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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르노삼성, SM6 2.0 G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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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삼성이 SM6를 내놨다. 얼마만의 신차던가! 사실 SM6가 SM5의 후속이라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다. 하지만 르노삼성은 ‘국산 중형차 시장의 틀을 바꾸겠다’고 외쳤고 SM6가 기존과 다른 중형차라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어쨌든 신차 효과에 힘입은 SM6는 좋은 판매량을 기록 중이다. 과연 그런 SM6가 중형차 시장의 리더가 될 수 있을까?

출발은 좋다. 출시 첫 달 만에 2만대 계약을 확보했고, 지난 3월 기준 동급 모델 중 판매 1위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SM6가 6,751대를 팔렸고 현대 쏘나타가 5,906대, 기아 K5가 3,923대, 쉐보레 말리부가 각각 786대 판매됐으니 충분히 선전한 셈이다. 물론 여기서 언급된 쉐보레 말리부는 8세대를 뜻하며, 현재 9세대가 출시됐다.

SM6의 디자인은 훌륭하다. 마치 컨셉트카가 그대로 양산된 것으로 보일 만큼 미래지향적이다. 루프라인도 쿠페를 연상시킨다. 그만큼 존재감도 상당하다. 또한 이 같은 디자인은 향후 등장할 르노나 르노삼성 차량에 공통적으로 쓰일 계획이다.

시승차량에는 바디키트가 추가됐다. 젊은 소비자들을 위한 것이다. 하지만 바디키트 옵션에 리어스포일러는 빠져있다. 리어스포일러는 별도 옵션으로 추가해야 한다. 뭐랄까 부가적인 수익 창출을 위한 패키징이 너무 쉽게 눈에 띄는 것 같다.

실내는 화려하다. 실내 대부분을 나파 가죽으로 감쌌다. 다이아몬드 방식의 박음질 장식도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만드는데 도움을 준다. 원형에 가까운 D-컷 스티어링휠도 저렴한 티를 벗었다. 부드러운 가죽으로 감싸 촉감도 좋다. 버튼 조작감도 고급스러워졌다. 하지만 르노만의 독특한(?) 인터페이스는 여전하다.

계기반은 7인치, 센터페시아는 8.4인치 크기의 디스플레이가 장착됐다. 계기반의 경우 내부 그래픽을 바꿀 수 있다. 주행모드에 따라 에코 그래프를 보여주거나 출력(hp), 토크(Nm) 그래프가 나타나기도 한다.

헤드업 디스플레이도 갖춰진다. 컬러 지원도 하며 글씨도 또렷하게 보인다. 하지만 윈드실드에 직접적으로 보여주지 못하고 별도 반사판을 사용하는 방식이다. 때문에 보여지는 면적도 작다. 없는 것보다는 낫지만 만족도가 높은 장비는 아니다. 참고로 푸조나 시트로엥 등 프랑스의 대중차들이 이런 방식을 사용한다.

세로로 놓여진 센터페시아 모니터는 존재감이 상당하다. 또한 화려하다. 다양한 애니메이션 효과도 눈길을 사로잡는다. 햇빛이 강하게 들어오는 환경서도 난반사는 심하지 않았다. 특히 시원스레 지도를 보여주는 내비게이션이 마음에 들었다.

하지만 처음 접하는 소비자라면 어느 정도 공부가 필요하다. 일단 복잡하다. 스마트폰과 태블릿에 익숙해져 있다고 해도 익숙해지기까지 시간이 걸린다. 자동차에서 사용하는 시스템은 최대한 간결한 구조를 갖춰야 한다. 때문에 현재의 사용자 인터페이스 업그레이드가 필요해 보인다.

참고로 익명을 요구한 내부 직원은 소비자들에 의해 나오는 S-LINK의 몇몇 문제에 대해 아직 정확한 원인을 찾지 못했으며 하드웨어의 성능 문제까지 검토 대상이라고 전했다. 하드웨어 변경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얘기다. 쉽게 말해 현재의 S-Link는 눈요기 감이다. 차라리 성능 좋은 타블렛 사 쓰는 것이 경제적일 수 있다. 물론 사용자 인터페이스 개선과 성능 강화가 이뤄지면 S-Link의 가치가 높아질 수도 있다.

참고로 공조장치는 AUTO 버튼을 눌러 켤 수 있지만 끌 수는 없다. 디스플레이 패널을 조작해야만 끌 수 있다. 확실히 손이 자주 간다. 무엇보다 운전 중 시선을 모니터로 향해야 한다는 점이 아쉽다. 이는 안전과도 연관 있는 부분으로 구조 개선이 시급하다. 참고로 10여년 전에는 이런 통합형 방식이 쓰였지만 최근에는 공조장치 조절 버튼들을 별도로 구성하고 있다. 아무래도 노하우 부족이 원인 것 같다.

신차지만 애플 카플레이나 구글 안드로이드 오토를 지원하지 않는다는 점도 아쉽다. 확장성 부분서 한계가 오기 때문이다. 물론 르노삼성이 강조하는 스마트폰 무선 연동 기능은 지원한다.

르노삼성에 따르면 시트는 기본형모델부터 세미 버킷 타입이 적용된다. 하지만 몸을 잘 감싸주는 정도는 아니다. 그보다 어깨 공간이 떠있는 자세를 연출하기 때문에 불편함이 느껴진다. 헤드레스트는 다소 단단한 편이다. 목을 감싸줄 것처럼 생겼지만 그렇지도 않다. 전후로 움직이는 기능도 지원하지 않아 직접 경험해 보면 만족도가 떨어진다. 하지만 운전석과 조수석 모두 마사지 기능도 지원한다는 구성은 좋다.

뒷좌석은 넓으면서 좁다. 레그룸은 넉넉하지만 헤드룸이 다소 부족하기 때문이다. 휠베이스는 SM7과 동일하다. 레그룸이 넉넉한 이유다. 하지만 경쟁차인 쏘나타나 K5만큼 광활해 보이지는 않는다. 바른 자세로 앉아보니 머리가 살짝 닿는다. 키가 180cm 이상에 달하는 소비자라면 불만을 느낄 수도 있겠다.

트렁크 공간은 넓다. 르노삼성에 따르면 동급에서 가장 넓은 트렁크라고 한다. 내부 공간의 돌출부위도 잘 다듬었다. 커버를 들어올리면 스페어 타이어대신 수납함이 나타난다.

시승 차량을 바라보면 정말 화려하다는 말이 쉽게 나온다. 구성도 정말 뛰어나다. 하지만 차량에 적용된 옵션과 가격을 보면 생각이 달라진다. 중형차, 그것도 2.0 자연흡기 엔진을 장착한 차 값이 무려 3,500만원을 넘어섰기 때문이다.

먼저 화이트 색상을 선택하는데 17만원이 추가된다. 현대 쏘나타는 8만원, 말리부도 10만원에 추가할 수 있는 색상이다. 럭셔리 스타일 패키지에는 LED 헤드램프, 19인치 휠과 타이어, 전방 안개등, 액티브 댐핑 컨트롤 시스템이 포함된다. 럭서리 스타일 패키지에 액티브 댐핑 컨트롤은 어울리는 구성일까?

드라이빙 어시스트 패키지에는 긴급제동 시스템, 차간거리 경보, 어댑티브크루즈 컨트롤, 차선이탈 경보, 오토매틱 하이빔, 헤드업 디스플레이, 차음 윈드실드의 구성이 갖춰진다. 소음을 감소시켜주는 전면 윈도가 운전에 도움이라도 주는 걸까?

구성에 대해 살폈으니 이제 도로에 나설 차례. 차량 테스트에 앞서 공기압부터 점검한다. 우리 팀에게 제공된 SM6의 앞 타이어 공기압은 40~41PSi 수준이었다. 뒷타이어의 공기압도 기준 대비 5PSi 가량 높았다. SM6의 공기압은 앞 타이어 기준 35PSi가 정상이다. 누군가가 연비 등에서의 이점을 기대하며 임의적으로 올려 놓을 듯 하다. 과거 모 제조사에서 이런 꼼수를 부리곤 했는데 이제 그 노하우가 업계에 공유된 모양이다.

시동 버튼을 누른다. 엔진의 소음 유입이 적어 매우 정숙한 실내 환경이 구현된다는 점이 좋다. 체감상으로는 조금 더 나은 수치를 보여줄 것 같았는데 계측기는 약 38dBA 수준의 정숙성을 보여주고 있다. 이 정도면 가솔린 중형 세단으로 보편적인 수준이다. 수치보다 체감에서 우위에 선다는 점이 재미있다.

부드럽게 도로를 달리는 중이다. 아이들링 보다 주행할 때의 정숙성이 더 인상적이다. 특히나 노면 소음의 억제에 대해 칭찬을 아끼고 싶지 않다. 시속 80km로 주행하는 환경서 측정된 소음 수준은 약 57.5dBA. 이는 대형세단과 비교할 만한 수치다. 참고로 일반적인 중형세단들이 60dBA을 전후의 정숙성을 보여준다. 한가지 재미난 것은 타이어의 성능인데 SM6에는 245mm급의 금호 마제스티 솔루스가 장착된다. 프리미엄급 타이어로 알려진 모델인데 매우 뛰어난 소음저감 능력이 인상적이었다. 경쟁사인 한국타이어의 S1노블2 시리즈가 브랜드 이미지까지 실추시키며 허우적거리는 마당이라 마제스티 솔루스의 경쟁력이 한층 더 향상될 것 같다.

단, 타이어의 소음이 부각되지 않는 만큼 A필러에서의 바람소리가 거슬린다. 사실 다른 부분들이 조용하다 보니 이 부분이 부각되는 것인데 소비자들이 이해해야 할 것 같다.

반면 아쉬움도 있다. 특히 시내주행을 하는 동안 엔진의 진동이 거슬렸다. SM6에는 오토스탑 기능이 제공되는데 다른 모델과 달리 쉽사리 시동을 끄지 않는 편이다. 이를 작동시키기 위해서는 브레이크 페달을 힘껏 밟아야 하는데 이처럼 스트레스를 받아가면 운전할 이유는 없다. 또한 시동이 꺼지기 전까지의 진동이 많고 RPM도 불안한 모습을 보인다. 연료 때문일 수도 있지만 기본적인 캘리브레이션(ECU 프로그램 조율)이 완성되지 않은 것 같다. 오토스탑이야 그렇다 해도 아이들링의 불쾌한 진동은 하루 빨리 잡아야 한다.

SM6에는 7단 듀얼클러치 시스템이 매칭된다. 과거 SM5 TCE의 것은 6단이었다. 또, SM5의 변속기는 저속에서 울컥거림 현상을 보이곤 했다. 이 때문에 차를 구입하지 않거나 성능과 타협해 구입한 소비자 층으로 나눠졌었다. SM6에서는 이런 불쾌한 승차감이 완화됐지만 경쟁사인 현대기아의 듀얼클러치 대비 승차감이 좋은 편은 아니다. 아무래도 컨셉을 잡아 스스로 개발하는 것과 부속을 가져와 조율해 사용하는데 따른 차이일 수 있다.

시내 주행을 하다 보면 한가지 어색한 느낌이 생긴다. 변속이 되어야 할 시점인 것 같은데 계속적으로 기어를 물고 있다는 것인데 통상 시내서는 빨리 고단으로 넘기는 셋업이 널리 쓰인다. 반면 SM6는 어색하리만큼 기어변속에 인색한 모습이다. 변속 관련 캘리브레이션이 덜된 것인지 연구소 측의 의도인지 확인되지 않지만 조금 더 매끄럽게 반응해 주면 좋겠다.

뭐랄까 차를 타는 시간이 늘어날 수록 미완성이라는 느낌이 짙다.

사실 소비자들은 모른다. 미완성으로 출시된 차들도 존재한다는 사실을. 미완성인 차가 소비자들에게 인도되는 것은 보통 2가지 경우로 나뉜다. 첫째는 연구소의 실력 부족이다. 그리고 두번째는 시간에 쫓겨 먼저 출시해 버리는 경우다.

두번째 케이스의 경우 연구소 엔지니어들은 차량의 출시를 늦추려 한다. 엔지니어들의 대부분은 자신들의 작품(?)이 높은 완성도를 갖길 바란다. 하지만 회사 내에서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은 연구소가 아닌 판매 부서다. 만드는 것보다 돈을 버는 부서의 입김이 더 세다는 것. 이는 업종을 떠나 어느 회사건 같다. 때문에 하루 빨리 차를 투입해 매출을 높이길 바라는 마음에 출시를 서두르는 차들이 나오기도 한다.

과거 르노삼성의 파워트레인 부서 연구원들을 적어도 완성도를 높이고자 또한 르노닛산그룹 내에서 자신들이 가진 역량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했다. 그렇기에 현재의 SM6는 후자의 케이스로 시장에 나왔을 것으로 예상한다. 물론 이런 케이스는 시동 꺼짐과 같은 안전 이슈가 아니기에 리콜이 아닌 자발적 수리로 해결하면 된다.

고속도로에 들어서 부드럽게 속도를 높인다. 적어도 엔진 자체가 보여주는 성능서는 만족감이 커진다. 안정감은 무난하다. 적어도 SM5 대비 나아진 모습이다. 하지만 경쟁사 모델을 능가한다고 보기 어렵다. 사실 이 영역은 쉐보레 말리부가 우위에 서는데 쏘나타 및 K5와 비교했을 때도 SM6는 이들 대비 낫다는 느낌을 보여주지 않았다. 다시 말해 SM5 보다는 좋아졌지만 주행안정감 자체가 높다고 보기는 어려운 것. 또한 가볍게 차선변경을 할 때도 리어 타이어가 끈끈히 붙어 따라온다는 느낌을 주지 않는다.

참고로 테스트카에는 액티브 댐핑콘트롤이 적용된 서스펜션이 채용된다. 이를 통해 승차감과 성능을 변경할 수 있는데 스포츠 모드의 안정감이 조금 낫긴 하지만 근본적인 차량의 주행안정감 자체가 높다 보기는 어렵겠다. 특히나 직접 경쟁상대인 일본계 3사 모델과 비교한다면 다시금 아쉬움이 커진다.

물론 대부분의 차량들이 그렇듯 일반 소비자들이 일상에서 즐기는 데는 전혀 문제 없다. 아울러 승차감 자체는 무난하다. 조금 단단한 듯 느껴지지만 최근 소비자들이 불만을 내놓을 수준은 아니다. 때문에 서스펜션의 성능 측면서는 한계가 있지만 일상서는 타협할 만한 수준으로 보는 것이 맞겠다. 아울러 구조 자체에 큰 의미를 두는 소비자들이 없었으면 한다. 최근 아반떼 스포츠가 멀티링크 서스펜션이라는 점을 부각하고 있는데 사실 씁쓸한 일이다. 단순 스펙에만 연연하는 국내 시장을 겨냥한 마케팅 전략이기 때문이다.

SM6에는 어댑티브크루즈 컨트롤이 갖춰진다. 이는 가다서다가 많은 환경과 고속도로 주행 때 운전자의 스트레스를 덜어준다. 지난해 테스트한 현대 쏘나타의 크루즈 컨트롤은 고속도로는 물론 막히는 시내 환경까지 대응하는 능력을 보였다. 하지만 SM6의 것은 반쪽 짜리다. 50km/h 미만서는 기능이 해제되기 때문이다. 즉, 순수한 고속운행 전용이다.

주행 만족도는 그냥 그렇다. 즉, 일상용으로 부족함은 없지만 현 세대 경쟁모델 대비 나은 면을 찾기 힘들다는 것. 반면 정숙성에 대한 르노삼성 연구진의 노력에 대해서 만큼은 한번 더 칭찬을 해야 할 것 같다. 적어도 중형급에서 이런 수준의 정숙성을 구현했다는 점이 좋다. 앞서 언급된 것처럼 A필러의 바람소리가 들리지만 이는 다른 부분의 정숙성이 더 잘 부각되었기 때문이다.

종합적인 밸런스 확인을 위해 와인딩 로드에 들어선다. 그리고 가속페달을 밟는다. 2.0 자연흡기 엔진과 어울리지 않는 245mm급의 타이어를 장착했지만 가속력은 시원스럽다. 물론 0-100km/h 가속 시간이 경쟁차들 대비 월등한 것은 아니지만 19인치 휠을 장착하고 10.1초 내외를 기록하는 수준이라면 17인치, 225mm급 미만의 타이어로는 9초대 미만을 마크할 수 있을 것이다. 이 경우 2리터급으로 가장 빠른 가속력을 갖췄다는 결과가 나온다. 또한 직결감 좋은 듀얼클러치 변속기 역시 가속력이 힘을 보탰을 것이다.

코너를 바라보며 브레이크 페달을 압박한다. 페달의 조작감이나 답력도 무난하다. 타이어 사이즈가 커 제동계가 부담이 갈 것 같았지만 성능을 구현함에 있어 문제는 없었다.

우리팀의 브레이크 테스트 기준에는 몇몇 항목이 존재하는데 국산 및 수입 중형차의 기준점을 100-0km/h 제동거리 기준 40m로 보고 있다. 르노삼성 SM6는 이 속도에서 37.3m를 기록했다. 이는 기아차 K5의 38.5m, 르노삼성 SM5가 기록한 40.6m 대비 나은 성능이다. 물론 고속 주행서 잦은 제동을 지속할 경우 지치는 모습을 보이지만 동급 모델 대부분이 유사한 모습을 보인다.

코너에 들어서며 스티어링휠을 돌린다. 스티어링의 기어비 자체가 타이트한 편은 아니다. 물론 일상을 위한 중형 세단이기에 타협할 수준이다. 한가지 아쉬운 점은 ESP를 해제할 수 없다는 것. 르노삼성 모델 모두가 ESP를 해제할 수 없도록 하고 있는데 이 때문에 성능을 파악에 다소 걸리기도 한다.

코너를 따라 움직이는 차체는 언더스티어 성향을 보인다. 하지만 일정 구간을 넘어서자 리어타이어가 노면을 붙들지 못한다. 상황에 따라 카운터스티어가 필요한 경우도 있다. 다이내믹한 셋업으로 보일 수 있지만 차량 자체의 거동은 민첩성과 거리가 있다.

유럽사양의 탈리스만에는 4륜조향 시스템이 더해진다. 이 시스템이 채용되면 리어타이어가 노면에 붙은 상태서 한 템포 빨리 후륜축의 움직임을 유도할 것이다. 조금이나마 뉴트럴한 셋업을 보일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얘기다. 사실 이 기술은 오래 전부터 사용됐다. 국내엔 사브(SAAB) 9-3 에어로를 통해 선보여졌으며 일본 닛산은 90년대 중반부터 후륜구동 쿠페 실비아에 이 기능을 넣었다.

서스펜션의 구조는 중요한 것이 아니다. 더 저렴한 소재로 이상적인 성능을 뽑아낼 수 있다면 구조 같은 건 중요치 않다. 좋은 구조와 소재를 사용함에도 성능이 좋지 않은 모델들도 있다. 중요한 것은 셋업이며 제조사가 가진 노하우다.

르노삼성은 이번 SM6의 서스펜션에 댐핑 컨트롤 기술을 넣었다. 국산 중형급에서 볼 수 없는 기술이라는 점에서 의미 있다. 또한 스포트 모드로 전환하면 댐퍼의 움직임 억제를 쉽게 느낄 수 있다. 하지만 단단함을 설정하는 것만으로 SM6의 운동 성능을 바꾸기엔 무리가 따른다. 또한 차체가 살짝 튀는 범프를 만났을 때도 SM6의 리어서스펜션은 할 일을 잊고 만다. 아직 숙제를 남긴 듯 하다. 물론 SM6 소비자들 대부분은 이 서스펜션에 불만을 갖지 않을 것이다. 사실 일상 주행서 문제를 보일 차들은 없다.

반면 성능 좋다는 수입차에서 접근한 경우 불만을 느낄 가능성이 커진다. 현대, 기아차의 서스펜션도 그리 좋은 완성도를 갖췄다고 생각되지 않는데 SM6의 것은 이보다 소폭 뒤쳐진다. 때문에 댐핑 컨트롤 기능이 없는 모델을 구입하라 조언하고 싶다. 보다 경제적이기 때문이다. 물론 일상에서 출퇴근을 하며 고속도로에서 가볍게 크루징하며 댐핑컨트롤을 적극 활용하는 소비자들도 거의 없다. 또한 낮은 한계부터 ESP를 가동시키는 차로 달리겠다고 마음먹는 것도 앞뒤가 맞지 않다.

차체 강성은 SM5 대비 크게 늘었다. 차체의 쇼크 처리 능력이나 코너링에서 그런 부분이 잘 나타난다. 하지만 SM5는 LF쏘나타, K5, 8세대 말리부 대비 격차가 컸다. 때문에 현재의 SM6에서 대폭 좋아지긴 했지만 경쟁차 대비 견고한 차체를 가졌다고 느끼지는 못한다.

일부 소비자는 이런 테스트 조건에 대해 불만을 내놓는다. 자신과 무관한 환경이라는 것이 이유다. 일부 소비자들은 자신이 구입한 상품과 스스로를 동급으로 여긴다. 그런 이유로 일부 소비자는 스스로 제조사의 대변인이 된다. 제조사 A/S 센터에서 가장 듣기 쉬운 소리가 원래 그렇다는 답변이다. 이를 욕하면서도 어떤 지적에 대해서는 나는 괜찮다고 말하는 소비자도 다수다.

쉽게 생각해 보자. 난이도 높은 환경서조차 안정적인 모델이라면 일상에서는 더 안전한 성능을 갖게 된다. 100km/h에서 안정적인 차는 50km/h에서 더 안정적이라는 것이다. 아울러 차의 기본기를 빠르게 달리기 위한 것이라고 생각하는 소비자도 있는데 자동차의 기본기는 안전과도 연관 있다. 긴급상황 대처 때 운전자의 의도를 따라주느냐 아니면 예상치 못한 라인을 그리느냐의 문제기 때문이다.

물론 SM6의 성능을 중형차 이하 수준과 비교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시대의 흐름이라는 것이 있고 현 세대 기술의 표준이라는 것이 있다. 우리 시장의 기준은 판매량이 많은 현대기아차 제품들이 제시한다.

현재의 SM6은 뭐랄까 몇 년 전 현대 기아차가 내놓은 제품들처럼 느껴진다. 기술적인 부분은 평균적이지만 다양한 편의장비를 달아 프리미엄 상품인 것처럼 포장한다. 물론 우리 시장은 구성진 알맹이보다 화려한 포장지가 잘 먹힌다. 쌍용 티볼리는 그런 우리 시장의 현실을 잘 보여줬다. 때문에 SM6 역시 꾸준히 팔려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르노삼성차의 발전을 위해 SM6로 벌어들인 수익을 다시금 연구개발에 쏟아줬으면 한다. 그리고 눈에 띄는 몇몇 아쉬움을 하루 빨리 잡아주면 좋겠다.

SM6가 나쁜 차는 아니다. 하지만 가격이 모든 것을 아쉽게 한다. 고급화된 상품은 그에 걸 맞는 장비와 성능까지 갖춰야 한다. 하지만 가격을 놓고 봤을 때 상급의 기아 K7 대비 월등한 점을 찾기 힘들다. 어차피 둘 다 성능 추구엔 한계가 있다.

쏘나타와 SM6를 비교하면 어떨까? 개개인의 편차가 있다지만 디자인은 SM6가 나아 보인다. 우리팀의 패널들 역시 같은 의견을 냈다. 적어도 디자인에 중심을 두는 패션카로서 의미가 있다. 하지만 여러 가지 부분에 대한 완성도로 따진다면 쏘나타가 앞선다. 적어도 여러 부속들이 일정 수준이상으로 조율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SM6 등장에 쏘나타는 고전 중이다. 심지어 2분기에 2017년형 모델까지 내놨다. 완성도 대신 눈에 보이는 장비들로 승부해 자동차 문화를 이끌던 기업이 수년 뒤 같은 수에 당하고 있는 모습이랄까?

물론 변수는 있다. 아직 테스트하지 않은 SM6 TCE와 LPe 버전이 다른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는것. SM7도 모든 모델을 통틀어 LPe의 완성도가 가장 높았다. 물론 세부적인 셋업의 조율로 완성도를 올린 2.0 LPe의 빠른 등장 가능성도 점쳐볼 수 있겠다. 어쨌든 현재는 2.0GDe 구입은 하반기가 좋을 듯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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