인업으로 자리 잡게 됐다.
그런 컨트리맨이 2세대로 변경됐다. BMW 2세대 X1과 같은 전륜구동 플랫폼(UKL)을 기초로 개발돼 더 크고 넓어졌으며, 성능까지 올렸다. 2세대 컨트리맨이 조금은 주춤한 미니의 인기를 끌어올릴 구원투수가 될 수 있을까?
UKL 플랫폼을 사용한 덕에 2세대 컨트리맨은 BMW X1과 친척 사이가 됐다. UKL 플랫폼 개발 때 미니의 입김이 많이 들어간 것도 사실이다. 미니의 전륜구동 노하우가 바탕이 된 것도 이유다.
최신 플랫폼답게 경량화와 차체 강성 향상도 이뤄졌고 생산 시간도 30%나 단축됐다. BMW X1과 미니 컨트리맨 이외에 앞으로 나올 1시리즈와 2시리즈 등 다양한 모델이 이 플랫폼을 사용하게 된다.
차체 크기는 1세대 대비 한층 커졌다. 길이만 199mm 늘어났고 폭은 33mm, 높이도 13mm 가량 커졌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둥글둥글한 이미지를 앞세우고 있기에 X1보다는 작아 보인다.
디자인이 전 세대 대비 크게 변경되지는 않았다. 때문에 차에 관심이 없는 소비자가 보기엔 그냥 똑같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부분적으로 살펴보면 헤드램프가 각진 형태로 변경되었고 새로운 그릴도 적용됐다. 범퍼도 보다 스포티한 면을 부각했다. 헤드램프를 감싸는 형태의 주간 주행등도 특징이다.
측면부 모습도 기존 모델과 비슷하다. 미니 특유의 루프라인을 비롯해 벨트라인을 두른 금속 장식도 동일하다. 루프레일도 기본이다.
후면부에는 입체적인 모습을 한 리어램프를 갖춰진다. 번호판 위치도 범퍼에서 해치 게이트로 변경됐다. 범퍼도 보다 젊은 디자인 취향을 반영했다. 뒷범퍼 밑으로 발을 넣어 트렁크를 여는 이지 오프너 기능도 지원한다.
실내는 역시 미니스럽다. 센터페시아에 위치한 커다란 비주얼 부스트는 다양한 정보를 보여준다. 물론 조명 기술을 활용해 화려한 효과를 만들어 주기도 한다. 독특한 형태의 스위치와 시동 버튼도 동일하다.
인포테인먼트 모니터는 화질도 좋고 터치를 지원하며 반응까지 빠르다. 특히 미니 컨트리 타이머라는 이름의 기능은 오프로드 주행 데이터를 운전자에게 보여준다는 점도 좋다. 이외에 세련된 스티어링 휠과 헤드업 디스플레이 등 운전자 중심의 환경을 구축해 냈다.
뒷좌석 공간에도 발전이 있었다. 이제야 답답함이 덜하다. 사실 미니 해치백이나 클럽맨의 뒷좌석은 조금 형식적인 의미가 크다. 장거리 이동용으로 조금은 불편하고 답답하다. 하지만 2세대 컨트리맨은 헤드룸과 레그룸 모두 수긍할만한 수준이다. 뒷좌석 공간에 민감한 국내 소비자들에게는 미니 브랜드 내에서 컨트리맨이 가장 좋은 선택이 될 것이다.
필요에 따라 뒷좌석을 13cm 가량 앞으로 이동시킬 수 있다. 그만큼 트렁크 공간이 늘어난다. 트렁크 공간은 기본적으로 450리터의 크기를 갖지만 뒷좌석을 접어 1,390리터까지 확장 시킬 수 있다. 다른 SUV들과 비교해 소폭 부족하지만 미니 중에서는 가장 넓다고 보면 된다.
2세대 컨트리맨은 다소 시끄러웠다. 2리터 디젤임을 감안해도 정숙함과는 거리감 있다. 여기에 스티어링 휠과 기어 레버에서 진동도 느껴진다. 아이들 정숙성을 측정한 결과 44 dBA을 기록했다. 친척 모델인 BMW X1이 43 dBA을 보였으니 조금 더 높은 소음이 부각된 것.
그리고 민감한 움직임을 보였다. 하체는 노면 상황을 즉각적으로 알려줬고, 스티어링 휠을 조금만 돌려도 차량이 움찔거렸다. SUV를 탄 것인지 스포츠 쿠페를 탄 것인지 아리송하다.
그다음으로 시야각이 눈에 띈다. 시트 포지션이 일반 승용차보다 높고 광활한 대시보드에 90도로 꺾인 형태의 윈드 실드까지 갖추고 있어 뭔가 탁 트인듯한 느낌을 받게 해준다. 하지만 A-필러가 두꺼워 시야가 다소 제한적인 모습을 연출한다. 여기서 발생되는 사각지대를 감안해야 한다. 시야가 넓으면서도 좁은 독특함이 있었다.
가속 페달을 밟으면 시원스러운 가속이 펼쳐진다. 쿠퍼 SD 트림답게 190마력과 40.8kg.m의 토크를 발휘하는 디젤 엔진이 탑재된다. 엔진 회전수가 높아져도 마력이나 토크감이 일정 수준 유지된다는 점이 좋다.
주행모드를 스포트 모드로 설정한 후 가속을 시작한다. 마치 듀얼 클러치 변속기를 연상시키듯 일정 수준의 변속 충격과 함께 빠르게 속도를 올려나간다. 스포티한 감각만큼은 나무랄 곳이 없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의 가속 시간을 측정했다. 결과는 7.68초. 제원상 기록인 7.4초보다 조금 늦춰진 기록이다. 하지만 현대 아반떼 스포츠 DCT 모델이 7.65초, 메르세데스-벤츠 E300이 7.66초를 기록했으니 파워트레인의 성능만큼은 출중한 수준이다.
이번에는 효율적인 성격으로 바꿔주는 그린 모드로 변경했다. 계기판에 가속 페달을 깊게 밟지 말라는 표시가 나타난다. 물론 표시만 해준다. 별다른 제약은 없다. 하지만 엔진의 반응이나 변속 감각이 한층 느긋해진다. 주행 중 가속 페달에서 발을 떼면 변속기가 중립으로 빠지며 탄력주행을 유도하는 코스팅(Coasting) 기능이 지원된다. 토크컨버터 방식의 자동변속기지만 다양한 기능을 지원한다.
미니 측은 2세대 컨트리맨에 미니 최초의 전방 추돌 경고 시스템을 넣었다고 강조한다. 사실 이 정도는 요즘 국산 경차에서도 볼 수 있는 기능 아니던가? 오히려 컨트리맨의 가격을 생각했을 때 사각 경보 시스템이나 차선이탈 방지와 같은 기능도 지원하지 않아 액티브 세이프티 부분에서 아쉬운 모습이었다.
액티브 세이프티 기능 부재는 아쉽지만 직접 차량을 세우는 브레이크 성능은 만족스러웠다. 시속 100km에서 완전히 정지하는데 이동한 거리는 37.39m. 특히 테스트를 수차례 반복해도 37m대의 제동거리를 꾸준히 유지했다는 점이 놀라웠다. 브레이크 성능이 뛰어난 BMW의 영향을 받은 덕분일 것이다. 제동 감각은 예민한 편. 브레이크 페달도 적당한 무게감을 갖는다.
이보다 만족스러웠던 것은 제동 밸런스였다. 과거 우리 팀이 테스트한 일부 미니 모델들은 다소 불안정한 제동 밸런스를 보였다. 심지어 3세대 쿠퍼 S 모델은 안전 문제로 제동 테스트가 중단되기도 했다. 차량의 스핀을 걱정할 만큼 위험한 움직임을 보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컨트리맨은 급제동 조건에서도 안정적으로 정지했다. 제동 안정성은 물론 성능 자체도 나무랄 부분이 없었다.
코너를 만나면 미니가 주장하던 ‘고카트’ 감각을 느낄 수 있다. 스티어링 휠도 예민하고 이에 따라 차량의 움직임도 민첩하며, 탄탄한 승차감이 제공된다. 사실 SUV로는 파격적인 모습이다. SUV로는 어울리지 않는 모습이긴 하지만 미니이기에 특징으로 받아들일 수 있겠다.
코너에서는 예민하게 셋업 된 전륜 차량 느낌을 제공한다. 여기에 사륜구동 시스템을 맞물려 코너 중간부터 가속 페달을 밟아도 휠스핀을 만들지 않는다. 전륜구동 기반의 사륜구동이지만 필요에 따라 후륜에 동력을 보내 안정화를 취하기 때문이다.
참고로 컨트리맨의 ALL4 시스템은 평상시 100%의 구동력을 앞바퀴에 보낸다. 하지만 상황에 따라 뒷바퀴에 100%의 동력을 전달시킬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단, 100%의 구동력이 항상 뒷바퀴로 전달되는 것은 아니다. 일상적인 주행 상황이라면 50% 정도까지만 전달되며 극히 제한적인 상황에서만 100%의 구동력이 후륜에 집중된다.
코너를 빠르게 돌아나간다. 운동 특성은 뉴트럴보다 오버스티어 쪽으로 봐야 한다. 이 역시 일반적인 SUV로는 상상할 수 없는 움직임이다. 그만큼 직관적이며, 높은 운전 재미를 제공해 준다. 미니의 브랜드 특성이기에 감안할 수 있는 내용이지만 이를 모르고 접근한 소비자들이 당황할 수도 있겠다.
타이어 성능도 무난하다. 테스트 모델에 장착된 타이어는 피렐리의 신투라토 P7. 한계 파악도 쉽고 퍼포먼스 자체도 좋은 편이라 충분한 만족감을 느끼게 해줬다. 취향에 따라 조금 더 고성능 타이어를 사용한다면 달리는 재미가 한층 더 커질 것이다.
BMW의 가족답게 변속기 반응이 대단하다. BMW 그룹은 컨트리맨처럼 전륜구동을 기초로 한 플랫폼에 아이신의 8단 자동변속기를 사용한다. ZF의 후륜구동 전용 8단 스포츠 자동변속기와 비교해도 뒤처짐 없는 빠른 변속 능력이다.
평상시에는 변속 충격 없는 부드러운 움직임을 보인다. 하지만 스포트 모드로 변경한 뒤 가속 페달을 밟으면 마치 듀얼 클러치 변속기로 변한 듯 변속시 튕겨주는 감각마저 선보인다. 확실히 파워트레인에 대한 셋업을 잘 하는 BMW답게 컨트리맨에서도 이런 부분을 느낄 수 있다는 점이 좋다.
디젤 모델답게 연비도 수준급이다. 시속 80km 정속 주행 시 약 24km/L를, 시속 100~110km 구간에서도 24km/L 내외의 연비를 나타냈다. 평속 15km의 도심 정체구간 시뮬레이션 연비 테스트 결과에서는 11km/L를 보였다. 오토 스톱 기능을 통해 정체구간 연비를 높인 것.
미니의 새로운 컨트리맨을 한마디로 정리하자면 “역시 미니답다”고 할 수 있다. SUV로는 과한 승차감에 과한 성능이지만 이것 모두 미니이기에 이해할 수 있는 대목이다. 브랜드가 추구하는 방향에 충분히 부합하는 성격의 차를 만들었기 때문이다. 또한 미니 중에서 가장 넓고 실용적이다.
하지만 이해할 수 없는 부분도 있다. 바로 가격이다. 컨트리맨은 기본 모델이 4,340만원부터 시작된다. 여기에 4륜 구동 시스템을 추가하면, 4,580만원, 각종 옵션을 추가하면 4,990만원의 가격을 갖는다. 우리 팀이 테스트한 쿠퍼 SD ALL4 모델의 가격은 5,540만원이었다. 동일한 플랫폼의 BMW X1이 5,290~5,970만원의 가격을 갖고 있으니 미니 컨트리맨의 가격이 얼마나 높은지 알 수 있다.
컨트리맨과 비교될 수 있는 수입 컴팩트 SUV들의 가격은 대부분 4천만원대에 형성된다. 토요타 RAV4 하이브리드 4,300만원, 혼다 CR-V 4,300만원, 지프 체로키 4,640만원, 링컨 MKC 4,960만원, 심지어 메르세데스-벤츠 GLA도 4,890만원의 가격을 갖는다. 미니 컨트리맨은 위에 열거된 모델과 비교해 브랜드 밸류, 실내 공간, 고급 소재, 각종 편의 및 안전장비 등 다양한 부분에서 부족한 모습을 보인다. “미니다운”달리기 실력을 갖춘 것으로 경쟁 모델 대비 최고가를 갖는다는 것을 이해하기는 어렵다. 테스트를 마친 우리 팀은 적어도 15% 이상 낮아진 가격이 적당하다는데 입을 모았다.
그런 컨트리맨이 2세대로 변경됐다. BMW 2세대 X1과 같은 전륜구동 플랫폼(UKL)을 기초로 개발돼 더 크고 넓어졌으며, 성능까지 올렸다. 2세대 컨트리맨이 조금은 주춤한 미니의 인기를 끌어올릴 구원투수가 될 수 있을까?
UKL 플랫폼을 사용한 덕에 2세대 컨트리맨은 BMW X1과 친척 사이가 됐다. UKL 플랫폼 개발 때 미니의 입김이 많이 들어간 것도 사실이다. 미니의 전륜구동 노하우가 바탕이 된 것도 이유다.
최신 플랫폼답게 경량화와 차체 강성 향상도 이뤄졌고 생산 시간도 30%나 단축됐다. BMW X1과 미니 컨트리맨 이외에 앞으로 나올 1시리즈와 2시리즈 등 다양한 모델이 이 플랫폼을 사용하게 된다.
차체 크기는 1세대 대비 한층 커졌다. 길이만 199mm 늘어났고 폭은 33mm, 높이도 13mm 가량 커졌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둥글둥글한 이미지를 앞세우고 있기에 X1보다는 작아 보인다.
디자인이 전 세대 대비 크게 변경되지는 않았다. 때문에 차에 관심이 없는 소비자가 보기엔 그냥 똑같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부분적으로 살펴보면 헤드램프가 각진 형태로 변경되었고 새로운 그릴도 적용됐다. 범퍼도 보다 스포티한 면을 부각했다. 헤드램프를 감싸는 형태의 주간 주행등도 특징이다.
측면부 모습도 기존 모델과 비슷하다. 미니 특유의 루프라인을 비롯해 벨트라인을 두른 금속 장식도 동일하다. 루프레일도 기본이다.
후면부에는 입체적인 모습을 한 리어램프를 갖춰진다. 번호판 위치도 범퍼에서 해치 게이트로 변경됐다. 범퍼도 보다 젊은 디자인 취향을 반영했다. 뒷범퍼 밑으로 발을 넣어 트렁크를 여는 이지 오프너 기능도 지원한다.
실내는 역시 미니스럽다. 센터페시아에 위치한 커다란 비주얼 부스트는 다양한 정보를 보여준다. 물론 조명 기술을 활용해 화려한 효과를 만들어 주기도 한다. 독특한 형태의 스위치와 시동 버튼도 동일하다.
인포테인먼트 모니터는 화질도 좋고 터치를 지원하며 반응까지 빠르다. 특히 미니 컨트리 타이머라는 이름의 기능은 오프로드 주행 데이터를 운전자에게 보여준다는 점도 좋다. 이외에 세련된 스티어링 휠과 헤드업 디스플레이 등 운전자 중심의 환경을 구축해 냈다.
뒷좌석 공간에도 발전이 있었다. 이제야 답답함이 덜하다. 사실 미니 해치백이나 클럽맨의 뒷좌석은 조금 형식적인 의미가 크다. 장거리 이동용으로 조금은 불편하고 답답하다. 하지만 2세대 컨트리맨은 헤드룸과 레그룸 모두 수긍할만한 수준이다. 뒷좌석 공간에 민감한 국내 소비자들에게는 미니 브랜드 내에서 컨트리맨이 가장 좋은 선택이 될 것이다.
필요에 따라 뒷좌석을 13cm 가량 앞으로 이동시킬 수 있다. 그만큼 트렁크 공간이 늘어난다. 트렁크 공간은 기본적으로 450리터의 크기를 갖지만 뒷좌석을 접어 1,390리터까지 확장 시킬 수 있다. 다른 SUV들과 비교해 소폭 부족하지만 미니 중에서는 가장 넓다고 보면 된다.
2세대 컨트리맨은 다소 시끄러웠다. 2리터 디젤임을 감안해도 정숙함과는 거리감 있다. 여기에 스티어링 휠과 기어 레버에서 진동도 느껴진다. 아이들 정숙성을 측정한 결과 44 dBA을 기록했다. 친척 모델인 BMW X1이 43 dBA을 보였으니 조금 더 높은 소음이 부각된 것.
그리고 민감한 움직임을 보였다. 하체는 노면 상황을 즉각적으로 알려줬고, 스티어링 휠을 조금만 돌려도 차량이 움찔거렸다. SUV를 탄 것인지 스포츠 쿠페를 탄 것인지 아리송하다.
그다음으로 시야각이 눈에 띈다. 시트 포지션이 일반 승용차보다 높고 광활한 대시보드에 90도로 꺾인 형태의 윈드 실드까지 갖추고 있어 뭔가 탁 트인듯한 느낌을 받게 해준다. 하지만 A-필러가 두꺼워 시야가 다소 제한적인 모습을 연출한다. 여기서 발생되는 사각지대를 감안해야 한다. 시야가 넓으면서도 좁은 독특함이 있었다.
가속 페달을 밟으면 시원스러운 가속이 펼쳐진다. 쿠퍼 SD 트림답게 190마력과 40.8kg.m의 토크를 발휘하는 디젤 엔진이 탑재된다. 엔진 회전수가 높아져도 마력이나 토크감이 일정 수준 유지된다는 점이 좋다.
주행모드를 스포트 모드로 설정한 후 가속을 시작한다. 마치 듀얼 클러치 변속기를 연상시키듯 일정 수준의 변속 충격과 함께 빠르게 속도를 올려나간다. 스포티한 감각만큼은 나무랄 곳이 없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의 가속 시간을 측정했다. 결과는 7.68초. 제원상 기록인 7.4초보다 조금 늦춰진 기록이다. 하지만 현대 아반떼 스포츠 DCT 모델이 7.65초, 메르세데스-벤츠 E300이 7.66초를 기록했으니 파워트레인의 성능만큼은 출중한 수준이다.
이번에는 효율적인 성격으로 바꿔주는 그린 모드로 변경했다. 계기판에 가속 페달을 깊게 밟지 말라는 표시가 나타난다. 물론 표시만 해준다. 별다른 제약은 없다. 하지만 엔진의 반응이나 변속 감각이 한층 느긋해진다. 주행 중 가속 페달에서 발을 떼면 변속기가 중립으로 빠지며 탄력주행을 유도하는 코스팅(Coasting) 기능이 지원된다. 토크컨버터 방식의 자동변속기지만 다양한 기능을 지원한다.
미니 측은 2세대 컨트리맨에 미니 최초의 전방 추돌 경고 시스템을 넣었다고 강조한다. 사실 이 정도는 요즘 국산 경차에서도 볼 수 있는 기능 아니던가? 오히려 컨트리맨의 가격을 생각했을 때 사각 경보 시스템이나 차선이탈 방지와 같은 기능도 지원하지 않아 액티브 세이프티 부분에서 아쉬운 모습이었다.
액티브 세이프티 기능 부재는 아쉽지만 직접 차량을 세우는 브레이크 성능은 만족스러웠다. 시속 100km에서 완전히 정지하는데 이동한 거리는 37.39m. 특히 테스트를 수차례 반복해도 37m대의 제동거리를 꾸준히 유지했다는 점이 놀라웠다. 브레이크 성능이 뛰어난 BMW의 영향을 받은 덕분일 것이다. 제동 감각은 예민한 편. 브레이크 페달도 적당한 무게감을 갖는다.
이보다 만족스러웠던 것은 제동 밸런스였다. 과거 우리 팀이 테스트한 일부 미니 모델들은 다소 불안정한 제동 밸런스를 보였다. 심지어 3세대 쿠퍼 S 모델은 안전 문제로 제동 테스트가 중단되기도 했다. 차량의 스핀을 걱정할 만큼 위험한 움직임을 보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컨트리맨은 급제동 조건에서도 안정적으로 정지했다. 제동 안정성은 물론 성능 자체도 나무랄 부분이 없었다.
코너를 만나면 미니가 주장하던 ‘고카트’ 감각을 느낄 수 있다. 스티어링 휠도 예민하고 이에 따라 차량의 움직임도 민첩하며, 탄탄한 승차감이 제공된다. 사실 SUV로는 파격적인 모습이다. SUV로는 어울리지 않는 모습이긴 하지만 미니이기에 특징으로 받아들일 수 있겠다.
코너에서는 예민하게 셋업 된 전륜 차량 느낌을 제공한다. 여기에 사륜구동 시스템을 맞물려 코너 중간부터 가속 페달을 밟아도 휠스핀을 만들지 않는다. 전륜구동 기반의 사륜구동이지만 필요에 따라 후륜에 동력을 보내 안정화를 취하기 때문이다.
참고로 컨트리맨의 ALL4 시스템은 평상시 100%의 구동력을 앞바퀴에 보낸다. 하지만 상황에 따라 뒷바퀴에 100%의 동력을 전달시킬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단, 100%의 구동력이 항상 뒷바퀴로 전달되는 것은 아니다. 일상적인 주행 상황이라면 50% 정도까지만 전달되며 극히 제한적인 상황에서만 100%의 구동력이 후륜에 집중된다.
코너를 빠르게 돌아나간다. 운동 특성은 뉴트럴보다 오버스티어 쪽으로 봐야 한다. 이 역시 일반적인 SUV로는 상상할 수 없는 움직임이다. 그만큼 직관적이며, 높은 운전 재미를 제공해 준다. 미니의 브랜드 특성이기에 감안할 수 있는 내용이지만 이를 모르고 접근한 소비자들이 당황할 수도 있겠다.
타이어 성능도 무난하다. 테스트 모델에 장착된 타이어는 피렐리의 신투라토 P7. 한계 파악도 쉽고 퍼포먼스 자체도 좋은 편이라 충분한 만족감을 느끼게 해줬다. 취향에 따라 조금 더 고성능 타이어를 사용한다면 달리는 재미가 한층 더 커질 것이다.
BMW의 가족답게 변속기 반응이 대단하다. BMW 그룹은 컨트리맨처럼 전륜구동을 기초로 한 플랫폼에 아이신의 8단 자동변속기를 사용한다. ZF의 후륜구동 전용 8단 스포츠 자동변속기와 비교해도 뒤처짐 없는 빠른 변속 능력이다.
평상시에는 변속 충격 없는 부드러운 움직임을 보인다. 하지만 스포트 모드로 변경한 뒤 가속 페달을 밟으면 마치 듀얼 클러치 변속기로 변한 듯 변속시 튕겨주는 감각마저 선보인다. 확실히 파워트레인에 대한 셋업을 잘 하는 BMW답게 컨트리맨에서도 이런 부분을 느낄 수 있다는 점이 좋다.
디젤 모델답게 연비도 수준급이다. 시속 80km 정속 주행 시 약 24km/L를, 시속 100~110km 구간에서도 24km/L 내외의 연비를 나타냈다. 평속 15km의 도심 정체구간 시뮬레이션 연비 테스트 결과에서는 11km/L를 보였다. 오토 스톱 기능을 통해 정체구간 연비를 높인 것.
미니의 새로운 컨트리맨을 한마디로 정리하자면 “역시 미니답다”고 할 수 있다. SUV로는 과한 승차감에 과한 성능이지만 이것 모두 미니이기에 이해할 수 있는 대목이다. 브랜드가 추구하는 방향에 충분히 부합하는 성격의 차를 만들었기 때문이다. 또한 미니 중에서 가장 넓고 실용적이다.
하지만 이해할 수 없는 부분도 있다. 바로 가격이다. 컨트리맨은 기본 모델이 4,340만원부터 시작된다. 여기에 4륜 구동 시스템을 추가하면, 4,580만원, 각종 옵션을 추가하면 4,990만원의 가격을 갖는다. 우리 팀이 테스트한 쿠퍼 SD ALL4 모델의 가격은 5,540만원이었다. 동일한 플랫폼의 BMW X1이 5,290~5,970만원의 가격을 갖고 있으니 미니 컨트리맨의 가격이 얼마나 높은지 알 수 있다.
컨트리맨과 비교될 수 있는 수입 컴팩트 SUV들의 가격은 대부분 4천만원대에 형성된다. 토요타 RAV4 하이브리드 4,300만원, 혼다 CR-V 4,300만원, 지프 체로키 4,640만원, 링컨 MKC 4,960만원, 심지어 메르세데스-벤츠 GLA도 4,890만원의 가격을 갖는다. 미니 컨트리맨은 위에 열거된 모델과 비교해 브랜드 밸류, 실내 공간, 고급 소재, 각종 편의 및 안전장비 등 다양한 부분에서 부족한 모습을 보인다. “미니다운”달리기 실력을 갖춘 것으로 경쟁 모델 대비 최고가를 갖는다는 것을 이해하기는 어렵다. 테스트를 마친 우리 팀은 적어도 15% 이상 낮아진 가격이 적당하다는데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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