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메르세데스-벤츠, CLS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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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츠 CLS-클래스는 우리팀에게 두 가지 상반된 평가를 받았던 모델로 기억된다. 먼저 CLS350은 차별화된 스타일링과 주행성능으로 호평을, CLS250 CDI는 고급차지만 고급스러움을 잃은 비싼차로 전락했다는 평가를 받은 바 있다.
그렇기에 자연스럽게 관심이 CLS400에 쏠렸다. 페이스리프트를 통한 새로운 디자인과 기술, 새로운 엔진이 탑재된 CLS400의 경쟁력을 확인해보기로 했다.
디자인은 메르세데스-벤츠의 최신 디자인 방향을 따르도록 변화됐다. 중앙 그릴은 기존 2줄 장식에서 1줄로 축소됐다. 엠블럼을 중심으로 나열된 다이아몬드 그릴도 벤츠가 강조하는 디자인요소 중 하나다. 기존 공기흡입구 디자인이 사다리꼴로 변경돼 날카로운 인상을 갖게 됐다.
CLS400에는 AMG 스포츠 패키지가 기본으로 적용된다. AMG 전용 범퍼와 19인치 전용 휠, 전용 머플러 등이 갖춰진다. 다만 테스트 모델은 스포츠 패키지가 적용되지 않는 일반형이다. 일반형에서는 다이아몬드 그릴이 검은색 플라스틱으로 변경돼 있어 눈에 잘 띄지 않는다. 휠도 18인치 사양이다. 그럼에도 CLS-클래스에 대한 디자인 경쟁력은 여전하다. 멋스러운 AMG 패키지의 기본 적용도 좋지만 소비자들에게 불필요한 지출을 강요하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새로운 CLS-클래스는 페이스리프트를 통해 LED 라이트를 갖추게 됐다. 멀티빔 LED 인텔리전트 라이트 시스템(MULTIBEAM LED Intelligent Light System)이라는 긴 이름을 갖는 헤드램프는 주행 상황에 따라 24개의 LED를 제어해 밤길을 비춘다.
각각의 LED 소자는 1초에 100회 조명 패턴을 계산해 255단계 밝기 조절이 가능하다. 이 조합은 주행상황에 따라 6가지 타입으로의 조명 설정을 가능케 한다. 자동으로 상향등과 하향등을 전환시키는 것은 물론 굽은 도로를 미리 인식해 조사각을 조절하기도 한다. 원형 교차로도 미리 인식해 코너링 라이트를 미리 작동시킬 수 있다. 실제 주행서도 만족감은 컸다. 항상 밝은 전방 시야를 확보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전면부의 큰 변화와 달리 측면과 후면부의 변화는 미미한 수준이다. 휠의 디자인 변화와 ‘CLS400’ 배지를 제외하면 기존모델과 동일하다고 봐도 무방하다.
실내는 기존 모델의 분위기를 이어가고 있다. 스티어링휠의 디자인은 동일하지만 상 하단 부위를 원목으로 처리했다. 3개의 큰 원형으로 이뤄진 계기판은 중앙에 컬러 디스플레이를 통해 폭 넓은 설정을 할 수 있다는 점이 좋다.
테스트 차량은 대시보드부터 도어트림 상단부위를 주황색 가죽으로 덮였다. 가죽 질감을 비롯해 쿠션감도 뛰어나고 시각적 만족도 역시 높다. 실내에 꾸며진 우드트림은 어두운 녹색 빛을 갖는다. 피아노 블랙이라고 불리는 고광택 패널과 달리 멋진 무늬를 갖고 있으며 오염에도 취약하지 않다.
그 밖에도 아날로그 시계와 엠비언트 라이트(Ambient light)를 통한 고급화 전략도 좋다. 시계의 경우 적당한 높이에 위치해 있어 활용도도 역시 높다.
센터페시아 디스플레이는 기존 대시보드 일체형에서 태블릿 PC를 연상시키는 디자인으로 변화했다. 최신 벤츠의 공통된 디자인 특징이기도 하다.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인 커맨드(COMAND)는 한글화를 비롯해 전용 내비게이션 시스템의 탑재로 완성도가 높아졌다.
그럼에도 불만스러운 부분은 실내 완성도다. 시트와 대시보드, 도어패널을 고급 가죽으로 덮었지만 A-필러와 루프 부분은 직물 소재를 사용한다. 센터페시아의 오디오 시스템 부위에는 값싼 플라스틱이 그대로 노출됐으며, 헐거운 공조장치 다이얼은 여전히 저렴한 느낌을 전한다.
한글화와 본사 개발 내비게이션 시스템을 탑재했지만 복잡한 인터페이스 때문에 활용도 역시 낮다. 무엇보다 센터페시아 모니터가 고개를 갸우뚱거리게 만든다. 모니터의 크기는 10인치 이상으로 보일 정도로 상당히 크다. 하지만 막상 화면 자체의 크기는 과거 모델 그대로다. 이 정도는 사이드 베젤이라고 말하기도 민망한 수준이다. 벤츠답게(?) 터치도 안된다. 태블릿 PC 처럼 모니터를 돌출시켜놓은 이유가 궁금하다. 이건 아니다.
시트는 상당히 호화롭다. 가죽의 질감도 뛰어나고 작동범위도 폭넓다. 럼버 서포트 사이드 볼스터, 헤드레스트 모두 전동식이다. 앞좌석의 경우 열선, 통풍 기능이 갖춰진다. 코너링을 돌 때 몸이 쏠리지 않도록 시트의 측면을 부풀었다 줄었다 해주는 다이내믹 시트(Dynamic seat) 기능도 지원한다.
폭넓은 작동범위를 지원해 취향에 맞춰 평평한 시트부터 세미 버킷 시트의 느낌까지 변화를 줄 수도 있다. 안마 기능도 갖췄다. 4가지 안마 기능을 설정할 수 있지만 모두 밋밋한 편이다.
동급의 어퍼 미들급 세단과 비교하면 뒷좌석 공간에 대한 아쉬움은 감안해야 한다. 쿠페를 연상시키는 루프라인 때문에 앞좌석과 뒷좌석 모두 헤드룸이 충분치 않기 때문이다. 여기에 대시보드부터 뒷좌석까지 연결되는 센터콘솔의 영향까지 더해져 공간이 좁다고 느끼게 된다. 다행인 것은 키 180cm 이상 탑승자가 뒷좌석에 앉아도 무릎이나 머리가 직접 닿지는 않아 보이는 것 보다는 넓은 공간을 갖는다는 점이다. 대신 뒷좌석을 타고 내리기에 입구는 많이 좁은 편이다.
사운드는 뱅&올룹슨 시스템을 사용한다. 참고로 이는 테스트 차량만 적용된 것으로, 시판모델에는 일반 사운드 시스템이 탑재된다. 옵션 사항으로 하만카돈 사운드 시스템을 적용할 수 있다. 특유의 공간감과 함께 저음 영역의 박력도 마음에 든다. 여기에 은은한 조명을 더한 디자인을 통해 시각적인 만족감도 높이고 있다. 최근 아우디가 뱅&올룹슨의 보급화(?)에 나서고 있지만 적어도 CLS에 탑재된 시스템은 한 단계 더 높은 사양이라고 생각될 정도로 만족감이 높았다.
트렁크는 520리터의 용량을 갖는다. 깊은 편은 아니지만 돌출부위를 최소화 시키며 넓게 디자인되어 있어 활용성이 좋다. 쿠페 특유의 디자인 때문에 트렁크 입구는 좁지만 위아래로 크게 열리기 때문에 아쉬움은 크지 않다.
실내외 구성을 살펴봤으니 주행에 나설 차례다. 참고로 테스트 차량은 동절기 환경에 대비해 윈터 타이어를 장착하고 있었다.
버튼을 눌러 시동을 걸면 부드럽고 조용한 사운드가 들려온다. CLS250 CDI 시승 당시 디젤 소음과 진동으로 잠시 당황했던 기억이 있는데, 이제야 CLS-클래스다운 모습을 찾은 듯 하다.
소음을 측정해보니 아이들 상태 소음은 37dBA를 기록했다. 과거 CLS350과 동일한 수치다. 아우디 A7 3.0TFSI의 36dBA보다는 높지만 가솔린만의 정숙성이 강조됐음은 동일하다. 무엇보다 스티어링휠과 페달 등에서 진동이 없다고 느껴질 정도로 N.V.H에 대한 만족감은 높다.
주행감각은 느긋하다. 가속페달과 브레이크 페달 모두 밟는 만큼만 반응해 예민함과는 거리를 멀리하고 있다. 스티어링휠은 적당히 가볍다. 주행상황에 따라 기어비와 무게감을 달리하기 때문에 여성운전자도 부담 없이 운전할 수 있겠다.
신호등 신호에 맞춰 정차를 하면 엔진이 정지한다. 최근에는 기본 사양과 같은 장비 중 하나다. 재시동은 상당히 빠르다. 표현하자면 “끽~부릉”과 같은 느낌이다. S-클래스처럼 마치 원래 엔진이 돌아가고 있었던 것처럼 즉각적인 재시동까지는 아니지만 그에 준하는 수준이고 이질감도 적다.
주행모드 설정은 이피션시(Efficiency) 모드와 스포츠(Sport) 모드를 선택할 수 있다. 이피션시 모드는 가속페달 응답성과 엔진의 출력 발휘 정도가 꽤나 둔감해진다. 변속도 빨리 높은 단수로 올려버린다. 스포츠 모드로 변경하면 뭔가 더 공격적으로 변했다기 보다 이제서야 제 성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봉인이 풀린 느낌이다.
가속페달을 밟아 차량의 성능을 끌어올려봤다. CLS400의 제원은 V6 3.0 트윈터보 엔진을 통해 333마력과 48.9kg.m의 토크를 발휘한다. 나름 두둑한 토크감을 기대했지만 의외로 밋밋하다. 이피션시 모드에서 스포츠 모드로 바꾸고 최대 가속을 시도해봤지만 느낌은 동일했다.
뭔가 설정을 잘못했나 하고 생각하는 순간... 아차! 속도계가 180km/h를 넘어버렸다. 부드러움과 주행안정감이 속도감을 둔하게 만들었던 것이다. 사실 C63AMG 같은 모델도 최대 가속 때 긴장감을 갖게 하지 않는다. 단지 빠르게 오르는 스피드 미터만이 존재할 뿐.
0-100km/h 테스트를 진행했다. 윈터 타이어 특성상 최대 스톨(Stall) 상태의 출발은 휠스핀이 많이 발생했다. 슬립 직전 스톨 상태서 출발해 가속력을 측정한 결과 5.67초를 기록했다. 100km/h를 도달하는데 소요된 거리도 86.7m에 불과했다. 테스트 당일의 노면 온도가 높았다면 제원상 기록인 5.3초도 가능해 보인다.
실제 휠에서 발휘되는 구동력을 측정해본 결과 266마력과 38kg.m의 토크를 발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출시되는 신차들의 구동력을 생각하면 출력서 20%, 토크서 22%가량의 하락이 이뤄졌다는 점은 상당히 아쉬운 부분이다.
속도를 계속 높여나가면 200km/h까지 쉽게 가속한다. 4천rpm을 넘어 최대토크가 하락하기 시작하면 마력이 바통을 넘겨받아 끝까지 밀어주는 느낌이 좋다. 속도가 붙는 느낌도 거침이 없다. 이 과정서 변속기는 아무런 충격 없이 동력을 전달해준다. 물론 고속안정감도 상당하다.
다만 가속페달을 끝까지 밟아도 배기음은 다소 밋밋하다. 어차피 배기음을 원한다면 63 AMG가 있으니 하위 모델은 고급스러움에 초점을 맞춘 설정이라고 이해해야 할 듯 하다.
서스펜션은 E-클래스와 비교하면 단단하다. 벤츠가 ‘쿠페’라고 강조하는 것처럼 실제 하체 설정도 쿠페에 가깝다. CLS400은 에어서스펜션인 에어매틱(AIRMATIC)이 기본사양이다. 컴포트 모드와 스포츠 모드를 설정할 수 있지만 컴포트 모드도 단단한 편에 속한다. 특히 RS7의 에어서스펜션과 비교하면 CLS400의 컴포트 모드가 RS7의 다이내믹 모드보다 단단한 정도다.
CLS400의 에어매틱은 차량의 주행속도가 약 140km/h에 도달하게 되면 차체를 15mm 낮춰 안정감을 높이고 70km/h 이하로 감속하면 차량의 높이를 원상태로 복귀시킨다. 여기에 차량의 높이를 인위적으로 25mm까지 높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일상 주행 환경에서 컴포트 모드와 스포츠 모드의 차이를 체감하기는 쉽지 않다.
본격적인 CLS400의 주행성능을 확인해보기 위해 테스트 장소를 와인딩 코스로 옮겼다. 가속페달의 움직임이 커지자 일반 주행에서 부각되지 않았던 터보랙이 느껴진다. 원하던 재가속 시점보다 늦게 엔진이 반응하기 때문이다. 물론 일상 주행상황에서는 추월이나 차선변경 등이 전혀 불편하지 않을 정도로 빠르기 때문에 일반 소비자들이 문제를 삼을 정도는 아니다. 디젤의 터보랙과는 비교 불가다.
핸들링은 스티어링 시스템 특성상 아주 빠르고 날카로움과는 거리를 둔다. 하지만 정확하다. 운전자의 의도만큼 돌아주고 빠른 조작에서도 부드럽게 반응해준다. 연속적인 코너를 돌아나가는 상황에서도 차량의 거동과 스티어링휠에서 받는 일체감이 좋기 때문에 운전에 자신감을 심어준다.
하지만 코너링 속도 자체가 빠르지는 않다. 테스트 모델에 장착된 타이어는 전 후륜 모두 255mm 너비의 피렐리 소토제로 윈터 240(SOTTOZERO WINTER 240) 윈터 타이어 사양이다. 때문에 한계는 분명하다. 그보다 타이어 성격이 독특한데, 윈터 타이어지만 컴파운드가 아주 소프트한 편은 아니고 의외로 마른 노면의 한계가 높다는 점이다. 하지만 스키드음이 매우 작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와인딩 환경 속 서스펜션은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롤에 대응하는 능력은 물론 코너에서도 안정감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에어서스펜션이기 때문에 부드러울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스프링과 댐퍼의 역할을 잘 소화해 이상적인 성능을 발휘하고 있다.
서스펜션은 스포츠 모드보다 컴포트 모드의 활용을 추천하고 싶다. 기본적으로 서스펜션의 스트로크 자체가 긴 편은 아니다. 때문에 차량의 거동과 롤 역시 큰 편이 아니다. 이 조건에 스포츠 모드가 더해지면 코너링 성격이 다소 거칠고 튀는 모습이 보이게 된다. 물론 트랙 주행 환경이라면 스포츠 모드가 성능을 끌어올리기 좋을 것이다.
변속기는 7단 자동변속기인 7G-TRONIC PLUS다. 해외에서 CLS 페이스리프트는 9단 변속기가 탑재됐지만 국내 시장은 7단이 기본이다. 새로운 변속기에 대한 아쉬움은 분명 크다. 하지만 7단 변속기의 숙성 정도가 최고 수준으로 높아진 듯 하다. 변속 속도와 반응을 비롯해 다양한 주행 상황에서도 변속충격도 없었기 때문에 만족감이 매우 높았다. 신개발 9단 변속기도 좋지만 시장의 평가를 받고 개선되기 전까지는 현행 7단 변속기 쪽이 보다 우수하다고 할 수 있겠다.
제동력은 무난한 것으로 측정됐다. 100-0km/h 제동 테스트 결과 41.73m만에 정지했으며, 이때 소요된 시간은 3.03초였다. 2차 테스트는 42.81m에 3.09초, 3차 테스트는 43.46m와 3.13초를 기록했다. 윈터 타이어의 한계로 제동거리가 늘어났음에도 41m대를 기록했다는 점이 만족스럽다. 또 브레이크 성격이 초반부터 후반까지 비례제어되는 방식이기 때문에 조작과 성능발휘도 용이했다. 여기에 일산화탄소 유입 테스트를 위해 가감속을 반복했지만 쉽게 지치는 모습도 보이지 않아 내구성도 수준급이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80km/h로 정속주행시 측정된 연비는 약 17km 정도를 나타냈다. 100~110km/h로 주행할 때 역시 차이 없는 17km/L 내외의 연비를 보였다는 점이 독특하다. 평속 15km/L의 심한 정체구간의 연비는 6.5km/L의 연비를 보였다. 시내주행을 비롯해 고속도로 등 차량 흐름에 맞춰 주행 테스트를 진행한 결과 종합적으로 9.8km/L의 연비를 기록해 공인연비 10km/L와 차이 없는 실연비를 가졌음을 확인했다.
CLS-클래스는 많이 팔리는 차가 아니다. 하지만 지향하는 소비자층은 분명하다. 평범한 세단과 달리 스타일과 성능, 고급스러움을 모두 만족하고 싶어하는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한다. 특히 생김새뿐만 아니라 실제 주행성능까지 E-클래스와 다른 차임을 잘 부각하고 있다. 때문에 CLS-클래스는 디젤보다 가솔린이 제격이다. 그런 의미에서 CLS400에 탑재된 완성도 높은 신형 엔진은 CLS다움이 어떤 것인지 잘 보여주는 예라 할 수 있다.
가격적으로 CLS250 BlueTEC 4MATIC과 CLS400은 약 1,500만원 가량 차이가 난다. 1억원의 예산으로 접근한 두 차량. 디젤을 선택할 것인가? 아니면 가솔린을 선택할 것인가?
그렇기에 자연스럽게 관심이 CLS400에 쏠렸다. 페이스리프트를 통한 새로운 디자인과 기술, 새로운 엔진이 탑재된 CLS400의 경쟁력을 확인해보기로 했다.
디자인은 메르세데스-벤츠의 최신 디자인 방향을 따르도록 변화됐다. 중앙 그릴은 기존 2줄 장식에서 1줄로 축소됐다. 엠블럼을 중심으로 나열된 다이아몬드 그릴도 벤츠가 강조하는 디자인요소 중 하나다. 기존 공기흡입구 디자인이 사다리꼴로 변경돼 날카로운 인상을 갖게 됐다.
CLS400에는 AMG 스포츠 패키지가 기본으로 적용된다. AMG 전용 범퍼와 19인치 전용 휠, 전용 머플러 등이 갖춰진다. 다만 테스트 모델은 스포츠 패키지가 적용되지 않는 일반형이다. 일반형에서는 다이아몬드 그릴이 검은색 플라스틱으로 변경돼 있어 눈에 잘 띄지 않는다. 휠도 18인치 사양이다. 그럼에도 CLS-클래스에 대한 디자인 경쟁력은 여전하다. 멋스러운 AMG 패키지의 기본 적용도 좋지만 소비자들에게 불필요한 지출을 강요하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새로운 CLS-클래스는 페이스리프트를 통해 LED 라이트를 갖추게 됐다. 멀티빔 LED 인텔리전트 라이트 시스템(MULTIBEAM LED Intelligent Light System)이라는 긴 이름을 갖는 헤드램프는 주행 상황에 따라 24개의 LED를 제어해 밤길을 비춘다.
각각의 LED 소자는 1초에 100회 조명 패턴을 계산해 255단계 밝기 조절이 가능하다. 이 조합은 주행상황에 따라 6가지 타입으로의 조명 설정을 가능케 한다. 자동으로 상향등과 하향등을 전환시키는 것은 물론 굽은 도로를 미리 인식해 조사각을 조절하기도 한다. 원형 교차로도 미리 인식해 코너링 라이트를 미리 작동시킬 수 있다. 실제 주행서도 만족감은 컸다. 항상 밝은 전방 시야를 확보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전면부의 큰 변화와 달리 측면과 후면부의 변화는 미미한 수준이다. 휠의 디자인 변화와 ‘CLS400’ 배지를 제외하면 기존모델과 동일하다고 봐도 무방하다.
실내는 기존 모델의 분위기를 이어가고 있다. 스티어링휠의 디자인은 동일하지만 상 하단 부위를 원목으로 처리했다. 3개의 큰 원형으로 이뤄진 계기판은 중앙에 컬러 디스플레이를 통해 폭 넓은 설정을 할 수 있다는 점이 좋다.
테스트 차량은 대시보드부터 도어트림 상단부위를 주황색 가죽으로 덮였다. 가죽 질감을 비롯해 쿠션감도 뛰어나고 시각적 만족도 역시 높다. 실내에 꾸며진 우드트림은 어두운 녹색 빛을 갖는다. 피아노 블랙이라고 불리는 고광택 패널과 달리 멋진 무늬를 갖고 있으며 오염에도 취약하지 않다.
그 밖에도 아날로그 시계와 엠비언트 라이트(Ambient light)를 통한 고급화 전략도 좋다. 시계의 경우 적당한 높이에 위치해 있어 활용도도 역시 높다.
센터페시아 디스플레이는 기존 대시보드 일체형에서 태블릿 PC를 연상시키는 디자인으로 변화했다. 최신 벤츠의 공통된 디자인 특징이기도 하다.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인 커맨드(COMAND)는 한글화를 비롯해 전용 내비게이션 시스템의 탑재로 완성도가 높아졌다.
그럼에도 불만스러운 부분은 실내 완성도다. 시트와 대시보드, 도어패널을 고급 가죽으로 덮었지만 A-필러와 루프 부분은 직물 소재를 사용한다. 센터페시아의 오디오 시스템 부위에는 값싼 플라스틱이 그대로 노출됐으며, 헐거운 공조장치 다이얼은 여전히 저렴한 느낌을 전한다.
한글화와 본사 개발 내비게이션 시스템을 탑재했지만 복잡한 인터페이스 때문에 활용도 역시 낮다. 무엇보다 센터페시아 모니터가 고개를 갸우뚱거리게 만든다. 모니터의 크기는 10인치 이상으로 보일 정도로 상당히 크다. 하지만 막상 화면 자체의 크기는 과거 모델 그대로다. 이 정도는 사이드 베젤이라고 말하기도 민망한 수준이다. 벤츠답게(?) 터치도 안된다. 태블릿 PC 처럼 모니터를 돌출시켜놓은 이유가 궁금하다. 이건 아니다.
시트는 상당히 호화롭다. 가죽의 질감도 뛰어나고 작동범위도 폭넓다. 럼버 서포트 사이드 볼스터, 헤드레스트 모두 전동식이다. 앞좌석의 경우 열선, 통풍 기능이 갖춰진다. 코너링을 돌 때 몸이 쏠리지 않도록 시트의 측면을 부풀었다 줄었다 해주는 다이내믹 시트(Dynamic seat) 기능도 지원한다.
폭넓은 작동범위를 지원해 취향에 맞춰 평평한 시트부터 세미 버킷 시트의 느낌까지 변화를 줄 수도 있다. 안마 기능도 갖췄다. 4가지 안마 기능을 설정할 수 있지만 모두 밋밋한 편이다.
동급의 어퍼 미들급 세단과 비교하면 뒷좌석 공간에 대한 아쉬움은 감안해야 한다. 쿠페를 연상시키는 루프라인 때문에 앞좌석과 뒷좌석 모두 헤드룸이 충분치 않기 때문이다. 여기에 대시보드부터 뒷좌석까지 연결되는 센터콘솔의 영향까지 더해져 공간이 좁다고 느끼게 된다. 다행인 것은 키 180cm 이상 탑승자가 뒷좌석에 앉아도 무릎이나 머리가 직접 닿지는 않아 보이는 것 보다는 넓은 공간을 갖는다는 점이다. 대신 뒷좌석을 타고 내리기에 입구는 많이 좁은 편이다.
사운드는 뱅&올룹슨 시스템을 사용한다. 참고로 이는 테스트 차량만 적용된 것으로, 시판모델에는 일반 사운드 시스템이 탑재된다. 옵션 사항으로 하만카돈 사운드 시스템을 적용할 수 있다. 특유의 공간감과 함께 저음 영역의 박력도 마음에 든다. 여기에 은은한 조명을 더한 디자인을 통해 시각적인 만족감도 높이고 있다. 최근 아우디가 뱅&올룹슨의 보급화(?)에 나서고 있지만 적어도 CLS에 탑재된 시스템은 한 단계 더 높은 사양이라고 생각될 정도로 만족감이 높았다.
트렁크는 520리터의 용량을 갖는다. 깊은 편은 아니지만 돌출부위를 최소화 시키며 넓게 디자인되어 있어 활용성이 좋다. 쿠페 특유의 디자인 때문에 트렁크 입구는 좁지만 위아래로 크게 열리기 때문에 아쉬움은 크지 않다.
실내외 구성을 살펴봤으니 주행에 나설 차례다. 참고로 테스트 차량은 동절기 환경에 대비해 윈터 타이어를 장착하고 있었다.
버튼을 눌러 시동을 걸면 부드럽고 조용한 사운드가 들려온다. CLS250 CDI 시승 당시 디젤 소음과 진동으로 잠시 당황했던 기억이 있는데, 이제야 CLS-클래스다운 모습을 찾은 듯 하다.
소음을 측정해보니 아이들 상태 소음은 37dBA를 기록했다. 과거 CLS350과 동일한 수치다. 아우디 A7 3.0TFSI의 36dBA보다는 높지만 가솔린만의 정숙성이 강조됐음은 동일하다. 무엇보다 스티어링휠과 페달 등에서 진동이 없다고 느껴질 정도로 N.V.H에 대한 만족감은 높다.
주행감각은 느긋하다. 가속페달과 브레이크 페달 모두 밟는 만큼만 반응해 예민함과는 거리를 멀리하고 있다. 스티어링휠은 적당히 가볍다. 주행상황에 따라 기어비와 무게감을 달리하기 때문에 여성운전자도 부담 없이 운전할 수 있겠다.
신호등 신호에 맞춰 정차를 하면 엔진이 정지한다. 최근에는 기본 사양과 같은 장비 중 하나다. 재시동은 상당히 빠르다. 표현하자면 “끽~부릉”과 같은 느낌이다. S-클래스처럼 마치 원래 엔진이 돌아가고 있었던 것처럼 즉각적인 재시동까지는 아니지만 그에 준하는 수준이고 이질감도 적다.
주행모드 설정은 이피션시(Efficiency) 모드와 스포츠(Sport) 모드를 선택할 수 있다. 이피션시 모드는 가속페달 응답성과 엔진의 출력 발휘 정도가 꽤나 둔감해진다. 변속도 빨리 높은 단수로 올려버린다. 스포츠 모드로 변경하면 뭔가 더 공격적으로 변했다기 보다 이제서야 제 성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봉인이 풀린 느낌이다.
가속페달을 밟아 차량의 성능을 끌어올려봤다. CLS400의 제원은 V6 3.0 트윈터보 엔진을 통해 333마력과 48.9kg.m의 토크를 발휘한다. 나름 두둑한 토크감을 기대했지만 의외로 밋밋하다. 이피션시 모드에서 스포츠 모드로 바꾸고 최대 가속을 시도해봤지만 느낌은 동일했다.
뭔가 설정을 잘못했나 하고 생각하는 순간... 아차! 속도계가 180km/h를 넘어버렸다. 부드러움과 주행안정감이 속도감을 둔하게 만들었던 것이다. 사실 C63AMG 같은 모델도 최대 가속 때 긴장감을 갖게 하지 않는다. 단지 빠르게 오르는 스피드 미터만이 존재할 뿐.
0-100km/h 테스트를 진행했다. 윈터 타이어 특성상 최대 스톨(Stall) 상태의 출발은 휠스핀이 많이 발생했다. 슬립 직전 스톨 상태서 출발해 가속력을 측정한 결과 5.67초를 기록했다. 100km/h를 도달하는데 소요된 거리도 86.7m에 불과했다. 테스트 당일의 노면 온도가 높았다면 제원상 기록인 5.3초도 가능해 보인다.
실제 휠에서 발휘되는 구동력을 측정해본 결과 266마력과 38kg.m의 토크를 발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출시되는 신차들의 구동력을 생각하면 출력서 20%, 토크서 22%가량의 하락이 이뤄졌다는 점은 상당히 아쉬운 부분이다.
속도를 계속 높여나가면 200km/h까지 쉽게 가속한다. 4천rpm을 넘어 최대토크가 하락하기 시작하면 마력이 바통을 넘겨받아 끝까지 밀어주는 느낌이 좋다. 속도가 붙는 느낌도 거침이 없다. 이 과정서 변속기는 아무런 충격 없이 동력을 전달해준다. 물론 고속안정감도 상당하다.
다만 가속페달을 끝까지 밟아도 배기음은 다소 밋밋하다. 어차피 배기음을 원한다면 63 AMG가 있으니 하위 모델은 고급스러움에 초점을 맞춘 설정이라고 이해해야 할 듯 하다.
서스펜션은 E-클래스와 비교하면 단단하다. 벤츠가 ‘쿠페’라고 강조하는 것처럼 실제 하체 설정도 쿠페에 가깝다. CLS400은 에어서스펜션인 에어매틱(AIRMATIC)이 기본사양이다. 컴포트 모드와 스포츠 모드를 설정할 수 있지만 컴포트 모드도 단단한 편에 속한다. 특히 RS7의 에어서스펜션과 비교하면 CLS400의 컴포트 모드가 RS7의 다이내믹 모드보다 단단한 정도다.
CLS400의 에어매틱은 차량의 주행속도가 약 140km/h에 도달하게 되면 차체를 15mm 낮춰 안정감을 높이고 70km/h 이하로 감속하면 차량의 높이를 원상태로 복귀시킨다. 여기에 차량의 높이를 인위적으로 25mm까지 높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일상 주행 환경에서 컴포트 모드와 스포츠 모드의 차이를 체감하기는 쉽지 않다.
본격적인 CLS400의 주행성능을 확인해보기 위해 테스트 장소를 와인딩 코스로 옮겼다. 가속페달의 움직임이 커지자 일반 주행에서 부각되지 않았던 터보랙이 느껴진다. 원하던 재가속 시점보다 늦게 엔진이 반응하기 때문이다. 물론 일상 주행상황에서는 추월이나 차선변경 등이 전혀 불편하지 않을 정도로 빠르기 때문에 일반 소비자들이 문제를 삼을 정도는 아니다. 디젤의 터보랙과는 비교 불가다.
핸들링은 스티어링 시스템 특성상 아주 빠르고 날카로움과는 거리를 둔다. 하지만 정확하다. 운전자의 의도만큼 돌아주고 빠른 조작에서도 부드럽게 반응해준다. 연속적인 코너를 돌아나가는 상황에서도 차량의 거동과 스티어링휠에서 받는 일체감이 좋기 때문에 운전에 자신감을 심어준다.
하지만 코너링 속도 자체가 빠르지는 않다. 테스트 모델에 장착된 타이어는 전 후륜 모두 255mm 너비의 피렐리 소토제로 윈터 240(SOTTOZERO WINTER 240) 윈터 타이어 사양이다. 때문에 한계는 분명하다. 그보다 타이어 성격이 독특한데, 윈터 타이어지만 컴파운드가 아주 소프트한 편은 아니고 의외로 마른 노면의 한계가 높다는 점이다. 하지만 스키드음이 매우 작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와인딩 환경 속 서스펜션은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롤에 대응하는 능력은 물론 코너에서도 안정감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에어서스펜션이기 때문에 부드러울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스프링과 댐퍼의 역할을 잘 소화해 이상적인 성능을 발휘하고 있다.
서스펜션은 스포츠 모드보다 컴포트 모드의 활용을 추천하고 싶다. 기본적으로 서스펜션의 스트로크 자체가 긴 편은 아니다. 때문에 차량의 거동과 롤 역시 큰 편이 아니다. 이 조건에 스포츠 모드가 더해지면 코너링 성격이 다소 거칠고 튀는 모습이 보이게 된다. 물론 트랙 주행 환경이라면 스포츠 모드가 성능을 끌어올리기 좋을 것이다.
변속기는 7단 자동변속기인 7G-TRONIC PLUS다. 해외에서 CLS 페이스리프트는 9단 변속기가 탑재됐지만 국내 시장은 7단이 기본이다. 새로운 변속기에 대한 아쉬움은 분명 크다. 하지만 7단 변속기의 숙성 정도가 최고 수준으로 높아진 듯 하다. 변속 속도와 반응을 비롯해 다양한 주행 상황에서도 변속충격도 없었기 때문에 만족감이 매우 높았다. 신개발 9단 변속기도 좋지만 시장의 평가를 받고 개선되기 전까지는 현행 7단 변속기 쪽이 보다 우수하다고 할 수 있겠다.
제동력은 무난한 것으로 측정됐다. 100-0km/h 제동 테스트 결과 41.73m만에 정지했으며, 이때 소요된 시간은 3.03초였다. 2차 테스트는 42.81m에 3.09초, 3차 테스트는 43.46m와 3.13초를 기록했다. 윈터 타이어의 한계로 제동거리가 늘어났음에도 41m대를 기록했다는 점이 만족스럽다. 또 브레이크 성격이 초반부터 후반까지 비례제어되는 방식이기 때문에 조작과 성능발휘도 용이했다. 여기에 일산화탄소 유입 테스트를 위해 가감속을 반복했지만 쉽게 지치는 모습도 보이지 않아 내구성도 수준급이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80km/h로 정속주행시 측정된 연비는 약 17km 정도를 나타냈다. 100~110km/h로 주행할 때 역시 차이 없는 17km/L 내외의 연비를 보였다는 점이 독특하다. 평속 15km/L의 심한 정체구간의 연비는 6.5km/L의 연비를 보였다. 시내주행을 비롯해 고속도로 등 차량 흐름에 맞춰 주행 테스트를 진행한 결과 종합적으로 9.8km/L의 연비를 기록해 공인연비 10km/L와 차이 없는 실연비를 가졌음을 확인했다.
CLS-클래스는 많이 팔리는 차가 아니다. 하지만 지향하는 소비자층은 분명하다. 평범한 세단과 달리 스타일과 성능, 고급스러움을 모두 만족하고 싶어하는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한다. 특히 생김새뿐만 아니라 실제 주행성능까지 E-클래스와 다른 차임을 잘 부각하고 있다. 때문에 CLS-클래스는 디젤보다 가솔린이 제격이다. 그런 의미에서 CLS400에 탑재된 완성도 높은 신형 엔진은 CLS다움이 어떤 것인지 잘 보여주는 예라 할 수 있다.
가격적으로 CLS250 BlueTEC 4MATIC과 CLS400은 약 1,500만원 가량 차이가 난다. 1억원의 예산으로 접근한 두 차량. 디젤을 선택할 것인가? 아니면 가솔린을 선택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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