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르노삼성 SM6 TCe vs 쉐보레 말리부 1.5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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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 중형차 시장에 커다란 바람이 분다. 그리고 르노삼성 SM6, 쉐보레 말리부가 그 중심에 있다. 이들은 최신 트렌드에 맞춰 다운사이징 엔진을 갖췄다. 배기량도 다르다. 1.6리터 엔진의 SM6 TCe는 라인업 내에서 고성능을 담당하며 말리부는 1.5리터 배기량으로 입문 모델로 자리매김 하기 때문이다.
시장서 주목 받는 각각의 모델들이 어느 정도 완성도를 보여줄까? 오토뷰 로드테스트팀 패널들이 직접 비교에 나섰다.
크기 : 말리부 1.5T > SM6 TCe
우선 차체 크기부터 비교해 보자. SM6는 국산 중형세단 중 가장 넓은 폭의 차체를 가졌다. 준대형 기아 K7과 동일한 수준이다. 너비를 제외한 나머지 부분서는 말리부가 앞선다. 휠베이스 조차도 길다. 하지만 경량화 덕분에 가벼운 몸무게를 자랑한다. 테스트카에는 모두 19인치 휠이 끼워졌는데 각 모델의 출력을 생각했을 때 무리한 사양이다. 말리부 1.5터보에게는 17인치, 고성능 지향이라 해도 SM6 TCe 역시 18인치 휠 이상은 의미 없어 보인다.
제원 : SM6 TCe > 말리부 1.5T
엔진의 제원서는 SM6가 앞선다. 128cc에 이르는 배기량 차이 때문이다. 덕분에 출력에서 24마력, 토크에서 1kg.m의 차이를 확보해 낸다. 여기에 7단 듀얼클러치 변속기를 갖췄다. 말리부 1.5T는 과거 2.4리터 엔진을 대체하는 성격을 갖는다. SM6와 비교했을 때 출력 부족이 눈에 띄지만 넓은 구간서 최대토크가 발휘된다는 점이 특징으로 부각된다.
실측정 엔진 성능 : SM6 TCe > 말리부 1.5T
휠에서 발생하는 구동 출력과 토크를 측정해 본 결과 SM6 TCe는 말리부보다 약 10마력 높고 1kg.m 높은 토크를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출력 손실은 SM6 TCe쪽이 컸다. 듀얼클러치 변속기를 사용하고 있음에도 말이다. 과거 SM5 TCe 테스트 때보다 구동 출력이 떨어졌다. 르노삼성은 이번 엔진서 토크를 올렸다고 밝혔는데 결과적으로는 더 낮은 수치를 기록해 냈다. 결국 과거의 6단 듀얼클러치 변속기의 효율성이 현재의 7단보다 높다고 볼 수도 있겠다. 말리부는 전통적인 토크컨버터 방식의 자동 변속기를 사용했지만 좋은 수준의 효율을 보였다. 소비자들의 우려와 달리 GEN III 변속기의 효율이 생각보다 나쁘지 않았던 것.
두 차량의 차체 무게도 점검해 봤다. 그리고 그 결과 경량화를 추구한 말리부 쪽의 경쟁력이 조금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말리부 1.5T는 연료를 가득 채운 상태서 1,479kg의 무게를 보였으며 SM6 TCe는 1,548kg의 무게를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두가지 측정 결과를 살펴보면 SM6 TCe가 출력과 토크에서 앞서지만 69kg 가량 무겁다는 결론을 얻게 됐다. 그렇다면 두 모델간 가속 성능 차이는 얼마나 날까?
가속 성능 : SM6 TCe > 말리부 1.5T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가속시간을 측정한 결과 SM6 TCe가 7.28초, 말리부 1.5T가 8.28초를 기록해 냈다. 정확히 1초 차이다. 소수점 두자리수까지 동일하다는 점도 재미있다. SM6 쪽이 가볍게 치고 나가는 감각이었다면 말리부는 묵직하게 밀며 가속해 나가는 느낌이다. 측정된 무게와 상반된 가속 감각이다. 물론 이 수치는 각 차량들이 기록한 최고 성능이다. 평균적으로는 SM6 TCe가 7.5 ~ 7.6초, 말리부 1.5 터보가 8.5초 내외를 기록해 냈다.
하지만 국산 중형 세단이 7 ~ 8초대 성능을 냈다는 것에 큰 의미가 있으며 다시금 향상된 국산 세단들의 능력에 놀랐다는 의견을 더하고 싶다.
제동 성능 : SM6 TCe = 말리부 1.5T
가속 성능을 확인했으니 제동 성능도 측정 할 차례다. 시속 100km의 속도에서 완전히 정지하는데 이동한 거리는 SM6 TCe가 37.66m, 말리부 1.5T는 39.04m다. 최대 제동거리 측면에서 SM6쪽이 앞서는 것을 확인 할 수 있었다.
하지만 반복된 테스트에서 조금 다른 결과를 나타났다. SM6의 제동거리가 점차 늘어나기 시작했던 것. 5회차 테스트에서는 39m 후반까지 제동거리가 늘었다. 반면 말리부는 꾸준히 39m대를 유지해 냈다. 가혹한 환경서 버텨내는 내구 테스트서 말리부가 앞선 것이다. 물론 두 차량 모두 반복된 제동 테스트에서도 40m를 넘지 않았기에 제동력에 대한 신뢰도가 높다고 볼 수 있겠다.
정숙성 : 말리부 1.5T = SM6 TCe
사실 정숙성은 말리부가 우세할 것으로 예상했다. 말리부 1.5T의 아이들 소음은 프리미엄 대형세단과 비교할 수준이었기 때문이다. 심지어 제네시스 EQ900의 36 dBA보다 높은 수치를 기록해 냈다.
아이들 소음 측정 결과 말리부 1.5T가 앞섰다. SM6 TCe도 조용했지만 말리부와 비교할 수준은 아니었다. 하지만 주행을 시작하자 결과가 달라졌다. SM6의 정숙성이 더 잘 부각된 것이다. 특히 노면 소음 부분서 경쟁력을 키웠다.
이유는 타이어에 있다. SM6와 말리부 테스트카 모두 19인치와 245mm 급 타이어를 장착하고 있다. 그리고 SM6는 금호타이어의 마제스티 솔루스를, 말리부는 컨티넨탈의 프로컨택 TX를 사용한다. 컨티넨탈 제품이 나빴던 것이 아니라 금호타이어쪽이 노면소음 억제력이 좋았던 것이다. 타이어 선택이 정숙성의 승패를 가른 대표적인 예로 볼 수 있겠다.
편의 및 안전장비 : 말리부 1.5T = SM6 TCe
구성은 두 차종 모두 뛰어나다. 풀옵션 기준으로 놓고 보면 이제는 준대형차와 비교해야 할 수준이다. 르노삼성 SM6는 소비자들에게 화려하다는 인상을 주려 한다. 반면 말리부는 편의성과 안전에 신경을 썼다.
연비 : SM6 TCe > 말리부 1.5T
두 모델간 연비 비교테스트를 진행했다. 먼저 쉐보레는 말리부가 동급 최고의 복합연비를 갖는다는 점을 강조한다. 공인 복합연비서도 SM6를 앞선다.
하지만 테스트 결과는 SM6 TCe가 소폭 앞서는 결과를 보였다. 평균 1km/L 정도 연비 차이를 보인 것. 이는 고저차 환경과 타이어의 영향 때문이다. 무엇보다 배기량이 낮아질수록 큰 사이즈의 타이어에 대한 부담이 증가하게 된다. 다시 말해 1.5 터보 모델에게 적합한 것은 16~17인치 규격의 휠과 타이어다. SM6 TCe에게도 19인치 규격의 타이어는 버겁다. 적정 사이즈는 17~18인치 내외로 보는 것이 맞다. 하지만 19인치 규격의 휠, 타이어를 사용했다는 점을 감안했을 때 두 모델 모두 수긍할 수준의 연비를 보였다.
가격 : 말리부 1.5T > SM6 TCe
전체적으로 SM6쪽 가격이 높다. SM6 TCe에 각종 옵션을 더하면 3,500만원이 넘는다. 여기에 SM6 전용 액세서리까지 더한다고 가정하면 최대 3,700만원의 가격을 갖게 된다. 시작 가격도 높다. TCe는 2.0 GDe보다 상급 모델로 자리매김 한다.
반면 말리부 1.5T는 라인업 중 하위 모델로 자리한 만큼 가격 경쟁력이 높다. 물론 최상급 모델로 올라서면 SM6 TCe에 버금가는 가격을 갖게 된다. 차라리 성능 좋은 2.0T 모델을 구입하는 것이 낫겠다. 하지만 전반적인 가격대가 쏘나타 1.6 터보와 유사하기 때문에 경쟁 모델 대비 가격 경쟁력은 충분한 수준으로 보여진다.
연간 유지비 : 말리부 1.5T > SM6 TCe
말리부 1.5T와 SM6 TCe는 모두 소형 엔진을 기초로 한 다운사이징 모델의 성격을 갖는다. 하지만 두 모델간 자동차세 차이는 크다. 말리부는 준중형차 세금 혜택을 받을 수 있지만 SM6는 제외된다 것. 엔진 배기량이 1,600cc를 넘느냐 넘지 못하느냐에 따른 세금 혜택 여부가 이유가 된다.
배기량이 1,490cc인 말리부는 준중형차 세금이 적용되지만 1,618cc로 1.6리터를 초과한 SM6 TCe는 혜택을 받지 못한다. 공인 복합연비가 동일하다고 해도 자동차세 차이로 인해 연간 유지비에서 차이가 발생하게 된다는 것이다. 오랜 기간 유지할수록 금액 차이도 커지게 된다. 아무래도 배기량으로 세금을 책정하는 국내법상 SM6 TCe쪽이 불리해 진다.
르노삼성 SM6 TCe : 화려한 디자인과 인테리어
르노삼성 SM6로 도심에 들어선다. 다른 부분보다 정차 때의 진동이 거슬린다. 앞좌석 시트는 물론 페달, 스티어링 휠을 통해 전해지는 진동의 양이 상당하다. 조수석 탑승자도 이 진동을 느낄 수 있다. 진동 문제는 이미 2.0 GDe 버전서도 겪었던 내용있다. 당시 2.0 GDe만의 문제라 생각했는데 TCe 버전서도 동일 증상이 나타나는 것으로 볼 때 고질적인 약점으로 분류하는 것이 맞겠다. 아무래도 듀얼클러치 변속기가 원인이 아닐까 싶다. 또한 저속에서의 울컥거림도 아쉬움이 된다. SM5 TCe 대비 줄어들긴 했지만 듀얼클러치를 사용하는 현대 쏘나타 대비 아쉬움이 크다. 최신 장비의 채용은 좋았지만 이를 뒷받침할 기술적 백업이 이뤄지지 못했다는 느낌이 크다.
오토스탑도 아쉬움이다. 페달을 다소 깊게 밟아야 작동한다는 점도 그렇지만 시동이 걸릴 때 진동 또한 큰 편이다. 아무래도 SM6는 도심보다 일정 속도를 유지할 수 있는 고속도로와 같은 환경에 더 적합해 보인다.
고속도로에서는 시원스럽게 내달린다. 속도를 높여가는 과정도 매끄럽다. 도심 환경서의 아쉬움이 만회되는 순간이다. 하지만 일정 속도 이상에 접어들면 한계를 보인다. 특히 고속주행 안정감이 아쉬운데 160km/h에 접어들면서 불안감을 키우는 경향이 있다. 물론 하위 모델 SM3 보다는 나은 수준이지만 동급 모델 중 가장 아쉬운 수준이다. 참고로 고속 주행 안정감은 스포트 모드로 설정했을 때 조금 더 나아진다. 하지만 이후부터 신경질 적인 반응을 보이거나 일시적으로 튀는 모습을 비추기도 한다. 즉, 스포트 모드가 일시적 안정감을 이끄는데 도움을 주긴 하지만 종합적으로 본다면 노멀 모드쪽의 밸런스가 더 낫다고 볼 수 있겠다.
이제 와인딩 로드에 들어선다. 물론 중형차와 도로 환경이 맞지 않을 수 있지만 이런 환경서 잘 달린다는 것은 일상에서 더 높은 안정감을 확보한다는 얘기로 해석할 수도 있다. 가속페달을 밟는다. 변속기의 빠른 반응과 더불어 속도를 붙여 나간다. 이후 코너를 앞두고 브레이크 페달을 밟는다. 페달의 응답성이나 기본 성능에 대한 아쉬움도 없다. 스티어링 휠을 돌리자 ESP의 개입이 이뤄지기 시작한다. 지난번 테스트한 2.0 GDe 보다 개입이 더 빠르다고 느껴진다. 개입 시점은 같겠지만 향상된 가속력이 아쉬움을 키우는 것 같다. 서스펜션은 단단한 성향을 갖는다. 스포트 모드로 바꾸면 조금 더 짧은 댐핑 스트로크를 갖게 된다. 하지만 그저 단단할 뿐 코너링에서 큰 이점을 발휘하지는 못한다. 무엇보다 코너 탈출서 리어 타이어의 그립에 대한 불만이 나온다.
다시 말해 ESP가 코너링을 방해하거나 ESP의 개입을 감안해 그립을 유지해 나갈 경우 리어 타이어 그립에 대한 불만이 나온다고 보면 된다. 쉽게는 외모처럼 다이내믹한 성능을 낼 수 없다는 얘기다. 같은 맥락으로 본다면 댐핑 컨트롤의 채용도 무의미해 진다. 이와 같은 기능은 코너링에 도움을 주는 것이 보통인데 애초 차의 셋업이 빠른 코너링과 어울리지 않는다. 우리팀 스탭 중 한명은 버튼을 눌러 승차감을 나쁘게 하는 것 외에 기능적인 이점을 찾기 힘들다는 평도 내놨다.
여담이지만 2015년초 만난 르노삼성 스탭은 SM5의 후속이 고성능 지향으로 개발되고 있다고 전했었다. 목표 출력은 220~230마력 전후, ESP Off 기능 추가도 검토 중이라 전한 바 있다. 하지만 이 모든 것들은 이뤄지지 않았다. 아무래도 부담이 컸을 것이다.
물론 SM6는 매력적인 차다. 마치 패션의 도시 프랑스에서 온 세련된 신사 같은 모습이다. 하지만 이 신사는 운동과는 담을 쌓은 듯 하다. 하지만 시각적 만족도를 추구하는 소비자들도 상당수다. SM6는 그와 같은 소비자들을 공략하면 된다.
쉐보레 말리부 1.5T : 다운 사이징 중형 세단의 기준 될까?
말리부에 오른다. 뭔가 부드럽다. 기존 쉐보레 모델과는 다른 느낌이다. 도심서 만나는 둔탁한 노면의 쇼크조차 부드럽게 처리하는 모습이다. 19인치 휠과 타이어가 이런 느낌을 보인다면 16~1인치 타이어는 더 부드러운 느낌을 줄 것이다. 도심 주행서 인상적인 것은 정숙성이다. 통상 60 km/h 미만, 그리고 정차 등이 반복되는 저속 환경 특성상 정숙성에 대한 이점이 두드러지는 듯 하다. 변속기의 변속 패턴이나 변속 쇼크에 대한 불만도 없다. 적어도 일상에서의 승차감 부분서는 SM6를 크게 앞선다.
고속도로에 들어선다. 스티어링휠을 가볍게 좌우로 움직여 본다. 뭔가 흐느적거리는 느낌이다. 부드러운 서스펜션이 이유일까? 안정감이 높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하지만 이는 제자리서 가볍게 스티어링휠을 흔들 때의 얘기일 뿐 제대로 된 코너를 만나면 얘기가 달라진다. 부드러운 것 같던 서스펜션이 제 일을 잘 해낸다는 것. 고속안정감에 대한 불만도 없다. 이전 8세대 말리부도 이 부분서 최고의 능력을 뽐냈는데 9세대 모델 역시 안정감 부분서 최고를 달리고 있다.
와인딩 로드에 들어서 가속페달을 밟는다. 같은 구간서 SM6는 반응 빠른 변속기의 이점을 잘 살려낸 바 있다. 반면 말리부의 자동변속기는 일반적인 자동변속기 이상의 것을 보여주지 못한다. 물론 많이 느린 것은 아니다. 하지만 기어를 내릴 때 조금 답답한 느낌이 있다. 특히 2.0T 모델의 변속기와 비교할 때 아쉬움이 더 커지는 듯 하다.
스티어링휠을 돌린다. 제법 속도를 높였음에도 자세제어장치의 개입은 이뤄지지 않는다. 다음 코너에서 속도를 더 높인다. 이후 자세제어 장치가 개입이 이뤄지는데 개입 범위에 대한 설정이 잘 된 것 같다. 일반 소비자 기준서는 조금 늦다고 평할 수도 있겠지만 차량의 기본 성능 증가에 따른 개입 지연이라 보는 것이 맞을 듯 하다. 또 시스템 개입 여부를 운전자가 정할 수 있다. 참고로 르노삼성, 푸조, 시트로엥 등 프랑스계 차량들이 ESP를 끄지 못하도록 막아두는 경우가 많다.
핸들링은 좋다. SM6가 핸들 조작에 따라 조금 민감하게 반응하는 타입이었다면 말리부 쪽의 뉴트럴한 모습이다. 서스펜션의 부드러움이 코너링서 흐느적거리는 차체 움직임을 만들지 않을까 우려했지만 의외로 차체를 노면에 잘 붙이는 모습을 보였다. 물론 이보다 단단해져도 좋을 것 같다. 성능과 승차감 사이서 잘 타협했다지만 이런 부드러움이 쉐보레에게 어울리지는 않는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정리하자면 주행 밸런스에서는 말리부가 크게 앞선다. SM6가 가진 토션빔 서스펜션의 문제를 떠나 기본적인 차량의 셋업 완성도에서 차이가 난다고 보는 것이 맞겠다. 르노는 소형차를 전문으로 만들어왔다. SM6(탈리스만)과 같은 차에 대한 노하우가 부족할 수도 있다. 사실 르노의 플랫폼으로 만들어진 2세대 SM7이나 3세대 SM5도 그리 매력적이지 못했다. 오히려 최고의 차로 꼽히던 1~2세대 SM5로 보자면 닛산 플랫폼이 우리에게 더 잘 맞았던 것 같기도 하다. 적어도 닛산은 중형차 이상의 것들을 꾸준히 만들어 왔다.
물론 SM6에게도 무기는 있다. 디자인과 인테리어에서의 고급화 전략이 그것이다. 반면 말리부는 기본 성능을 내세운다. 물론 장비 또한 좋아졌다. SM6가 드르륵 거리는 음색으로 차선이탈 경고를 알리는 순간 말리부는 직접 스티어링휠을 조작해 차선을 유지시켜 준다.
50km/h 이상서만 작동하는 SM6의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과 달리 정체구간서도 사용 가능하도록 만든 것도 장점이다. 하지만 말리부를 조금 더 고급화 시켜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국내 자동차 문화는 과시에서 시작됐다. 같은 가격이면 고급스러워 보이거나 커 보이는 것을 선호한다. 이것이 옳던 그르던 정착된 문화를 바꾸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린다. 때문에 현시대 소비자의 취향에 맞추는 것도 제조사의 몫이다. 말리부가 화려한 인테리어 마저 갖췄다면 SM6는 입지가 더 좁아졌을 것이다. 어찌 보면 공평하다. 모든 것을 완벽히 갖춘 차가 없으니 말이다.
시장서 주목 받는 각각의 모델들이 어느 정도 완성도를 보여줄까? 오토뷰 로드테스트팀 패널들이 직접 비교에 나섰다.
크기 : 말리부 1.5T > SM6 TCe
우선 차체 크기부터 비교해 보자. SM6는 국산 중형세단 중 가장 넓은 폭의 차체를 가졌다. 준대형 기아 K7과 동일한 수준이다. 너비를 제외한 나머지 부분서는 말리부가 앞선다. 휠베이스 조차도 길다. 하지만 경량화 덕분에 가벼운 몸무게를 자랑한다. 테스트카에는 모두 19인치 휠이 끼워졌는데 각 모델의 출력을 생각했을 때 무리한 사양이다. 말리부 1.5터보에게는 17인치, 고성능 지향이라 해도 SM6 TCe 역시 18인치 휠 이상은 의미 없어 보인다.
제원 : SM6 TCe > 말리부 1.5T
엔진의 제원서는 SM6가 앞선다. 128cc에 이르는 배기량 차이 때문이다. 덕분에 출력에서 24마력, 토크에서 1kg.m의 차이를 확보해 낸다. 여기에 7단 듀얼클러치 변속기를 갖췄다. 말리부 1.5T는 과거 2.4리터 엔진을 대체하는 성격을 갖는다. SM6와 비교했을 때 출력 부족이 눈에 띄지만 넓은 구간서 최대토크가 발휘된다는 점이 특징으로 부각된다.
실측정 엔진 성능 : SM6 TCe > 말리부 1.5T
휠에서 발생하는 구동 출력과 토크를 측정해 본 결과 SM6 TCe는 말리부보다 약 10마력 높고 1kg.m 높은 토크를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출력 손실은 SM6 TCe쪽이 컸다. 듀얼클러치 변속기를 사용하고 있음에도 말이다. 과거 SM5 TCe 테스트 때보다 구동 출력이 떨어졌다. 르노삼성은 이번 엔진서 토크를 올렸다고 밝혔는데 결과적으로는 더 낮은 수치를 기록해 냈다. 결국 과거의 6단 듀얼클러치 변속기의 효율성이 현재의 7단보다 높다고 볼 수도 있겠다. 말리부는 전통적인 토크컨버터 방식의 자동 변속기를 사용했지만 좋은 수준의 효율을 보였다. 소비자들의 우려와 달리 GEN III 변속기의 효율이 생각보다 나쁘지 않았던 것.
두 차량의 차체 무게도 점검해 봤다. 그리고 그 결과 경량화를 추구한 말리부 쪽의 경쟁력이 조금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말리부 1.5T는 연료를 가득 채운 상태서 1,479kg의 무게를 보였으며 SM6 TCe는 1,548kg의 무게를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두가지 측정 결과를 살펴보면 SM6 TCe가 출력과 토크에서 앞서지만 69kg 가량 무겁다는 결론을 얻게 됐다. 그렇다면 두 모델간 가속 성능 차이는 얼마나 날까?
가속 성능 : SM6 TCe > 말리부 1.5T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가속시간을 측정한 결과 SM6 TCe가 7.28초, 말리부 1.5T가 8.28초를 기록해 냈다. 정확히 1초 차이다. 소수점 두자리수까지 동일하다는 점도 재미있다. SM6 쪽이 가볍게 치고 나가는 감각이었다면 말리부는 묵직하게 밀며 가속해 나가는 느낌이다. 측정된 무게와 상반된 가속 감각이다. 물론 이 수치는 각 차량들이 기록한 최고 성능이다. 평균적으로는 SM6 TCe가 7.5 ~ 7.6초, 말리부 1.5 터보가 8.5초 내외를 기록해 냈다.
하지만 국산 중형 세단이 7 ~ 8초대 성능을 냈다는 것에 큰 의미가 있으며 다시금 향상된 국산 세단들의 능력에 놀랐다는 의견을 더하고 싶다.
제동 성능 : SM6 TCe = 말리부 1.5T
가속 성능을 확인했으니 제동 성능도 측정 할 차례다. 시속 100km의 속도에서 완전히 정지하는데 이동한 거리는 SM6 TCe가 37.66m, 말리부 1.5T는 39.04m다. 최대 제동거리 측면에서 SM6쪽이 앞서는 것을 확인 할 수 있었다.
하지만 반복된 테스트에서 조금 다른 결과를 나타났다. SM6의 제동거리가 점차 늘어나기 시작했던 것. 5회차 테스트에서는 39m 후반까지 제동거리가 늘었다. 반면 말리부는 꾸준히 39m대를 유지해 냈다. 가혹한 환경서 버텨내는 내구 테스트서 말리부가 앞선 것이다. 물론 두 차량 모두 반복된 제동 테스트에서도 40m를 넘지 않았기에 제동력에 대한 신뢰도가 높다고 볼 수 있겠다.
정숙성 : 말리부 1.5T = SM6 TCe
사실 정숙성은 말리부가 우세할 것으로 예상했다. 말리부 1.5T의 아이들 소음은 프리미엄 대형세단과 비교할 수준이었기 때문이다. 심지어 제네시스 EQ900의 36 dBA보다 높은 수치를 기록해 냈다.
아이들 소음 측정 결과 말리부 1.5T가 앞섰다. SM6 TCe도 조용했지만 말리부와 비교할 수준은 아니었다. 하지만 주행을 시작하자 결과가 달라졌다. SM6의 정숙성이 더 잘 부각된 것이다. 특히 노면 소음 부분서 경쟁력을 키웠다.
이유는 타이어에 있다. SM6와 말리부 테스트카 모두 19인치와 245mm 급 타이어를 장착하고 있다. 그리고 SM6는 금호타이어의 마제스티 솔루스를, 말리부는 컨티넨탈의 프로컨택 TX를 사용한다. 컨티넨탈 제품이 나빴던 것이 아니라 금호타이어쪽이 노면소음 억제력이 좋았던 것이다. 타이어 선택이 정숙성의 승패를 가른 대표적인 예로 볼 수 있겠다.
편의 및 안전장비 : 말리부 1.5T = SM6 TCe
구성은 두 차종 모두 뛰어나다. 풀옵션 기준으로 놓고 보면 이제는 준대형차와 비교해야 할 수준이다. 르노삼성 SM6는 소비자들에게 화려하다는 인상을 주려 한다. 반면 말리부는 편의성과 안전에 신경을 썼다.
연비 : SM6 TCe > 말리부 1.5T
두 모델간 연비 비교테스트를 진행했다. 먼저 쉐보레는 말리부가 동급 최고의 복합연비를 갖는다는 점을 강조한다. 공인 복합연비서도 SM6를 앞선다.
하지만 테스트 결과는 SM6 TCe가 소폭 앞서는 결과를 보였다. 평균 1km/L 정도 연비 차이를 보인 것. 이는 고저차 환경과 타이어의 영향 때문이다. 무엇보다 배기량이 낮아질수록 큰 사이즈의 타이어에 대한 부담이 증가하게 된다. 다시 말해 1.5 터보 모델에게 적합한 것은 16~17인치 규격의 휠과 타이어다. SM6 TCe에게도 19인치 규격의 타이어는 버겁다. 적정 사이즈는 17~18인치 내외로 보는 것이 맞다. 하지만 19인치 규격의 휠, 타이어를 사용했다는 점을 감안했을 때 두 모델 모두 수긍할 수준의 연비를 보였다.
가격 : 말리부 1.5T > SM6 TCe
전체적으로 SM6쪽 가격이 높다. SM6 TCe에 각종 옵션을 더하면 3,500만원이 넘는다. 여기에 SM6 전용 액세서리까지 더한다고 가정하면 최대 3,700만원의 가격을 갖게 된다. 시작 가격도 높다. TCe는 2.0 GDe보다 상급 모델로 자리매김 한다.
반면 말리부 1.5T는 라인업 중 하위 모델로 자리한 만큼 가격 경쟁력이 높다. 물론 최상급 모델로 올라서면 SM6 TCe에 버금가는 가격을 갖게 된다. 차라리 성능 좋은 2.0T 모델을 구입하는 것이 낫겠다. 하지만 전반적인 가격대가 쏘나타 1.6 터보와 유사하기 때문에 경쟁 모델 대비 가격 경쟁력은 충분한 수준으로 보여진다.
연간 유지비 : 말리부 1.5T > SM6 TCe
말리부 1.5T와 SM6 TCe는 모두 소형 엔진을 기초로 한 다운사이징 모델의 성격을 갖는다. 하지만 두 모델간 자동차세 차이는 크다. 말리부는 준중형차 세금 혜택을 받을 수 있지만 SM6는 제외된다 것. 엔진 배기량이 1,600cc를 넘느냐 넘지 못하느냐에 따른 세금 혜택 여부가 이유가 된다.
배기량이 1,490cc인 말리부는 준중형차 세금이 적용되지만 1,618cc로 1.6리터를 초과한 SM6 TCe는 혜택을 받지 못한다. 공인 복합연비가 동일하다고 해도 자동차세 차이로 인해 연간 유지비에서 차이가 발생하게 된다는 것이다. 오랜 기간 유지할수록 금액 차이도 커지게 된다. 아무래도 배기량으로 세금을 책정하는 국내법상 SM6 TCe쪽이 불리해 진다.
르노삼성 SM6 TCe : 화려한 디자인과 인테리어
르노삼성 SM6로 도심에 들어선다. 다른 부분보다 정차 때의 진동이 거슬린다. 앞좌석 시트는 물론 페달, 스티어링 휠을 통해 전해지는 진동의 양이 상당하다. 조수석 탑승자도 이 진동을 느낄 수 있다. 진동 문제는 이미 2.0 GDe 버전서도 겪었던 내용있다. 당시 2.0 GDe만의 문제라 생각했는데 TCe 버전서도 동일 증상이 나타나는 것으로 볼 때 고질적인 약점으로 분류하는 것이 맞겠다. 아무래도 듀얼클러치 변속기가 원인이 아닐까 싶다. 또한 저속에서의 울컥거림도 아쉬움이 된다. SM5 TCe 대비 줄어들긴 했지만 듀얼클러치를 사용하는 현대 쏘나타 대비 아쉬움이 크다. 최신 장비의 채용은 좋았지만 이를 뒷받침할 기술적 백업이 이뤄지지 못했다는 느낌이 크다.
오토스탑도 아쉬움이다. 페달을 다소 깊게 밟아야 작동한다는 점도 그렇지만 시동이 걸릴 때 진동 또한 큰 편이다. 아무래도 SM6는 도심보다 일정 속도를 유지할 수 있는 고속도로와 같은 환경에 더 적합해 보인다.
고속도로에서는 시원스럽게 내달린다. 속도를 높여가는 과정도 매끄럽다. 도심 환경서의 아쉬움이 만회되는 순간이다. 하지만 일정 속도 이상에 접어들면 한계를 보인다. 특히 고속주행 안정감이 아쉬운데 160km/h에 접어들면서 불안감을 키우는 경향이 있다. 물론 하위 모델 SM3 보다는 나은 수준이지만 동급 모델 중 가장 아쉬운 수준이다. 참고로 고속 주행 안정감은 스포트 모드로 설정했을 때 조금 더 나아진다. 하지만 이후부터 신경질 적인 반응을 보이거나 일시적으로 튀는 모습을 비추기도 한다. 즉, 스포트 모드가 일시적 안정감을 이끄는데 도움을 주긴 하지만 종합적으로 본다면 노멀 모드쪽의 밸런스가 더 낫다고 볼 수 있겠다.
이제 와인딩 로드에 들어선다. 물론 중형차와 도로 환경이 맞지 않을 수 있지만 이런 환경서 잘 달린다는 것은 일상에서 더 높은 안정감을 확보한다는 얘기로 해석할 수도 있다. 가속페달을 밟는다. 변속기의 빠른 반응과 더불어 속도를 붙여 나간다. 이후 코너를 앞두고 브레이크 페달을 밟는다. 페달의 응답성이나 기본 성능에 대한 아쉬움도 없다. 스티어링 휠을 돌리자 ESP의 개입이 이뤄지기 시작한다. 지난번 테스트한 2.0 GDe 보다 개입이 더 빠르다고 느껴진다. 개입 시점은 같겠지만 향상된 가속력이 아쉬움을 키우는 것 같다. 서스펜션은 단단한 성향을 갖는다. 스포트 모드로 바꾸면 조금 더 짧은 댐핑 스트로크를 갖게 된다. 하지만 그저 단단할 뿐 코너링에서 큰 이점을 발휘하지는 못한다. 무엇보다 코너 탈출서 리어 타이어의 그립에 대한 불만이 나온다.
다시 말해 ESP가 코너링을 방해하거나 ESP의 개입을 감안해 그립을 유지해 나갈 경우 리어 타이어 그립에 대한 불만이 나온다고 보면 된다. 쉽게는 외모처럼 다이내믹한 성능을 낼 수 없다는 얘기다. 같은 맥락으로 본다면 댐핑 컨트롤의 채용도 무의미해 진다. 이와 같은 기능은 코너링에 도움을 주는 것이 보통인데 애초 차의 셋업이 빠른 코너링과 어울리지 않는다. 우리팀 스탭 중 한명은 버튼을 눌러 승차감을 나쁘게 하는 것 외에 기능적인 이점을 찾기 힘들다는 평도 내놨다.
여담이지만 2015년초 만난 르노삼성 스탭은 SM5의 후속이 고성능 지향으로 개발되고 있다고 전했었다. 목표 출력은 220~230마력 전후, ESP Off 기능 추가도 검토 중이라 전한 바 있다. 하지만 이 모든 것들은 이뤄지지 않았다. 아무래도 부담이 컸을 것이다.
물론 SM6는 매력적인 차다. 마치 패션의 도시 프랑스에서 온 세련된 신사 같은 모습이다. 하지만 이 신사는 운동과는 담을 쌓은 듯 하다. 하지만 시각적 만족도를 추구하는 소비자들도 상당수다. SM6는 그와 같은 소비자들을 공략하면 된다.
쉐보레 말리부 1.5T : 다운 사이징 중형 세단의 기준 될까?
말리부에 오른다. 뭔가 부드럽다. 기존 쉐보레 모델과는 다른 느낌이다. 도심서 만나는 둔탁한 노면의 쇼크조차 부드럽게 처리하는 모습이다. 19인치 휠과 타이어가 이런 느낌을 보인다면 16~1인치 타이어는 더 부드러운 느낌을 줄 것이다. 도심 주행서 인상적인 것은 정숙성이다. 통상 60 km/h 미만, 그리고 정차 등이 반복되는 저속 환경 특성상 정숙성에 대한 이점이 두드러지는 듯 하다. 변속기의 변속 패턴이나 변속 쇼크에 대한 불만도 없다. 적어도 일상에서의 승차감 부분서는 SM6를 크게 앞선다.
고속도로에 들어선다. 스티어링휠을 가볍게 좌우로 움직여 본다. 뭔가 흐느적거리는 느낌이다. 부드러운 서스펜션이 이유일까? 안정감이 높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하지만 이는 제자리서 가볍게 스티어링휠을 흔들 때의 얘기일 뿐 제대로 된 코너를 만나면 얘기가 달라진다. 부드러운 것 같던 서스펜션이 제 일을 잘 해낸다는 것. 고속안정감에 대한 불만도 없다. 이전 8세대 말리부도 이 부분서 최고의 능력을 뽐냈는데 9세대 모델 역시 안정감 부분서 최고를 달리고 있다.
와인딩 로드에 들어서 가속페달을 밟는다. 같은 구간서 SM6는 반응 빠른 변속기의 이점을 잘 살려낸 바 있다. 반면 말리부의 자동변속기는 일반적인 자동변속기 이상의 것을 보여주지 못한다. 물론 많이 느린 것은 아니다. 하지만 기어를 내릴 때 조금 답답한 느낌이 있다. 특히 2.0T 모델의 변속기와 비교할 때 아쉬움이 더 커지는 듯 하다.
스티어링휠을 돌린다. 제법 속도를 높였음에도 자세제어장치의 개입은 이뤄지지 않는다. 다음 코너에서 속도를 더 높인다. 이후 자세제어 장치가 개입이 이뤄지는데 개입 범위에 대한 설정이 잘 된 것 같다. 일반 소비자 기준서는 조금 늦다고 평할 수도 있겠지만 차량의 기본 성능 증가에 따른 개입 지연이라 보는 것이 맞을 듯 하다. 또 시스템 개입 여부를 운전자가 정할 수 있다. 참고로 르노삼성, 푸조, 시트로엥 등 프랑스계 차량들이 ESP를 끄지 못하도록 막아두는 경우가 많다.
핸들링은 좋다. SM6가 핸들 조작에 따라 조금 민감하게 반응하는 타입이었다면 말리부 쪽의 뉴트럴한 모습이다. 서스펜션의 부드러움이 코너링서 흐느적거리는 차체 움직임을 만들지 않을까 우려했지만 의외로 차체를 노면에 잘 붙이는 모습을 보였다. 물론 이보다 단단해져도 좋을 것 같다. 성능과 승차감 사이서 잘 타협했다지만 이런 부드러움이 쉐보레에게 어울리지는 않는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정리하자면 주행 밸런스에서는 말리부가 크게 앞선다. SM6가 가진 토션빔 서스펜션의 문제를 떠나 기본적인 차량의 셋업 완성도에서 차이가 난다고 보는 것이 맞겠다. 르노는 소형차를 전문으로 만들어왔다. SM6(탈리스만)과 같은 차에 대한 노하우가 부족할 수도 있다. 사실 르노의 플랫폼으로 만들어진 2세대 SM7이나 3세대 SM5도 그리 매력적이지 못했다. 오히려 최고의 차로 꼽히던 1~2세대 SM5로 보자면 닛산 플랫폼이 우리에게 더 잘 맞았던 것 같기도 하다. 적어도 닛산은 중형차 이상의 것들을 꾸준히 만들어 왔다.
물론 SM6에게도 무기는 있다. 디자인과 인테리어에서의 고급화 전략이 그것이다. 반면 말리부는 기본 성능을 내세운다. 물론 장비 또한 좋아졌다. SM6가 드르륵 거리는 음색으로 차선이탈 경고를 알리는 순간 말리부는 직접 스티어링휠을 조작해 차선을 유지시켜 준다.
50km/h 이상서만 작동하는 SM6의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과 달리 정체구간서도 사용 가능하도록 만든 것도 장점이다. 하지만 말리부를 조금 더 고급화 시켜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국내 자동차 문화는 과시에서 시작됐다. 같은 가격이면 고급스러워 보이거나 커 보이는 것을 선호한다. 이것이 옳던 그르던 정착된 문화를 바꾸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린다. 때문에 현시대 소비자의 취향에 맞추는 것도 제조사의 몫이다. 말리부가 화려한 인테리어 마저 갖췄다면 SM6는 입지가 더 좁아졌을 것이다. 어찌 보면 공평하다. 모든 것을 완벽히 갖춘 차가 없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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