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시승기

[시승기] 링컨, 컨티넨탈 3.0 AWD 프레지덴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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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컨 컨티넨탈이 부활했다. 2003년 단종된 이후 13년 만에 다시 빛을 본 것이다. 컨티넨탈은 고향 미국에서 캐딜락 CT6와 많이 비교가 되는 모델이기도 하다. 미국 고급 브랜드를 대표하는 기함급 모델들이기 때문이다. 출시 시기도 2016년에 함께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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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미국 시장 판매량을 비교해보자. 컨티넨탈의 판매량이 CT6를 앞선다. 물론 차이가 큰 것은 아니지만 상징적 의미 정도는 부여될 수 있겠다. 그럼 링컨이 캐딜락보다 잘 팔려서일까? 아니다. 캐딜락은 링컨보다 매월, 그리고 연간 판매량에서 2배가량 많이 팔린다. 그런 볼륨의 차이를 생각한다면 컨티넨탈이 상당한 성공을 거뒀다고 볼 수 있다.

본격적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가기 전에 한가지 사전 정보를 짚고 넘어가 보자. 지금의 컨티넨탈이 시장에서 선전하고 있지만 사실 그전까지는 인정받지 못했다. 수십 년 전 컨티넨탈은 미국 내 유명 연예인은 물론 정치계 인사들이 애용하는 최고급 세단이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도 발전이 없었다. 저렴한 품질, 조약한 실내, 한참 모자란 동력성능 등…… 아무리 차에 대해 잘 모른다고 해도 백이면 백 링컨 컨티넨탈보다 벤츠 S-클래스가 낫다고 말하는 것이 당연시되어갔다. 지난 1990년, 6만 2732대를 판매한 이후 10여 년 동안 내리막길을 걸었고, 2003년에는 미국에서만 280대 판매되는데 그쳤다. 그리고 단종됐다. 후속 모델을 예고하는 컨셉트카가 공개됐지만 양산으로 이어지지는 못했다.

그렇게 잊혔던 컨티넨탈이 부활할 수 있었던 것은 중국 시장의 영향 덕분이다. 미국 시장은 사실상 SUV 및 픽업이 지배하는 구조로 변했다. 하지만 중국에서는 링컨이 벤츠나 BMW 못지않은 높은 밸류를 갖고 있다. 가솔린 세단이 인기라는 점, 특히 컨티넨탈은 78년의 유구한 역사를 통해 과시를 좋아하는 중국 소비자들에게 충분히 어필할 수 있었다. 이에 링컨은 컨티넨탈이라는 카드를 다시 꺼내 든 것이다.

이러한 배경을 놓고 바라보면 컨티넨탈은 확실히 중국 소비자들이 좋아하는 구성을 잘 갖고 있다. 우선 외적인 존재감이 상당하다. 사진으로 보면 밋밋해 보일 수 있지만 실제로 대면하면 링컨만의 개성이 두드러짐을 확인할 수 있다. 차량의 내외관에 아낌없이 크롬을 사용했다. 특히 그릴 부분을 통째로 금속 처리한 것도 눈에 띈다. 이외에 범퍼, 사이드미러, 벨트라인, 사이드 스커트 상단, 후면부 등 곳곳이 크롬으로 치장됐다. 후면부는 이전 세대 그랜저를 연상시킨다. 면발광 방식을 통해 한층 깔끔하고 부드럽게 점등되는 방식이 꽤나 고급스럽게 느껴지지만 그래도 그랜저의 느낌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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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들이 봤을 때 신기하게 느껴질 수 있는 기능도 있다. 특히 측면에 도어 핸들이 없다. 대신 전자식 도어 핸들이 갖춰진다. 크롬으로 감싸진 벨트라인에 손잡이만 있는 타입이다. 링컨에서는 E-렛치 도어(E-Latch)라고 부른다. 손잡이 안쪽에 작은 센서식 스위치가 있는데 이를 누르면 ‘찰칵’하는 소리와 함께 도어가 열린다. 이 소리가 정말 독특하다.

외부에서 전자식으로 개폐하는 만큼 실내에서 문을 여는 방법도 다르다. 버튼을 눌러 문을 여는데, 의외로 편하다. 도어 손잡이에 손을 얹었을 때 엄지손가락이 위치하는 자리에 버튼이 마련돼 사용이 편하다. 만약 센서가 고장 나면 물리적인 방법으로 문을 열 수 있도록 별도의 레버도 준비했다.

여기서 궁금증이 생긴다. 안쪽에서는 물리적으로 문을 열 수 있는 방법이 존재하는데, 바깥에서는 어떻게 문을 열까? 물론 답은 있다. 전륜 펜더 뒤편에 위치한 컨티넨탈 글귀가 각인된 금속 장식을 살펴보면 열쇠구멍 커버를 찾을 수 있고, 이곳에 전자키에 포함된 비상 열쇠를 넣고 돌리면 된다.

물론 문이 완전히 닫히지 않았을 때 자동으로 닫아주는 소프트 클로즈 기능도 있다. 벤츠는 물론 BMW와 제네시스 등에도 적용되지만 컨티넨탈의 소프트 클로즈 기능은 조금 빠른 반응을 보이는 것이 특징이다. 다른 차량들은 문이 살짝 닫혔을 때 잠시 뜸을 들이다가 문을 닫아주는 형식이다. 반면 컨티넨탈은 문이 걸리는 순간과 동시에 바로 도어를 닫아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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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테리어에는 3가지 테마가 제공된다. 푸른색을 강조한 랩소디(Rhapsody), 흰색이 강조된 샬레(Chalet), 그리고 갈색이 부각된 서러브레드(Thorougbred)가 있다. 무난함을 좋아하는 국내 대부분의 소비자들은 서러브레드 테마를 선호할 듯하다.

실내에 들어서면 고풍스러운 분위기가 느껴진다. 우드 트림이 실내 곳곳에 자리한 덕분이다. 사실 우드 트림 자체가 매우 뛰어난 것은 아니다. 나뭇결이 살아나는 것도 원목만의 따뜻한 질감도 없다. 또, 나무 재질이라기에 붉은 색상이 강하다. 그런데 브라운 계통의 가죽과 제법 잘 어울린다. 또 실내 곳곳에 사용된 금속 장식과도 묘하게 궁합이 잘 맞는다. 클래식하면서도 현대적인 감각이 잘 살아난다고 볼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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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테리어 대부분은 오브 위어사에서 제작한 딥소프트 가죽인데 링컨을 위해 만들어진 것이다. 어떤 가죽을 사용했는지 모르는 일반 소비자가 접하더라도 쉽사리 가죽 질감이 좋다는 느낌을 받을 것이다. 무엇보다 부드럽고 푹신한 감각이 인상적이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천장까지 부드러운 고급 소재로 덮었다.

스티어링 휠 디자인도 차분해졌다. 날렵한 느낌을 주던 하위 모델 MKZ 것과 다르다. 하지만 버튼 디자인만 달라졌을 뿐 구성 차이는 크지 않다.

계기판은 디스플레이로 대체됐다. 이곳에서 속도와 엔진 회전수는 물론 연비, 타이어 공기압, 4륜 시스템 구동 배분 등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각종 기능을 설정도 여기서 이뤄진다. 테마를 바꿀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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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터페시아는 중앙에 모니터가 위치하며 좌측에 변속 버튼, 우측에는 오토홀드나 자동 주차 등과 같은 부가적인 기능 수행을 위한 버튼이 마련된다. 그 주위를 금속 장식으로 둘러 뭔가 화면이 커 보이게 하는 착시 현상도 노렸다.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싱크 3를 사용한다. 마이크로소프트와 결별하고 별도로 개발한 시스템이다. 복잡하지 않고 간결한 조작이 가능하다. 먹통 되는 일도 없다. 하지만 한글화 지원이 아쉽다. 규모가 작은 푸조와 시트로엥도 한글화를 진행했는데 그보다 볼륨이 큰 포드인 만큼 한글화를 서둘러 주면 좋겠다.

내비게이션은 T-맵 기반이다. 과거에는 본사 개발 내비게이션 시스템에 높은 점수를 줬었다. 하지만 현재는 완성도 높은 국내 내비게이션을 장착하는 것이 만족감 측면에서 우위에 선다. 제조사 직접 개발한 제품 상당수가 너무나 제한적인 기능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메르세데스-벤츠, BMW, 아우디, 볼보가 대표적이다. 특히 볼보는 과거 지니맵을 사용했을 때 별다른 불만이 없었지만 본사 개발 내비게이션이 탑재된 이후 인터페이스부터 완성도까지 낮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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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티넨탈의 가장 큰 차별점이라면 시트가 꼽힌다. 퍼펙트 포지션이라는 이름을 내세우는데, 방향 조작만 30가지 형태로 이뤄진다. 특히 어깨에서 등쪽을 지지해주는 시트백 상단 부분의 느낌이 좋다. 워낙 다양하게 시트가 움직이는 만큼 처음에는 조작이 어렵게 느껴지지만 막상 사용해보면 일반 시트 조작과 크게 다르지 않다. 참고로 시트의 성격 자체는 편안한 감각을 전달하는데 있다. 마음대로 시트를 조작할 수 있으나 스포츠 시트처럼 몸을 꼭 잡아주는 타입은 아니라는 얘기다. 물론 이것이 단점은 아니다. 컨티넨탈의 성격 자체가 그러하니까.

이외에 통풍, 열선, 마사지 기능도 지원한다. 정말 많은 기능을 넣었다. 특히 마사지 기능을 칭찬하고 싶은데 형식적이지 않다. 확실한 압박을 가해준다는 느낌이 컸고 장거리 투어에서 쌓일 수 있는 피로감을 줄이는데 큰 도움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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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좌석도 특별하다. 시트백 각도를 조절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앞좌석과 마찬가지로 통풍, 열선, 마사지 기능 모두를 지원한다. 센터 암레스트를 내리면 각종 버튼들이 자리하는데 이곳에서 공조장치와 오디오 조작, 전동식 선셰이드와 선루프 역시 열고 닫을 수 있다.

또한 뒷좌석 탑승자를 위해 에어백이 내장된 안전벨트도 장착했다. 공간도 여유롭다. 헤드룸이나 레그룸 모두 넉넉하다. 뒷좌석 우측 자리에서 조수석 시트를 조작할 수도 있다. 컨티넨탈의 구성은 어떤 최고급 대형 세단과 비교해도 뒤처지지 않는다.

대형 세단인 만큼 트렁크 공간도 충분하다. 특히 돌출부위 없이 반듯해서 만족감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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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오 시스템은 19개의 스피커를 갖춘 레벨 울티마 서라운드 사운드 시스템이다. 레벨 웨이브가이드(Revel Waveguides), 퀀텀로직 서라운드 사운드(QuantumLogic® Surround Sound technology), 클래리파이(Clari‑Fi) 음악 복원 기능 등 여러 가지 기능을 갖췄다. 오랜만에 좋은 오디오를 경험했다. 중 저음 음역대만 강조되는 것이 아니라 전 영역에서 상당히 명쾌하고 깔끔한 음질을 보였다. 사운드 시스템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이라도 한번 들었을 때 매우 좋다고 느껴질 정도로 특별한 음향 재생 능력을 보였다. 캐딜락 CT6에는 더 많은 스피커를 갖춘 파나레이 사운드 시스템이 적용되는데 우리 팀은 링컨의 것에 더 높은 점수를 줬다.

컨티넨탈은 시트와 사운드 시스템 등에 관심이 많은 소비자에게 매우 큰 만족감을 줄 것이다. 두 가지 요소만 본다면 S 클래스가 와도 부럽지 않다.

참고로 음악 감상은 정숙한 곳에서 이뤄질 때 좋다. 그렇다면 컨티넨탈의 정숙성은 어땠을까? 시동이 걸린 상태에서 아이들 정숙성을 측정한 결과 약 38dBA로 계측됐다. 현대 그랜저 IG 3.0, 르노삼성 SM6 GDe와 동일한 수치다. 최고의 정숙성은 아니지만 세단으로는 무난한 수준이다. 고성능 엔진의 사운드 유입도 수치를 올린 이유가 될 것이다.

주행을 시작하면 스르르 미끄러지듯 부드럽고 조용하게 움직인다. 앞뒤 유리창에 이중 접합 유리를 사용한 덕분인지 바람 소리도 상당히 억제돼 있다. 오히려 타이어가 만드는 노면 소음이 부각되는 수준이다. 시속 80km의 속도로 주행 중인 상황에서 측정된 소음은 58dBA로 대형급 세단에 어울리는 정숙성을 보였다. 노면 소음이 여기서 더 줄면 좋겠지만 이 차에는 245mm 너비의 피렐리 타이어 P Zero가 장착돼 있다. 소음을 양보한 대신 성능을 취한 것.

하지만 컨티넨탈과 주행하며 소음을 신경 쓸 필요는 없다. 편안하고 안락한 주행 감각에 빠져들기 때문. 외부의 세계와 단절된 공간에서 나 홀로 이동을 한다는 느낌이랄까? 막히는 도심 공간에서도 스트레스가 크지 않다. 차 안에 오래 있을수록 쉬는 느낌을 받으니까. 이럴 때 음악을 들으며 혼자만의 시간을 즐기기 딱이다. 물론 누군가 운전해주는 환경에서 뒷좌석에 앉아있다면 더할 나위 없을 것이다.

도심을 빠져나와 고속도로로 향한다. 시속 100km의 속도로 달리는데 체감 속도가 70~80km/h 정도에 불과하다. 안정적이고 나긋하며 편하게 움직인다. 여기에 한가지 더. 서스펜션이 매우 부드럽다. 주행 중 요철을 만나도 그냥 부드럽게 처리한다. 비유하자면 일반 승용차로 ‘우당탕’ 하며 지나갈 도로를 컨티넨탈은 ‘드드득’ 거리며 통과하는 수준이다. 과속 방지턱은 SUV 보다 더 부드럽게 지나간다. 지상고에도 여유가 있어 갑자기 만난 과속 방지턱도 두렵지 않다.

주행을 이어가며 모든 순간에 긴장을 풀 수 있다는 것이 컨티넨탈의 매력이다. 편안하고 편안하게…… 오직 여기에 초점을 맞추고 차량을 개발한 듯하다. 우리 팀은 컨티넨탈과 수백 km를 달렸다. 하지만 피로감이 크지 않았다. 마사지를 받으며 이동한 것 역시 도움이 되었을 것이다. 물론 단점도 있다. 잠이 밀려온다는 사실. 그 때문에라도 음악 감상이 필요하다.

한적한 도로에서 컨티넨탈에 탑재된 액티브 세이프티 시스템 성능을 확인해 봤다. 먼저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은 완전한 정차와 재출발까지 지원한다. 차선이탈 방지 시스템은 주행 중 차선을 넘지 않도록 스티어링 시스템이 도와주는 기능을 갖는다.

차선 중앙을 유지하는 타입은 아니다. 차선을 밟았을 때 개입하는 방식이다. 다만 차선을 밟거나 완전히 넘어가야 개입을 한다는 점이 아쉽게 느껴지기도 하는데 이른 시기에 개입했으면 한다. 개입 정도를 가장 민감하게 설정해도 타사 시스템보다 차선 접근 허용을 많이 하는 편이었다. 대신 스티어링 휠을 통해 진동을 만들어 운전자에게 부가적인 경고를 해준다는 점이 장점이다. 스티어링 진동 기능은 벤츠와 포드, 링컨 정도에서만 활용하는데, 벤츠가 다소 가벼운 진동이라면 링컨은 묵직한 감각으로 스티어링 휠을 울린다.

운전자 부주의 경고 시스템은 약간 하위 시스템이다. 가감속 혹은 차선 이탈 여부, 스티어링 조작을 어떻게 하는지 종합적으로 판단하는 방식이 아닌 차선을 넘었을 때 운전자에게 쉬라는 메시지를 띄우는 방식이다. 대신 차선을 처음 넘으면 간단한 경고를, 반복해서 차선을 넘으면 당장 휴식이 필요하다는 경고 메시지를 보여준다.

이외에 사각지대 경고 시스템, 보행자 감지 기능까지 갖춘 전방 추돌 경고 시스템도 탑재된다. 물론 오토하이빔도 기본이다.

360도 카메라를 비롯해 자동 주차 기능도 탑재됐다. 자동 주차는 평행 주차와 직각 주차에서 사선 주차가지 지원한다. 주차는 물론 출차까지 돕는다. 전자식 변속 시스템을 사용하기에 자동으로 전진과 후진을 해줄지 기대했지만 운전자가 직접 버튼을 눌러 전진과 후진을 설정해 주는 방식이다. 만약 이것까지 가능했다면 벤츠와 겨룰 수 있을 정도였을 텐데. 하지만 자동 주차 시스템의 인식률이 상당했고 꽤 좁아 보이는 공간에도 주차를 잘 했기에 완성도에 대한 불만은 없었다.

어떤 차량보다 편안하게 고속도로 주행을 마쳤다. 이제 주행 코스를 와인딩 로드로 바꿔보자. 차량 성격상 얼마나 빠르게 달리는지 보다 주행 완성도를 확인하기 위함이다. 393마력과 55.3kg.m를 발휘하는 V6 3.0리터 트윈터보 엔진과 4륜 시스템의 조합도 궁금했다.

변속기 조작 버튼 중 ‘S’를 눌러 스포츠 모드로 변경한다. 이에 맞춰 스티어링 시스템, 변속 반응, 서스펜션과 4륜 시스템 등이 빠르게 달릴 수 있도록 준비를 마친다. 가속페달을 밟으면 약간의 토크 스티어가 발생하는 듯싶은데 이내 구동력을 후륜으로 몰아 용수철처럼 튀어나가는 모습을 보이다. 생각지 못한 강력한 토크감이다. 편안한 감각 때문에 이 차량이 400마력 급이라는 사실을 잊고 있었던 것.

계측결과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5.8초 만에 가속했다. 350마력의 마세라티 기블리 후륜(5.95초)보다 빠르고 367마력의 볼보 V60 폴스타(5.86초 / 일반유 사용) 보다도 빨랐다. 강력한 가속성능이 인상적이던 인피니티 Q50S(5.72초)와 유사한 수준이니 얼마나 빠른 가속성능을 지녔는지 비교가 될 것이다. 그리고 가속페달을 밟는 시간을 유지하면 금세 계기판 속 앞자리 숫자를 바꿔버린다.

강력한 엔진 성능과 함께 변속기도 마음에 드는 반응을 보였다. 기어 단수는 6단. 다단화에서 불리하지만 대신 속도 반응 속도가 좋았다. 부연 설명하자면 포드와 GM이 함께 개발한 이 변속기는 전륜구동 배치 및 4륜 시스템 대응이 가능하며 55kg.m 이상의 토크를 받아낼 수 있다. 향후 이 변속기는 8단 내지 9단으로 변경될 예정인데 향후 컨티넨탈의 페이스리프트 시점에 투입될 가능성이 높다.

코너에 들어선다. 스티어링 휠 조작에 따른 차체 반응이 예민하다. 느긋할 것만 같던 컨티넨탈이 예상과 달리 예민한 모습을 보였던 것. 스티어링 휠 조작에 따른 차량의 움직임이 과장되게 느껴질 정도다.

누군가는 날카로운 감각에 만족감을 표할 것이고 누군가는 예민해서 부담스럽다고 할 수도 있을 듯하다. 하지만 이 스티어링 시스템은 여유롭게 달리는 환경에서 편하게 다루는데 목적을 두고 있다.

어댑티브 스티어링 시스템이라 불리는 이 장치는 포드가 개발한 것으로, 가변 기어비 스티어링 시스템에 해당한다. BMW를 통해 잘 알려진 가변 기어비 스티어링 시스템은 저속에서 적은 스티어링 조작에도 바퀴를 많이 돌리고, 고속에서는 다소 무디게 만들어 안정적인 감각을 만들어내기 위해 개발됐다. 하지만 포드의 어댑티브 스티어링 시스템은 저속에서 최소한의 조작으로 차량을 최대한 많이 돌릴 수 있는데 초점을 맞춘다. 예를 들어 좁은 골목길에서 좌회전이나 우회전을 할 때 스티어링 휠을 반 바퀴만 돌리면 차량 선회가 가능하다. 일반 차량이라면 한 바퀴가량 돌려야 한다. 유턴을 할 때는 한 바퀴 정도만 돌리면 된다. 일상 주행 시 편리함을 위해 기어비 변화 폭을 최대한 넓게 설정한 것이다.

서스펜션은 스포츠 모드로 변경해도 다른 차의 노멀 모드 유사한 단단함을 보여준다. 기본적인 성향 자체가 부드러움에 집중했기 때문이다. CCD(Continuously Controlled Damping) 시스템은 500분의 1초 단위로 댐핑 압력 제어가 가능하며, 부드러운 서스펜션으로 인해 체감적으로 특별하게 와닿거나 하지는 않는다. 참고로 캐딜락의 MRC나 링컨의 CCD의 성능 차이에 대해 말이 많은데, 1000분의 1초나 500분의 1초나 인간이 인지할 수 있는 범위 밖에 있는 빠른 반응이다. 캐딜락의 MRC가 조금 짧은 댐핑 스트로크를 갖는다면 링컨의 CCD는 댐퍼의 움직임이 탄력적인만큼 승차감을 살리는데 유리한 편이다.

4륜 시스템은 탄력성은 계기판을 통해서도 확인된다. 사실 컨티넨탈은 전륜구동 기반의 대형 세단이다. 때문에 4륜 시스템을 얹어 전륜구동 세단이라는 이미지를 최대한 피하고자 했다.

사실 첫 이미지는 그리 좋지 않았다. 고급차에 잘 어울리지 않는 전륜구동 기반의 설정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4륜 시스템이 의외로 탄력적으로 대응하며 구조적인 아쉬움을 달랬다. 부하가 크지 않은 상황에서는 앞바퀴에 100%의 동력을 집중시킨다. 급출발, 재가속 때는 50:50 정도로 구동력을 일정하게 분배했다. 만약 이보다 빠른 주행을 한다면 후륜 쪽에 더 많은 구동력을 집중시키는 모습도 보인다.

후륜에는 토크 벡터링 기능도 갖춰진다. 이를 통해 (이론적으로) 후륜 좌우 바퀴 중 한쪽에 엔진의 토크를 100%까지 전달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한다. 다만 이를 체감하기는 어렵다. 수치로 비교하자면 코너 라인을 몇 cm 단축시킬 수 있다는 정도인데, 이러한 차이를 몸으로 느끼기에는 한계가 있다.

컨티넨탈의 제동 능력도 확인했다. 시속 100km에서 완전히 이동하는데 이동한 거리는 36.49m였다. 이는 최단 거리이며, 평균적으로 37m 대를 꾸준하게 유지했다. 의외라고 할 정도로 제동 성능이 좋았다. 차량이 완전히 멈출 때 소폭 밀리는 감도 있었기 때문이다. 아무래도 무게가 나가는 대형 세단이라는 점을 이해해야 한다. 실제 무게를 측정한 결과 2,113kg에 이르는 몸무게를 보였다. 사실 무겁다. 하지만 컨티넨탈은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테스트 마지막까지 36~37m 대의 제동거리를 기록해냈다. 한두 번 성능을 내는 것은 어렵지 않지만 수차례 성능을 이어간다는 것이 더 중요하다. 제동력은 사람이 판단하기 어려운 영역이다. 체감적으로 많이 밀리는 듯한데 의외로 짧은 거리에 제동되는 차들도 많다. 컨티넨탈도 체감적으로는 40m 내외를 기록할 듯했지만 좋은 성능을 보였던 것.

연비는 좋지 않다. 컨티넨탈은 시속 80km 정속 주행 시 14.5km/L, 100~110km 구간에서 13.2km/L의 효율을 보였다. 하지만 가속페달을 조금만 두둑하게 밟으면 두 자릿수 연비가 즉각 한 자릿수로 곤두박질한다. 평속 15km의 답답한 시내 주행 상황에서 나타낸 연비는 5.7km/L. 다양한 주행 환경에서 장기간 테스트를 진행한 결과 복합적으로 7km/L 내외의 연비를 보였다. 사실 일반 소비자 기준에서 아쉬운 연비지만 400마력 급 차량, 2100Kg의 중량을 가진 대형 세단이란 점을 감안하면 좋은 수준이긴 하다. 참고로 컨티넨탈의 연비는 제네시스 DH 3.3 AWD 보다 좋다. 또한 이와 같은 고급 세단 소유자들은 이미 연비에 대해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 즉, 대중의 시선에서 나쁜 연비일 뿐 등급으로 볼 때는 좋은 수준으로 해석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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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컨 컨티넨탈의 등장으로 미국을 대표하는 두 고급 대형 세단의 성격이 극명하게 나뉘었다. 캐딜락 CT6는 대형 세단에서 느낄 수 없는 감각적이고 빠른 주행이 가능하다. 반면 링컨 컨티넨탈은 마치 구름 위에 떠있는 듯 편안한 주행감각이 특징이다.

최근과 같은 시기에 컨티넨탈의 등장은 의미하는 바가 크다. SUV의 성장으로 인해 세단 점유율이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요즘. 너도나도 모두 스포티함을 앞세우는 추세다. SUV에서 느낄 수 없는 주행 감각이 세단을 통해 느낄 수 있음을 강조하고 있는 것. 여기에 터보 엔진의 대중화로 성능이 상향 평준화됐다. 너도나도 잘 달린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는 이때 컨티넨탈은 편안하다는 것을 앞세운 것이다.

민첩하고 단단한 서스펜션을 가진 차량은 운전이 재미있다. 하지만 자동차는 장기적으로 봐야 한다. 장거리 이동을 비롯해 오랜 시간 차량을 유지해야 하는 상황에서 운전 재미만 따지기에는 사람이 너무 피곤해질 수 있다. 여기에 지치면 결국 편한 차가 가장 좋게 느껴지게 된다. 그런 의미에서 컨티넨탈은 바쁘고 피곤한 일상에서 운전할 때 잠시 쉬어갈 수 있는 시간을 주는 모델로 분류할 수 있겠다.

자동차도 유행을 따른다. 그리고 지금의 유행은 ‘잘 달리는 자동차, 성능 좋은 자동차’다. 대부분의 제조사들이 이러한 컨셉에 우르르 몰려있다. 소비자의 니즈에 맞춰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다양한 선택권을 줄 수 있는 것 역시 중요하다. 그런 의미에서 컨티넨탈은 시장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시장의 주류는 아니지만 편안한 자동차를 원하는 소비자들에게는 좋은 모델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국내 시장에는 편안한 차를 선호하는 소비자들이 고려하는 소비자들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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