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렉서스 RX450h, “샌님이 상남자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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렉서스 RX450h가 외관에서 주행감각까지 모든 것을 바꾸고 돌아왔다. 출렁이던 서스펜션은 단단하게 변했고, 전장과 전폭을 키워 대형 SUV 못지않은 볼륨감을 연출했다. D-4S 직분사 엔진은 연비와 주행성능을 동시에 향상시켜 운전자를 즐겁게 했다. RX450h는 더 이상 조용하기만 한 차량이 아니었다.
25일 RX450h 이그제큐티브 모델을 타고 서울 잠실 제2롯데월드에서 경기도 가평군 크리스탈밸리CC를 다녀오는 총 140㎞ 구간을 시승했다. 이번 시승 구간은 60% 이상이 고속도로로 구성돼 고속 주행 성능과 선회능력, 언덕 등판 성능, 실제 연비 등을 점검할 수 있었다.
신형 RX450h는 기존 모델보다 전장 120㎜, 전폭 10㎜, 전고20㎜, 휠베이스 50㎜를 늘렸다. 최근 중형 SUV 차급이 대형화되는 추세를 따른 것. 그 결과 BMW ‘X5’, 메르세데스-벤츠 ‘GLE’ 등 동급 모델은 물론, 한 단계 위급인 렉서스 ‘GX’보다 큰 차체를 갖게 됐다.
전면부는 렉서스 고유 ‘스핀들 그릴’을 더욱 크게 만들어 날렵한 인상을 연출했다. 모든 램프는 LED로 제작해 시인성을 높였다. 특히 주간주행등(DRL), 헤드램프, 테일램프 등은 알파벳 ‘L’ 형태로 만들어 렉서스 브랜드 정체성을 강조했다. 측면부는 지붕 뒤편으로 갈수록 높아지는 형태로, 역동적인 이미지를 제공했다. 후면부는 LED 테일램프와 듀얼 머플러를 대칭적으로 배치했다.
실내는 화려하면서 넉넉했다. 천연 가죽과 레이저컷 우드는 고급스러움을 강조했다. 특히 도어트림과 센터 콘솔에 적용된 레이저컷 우드는 알루미늄 위에 우드를 덧댄 후 최신 레이저 커팅으로 첨단 이미지를 구현, 감성품질을 더욱 높였다. 운전석은 인간공학(HMI)적으로 구성, 운전에 더욱 집중할 수 있게 했다. 12.3인치 대형 LCD 중앙스크린은 내비게이션과 인포테인먼트, 공조장치 정보 시인성을 높였다.
뒷좌석은 플래그십 세단 ‘LS’를 연상시켰다. 슬라이딩 기능을 통해 뒷좌석을 120㎜까지 움직일 수 있고, 열선 및 전동식 파워 폴딩기능을 탑재했다. 화이트 LED로 연출된 엠비언트 라이트, 파노라마 글래스루프, 무선충전기 등 이전 모델에 없던 다양한 신기술을 추가했다. 트렁크는 골프백 4개를 여유롭게 적재할 수 있다. 트렁크 도어는 ‘터치리스’ 기능을 더해 렉서스 엠블럼 근처에 손을 4초가량 대고 있으면 자동으로 열린다.
시동을 걸어보면 렉서스 정숙성에 다시 한 번 놀라게 된다. 계기판과 LCD 화면에 전원이 들어올 뿐,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RX450h는 정지 상태에서 시속 40㎞까지 EV모드로 주행할 수 있다. 덕분에 주차장을 빠져나가거나 골목길에서는 아무런 소리 없이 움직일 수 있었다. 주행 중에는 가속 페달 조작 정도에 따라 시속 100㎞ 이상 속도에서도 전기모터로만 달릴 수 있었다. 언덕길을 오를 때는 전기모터가 엔진 구동에 힘을 실어줬다.
RX450h는 첨단 직분사 기술인 ‘D-4S’가 적용된 신형 V6 3500㏄ 엔진이 장착됐다. 이 엔진은 정차〃감속시에는 주로 포트분사를 사용하고, 고속주행 시에는 직분사를 사용해 연비와 출력 향상에 도움을 준다. 37㎾ 힘을 내는 전기모터와 결합해 최고출력 313마력, 최대토크 34.2㎏f.m 등의 가속성능을 제공한다. 공인연비는 e-CVT 변속기와 결합해 12.8㎞/ℓ에 달한다.
차체가 커졌지만 주행은 오히려 경쾌해졌다. 전륜 서스펜션이 기존 대비 2.6㎜ 커졌고, 후륜 더블위시본 서스펜션이 단단하게 세팅된 덕분이다. 차체에 고장력강판과 알루미늄 등 경량 소재를 적용하고 ‘레이저스크류용접(LSW)’과 ‘구조용 접착제’를 사용해 차체 강성도 높였다. 그 결과 시속 80~100㎞ 속도로 와인딩 코스(구불구불한 도로)를 주행할 때도 ‘롤링(쏠림)’이 현격히 줄었다. 기존 RX가 부드러운 여성 같았다면, 현행 RX는 단단한 상남자 스타일이었다.
이번 시승을 마치고 얻은 최종 연비는 13.1㎞/ℓ다. 급가속·정거를 반복하고 다양한 코스를 주행했지만 공인연비보다 높게 나온 것. 디젤엔진을 사용하는 경쟁 모델인 X5(12.3㎞/ℓ), GLE(11.1㎞/ℓ)보다 연비가 높다. 가격도 8600만원으로 경쟁 모델보다 1000만원 가량 저렴하다. 물론 탄소배출량(143g/㎞)도 동급 최저치로, 친환경성까지 갖췄다.
류종은 자동차 전문기자 rje312@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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