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르노삼성, QM6 2.0 LP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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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삼성 QM6가 페이스리프트 됐다. 하지만 눈에 보이는 변화는 적다. 연식 변경 정도로 봐야 할까? 그러나 QM6는 변했다. 그 변화의 축은 내면에 있다. 여기에 일반인도 구입이 가능한 LPG 엔진 탑재가 눈길을 끈다. 변한 듯 변하지 않은 새로운 QM6를 만나봤다.
페이스리프트인데 어디가 달라졌는지 모르겠다. 자동차에 관심이 많은 카마니아도 몰라볼 정도다.
QM6를 마주한 우리 팀원들이 한마디씩 던진다. 그중 한 패널의 얘기는 “차 잘못 왔다”였다. 숨바꼭질 같은 QM6의 페이스리프트. 외관의 주요 변화는 전후면 범퍼가 조금 달라진 정도다. 그리고 후면부 보조 제동등이 조금 길어졌다. 성의 없어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여기에는 나름의 이유가 있다.
SM6(르노 탈리스만)와 QM6(르노 콜레오스)를 통해 소개된 디자인 특징이 신형 메간, 클리오, 캡처 등에 순차적으로 적용되는 중이다. 국내에서는 SM6와 QM6가 일찍부터 판매되고 있어 익숙하지만 해외에서는 이제야 새로운 디자인 특징들이 반영되는 중이라는 것. 이제서야 패밀리룩이 완성돼 가는데 갑자기 QM6 디자인만 바꿀 수는 없다는 것이다. 글로벌 브랜드, 자동차의 산업적 측면으로 보면 이해는 된다. 하지만 변경이 소극적인 것은 사실.
실내 디자인도 디자인 변화보다 기존 모델에서 지적받던 약점 극복에 의미를 뒀다. 먼저 8.7인치 세로형 센터페시아 디스플레이에 공조장치 위젯을 넣었다. 사용할 때마다 아쉽던 직관성 문제가 일정 부분 해결됐다. 애플 카플레이와 구글의 안드로이드 오토도 지원한다. 큼지막한 세로형 디스플레이가 제 역할을 하는 모습이다.
운전석 시트에는 쿠션 익스텐션과 마사지 기능이 달렸다. 물론 마사지 기능이 다소 형식적인 것이 아쉽긴 하다.
뒷좌석은 등받이 각도를 조절하는 기능을 넣었다. 조절 범위는 2단계. 그래도 각 단계별 설정을 잘해 아쉬움은 크지 않다. 그러나 타사 것과 비교하면 너무 제한적이다. 뒷좌석 전용 열선 기능도 있다.
다만 처음 QM6에 오른 소비자라면 열선 기능이 없다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버튼이 센터 암 레스트를 내려야 나오기 때문이다. 역시 이번 변화의 테마는 숨바꼭질이다. 이외에 기존 12볼트 아울렛을 USB 충전 포트로 바꿨다. 장단점이 있어 보이는데, 케이블만 휴대해도 되니 USB 쪽이 더 편하게 느껴진다.
트렁크 공간도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그러나 뭔가 솟은 느낌이 근다. 바닥에 도넛 탱크가 추가됐기 때문인데, 이로 인해 일반 모델 대비 소폭 높아진 트렁크 공간을 갖게 됐다. 직접 측정을 해본 결과 일반 QM6의 트렁크 공간 높이는 76cm, LPe 모델은 73cm로 약간의 차이를 보였다. 하지만 봄베(가스통) 적재를 감안하면 공간 활용성이 비약적으로 향상했음에 분명하다.
자동 주차 기능
저렴한 모델이라는 선입견도 있지만 편의 장비는 잘 갖춰졌다. 앞좌석에 통풍 및 열선 기능을 넣었고 스티어링 휠 열선도 있다. 뒷좌석 열선도 물론이다. 자동 주차 기능을 비롯해 전동식 트렁크 등도 갖췄다.
대신 액티브 세이프티 측면이 아쉽긴 하다. ACC(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가 아닌 일반 크루즈 컨트롤이 달렸고 차선이탈 경고 기능도 계기판 경고와 소리로만 안내해준다. 르노삼성이 자랑하는 보스의 서라운드 사운드 시스템은 LPG 모델에서 만날 수 없다. LPG 모델은 경제성을 위한 것이다. 그러나 소비자들이 갖는 선택의 범위는 좁히지 않았으면 한다.
이제 LPG 엔진을 탑재한 QM6 2.0 LPe로 달려보자. 브레이크 페달을 밟고 시동 버튼을 누르면 계기판에 각종 체크등이 점등된다. 이후 조금 뜸을 들인 후 시동이 걸린다. 조금 기다려야 한다. LPG 연료 특성상 엔진에 바로 연료를 분사하지 못하기 때문.
시동 특징에 대한 설명을 했으니 LPG 엔진 탑재된 모델에 알아보자. 얼마 전까지만 해도 LPG 차량을 운영하려면 한국가스안전공사에서 3시간짜리 운전자 안전교육을 받아야 했다. 그러나 지난 2018년 12월, 이 교육이 폐지됐다. 이제 일반 승용차처럼 편하게 타면 된다.
이외에 충전소가 그렇게 많지는 않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때문에 장거리 보다 도심 내에서 사용하는 것이 추천된다.
QM6 LPe의 도넛 탱크 용량은 75리터다. 하지만 가솔린이나 디젤과 달리 LPG는 탱크 용량의 100%까지 연료를 채우지 않는다. 안전 관련 규정 때문이다. 제조사마다 다르지만 80~85% 정도만 충전되도록 설계한다. 르노삼성 모델들도 80%까지 충전해 실제 연료 충전은 60리터 내외가 된다. 탱크 용량에 비해 연료가 적게 들어가도 걱정할 필요 없는 이유다.
QM6의 도넛 탱크
관리 측면으로 보면 엔진오일을 조금 더 자주 바꿔줘야 한다. LPG 엔진은 연료 특성상 열 손실이 다소 있는 편이다. 한마디로 불필요한 열이 조금 더 많이 발생해, 엔진이 더 뜨거워진다는 것이다. 때문에 엔진오일도 그만큼 스트레스를 받고 수명도 짧아진다.
물론 LPG 전용 오일도 있다. 아니면 리터당 만원 이상의 고급 오일을 사용해도 된다. 하지만 그런 것보다 적당히 저렴한 가격의 엔진오일을 사용하고 오일 교체 기간을 잘 지키는 것이 추천된다. QM6 LPe는 경주용 차가 아니다. 간혹 일부 소비자는 차를 아끼는 마음으로 값비싼 오일을 넣어준다. 정비 업소에서도 좋은 오일을 권한다. 정확히는 고가의 오일이라고 하는 것이 맞겠다. 비싼 오일 한 번보다 권장 정비 및 부품 교환 주기를 잘 지키는 것이 좋다.
다시 QM6 운전석으로 가자. 시동이 걸려있지만 엔진의 음색은 잔잔한 편이다. QM6 2.0 GDe는 밖에서 소음이 부각되고 안에서는 조용했다. 반면 QM6 2.0 LPe는 안팎으로 조용한 모습이다.
실내 기준 아이들 정숙성을 확인 결과는 35.0 dBA. 메르세데스-벤츠 E300, 쉐보레 말리부 2.0 터보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수치다. QM6 2.0 GDe의 정숙성에 이르지는 못했지만 여느 디젤 SUV와는 비교해도 정숙성에서 아쉬움 없는 수준이다. 80km/h로 달리는 환경에서의 정숙성도 59.5 dBA로 무난했다.
2.0리터의 배기량을 갖는 엔진은 140마력과 19.7kgf·m의 토크를 낸다. 가솔린 버전은 144마력에 토크 20.4kgf·m를 갖는다. 1마력에 연연하지 않는다면 사실상 큰 차이 없는 수준으로 봐도 된다. 그리고 LPe 엔진은 자트코의 CVT(무단변속기)와 짝을 이뤘다.
수치로 보면 초반에 굼뜰 것 같다. 하지만 선입견이다. 분명 QM6 2.0 LPe는 가볍게 달렸다. 저속 구간에서 가다 서다를 반복해도 엔진과 변속기는 빠른 반응을 보였다. 보편적인 가솔린 파워트레인과 비교해도 아쉬움 없는 수준.
CVT 특유의 이질감이 적었다. 과거의 CVT는 이질감이 컸다. 하지만 요즘 CVT는 변속기 반응에 집중하지 않는 이상 별다른 이질감을 느끼기 힘들다. 가속 페달을 깊게 밟으면 엔진 회전수와 속도계가 함께 상승하고(선형가속로직) 마치 물리적 기어가 바뀌는 듯 엔진 회전수도 오르내린다. 이는 스텝 로직 적용 덕분이다. 수동모드로 조작하면 7단 기어비를 갖춘 자동 변속기처럼 움직인다. 반응성도 제법 좋다.
하지만 가속 페달을 끝까지 밟아 최대 가속 성능을 끌어낼 때는 출력과 토크의 한계가 나온다. 일상 주행에서는 부족함 없는 힘, 좋은 반응성을 보였지만 모든 힘을 발휘하는 상황에서는 다른 모습을 보인다는 것. 사실 가속 페달을 중간까지 밟으나 끝까지 밟으나 차량의 가속 감각의 변화는 크지 않다. 오히려 엔진 회전수가 4000rpm을 넘어서면 소음도 커지기에 이런 주행 환경은 이상적이지 않다. LPe 엔진은 일상에서 편안함을 추구할 때는 좋지만 급가속, 최고 속도를 지향할 때는 어울리지 않는다는 얘기다.
그렇다면 최대 발진 가속 성능(0-100km/h)은 어느 정도일까? 확인 결과 12.35초를 기록했다. 참고로 QM6 2.0 GDe는 10.91초, QM6 2.0 디젤은 9.32초를 작성했다. 수치적 성능으로 디젤 > 가솔린 > LPG 순으로 약 1.5초씩 차이가 났다. 디젤은 그렇다 해도 가솔린과 LPG 모델 간 수치적 성능 차이를 감안할 때 의외의 결과이긴 했다.
잠시 차체 무게를 보자. 우리 팀이 직접 무게를 계측한 결과 1628kg이었다. 가솔린 모델이 1559kg이었으니 69kg의 차이가 발생한 것이다. 성인 1명의 무게가 추가된 것. 도넛 탱크 자체의 무게, 사고를 대비한 안전 설계 등이 추가되면서 무게가 늘었다. 참고로 가솔린 모델의 전후 무게 배분은 약 59:41 정도였지만 LPG 모델은 55:45 수준의 균형을 보였다.
제동 성능을 보자. 시속 100km에서 완전히 정지할 때까지 이동한 거리는 40.73m. 테스트 반복에 따라 최대 45m 대 부근까지 밀려났다. 평균 제동 거리는 43.53m. 적정 수준의 화물을 적재하고, 최대 5명의 인원이 승차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브레이크 성능을 끌어올리는 것이 좋겠다. 물론 기본 성능 자체는 일상에서 무리 없다. 하지만 기본 안전성능에 대한 여유는 언제나 환영이다.
주행 감각은 좋았다. 경쟁차 싼타페는 저속에서 불필요한 단단함을 보인다. 그러다 고속에 이르면 다소 풀어지는 움직임이 아쉬움을 키운다. 반면 쏘렌토는 순수한 부드러움을 추구했다. SUV 성격상 싼타페 보다 쏘렌토가 더 이상적이다. QM6는 필요할 때 탄탄한 감각을 보이면서도 적당히 편안한 승차감을 만들어낸다. 또한 진동이 적은 파워트레인도 승차감에 도움을 주고 있다.
국내 일부 소비자들은 프랑스 차들을 무시한다. 따지고 보면 편의 장비 등에서 국산차들을 따르는 데 한계를 보인다. 고가에 팔리는 푸조, 시트로엥을 봐도 구성은 평범하다. 하지만 그들이 잘하는 것이 있다. 성능 중심의 서스펜션 셋업, 정확히는 핸들링 향상을 위한 이상적 셋업을 잘 찾는다. 독일차들이 아우토반을 기반으로 고속 주행에서 빛을 발한다면 프랑스계 자동차들은 핸들링이 매력이다. 르노삼성이 수입한 르노 클리오를 보면 핸들링에 대한 그들의 노하우가 어떤 것인지 알 수 있다.
물론 QM6가 코너를 빠르게 돌기 위해 개발된 차는 아니다. 일상용 SUV이기에 성능은 제한적이다. 하지만 스티어링 감각이나 서스펜션의 처리 능력은 좋다. 한마디로 기본기가 좋다는 것. 특히 스티어링 휠은 운전자에게 좋은 감각을 전달해 준다. 피드백도 명확하다. 물론 이런 것들이 일반 소비자들에게 크게 중요하지 않을 수도 있다. 어쩌면 그런 것들이 주는 장점을 모르고 넘어갈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런 성능에 익숙해져 있다가 부족한 차를 만나면 소중함이 무엇인지 알게 된다.
물론 QM6 2.0 LPe에게 중요한 것은 ‘연비와 유지비’다. 이것이 아니면 굳이 LPG 엔진이 달린 SUV를 구입할 이유가 없다.
주행 연비를 측정했다. QM6 2.0 LPe는 시속 100km 구간에서 약 12km/L 전후의 연비를 보였다. 우리 팀이 조금 빡빡하게 잡은 연비는 11.7km/L 수준. 물론 가다 서다가 많고, 최대 가속성능을 자주 끌어내면 연비는 쉽사리 하락한다. 분명 가솔린 모델 보다 하락폭도 크다. 하지만 과거의 LPG 엔진처럼 힘없고 연비도 나쁘다는 인식은 깰 수 있겠다.
그럼 QM6 2.0 LPe가 어느 정도 경쟁력을 갖는지 보자.
1년 2만 km 주행 / 공인 연비 / 휘발유=1490원, LPG=796원, 7월 둘째 주 기준
동일 중하위 트림인 LE 기준으로 차량 가격은 LPG 모델이 가솔린보다 69만 원 저렴하다. 배기량이 사실상 동일하니 연간 자동차세도 같다.
실제 유류비를 계산해보면 1년에 약 69만 원 차이가 난다. 그렇게 5년이 지나면 350만 원 정도의 유류비 차액이 생긴다. 만약 LPG 가격 변동 없이 10년 동안 운영할 수 있다면 유류비에서만 695만 원이 절약된다. 차 값 차이까지 감안하면 총 760만 원 이상을 절약하게 된다. 상당히 매력적이다. 물론 디젤 엔진은 장거리 주행에 강하다. 하지만 보증 기간 이후 연료 분사 계통에 문제가 생기면 엄청난 수리비 폭탄을 맞을 수 있다. 반면 가솔린이나 LPG 엔진은 그런 부담도 없다.
QM6 2.0 LPe의 가격을 보자. 트림에 따라 2376~2946만 원에 판매된다. 소형급인 현대 코나, 쌍용 티볼리 상급 트림에 몇 가지 옵션만 추가해도 2700만 원을 훌쩍 넘긴다. 이를 생각해 보면 QM6는 생각보다 매력적이다.
물론 QM6 2.0 LPe 최상급 트림은 추천이 어렵다. 차 값만 3200만 원이 넘기 때문. 경제성에 중시한 LPG 엔진 탑재, 가장 이상적인 선택은 중하위 트림이다. QM6 2.0 LPe의 가치는 2800만 원 미만에 있을 때 최상이 된다. SE, LE, 트림에 꼭 필요한 일부 옵션만 넣으면 만 점짜리 차가 된다. 하지만 3천만 원대로 접근하면 가성비가 떨어진다. QM6 2.0 LPe 버전에 대한 만족감이 높았음에도 3200만 원을 넘어선 최상급 트림에 대한 최종 평점 2.5점(5점 만점)을 준 이유도 여기에 있다.
사실 우리 팀은 소형 SUV의 가격 정책이 못마땅하다. 이에 질타도 많이 했다. 현대차의 소형 SUV 베뉴도 그렇다. 현대 엑센트의 바통을 이어받는 입문형 SUV 라지만 세단에서 SUV가 됐다는 이유만으로 가격이 수백만 원이나 비싸졌다. 쌍용의 신형 티볼리? 상급 모델인 코란도와 어깨를 나란히 한다. 롤스로이스 컬리넌, 벤틀리 벤테이가만이 부자들을 위한 차가 아니다. 풀옵션 베뉴, 티볼리 등이야말로 진정한 부자들을 위한 차다.
가성비? 이 말의 뜻은 가격 대비 성능, 또는 가격 대비 구성을 의미한다. 그리고 구성에는 많은 것들이 담긴다. 그것이 무엇이든 소형 SUV보다는 QM6가 나아 보인다. 르노삼성이 잘해서? 아니 시장에 나온 소형급 모델들이 비싸서다. 크고 넓은 차체, 특화된 디자인에 운전도 편하다. 그리고 차급이란 것이 존재한다. 차급을 넘어서는 모델은 만나기 힘들다. 그것도 같은 대중 브랜드 안에서는 말이다. 아무리 좋은 경차도 중형차의 편안함, 이를 통한 낮은 피로감을 누리게 하지는 못한다.
르노삼성은 나름대로 자신들의 아이디어들을 시장에 내놨다. 도넛 LPG 탱크, 소형 SUV, 중형 디젤 세단, 가솔린 SUV 등이 대표적이다. 빅히트까지는 못했지만 적정한 시기에 이들이 나왔다.
‘시장’을 선도한다는 것. 대부분 현대 기아차가 해왔다고 생각할 수 있다. 물론 상당수 그랬다. 하지만 르노삼성은 ‘시장의 트렌드’를 선도해왔다. 비록 회사의 전체 판매 실적이 저조해도 최소한 저력 있는 회사임에는 분명하다.
페이스리프트인데 어디가 달라졌는지 모르겠다. 자동차에 관심이 많은 카마니아도 몰라볼 정도다.
QM6를 마주한 우리 팀원들이 한마디씩 던진다. 그중 한 패널의 얘기는 “차 잘못 왔다”였다. 숨바꼭질 같은 QM6의 페이스리프트. 외관의 주요 변화는 전후면 범퍼가 조금 달라진 정도다. 그리고 후면부 보조 제동등이 조금 길어졌다. 성의 없어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여기에는 나름의 이유가 있다.
SM6(르노 탈리스만)와 QM6(르노 콜레오스)를 통해 소개된 디자인 특징이 신형 메간, 클리오, 캡처 등에 순차적으로 적용되는 중이다. 국내에서는 SM6와 QM6가 일찍부터 판매되고 있어 익숙하지만 해외에서는 이제야 새로운 디자인 특징들이 반영되는 중이라는 것. 이제서야 패밀리룩이 완성돼 가는데 갑자기 QM6 디자인만 바꿀 수는 없다는 것이다. 글로벌 브랜드, 자동차의 산업적 측면으로 보면 이해는 된다. 하지만 변경이 소극적인 것은 사실.
실내 디자인도 디자인 변화보다 기존 모델에서 지적받던 약점 극복에 의미를 뒀다. 먼저 8.7인치 세로형 센터페시아 디스플레이에 공조장치 위젯을 넣었다. 사용할 때마다 아쉽던 직관성 문제가 일정 부분 해결됐다. 애플 카플레이와 구글의 안드로이드 오토도 지원한다. 큼지막한 세로형 디스플레이가 제 역할을 하는 모습이다.
운전석 시트에는 쿠션 익스텐션과 마사지 기능이 달렸다. 물론 마사지 기능이 다소 형식적인 것이 아쉽긴 하다.
뒷좌석은 등받이 각도를 조절하는 기능을 넣었다. 조절 범위는 2단계. 그래도 각 단계별 설정을 잘해 아쉬움은 크지 않다. 그러나 타사 것과 비교하면 너무 제한적이다. 뒷좌석 전용 열선 기능도 있다.
다만 처음 QM6에 오른 소비자라면 열선 기능이 없다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버튼이 센터 암 레스트를 내려야 나오기 때문이다. 역시 이번 변화의 테마는 숨바꼭질이다. 이외에 기존 12볼트 아울렛을 USB 충전 포트로 바꿨다. 장단점이 있어 보이는데, 케이블만 휴대해도 되니 USB 쪽이 더 편하게 느껴진다.
트렁크 공간도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그러나 뭔가 솟은 느낌이 근다. 바닥에 도넛 탱크가 추가됐기 때문인데, 이로 인해 일반 모델 대비 소폭 높아진 트렁크 공간을 갖게 됐다. 직접 측정을 해본 결과 일반 QM6의 트렁크 공간 높이는 76cm, LPe 모델은 73cm로 약간의 차이를 보였다. 하지만 봄베(가스통) 적재를 감안하면 공간 활용성이 비약적으로 향상했음에 분명하다.
저렴한 모델이라는 선입견도 있지만 편의 장비는 잘 갖춰졌다. 앞좌석에 통풍 및 열선 기능을 넣었고 스티어링 휠 열선도 있다. 뒷좌석 열선도 물론이다. 자동 주차 기능을 비롯해 전동식 트렁크 등도 갖췄다.
대신 액티브 세이프티 측면이 아쉽긴 하다. ACC(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가 아닌 일반 크루즈 컨트롤이 달렸고 차선이탈 경고 기능도 계기판 경고와 소리로만 안내해준다. 르노삼성이 자랑하는 보스의 서라운드 사운드 시스템은 LPG 모델에서 만날 수 없다. LPG 모델은 경제성을 위한 것이다. 그러나 소비자들이 갖는 선택의 범위는 좁히지 않았으면 한다.
이제 LPG 엔진을 탑재한 QM6 2.0 LPe로 달려보자. 브레이크 페달을 밟고 시동 버튼을 누르면 계기판에 각종 체크등이 점등된다. 이후 조금 뜸을 들인 후 시동이 걸린다. 조금 기다려야 한다. LPG 연료 특성상 엔진에 바로 연료를 분사하지 못하기 때문.
시동 특징에 대한 설명을 했으니 LPG 엔진 탑재된 모델에 알아보자. 얼마 전까지만 해도 LPG 차량을 운영하려면 한국가스안전공사에서 3시간짜리 운전자 안전교육을 받아야 했다. 그러나 지난 2018년 12월, 이 교육이 폐지됐다. 이제 일반 승용차처럼 편하게 타면 된다.
이외에 충전소가 그렇게 많지는 않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때문에 장거리 보다 도심 내에서 사용하는 것이 추천된다.
QM6 LPe의 도넛 탱크 용량은 75리터다. 하지만 가솔린이나 디젤과 달리 LPG는 탱크 용량의 100%까지 연료를 채우지 않는다. 안전 관련 규정 때문이다. 제조사마다 다르지만 80~85% 정도만 충전되도록 설계한다. 르노삼성 모델들도 80%까지 충전해 실제 연료 충전은 60리터 내외가 된다. 탱크 용량에 비해 연료가 적게 들어가도 걱정할 필요 없는 이유다.
관리 측면으로 보면 엔진오일을 조금 더 자주 바꿔줘야 한다. LPG 엔진은 연료 특성상 열 손실이 다소 있는 편이다. 한마디로 불필요한 열이 조금 더 많이 발생해, 엔진이 더 뜨거워진다는 것이다. 때문에 엔진오일도 그만큼 스트레스를 받고 수명도 짧아진다.
물론 LPG 전용 오일도 있다. 아니면 리터당 만원 이상의 고급 오일을 사용해도 된다. 하지만 그런 것보다 적당히 저렴한 가격의 엔진오일을 사용하고 오일 교체 기간을 잘 지키는 것이 추천된다. QM6 LPe는 경주용 차가 아니다. 간혹 일부 소비자는 차를 아끼는 마음으로 값비싼 오일을 넣어준다. 정비 업소에서도 좋은 오일을 권한다. 정확히는 고가의 오일이라고 하는 것이 맞겠다. 비싼 오일 한 번보다 권장 정비 및 부품 교환 주기를 잘 지키는 것이 좋다.
다시 QM6 운전석으로 가자. 시동이 걸려있지만 엔진의 음색은 잔잔한 편이다. QM6 2.0 GDe는 밖에서 소음이 부각되고 안에서는 조용했다. 반면 QM6 2.0 LPe는 안팎으로 조용한 모습이다.
실내 기준 아이들 정숙성을 확인 결과는 35.0 dBA. 메르세데스-벤츠 E300, 쉐보레 말리부 2.0 터보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수치다. QM6 2.0 GDe의 정숙성에 이르지는 못했지만 여느 디젤 SUV와는 비교해도 정숙성에서 아쉬움 없는 수준이다. 80km/h로 달리는 환경에서의 정숙성도 59.5 dBA로 무난했다.
2.0리터의 배기량을 갖는 엔진은 140마력과 19.7kgf·m의 토크를 낸다. 가솔린 버전은 144마력에 토크 20.4kgf·m를 갖는다. 1마력에 연연하지 않는다면 사실상 큰 차이 없는 수준으로 봐도 된다. 그리고 LPe 엔진은 자트코의 CVT(무단변속기)와 짝을 이뤘다.
수치로 보면 초반에 굼뜰 것 같다. 하지만 선입견이다. 분명 QM6 2.0 LPe는 가볍게 달렸다. 저속 구간에서 가다 서다를 반복해도 엔진과 변속기는 빠른 반응을 보였다. 보편적인 가솔린 파워트레인과 비교해도 아쉬움 없는 수준.
CVT 특유의 이질감이 적었다. 과거의 CVT는 이질감이 컸다. 하지만 요즘 CVT는 변속기 반응에 집중하지 않는 이상 별다른 이질감을 느끼기 힘들다. 가속 페달을 깊게 밟으면 엔진 회전수와 속도계가 함께 상승하고(선형가속로직) 마치 물리적 기어가 바뀌는 듯 엔진 회전수도 오르내린다. 이는 스텝 로직 적용 덕분이다. 수동모드로 조작하면 7단 기어비를 갖춘 자동 변속기처럼 움직인다. 반응성도 제법 좋다.
하지만 가속 페달을 끝까지 밟아 최대 가속 성능을 끌어낼 때는 출력과 토크의 한계가 나온다. 일상 주행에서는 부족함 없는 힘, 좋은 반응성을 보였지만 모든 힘을 발휘하는 상황에서는 다른 모습을 보인다는 것. 사실 가속 페달을 중간까지 밟으나 끝까지 밟으나 차량의 가속 감각의 변화는 크지 않다. 오히려 엔진 회전수가 4000rpm을 넘어서면 소음도 커지기에 이런 주행 환경은 이상적이지 않다. LPe 엔진은 일상에서 편안함을 추구할 때는 좋지만 급가속, 최고 속도를 지향할 때는 어울리지 않는다는 얘기다.
그렇다면 최대 발진 가속 성능(0-100km/h)은 어느 정도일까? 확인 결과 12.35초를 기록했다. 참고로 QM6 2.0 GDe는 10.91초, QM6 2.0 디젤은 9.32초를 작성했다. 수치적 성능으로 디젤 > 가솔린 > LPG 순으로 약 1.5초씩 차이가 났다. 디젤은 그렇다 해도 가솔린과 LPG 모델 간 수치적 성능 차이를 감안할 때 의외의 결과이긴 했다.
잠시 차체 무게를 보자. 우리 팀이 직접 무게를 계측한 결과 1628kg이었다. 가솔린 모델이 1559kg이었으니 69kg의 차이가 발생한 것이다. 성인 1명의 무게가 추가된 것. 도넛 탱크 자체의 무게, 사고를 대비한 안전 설계 등이 추가되면서 무게가 늘었다. 참고로 가솔린 모델의 전후 무게 배분은 약 59:41 정도였지만 LPG 모델은 55:45 수준의 균형을 보였다.
제동 성능을 보자. 시속 100km에서 완전히 정지할 때까지 이동한 거리는 40.73m. 테스트 반복에 따라 최대 45m 대 부근까지 밀려났다. 평균 제동 거리는 43.53m. 적정 수준의 화물을 적재하고, 최대 5명의 인원이 승차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브레이크 성능을 끌어올리는 것이 좋겠다. 물론 기본 성능 자체는 일상에서 무리 없다. 하지만 기본 안전성능에 대한 여유는 언제나 환영이다.
주행 감각은 좋았다. 경쟁차 싼타페는 저속에서 불필요한 단단함을 보인다. 그러다 고속에 이르면 다소 풀어지는 움직임이 아쉬움을 키운다. 반면 쏘렌토는 순수한 부드러움을 추구했다. SUV 성격상 싼타페 보다 쏘렌토가 더 이상적이다. QM6는 필요할 때 탄탄한 감각을 보이면서도 적당히 편안한 승차감을 만들어낸다. 또한 진동이 적은 파워트레인도 승차감에 도움을 주고 있다.
국내 일부 소비자들은 프랑스 차들을 무시한다. 따지고 보면 편의 장비 등에서 국산차들을 따르는 데 한계를 보인다. 고가에 팔리는 푸조, 시트로엥을 봐도 구성은 평범하다. 하지만 그들이 잘하는 것이 있다. 성능 중심의 서스펜션 셋업, 정확히는 핸들링 향상을 위한 이상적 셋업을 잘 찾는다. 독일차들이 아우토반을 기반으로 고속 주행에서 빛을 발한다면 프랑스계 자동차들은 핸들링이 매력이다. 르노삼성이 수입한 르노 클리오를 보면 핸들링에 대한 그들의 노하우가 어떤 것인지 알 수 있다.
물론 QM6가 코너를 빠르게 돌기 위해 개발된 차는 아니다. 일상용 SUV이기에 성능은 제한적이다. 하지만 스티어링 감각이나 서스펜션의 처리 능력은 좋다. 한마디로 기본기가 좋다는 것. 특히 스티어링 휠은 운전자에게 좋은 감각을 전달해 준다. 피드백도 명확하다. 물론 이런 것들이 일반 소비자들에게 크게 중요하지 않을 수도 있다. 어쩌면 그런 것들이 주는 장점을 모르고 넘어갈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런 성능에 익숙해져 있다가 부족한 차를 만나면 소중함이 무엇인지 알게 된다.
물론 QM6 2.0 LPe에게 중요한 것은 ‘연비와 유지비’다. 이것이 아니면 굳이 LPG 엔진이 달린 SUV를 구입할 이유가 없다.
주행 연비를 측정했다. QM6 2.0 LPe는 시속 100km 구간에서 약 12km/L 전후의 연비를 보였다. 우리 팀이 조금 빡빡하게 잡은 연비는 11.7km/L 수준. 물론 가다 서다가 많고, 최대 가속성능을 자주 끌어내면 연비는 쉽사리 하락한다. 분명 가솔린 모델 보다 하락폭도 크다. 하지만 과거의 LPG 엔진처럼 힘없고 연비도 나쁘다는 인식은 깰 수 있겠다.
그럼 QM6 2.0 LPe가 어느 정도 경쟁력을 갖는지 보자.
동일 중하위 트림인 LE 기준으로 차량 가격은 LPG 모델이 가솔린보다 69만 원 저렴하다. 배기량이 사실상 동일하니 연간 자동차세도 같다.
실제 유류비를 계산해보면 1년에 약 69만 원 차이가 난다. 그렇게 5년이 지나면 350만 원 정도의 유류비 차액이 생긴다. 만약 LPG 가격 변동 없이 10년 동안 운영할 수 있다면 유류비에서만 695만 원이 절약된다. 차 값 차이까지 감안하면 총 760만 원 이상을 절약하게 된다. 상당히 매력적이다. 물론 디젤 엔진은 장거리 주행에 강하다. 하지만 보증 기간 이후 연료 분사 계통에 문제가 생기면 엄청난 수리비 폭탄을 맞을 수 있다. 반면 가솔린이나 LPG 엔진은 그런 부담도 없다.
QM6 2.0 LPe의 가격을 보자. 트림에 따라 2376~2946만 원에 판매된다. 소형급인 현대 코나, 쌍용 티볼리 상급 트림에 몇 가지 옵션만 추가해도 2700만 원을 훌쩍 넘긴다. 이를 생각해 보면 QM6는 생각보다 매력적이다.
물론 QM6 2.0 LPe 최상급 트림은 추천이 어렵다. 차 값만 3200만 원이 넘기 때문. 경제성에 중시한 LPG 엔진 탑재, 가장 이상적인 선택은 중하위 트림이다. QM6 2.0 LPe의 가치는 2800만 원 미만에 있을 때 최상이 된다. SE, LE, 트림에 꼭 필요한 일부 옵션만 넣으면 만 점짜리 차가 된다. 하지만 3천만 원대로 접근하면 가성비가 떨어진다. QM6 2.0 LPe 버전에 대한 만족감이 높았음에도 3200만 원을 넘어선 최상급 트림에 대한 최종 평점 2.5점(5점 만점)을 준 이유도 여기에 있다.
사실 우리 팀은 소형 SUV의 가격 정책이 못마땅하다. 이에 질타도 많이 했다. 현대차의 소형 SUV 베뉴도 그렇다. 현대 엑센트의 바통을 이어받는 입문형 SUV 라지만 세단에서 SUV가 됐다는 이유만으로 가격이 수백만 원이나 비싸졌다. 쌍용의 신형 티볼리? 상급 모델인 코란도와 어깨를 나란히 한다. 롤스로이스 컬리넌, 벤틀리 벤테이가만이 부자들을 위한 차가 아니다. 풀옵션 베뉴, 티볼리 등이야말로 진정한 부자들을 위한 차다.
가성비? 이 말의 뜻은 가격 대비 성능, 또는 가격 대비 구성을 의미한다. 그리고 구성에는 많은 것들이 담긴다. 그것이 무엇이든 소형 SUV보다는 QM6가 나아 보인다. 르노삼성이 잘해서? 아니 시장에 나온 소형급 모델들이 비싸서다. 크고 넓은 차체, 특화된 디자인에 운전도 편하다. 그리고 차급이란 것이 존재한다. 차급을 넘어서는 모델은 만나기 힘들다. 그것도 같은 대중 브랜드 안에서는 말이다. 아무리 좋은 경차도 중형차의 편안함, 이를 통한 낮은 피로감을 누리게 하지는 못한다.
르노삼성은 나름대로 자신들의 아이디어들을 시장에 내놨다. 도넛 LPG 탱크, 소형 SUV, 중형 디젤 세단, 가솔린 SUV 등이 대표적이다. 빅히트까지는 못했지만 적정한 시기에 이들이 나왔다.
‘시장’을 선도한다는 것. 대부분 현대 기아차가 해왔다고 생각할 수 있다. 물론 상당수 그랬다. 하지만 르노삼성은 ‘시장의 트렌드’를 선도해왔다. 비록 회사의 전체 판매 실적이 저조해도 최소한 저력 있는 회사임에는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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