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메르세데스-벤츠 GLC220d “돌풍의 핵”
컨텐츠 정보
- 3,444 조회
- 목록
본문
GLC는 모든 면에서 엄청난 발전을 거뒀다. GLK클래스가 그리 형편없는 모델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둘은 아득히 멀게만 느껴졌다. 최근 몇년간 경험했던 풀체인지 모델 중에서 이렇게 급진적 혁신을 거둔 차는 아무래도 없었던 것 같다.
김상영 기자가 메르세데스-벤츠 GLC220d 4MATIC을 시승했습니다. 김상영 기자는 최근에 SUV만 탄다고 투덜거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GLC는 매우 만족스러웠다고 합니다. 참고로 이번 영상에는 김한용 기자도 출연해 GLC에 대한 소감을 얘기했습니다. *시승기 영상은 케이블TV VOD로도 볼 수 있습니다.
현재 메르세데스-벤츠는 다분히 비약적이다. 6세대 신형 S클래스는 새로운 메르세데스-벤츠의 시대를 열었고 전통적인 프리미엄 브랜드답게 변화는 위에서부터 아래로 이어졌다. 신형 S클래스의 영향이 자연스럽게 모든 모델에 스며들었고, G클래스까지 압도했다. GLK클래스가 G클래스의 남성성을 물려 받았다면, GLC는 S클래스의 완벽성을 물려 받았다.
디자인, 품질, 주행성능, 가격 등 경쟁력이 부족한 부분을 찾기 힘들다. 모든 면에 있어서 일정 수준 이상의 탁월함을 갖고 있다. 물론 BMW X3, 레인지로버 이보크 등에 비해 최신 모델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기도 하지만, 그들의 신차가 GLC만큼의 총체적 발전을 이룰 수 있을진 미지수다.
우아한 SUV
GLK클래스는 G클래스를 떠올리는 강인함이 있었고 개성이 뚜렷했다. GLC는 한층 우아하다. 그렇다고 남성성이 완전히 배제된 것은 아니다. 범퍼에 적용된 플라스틱 가드는 SUV의 역동성을 강조하고 있다. 실제로 GLK클래스에 비해서도 오프로드 주행 성능은 더 향상됐다. 짧은 오버행과 리어행을 통해 동급 최고 수준의 접근각과 이탈각을 확보했다.
패밀리룩이 강조되면서 개성을 잃긴 했지만, GLK클래스에 비해 GLC의 디자인이 메르세데스-벤츠의 성격을 더 잘 나타내주고 있는 것 같다. 그리고 GLK클래스에 비해 크기는 월등히 커졌고, 무게는 최대 80kg이나 가벼워졌다.
새로운 실내 디자인은 이미 S클래스와 C클래스 등의 것과 크게 다르지 않지만, 여전히 신선하다. 클래식한 디자인과 현대적인 감각이 적절하게 조화를 이루고 있다. 사용된 소재나 마감 능력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빈틈을 찾아보기 힘들다.
휠베이스가 118mm 길어지면서 더 넉넉한 실내 공간을 확보했다. 특히 뒷좌석은 훨씬 여유로워졌다. 파노라마 선루프도 충분한 개방감을 전달하고 있다. 다만, 트렁크 공간은 체감상 큰 차이가 느껴지지 않았고, 오히려 유려한 디자인 때문에 공간을 손해보는 느낌도 들었다.
9단 자동변속기의 막강한 영향력
성능에 있어서 가장 큰 변화는 9단 자동변속기다. 후륜구동 토크컨버터 9단 자동변속기를 대량 생산할 수 있는 자동차 회사는 메르세데스-벤츠가 유일하다. 그리고 가장 완성도 높은 9단 자동변속기를 내놓고 있는 것도 메르세데스-벤츠다.
변속기 디퍼렌셜 기어는 미국의 ‘메탈다인(Metaldyne)’, 듀얼 매스 플라이 휠은 독일 ‘쉐플러(Schaeffler)’가 생산해 납품하고 있다. 또 프로펠러 샤프트는 영국의 ‘GKN 드라이브라인(GKN Driveline)’이 공급하고 있다.
BMW가 사용하는 ZF의 토크컨버터 8단 자동변속기와 겨뤄도 손색이 없다. 또 여느 듀얼클러치 변속기와 비교해도 아쉬움을 느끼기 힘들다. 다단화를 통한 부드러운 승차감과 효율성을 갖고 있으면서도, 가속 상황에서는 빠른 반응과 과감한 변속으로 역동성까지 보여준다.
배기량에 비해 엔진의 최고출력이 그리 뛰어난 편은 아니다. 가장 아쉬운 부분이다. BMW와 아우디에 비해 엔진 자체는 그리 내세울게 없다. 하지만 엔진과 변속기의 ‘찰떡 궁합’이 부족한 부분을 메운다. 9단 자동변속기는 출력을 조율하는 능력도 탁월하다. 170마력을 아낌없이 쓸 수 있다. 새로울 것 없는 엔진이지만 변속기 덕택에 완전히 다른 엔진처럼 느껴진다.
독보적인 존재
마치 세단을 타고 있는 듯한 부드러운 승차감은 메르세데스-벤츠 SUV의 큰 특징이다. 디젤 엔진은 회전수를 높여도 속삭이듯 소리내고, 서스펜션은 나긋나긋하게 차체를 떠받힌다. 시트의 가죽은 보드랍고, 포근하게 몸을 잡아준다. 장거리 주행에서 GLC는 경쟁 모델에 비해 한층 스트레스가 적다.
스포츠 모드에서는 사뭇 다르다. GLE의 경우엔 변화 폭이 크지 않았는데 GLC는 주행모드의 적극적인 변화가 눈에 띈다. 엔진과 변속기의 반응은 더 잽싸지고, 스티어링의 감각도 달라지지만 짜릿함은 크지 않다. 특히 다소 무른 서스펜션은 격한 스티어링 조작에 대해 신속하게 반응하지 못했다.
스티어링 감각이나 전반적인 섀시의 성격은 X3와 확연히 달랐고, 역동성에 대한 부분은 X3가 더 우위에 있었다. X3가 ‘핸들링’이라는 거대한 특징을 갖고 있는 것은 맞지만, GLC는 그것을 제외한 모든 부분에서 더 높은 만족도를 전달해주고 있다. 그리고 핸들링이 X3에 비해 특출나지 않을 뿐이지, GLC의 성격과는 충분히 잘 어울린다. 메르세데스-벤츠가 추구하는 것이 명확하게 담긴 셈이다.
메르세데스-벤츠는 올해 우리나라 시장에서 역사에 남을 기록을 세울 것 같다. 그동안 부진했던 SUV 라인업이 전부 새로워졌다. 하반기에는 최고급 SUV인 GLS까지 출시될 예정이다. BMW, 아우디 등의 새로운 SUV 출시 계획이 한동안 없기 때문에 메르세데스-벤츠의 독주를 견제할 마땅한 대안도 없어보인다. 또 신차가 나오더라도, 현재 메르세데스-벤츠가 갖고 있는 경쟁력은 변함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그만큼 GLC의 완성도는 독보적이다.
관련자료
-
링크
-
이전
-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