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메르세데스-벤츠, SLK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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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형 오픈카는 세계 경기 흐름에 따라 성공과 실패를 함께한다. 경기가 활성화되고 소비자들의 지출이 커지면 자연스럽게 판매량이 늘지만 경기가 어려워지면 가장 먼저 등외시기 때문이다.
이번에 만난 SLK 역시 그러한 모델 중 하나다. 로드스터 특성상 가격이 저렴하지 않을 뿐더러 차량 성격상 소비자들이 즐겨 찾는 모델이 아니다. 그런 SLK에 1.8리터 터보 엔진을 탑재해 접근성을 높인 것이 SLK200이다.
SLK는 2011년 3세대로 모델체인지 된 이후 현재에 이르고 있다. 3세대라지만 첫인상은 2.5세대 같은 느낌이다. 전면부만 바뀐듯하기 때문일 것이다. A-클래스부터 S-클래스에 이르기까지 대대적인 변화가 있었던 것에 반해 SLK는 다소 소극적으로 변경만을 갖고 왔다.
2세대 SLK가 SLR 맥라렌의 영향을 받은 모습이라면 현행 모델은 이목구비의 면적을 키운 것이 특징이다. 아무래도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 디자인이다. 디자인이 각진 형태로 변경된 듯 하지만 공기저항지수는 0.32Cd에서 0.30Cd로 오히려 낮아졌다. 측면부는 소형 로드스터 특유의 자세를 갖추고 있고, 후면부는 볼륨감을 부각한 모습이다.
하드탑 컨버터블 모델인 만큼 루프 개폐 여부에 따라 소형 쿠페와 로드스터를 오갈 수 있다. 탑을 오픈 하는데 소요되는 시간은 약 20초다. 아무래도 소프트탑보다 둔하다. 하지만 약점이 될 수 있는 루프패널 무게를 줄이기 위해 마그네슘과 플라스틱 소재를 활용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였다.
실내는 벤츠가 보유힌 스포티한 모델들의 특징을 동일하게 담아냈다. D-컷 스티어링휠은 물론 원통형 계기판, 제트터빈 송풍구 디자인 등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센터페시아 디자인이 다른 모델과 같기 때문에 독창성을 떨어지는 느낌이 든다.
2인승의 시트는 얇지만 편안한 자세를 만들기에 충분하다. 스포츠시트가 적용된 만큼 몸을 감싸면서 지지하는 능력도 좋다. 로드스터 특성상 시트의 이동 범위가 제한적이라는 점만 알아두면 시트 자체에 불만을 느낄 소비자는 많지 않을 듯 하다. 센터콘솔과 암레스트에는 쏠라 레드(Sola Red) 색상의 앰비언트 라이트가 장착돼 있다.
탑을 오픈 했을 때 시트가 태양에 그대로 노출되게 된다. 이 때문에 시트에는 태양열 반사 코팅처리를 해 내구성을 강화했다. 목에 따뜻한 바람을 불어주는 에어스카프도 물론 기본이다. 시트 뒷편에 장착된 글래스 패널은 머리쪽으로 불어오는 바람을 막는 역할을 한다.
트렁크 공간은 286리터다. 경쟁 모델인 BMW Z4의 226리터보다 넓은 용량이다. 물론 둘 다 좁지만 차량 특성상 지적 받을 부분은 아니다.
3세대 SLK에 대해 살펴봤으니 본격적인 주행 테스트에 나설 차례다. 소형 로드스터 특성상 아무래도 타고 내리기 불편한 편에 속한다. 하지만 일단 운전석에 탑승하면 낮은 시야를 통해 일반 승용차와 다른 분위기가 전해진다.
시동을 건다. 1.8리터 엔진으로는 제법 스포티한 배기사운드를 들려주는 듯 하다. 아이들 상태의 소음은 50dBA 정도로 나타났다. A45 AMG와 동일한 수준이다. 디젤과 다른 가솔린만의 멋스러운 사운드인 만큼 불만은 없다. 적어도 스포티한 모델이니까.
변속 레버가 P나 N에 위치했을 때는 별다른 진동이 없다. 하지만 D로 옮기면 스티어링휠과 시트 등 부분서 의외로 강한 진동이 전해져 오기 시작한다. 일반 승용차라면 문제시되겠지만 스포츠카 특성상 타협이 가능해 보인다. 오히려 변속기가 동력을 잘 쥐고 있다는 느낌이 들어 신뢰도가 상승하기도 한다. 물론 기분상의 문제이며 이 부분을 단점으로 지적할 소비자도 있을 수 있다.
차량이 움직이기 시작하는 순간부터 일반 승용차와는 다른 분위기가 전해진다. 스티어링 답력은 무거운 편에 속하며 엔진과 변속기에서 발생된 힘이 휠에 전달될 때의 느낌도 직관적이다. 페달 답력도 무겁게 설정돼 있다. 승차감도 일반 승용차 대비 단단하기 때문에 확실히 2인승 스포츠카를 타고 있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차체 크기도 작고 높이도 낮기 때문에 운전석에서 느끼는 속도감이 생각보다 크다. 탑을 열고 주행하면 속도감은 더 커진다. 스포티하게 튜닝된 배기 시스템 덕분에 빠르게 달리지 않아도 스포티함을 느낄 수 있다.
정밀 계측장비를 활용해 정지상태에서 100km/h까지 가속시간을 측정해봤다. 결과는 7.9초 내외. 일반적으로 0-100km/h 가속 테스트 결과는 제조사 발표 기록과 우리팀 측정 기록이 크게 차이 나지 않는 선에서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SLK200은 0.9초가 느렸다. 최고 기록은 7.9초로 나왔지만 반복적인 테스트에서 8초 초반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는 조금 잘 나간다는 승용차와 유사한 수준이다.
SLK200에는 184마력과 27.5kg.m의 토크를 발휘하는 1.8리터 가솔린 터보엔진이 탑재됐다. 현재 기준으로 보면 부족하지도, 그렇다고 높지도 않은 다소 애매한 수치다. 하지만 SLK의 성격을 감안했을 때 조금 부족해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구동출력을 측정해본 결과 161마력과 25.1kg.m의 토크를 발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효율성 측면에서 합격점을 받을만하다.
제동거리 테스트에서는 100-0km/h 기준 약 37.5m를 기록했다. 분명 부족하지 않은 수치지만 앞서 테스트한 BMW 2시리즈 액티브 투어러가 35m 정도를 보였기에 조금 실망했다. 페달 답력은 다소 강한 편이다. 스포츠카 성격을 잘 보여주는 부분이지만 가다서다를 오랫동안 반복하다보면 피로감이 들기도 한다.
한적한 고속도로에 올라 엔진 성능을 끌어내본다. 배기량이 넉넉하지는 엔진 회전수를 올리며 꾸준히 속도를 상승시키는 타입이다. 100km/h까지는 다소 아쉬웠지만 일단 탄력을 바탕으로 밀어붙이는 형식이라 보면 된다. 180km/h는 물론 200km/h 까지의 도달도 그리 어렵지는 않다. 낮은 시트 포지션과 우렁찬 배기음 덕분에 속도감은 상당하다.
반면 고속안정감은 다소 떨어진다. 여기서 떨어진다는 의미는 메르세데스-벤츠만의 뛰어난 고속 안정감과 비교해서지 일반 차량보다 떨어진다는 것은 아니다.
탑을 열어봤다. 80~100km/h로 달려도 실내로 들어오는 바람이 거의 없다. 물론 이보다 높은 속도로 달리면 역으로 바람이 들이치고 상당한 풍절음을 경험하게 되지만 이런 조건은 오픈 에어링을 즐기는데 적합하지 않은 환경이다.
테스트 환경을 와인딩코스로 향했다. 이런 류의 차에 딱이다.
코너를 지나고 있다. 스티어링휠의 제어를 통해 움직이는 차체의 거동이 심상치 않다. 분명 매력적이다. 앞이 길고 뒤가 짧은 로드스터만의 민첩성이 부각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코너링을 돌아나가는 속도 자체가 빠르지는 않다. 물론 일반 승용차 보다는 빠르겠지만 기대 만큼을 충족시키지는 못하고 있다. 코너 후 재가속을 진행할 때의 터보랙도 아쉬움이다. A45 AMG의 경우 터보랙 이후 발휘되는 강력한 성능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한 타협이 가능했지만 SLK200가 보유한 다소 밋밋한 가속감이 아쉬움을 더 키우는 것 같다.
타이어는 브리지스톤의 포텐자 S001. UHP급 스포츠 성능과 프리미엄급의 승차감을 구현한 독특한 컨셉이다. 성격도 한계를 알아차리기 좋은 셋팅이기 때문에 운전자에게 부담을 주지 않는다는 점이 좋다. 스티어 특성은 언더스티어를 기초로 하지만 후륜 구동 로드스터답게 리어가 흐르기도 한다. 타이어는 한계를 넘어가면서 단번에 그립력을 잃는 타입이 아니다. 때문에 한계 파악이 쉬운 S001와의 매칭은 좋은 선택으로 비춰진다.
일반 주행서 단단하게 느껴졌던 승차감이 와인딩 코스에서는 부드럽게 느껴진다. 단단한 듯 하긴 하지만 차량의 코너링 퍼포먼스를 끌어올릴 정도는 아니라는 것이다. 하지만 본격적인 성능을 추구하는 모델은 아니기 때문에 오히려 이러한 셋팅이라 볼 수 있다.
변속기는 7단 자동변속기를 사용한다. 정확히 7G-TRONIC PLUS 사양이다. ‘PLUS’ 이름이 추가된 것인데 이전의 모델은 저속 구간의 쇼크 등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현세대의 PLUS 버전은 좋은 완성도를 보여주는 듯 하다. 7단 자동변속기가 2세대 SLK부터 적용되기 시작했으니 이 변속기의 탑재도 어느새 10년에 이르고 있다.
변속기와 함께 만족스러웠던 부분은 차체강성이다. 차량의 생김새 자체는 2세대 모델과 큰 차이 없지만 차체 강성 향상은 분명히 느껴진다. 그럼에도 윈드실드 상단의 루프 접합부위에서 발생하는 '삐그덕'거리는 소음까지 없애지는 못했다.
연비는 다소 부족한 느낌이다. 물론 차의 특성상 타협할 수준이 될 수도 있다. 평균 100~110km/h로 주행하는 환경에서 보여준 연비는 약 13.1km/L였다. 80km/h로 주행하는 환경에서는 11.7km/L를 기록했다. 엔진회전수가 낮아지면서 오히려 연료 소모율을 키운 것으로 해석된다. 평속 15km/h 속도의 답답한 시내주행 환경에서는 6.6km/L의 연비를 나타냈다.
SLK200의 가격은 6,650만원이다. 아우디 TT 2.0 로드스터의 6,510만원보다 높지만 BMW의 Z4 sDrive28i의 8,040만원보다 저렴하다. 할인에 인색한 벤츠지만 SLK만큼은 비교적으로 높은 할인율을 적용해주고 있다. 덕분에 경쟁모델과 비교해도 가격적인 이점이 커진다.
SLK200의 성격은 분명하다. 오픈카의 장점을 갖춘 스포츠 패션카라는 것. 성능을 추구한다면 상급모델을 선택하면 된다. 아니면 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화끈한 성능을 누릴 수 있는 45 AMG 시리즈도 대안이 된다. 그렇다고 SLK200의 성능이 형편 없을까? 재가속 부분서 아쉬움이 남는 것은 사실이지만 일반 승용차 보다는 빠르다.
벤츠 SL-클래스. 2011년 데뷔했지만 어쩌다 보니 현재 벤츠 라인업 중 가장 오래된 모델이 됐다. 역설하면 그만큼 벤츠의 변화가 빠르고 극적인 변화를 많이 보였다는 뜻이기도 하다. 때문에 현행모델보다 앞으로 나올 SLK가 더욱 기대된다.
이번에 만난 SLK 역시 그러한 모델 중 하나다. 로드스터 특성상 가격이 저렴하지 않을 뿐더러 차량 성격상 소비자들이 즐겨 찾는 모델이 아니다. 그런 SLK에 1.8리터 터보 엔진을 탑재해 접근성을 높인 것이 SLK200이다.
SLK는 2011년 3세대로 모델체인지 된 이후 현재에 이르고 있다. 3세대라지만 첫인상은 2.5세대 같은 느낌이다. 전면부만 바뀐듯하기 때문일 것이다. A-클래스부터 S-클래스에 이르기까지 대대적인 변화가 있었던 것에 반해 SLK는 다소 소극적으로 변경만을 갖고 왔다.
2세대 SLK가 SLR 맥라렌의 영향을 받은 모습이라면 현행 모델은 이목구비의 면적을 키운 것이 특징이다. 아무래도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 디자인이다. 디자인이 각진 형태로 변경된 듯 하지만 공기저항지수는 0.32Cd에서 0.30Cd로 오히려 낮아졌다. 측면부는 소형 로드스터 특유의 자세를 갖추고 있고, 후면부는 볼륨감을 부각한 모습이다.
하드탑 컨버터블 모델인 만큼 루프 개폐 여부에 따라 소형 쿠페와 로드스터를 오갈 수 있다. 탑을 오픈 하는데 소요되는 시간은 약 20초다. 아무래도 소프트탑보다 둔하다. 하지만 약점이 될 수 있는 루프패널 무게를 줄이기 위해 마그네슘과 플라스틱 소재를 활용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였다.
실내는 벤츠가 보유힌 스포티한 모델들의 특징을 동일하게 담아냈다. D-컷 스티어링휠은 물론 원통형 계기판, 제트터빈 송풍구 디자인 등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센터페시아 디자인이 다른 모델과 같기 때문에 독창성을 떨어지는 느낌이 든다.
2인승의 시트는 얇지만 편안한 자세를 만들기에 충분하다. 스포츠시트가 적용된 만큼 몸을 감싸면서 지지하는 능력도 좋다. 로드스터 특성상 시트의 이동 범위가 제한적이라는 점만 알아두면 시트 자체에 불만을 느낄 소비자는 많지 않을 듯 하다. 센터콘솔과 암레스트에는 쏠라 레드(Sola Red) 색상의 앰비언트 라이트가 장착돼 있다.
탑을 오픈 했을 때 시트가 태양에 그대로 노출되게 된다. 이 때문에 시트에는 태양열 반사 코팅처리를 해 내구성을 강화했다. 목에 따뜻한 바람을 불어주는 에어스카프도 물론 기본이다. 시트 뒷편에 장착된 글래스 패널은 머리쪽으로 불어오는 바람을 막는 역할을 한다.
트렁크 공간은 286리터다. 경쟁 모델인 BMW Z4의 226리터보다 넓은 용량이다. 물론 둘 다 좁지만 차량 특성상 지적 받을 부분은 아니다.
3세대 SLK에 대해 살펴봤으니 본격적인 주행 테스트에 나설 차례다. 소형 로드스터 특성상 아무래도 타고 내리기 불편한 편에 속한다. 하지만 일단 운전석에 탑승하면 낮은 시야를 통해 일반 승용차와 다른 분위기가 전해진다.
시동을 건다. 1.8리터 엔진으로는 제법 스포티한 배기사운드를 들려주는 듯 하다. 아이들 상태의 소음은 50dBA 정도로 나타났다. A45 AMG와 동일한 수준이다. 디젤과 다른 가솔린만의 멋스러운 사운드인 만큼 불만은 없다. 적어도 스포티한 모델이니까.
변속 레버가 P나 N에 위치했을 때는 별다른 진동이 없다. 하지만 D로 옮기면 스티어링휠과 시트 등 부분서 의외로 강한 진동이 전해져 오기 시작한다. 일반 승용차라면 문제시되겠지만 스포츠카 특성상 타협이 가능해 보인다. 오히려 변속기가 동력을 잘 쥐고 있다는 느낌이 들어 신뢰도가 상승하기도 한다. 물론 기분상의 문제이며 이 부분을 단점으로 지적할 소비자도 있을 수 있다.
차량이 움직이기 시작하는 순간부터 일반 승용차와는 다른 분위기가 전해진다. 스티어링 답력은 무거운 편에 속하며 엔진과 변속기에서 발생된 힘이 휠에 전달될 때의 느낌도 직관적이다. 페달 답력도 무겁게 설정돼 있다. 승차감도 일반 승용차 대비 단단하기 때문에 확실히 2인승 스포츠카를 타고 있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차체 크기도 작고 높이도 낮기 때문에 운전석에서 느끼는 속도감이 생각보다 크다. 탑을 열고 주행하면 속도감은 더 커진다. 스포티하게 튜닝된 배기 시스템 덕분에 빠르게 달리지 않아도 스포티함을 느낄 수 있다.
정밀 계측장비를 활용해 정지상태에서 100km/h까지 가속시간을 측정해봤다. 결과는 7.9초 내외. 일반적으로 0-100km/h 가속 테스트 결과는 제조사 발표 기록과 우리팀 측정 기록이 크게 차이 나지 않는 선에서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SLK200은 0.9초가 느렸다. 최고 기록은 7.9초로 나왔지만 반복적인 테스트에서 8초 초반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는 조금 잘 나간다는 승용차와 유사한 수준이다.
SLK200에는 184마력과 27.5kg.m의 토크를 발휘하는 1.8리터 가솔린 터보엔진이 탑재됐다. 현재 기준으로 보면 부족하지도, 그렇다고 높지도 않은 다소 애매한 수치다. 하지만 SLK의 성격을 감안했을 때 조금 부족해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구동출력을 측정해본 결과 161마력과 25.1kg.m의 토크를 발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효율성 측면에서 합격점을 받을만하다.
제동거리 테스트에서는 100-0km/h 기준 약 37.5m를 기록했다. 분명 부족하지 않은 수치지만 앞서 테스트한 BMW 2시리즈 액티브 투어러가 35m 정도를 보였기에 조금 실망했다. 페달 답력은 다소 강한 편이다. 스포츠카 성격을 잘 보여주는 부분이지만 가다서다를 오랫동안 반복하다보면 피로감이 들기도 한다.
한적한 고속도로에 올라 엔진 성능을 끌어내본다. 배기량이 넉넉하지는 엔진 회전수를 올리며 꾸준히 속도를 상승시키는 타입이다. 100km/h까지는 다소 아쉬웠지만 일단 탄력을 바탕으로 밀어붙이는 형식이라 보면 된다. 180km/h는 물론 200km/h 까지의 도달도 그리 어렵지는 않다. 낮은 시트 포지션과 우렁찬 배기음 덕분에 속도감은 상당하다.
반면 고속안정감은 다소 떨어진다. 여기서 떨어진다는 의미는 메르세데스-벤츠만의 뛰어난 고속 안정감과 비교해서지 일반 차량보다 떨어진다는 것은 아니다.
탑을 열어봤다. 80~100km/h로 달려도 실내로 들어오는 바람이 거의 없다. 물론 이보다 높은 속도로 달리면 역으로 바람이 들이치고 상당한 풍절음을 경험하게 되지만 이런 조건은 오픈 에어링을 즐기는데 적합하지 않은 환경이다.
테스트 환경을 와인딩코스로 향했다. 이런 류의 차에 딱이다.
코너를 지나고 있다. 스티어링휠의 제어를 통해 움직이는 차체의 거동이 심상치 않다. 분명 매력적이다. 앞이 길고 뒤가 짧은 로드스터만의 민첩성이 부각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코너링을 돌아나가는 속도 자체가 빠르지는 않다. 물론 일반 승용차 보다는 빠르겠지만 기대 만큼을 충족시키지는 못하고 있다. 코너 후 재가속을 진행할 때의 터보랙도 아쉬움이다. A45 AMG의 경우 터보랙 이후 발휘되는 강력한 성능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한 타협이 가능했지만 SLK200가 보유한 다소 밋밋한 가속감이 아쉬움을 더 키우는 것 같다.
타이어는 브리지스톤의 포텐자 S001. UHP급 스포츠 성능과 프리미엄급의 승차감을 구현한 독특한 컨셉이다. 성격도 한계를 알아차리기 좋은 셋팅이기 때문에 운전자에게 부담을 주지 않는다는 점이 좋다. 스티어 특성은 언더스티어를 기초로 하지만 후륜 구동 로드스터답게 리어가 흐르기도 한다. 타이어는 한계를 넘어가면서 단번에 그립력을 잃는 타입이 아니다. 때문에 한계 파악이 쉬운 S001와의 매칭은 좋은 선택으로 비춰진다.
일반 주행서 단단하게 느껴졌던 승차감이 와인딩 코스에서는 부드럽게 느껴진다. 단단한 듯 하긴 하지만 차량의 코너링 퍼포먼스를 끌어올릴 정도는 아니라는 것이다. 하지만 본격적인 성능을 추구하는 모델은 아니기 때문에 오히려 이러한 셋팅이라 볼 수 있다.
변속기는 7단 자동변속기를 사용한다. 정확히 7G-TRONIC PLUS 사양이다. ‘PLUS’ 이름이 추가된 것인데 이전의 모델은 저속 구간의 쇼크 등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현세대의 PLUS 버전은 좋은 완성도를 보여주는 듯 하다. 7단 자동변속기가 2세대 SLK부터 적용되기 시작했으니 이 변속기의 탑재도 어느새 10년에 이르고 있다.
변속기와 함께 만족스러웠던 부분은 차체강성이다. 차량의 생김새 자체는 2세대 모델과 큰 차이 없지만 차체 강성 향상은 분명히 느껴진다. 그럼에도 윈드실드 상단의 루프 접합부위에서 발생하는 '삐그덕'거리는 소음까지 없애지는 못했다.
연비는 다소 부족한 느낌이다. 물론 차의 특성상 타협할 수준이 될 수도 있다. 평균 100~110km/h로 주행하는 환경에서 보여준 연비는 약 13.1km/L였다. 80km/h로 주행하는 환경에서는 11.7km/L를 기록했다. 엔진회전수가 낮아지면서 오히려 연료 소모율을 키운 것으로 해석된다. 평속 15km/h 속도의 답답한 시내주행 환경에서는 6.6km/L의 연비를 나타냈다.
SLK200의 가격은 6,650만원이다. 아우디 TT 2.0 로드스터의 6,510만원보다 높지만 BMW의 Z4 sDrive28i의 8,040만원보다 저렴하다. 할인에 인색한 벤츠지만 SLK만큼은 비교적으로 높은 할인율을 적용해주고 있다. 덕분에 경쟁모델과 비교해도 가격적인 이점이 커진다.
SLK200의 성격은 분명하다. 오픈카의 장점을 갖춘 스포츠 패션카라는 것. 성능을 추구한다면 상급모델을 선택하면 된다. 아니면 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화끈한 성능을 누릴 수 있는 45 AMG 시리즈도 대안이 된다. 그렇다고 SLK200의 성능이 형편 없을까? 재가속 부분서 아쉬움이 남는 것은 사실이지만 일반 승용차 보다는 빠르다.
벤츠 SL-클래스. 2011년 데뷔했지만 어쩌다 보니 현재 벤츠 라인업 중 가장 오래된 모델이 됐다. 역설하면 그만큼 벤츠의 변화가 빠르고 극적인 변화를 많이 보였다는 뜻이기도 하다. 때문에 현행모델보다 앞으로 나올 SLK가 더욱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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