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렉서스 RX350 & RX450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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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대 초반에 소위 강남 아줌마들의 SUV로 각광받던 차가 있다. 렉서스의 RX시리즈다. 당시 판매되던 2세대 RX300은 수수한 디자인과 고급스러운 주행감각, 경쟁모델대비 저렴한 가격으로 시장을 휩쓸었다.
그런 RX가 어느새 4세대로 진화했다. 디젤 모델의 인기가 월등한 터라 과거만큼의 기를 펴지 못하는 상황이긴 하다. 하지만 렉서스는 하이브리드를 무기로 시장 공략을 펼치겠다는 계획이다. BMW X5, 메르세데스-벤츠 GLE, 아우디 Q7, 볼보 XC90과 같은 쟁쟁한 경쟁자를 상대로 RX가 어떤 매력을 보여줄까? RX450h와 RX350을 한자리에 모아 경쟁력을 확인해 봤다.
렉서스 RX는 국내와 해외서의 대접이 다르다. 먼저 2015년 한 해 동안의 경쟁모델과 판매량을 비교해보자.
국내 시장은 BMW X5가 지배하고 있다. 또한 디젤엔진과 브랜드 밸류를 앞세운 독일 경쟁모델들이 전체적으로 높은 판매량을 이어가고 있다. M클래스와 Q7의 후반 판매량이 떨어진 것은 신모델 투입 때문이다.
하지만 미국시장 성적표는 어떨까?
RX는 다른 경쟁모델보다 2~3배는 높은 판매량을 10년 이상 지켜오고 있다. 실제 RX는 98년 첫 출시된 이해 전세계 시장서 226만대나 판매됐다. 메르세데스-벤츠의 M-클래스(現 GLE)가 전세계 160만대 이상이 판매됐다는 점을 생각하면 볼륨 차이를 가늠하기 쉬워진다. 또한 RX는 렉서스 판매량의 30% 이상을 책임지는 최고 인기 모델로 꼽힌다. 물론 디젤이 강세인 한국시장과 미국시장의 직접 비교는 어렵다. 하지만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어온 모델임에는 분명하다.
4세대로 변경되면서 RX의 디자인이 한층 강해졌다. 사진으로 먼저 접했을 때는 역시나 충격(?)을받았다. 하지만 실제로 접해보면 의외로 군더더기 없는 모습과 미래지향적인 모습이 잘 어우러진 느낌이다.
최근 토요타, 렉서스가 공개한 신차 사진을 보면 상당히 과해 보이는 경향이 있다. IS, RC, RX가 그랬다. 4세대 프리우스도 이에 속한다. 하지만 실물은 부담스럽지 않다. 과한 사진 때문에 거부감을 갖는 소비자들도 많다. 우리팀은 렉서스, 토요타의 사진을 전담하는 포토그래퍼가 안티가 아닐까라는 농담도 주고 받는다. 물론 디자인은 개개인의 취향이 크게 반영되는 항목으로 우리가 평가할 대상은 아니다.
전면부에는 ‘트리플 빔 LED 헤드램프’라는 이름의 조명이 장착된다. 화살촉 모양의 LED 주간주행등과 함께 멋스러움을 보여준다. 렉서스의 상징인 스핀들도 한층 커졌다. 현행 렉서스 모델 중 가장 큰 면적이다.
측면부의 특징은 루프가 공중에 떠있는 것 처럼 보이게 하는 C-필러 디자인이다. 후면부도 입체적으로 다듬고 범퍼를 멋스럽게 꾸몄다.
RX450h와 RX350간 디자인 차이는 미미하다. RX450h의 특징이라면 푸른색의 하이브리드 전용 엠블럼과 ‘HYBRID’ 배지가 장착된다는 점. 대신 RX350에는 범퍼 일체형의 스포티한 머플러가 포함된다.
차체 크기도 한층 커졌다. 길이 120mm, 폭 10mm, 높이 20mm가 각각 커졌다. 물론 기존 RX도큰 차체를 가진 터라 현세대 모델이 더 커졌다는 느낌을 주지는 않는다.
인테리어는 독보적이다. 사실 하위 모델과 차별화 되지 않는 GLE나 X5의 인테리어에 익숙해지다 보니 RX의 것이 더 인상적으로 느껴지기도 한다. 무엇보다 고급스럽다. 가죽이 사용된 모든 부분에 소프트 터치 마무리가 이뤄진 것도 특징. 시각적인 것은 물론 촉각적으로도 높은 만족감을 전달해 준다.
기어레버 주위와 도어트림에도 새로운 장식이 적용됐다. 우드트림과 알루미늄을 정밀하게 결합해 완성시킨 것으로 매우 고급스럽다. 알루미늄을 통으로 깎아 만든 다이얼도 인상적이다. 헤드업 디스플레이와 12.3인치 크기의 센터페시아 모니터 역시 화려함을 강조하는 요소다. 하지만 헤드업 디스플레이의 밝기가 다소 어둡다. 야간에는 문제 없지만 주간 주행 때 조금 흐려 보이기 때문이다.
구성은 RX350도 동일하다. 대신 계기반의 타코미터가 다르다. 드라이브 모드 셀렉터에도 RX450h의 EV 모드 버튼 대신 4륜락(LOCK) 버튼이 위치한다.
운전석 시트의 조절 범위도 넓어졌다. 특히 등받이 각도의 조절 영역이 커졌다. 기존 모델은 앞쪽으로 숙여지는 각도가 제한적이었다. 4세대 RX는 기존대비 50mm 길어진 휠베이스를 갖는다. 덕분에 뒷좌석에 대한 만족감이 상당하다. 헤드룸과 레그룸은 물론, 120mm 슬라이딩 기능과 전동식 폴딩 기능도 지원한다. 특히 2열시트 전동식 폴딩 기능은 2열은 물론 트렁크 쪽에서도 조작할 수 있어 편리하다.
이외에 화이트 LED로 연출한 엠비언트 라이트, 파노라마 글래스루프, 무선충전기 등 다양한 장비들이 추가된다.
현재 국내에서 판매중인 4세대 RX는 RX350 이그제큐티브와 RX450h 슈프림, RX450h 이그제큐티브, RX450h F 스포트 4가지 라인업으로 구성된다.
각 모델 별 구성은 다음과 같다.
구성상 이그제큐티브 모델이 가장 뛰어나다. F 스포트 모델은 전용 서스펜션과 스티어링 시스템 등이 갖춰지는데 일부 편의 장비가 축소된다. 슈프림 모델은 이 보다 많은 편의 장비가 빠지지만 1천만원 차이로 인한 가격 경쟁력을 갖게 된다.
반면 미국에서 옵션으로 선택할 수 있는 렉서스 세이프티 시스템+(Lexus Safety System+)를 선택할 수 없다는 점이 아쉽다. 여기에는 스티어링 조작으로 차선이탈을 막아주는 LKA(Lane Keep Assist), 다이내믹 레이더 크루즈 컨트롤, 어댑티브 하이빔, 360도 전방위 카메라를 사용하는 파노라믹 뷰 모니터(Panoramic View Monitor) 등이 포함된다.
4세대 RX에서 인상적인 것 중 하나는 안전성이다. 먼저 10개 에어백이 기본이다. 여기에 미국 IIHS 충돌 테스트 전 항목을 만점으로 통과 했다. 새롭게 추가된 유아용시트 탈부착 용이성 항목까지 만점을 받았다. 볼보의 2세대 XC90도 받지 못한 완벽한 만점이다. 적어도 현재 판매되는 모든 자동차 중 가장 뛰어난 안전성을 갖춘 것이다.
본격적인 주행에 앞서 연비 테스트부터 진행했다. 테스트 결과는 다음과 같다.
의외의 결과다. RX350이 하이브리드 모델보다 높은 연비를 기록한 것. 물론 0.3~0.6km/L 차이가 오차 범위에 포함될 수 있지만 대배기량 엔진으로는 매우 좋은 성능을 보였다. 분명 아쉽지 않은 효율을 갖춘 것이다.
도심 주행 시뮬레이션 연비 테스트도 진행했다. 가상의 도심 환경을 구현하기 위해 2km 구간의 코스에서 가속과 정차를 수차례나 반복한다. 테스트 조건은 다음과 같다.
이와 같은 코스를 수차례 돌며 연비를 계측했고 그 결과 RX450h이 14.2km/L의 연비를, RX350이 6.2km/L의 연비를 기록해 냈다. ‘역시 하이브리드’라는 말이 나온다. RX350의 연비는 RX450h 대비 떨어졌지만 3.5리터급 가솔린 모델로는 적정 수준이다.
RX450h : 효율과 성능은 물론 고급스러움까지 담아내다.
첫인상은 ‘조용하다’. 원래 하이브리드 모델이 정숙하다지만 한층 더 조용해진 듯 하다. 출발이나 정지시 발생하는 전기모터 특유의 소음도 잘 억제됐다. 그만큼 방음 부분에 신경을 쓴 흔적을 느낄 수 있다.
시속 80km의 속도로 주행중인 상황서의 정숙성은 약 57dBA 수준으로 나타났다. 참고로 렉서스의 최고급 세단인 LS460이 56.5dBA, LS600h가 55dBA를 기록한 바 있다. SUV지만 대형 세단과 비교할 만큼의 뛰어난 정숙성을 갖춘 것.
주행감각은 부드럽다. 하지만 단순히 부드럽기만 한 것이 아니다. 적어도 안정감을 느끼는데 부족함이 없다. 특히 고속 안정감이 상당하다. RX450h의 최고속도는 디지털 미터 기준 186km/h. 이는 전기모터를 보호하기 위함이다. 하지만 속도제한이 이뤄지는 상황에서도 불안감은 없다. 지상고가 높은 SUV지만 노면에 밀착해 달리는 느낌마저 든다. 때문에 속도감이 둔해지기도 한다.
2톤에 달하는 차체로 인해 가속감은 다소 둔하다. 하지만 이는 체감일 뿐 속도계 바늘은 여유있게 상승한다. V6 3.5리터 가솔린 엔진과 전기모터의 조합 덕분이다. 특히 후륜의 구동력을 담당하는 전기모터까지 더해져 시스템 총출력 313마력을 낼 수 있다. e-CVT 변속기도 주행 상황에 따라 탄력적으로 대응하기에 만족감을 키워준다. 또한 무단변속기 특성상 승차감 확보에도 도움이 된다.
RX450h는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7.7초만에 도달했다. 최대 가속 때 전기모터가 밀어주는 느낌이 인상적이다. 반면 시속 100km에서 완전히 정지하는데 이동한 거리는 43.6m였다. 제동거리는 아쉬움이다. 물론 브레이크 시스템 자체는 충분한 성능을 낸다. 하지만 타이어가 RX450h의 무게를 감당하며 버거워하는 모습을 비췄다. 타이어 너비는 235mm. 타이어는 미쉐린의 프리미어 LTX라는 모델이다. 특별한 설계를 통해 타이어 마모가 진행돼도 본래 성능을 유지할 수 있도록 개발된 제품이다. 아무래도 도심 주행과 연비를 감안한 셋업 때문인데 운전자 취향에 따라 여름용 타이어를 장착해 성능을 올리는 것도 좋겠다.
코너를 돌아나간다. 계기반 모니터에 구동력이 후륜으로 전달되고 있음이 표시된다. RX450h에는 NX300h에 탑재됐던 E-Four 전자식 4륜 시스템이 갖춰진다. 기본적인 성향은 앞바퀴 굴림을 기초로 한다. 하지만 주행 상황에 따라 후륜의 전기모터를 돌려 구동력을 나누는 효과를 내게 한다. 이 시스템은 본격적인 4륜 시스템이라기보다 안전한 주행을 돕는 보조장치의 성격이 강하다.
RX450h는 특유의 고급스러움과 편안한 주행감각을 갖추고 있다. 또한 디젤 소형차 이상의 시내주행 연비를 통한 하이브리드만의 강점도 내세운다.
가격이 저렴한 것은 아니다. RX450h의 가격은 7,610~8,600만원이다. 하지만 BMW X5가 9,430~1억1,040만원, 벤츠 GLE가 8,320~9,460만원, 아우디 Q7이 8,580~1억 1,230만원, 볼보 XC90이 8,030~1억 3,780만원을 갖기에 경쟁력이 떨어진다고 보기는 힘들다. 유럽 경쟁모델의 입문형 트림 구입 가격으로 RX450h 최상위 트림을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구성은 물론 연비, 안전성까지 좋다. 물론 디젤 SUV는 고속도로 주행에 강하다. 하지만 평상시 시내에서 운행하며 간혹 나들이겸 장거리 운행을 즐기는 소비자라면 하이브리드 쪽의 경쟁력이 더 커질 것이다.
RX350 : 스포티한 감각은 물론 가격적인 이점까지 겸비하다.
버튼을 눌러 RX350 엔진을 깨운다. 아이들링 때의 정숙성은 약 38.5dBA로 나타났다. 엔진이 돌고 있다는 것은 알 수 있지만 디젤 SUV와는 차별화된 특유의 정숙성이다. 진동도 거의 없다.
주행 때 느낌이 RX450h와 다르다. RX350에는 8단 자동변속기가 장착되는데 부드러운 변속 질감은 물론 CVT 대비 우수한 동력 전달감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이 좋다.
엔진은 RX450h과 같지만 전기모터가 빠진 구성이다. V6 3.5리터 엔진으로, 이번에 포트분사와 직분가를 병행 사용하는 기술을 추가했다. 사실 RX450h 역시 동일한 엔진을 사용하지만 하이브리드 모델에 맞춰 디튠이 이뤄졌기 때문에 순수 엔진의 성능에서는 RX350이 앞선다.
이 엔진은 301마력과 37.7kg.m의 토크를 발휘하며 V6 엔진 특유의 부드러움도 보여준다. 배기음도 적당히 스포티하다.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가속하는데 소요된 시간은 8.28초. 아무래도 전기모터의 도움을 받는 RX450h 쪽이 가속서는 앞선다. 특히 80~100km/h 영역의 가속력 차이가 의외로 크게 나타났다.
가속 수치는 RX450h가 앞서지만 체감 성능에서는 RX350의 경쟁력이 커진다. 활발하게 움직이는 엔진회전수와 적극적인 조작이 가능한 8단 자동변속기가 좋은 궁합을 보이기 때문이다.
코너를 돌아나갈 때의 감각서도 앞선다. 렉서스에 따르면 4세대 RX의 후륜 더블 위시본 서스펜션은 한층 강화된 강성을 갖는다. SUV 특성상 바디롤은 존재하지만 흔들림 후 깔끔하게 자세를 잡아내는 모습이 좋았다. 물론 승차감도 좋다.
RX350에도 4륜구동 시스템이 탑재됐다. RX450h와 달리 기계식 4륜 시스템이다. 하지만 이 역시전륜에 비중을 두는 AWD를 기초로 한다. 역시 도심과 연비를 위한 것이다.
시속 100km에서 완전한 정지까지 제동테스트를 진행한 결과 41.48m를 기록했다. 다양한 원인이 있을 수 있지만 보다 가벼운 무게와 하이브리드 특유의 반박자 느린 제동반응이 없다는 점이 제동거리 단축의 원인일 수 있다.
두 차량의 비교 테스트 결과 우리팀 패널들은 RX350에 보다 높은 점수를 줬다. 가장 큰 원인이 가격이다. RX350은 8,060만원의 이그제큐티브 단일 트림만 운영된다. RX450h 이그제큐티브 모델보다 530만원 저렴하다. 모든 고급 장비를 다 갖췄으면서 주행 감각도 좋았다. 물론 출퇴근을 목적으로 하며 도심을 중심으로 한 SUV를 생각한다면 RX450h가 답이 된다. 반면 연간 주행거리가 1.5만km 미만이라면 RX350이 유리해 보인다. 물론 가성비를 최우선으로 RX450 슈프림을 구입하는 것도 좋다. 이번 테스트에서 만날 순 없었지만 추천 대상이다.
그런 RX가 어느새 4세대로 진화했다. 디젤 모델의 인기가 월등한 터라 과거만큼의 기를 펴지 못하는 상황이긴 하다. 하지만 렉서스는 하이브리드를 무기로 시장 공략을 펼치겠다는 계획이다. BMW X5, 메르세데스-벤츠 GLE, 아우디 Q7, 볼보 XC90과 같은 쟁쟁한 경쟁자를 상대로 RX가 어떤 매력을 보여줄까? RX450h와 RX350을 한자리에 모아 경쟁력을 확인해 봤다.
렉서스 RX는 국내와 해외서의 대접이 다르다. 먼저 2015년 한 해 동안의 경쟁모델과 판매량을 비교해보자.
국내 시장은 BMW X5가 지배하고 있다. 또한 디젤엔진과 브랜드 밸류를 앞세운 독일 경쟁모델들이 전체적으로 높은 판매량을 이어가고 있다. M클래스와 Q7의 후반 판매량이 떨어진 것은 신모델 투입 때문이다.
하지만 미국시장 성적표는 어떨까?
RX는 다른 경쟁모델보다 2~3배는 높은 판매량을 10년 이상 지켜오고 있다. 실제 RX는 98년 첫 출시된 이해 전세계 시장서 226만대나 판매됐다. 메르세데스-벤츠의 M-클래스(現 GLE)가 전세계 160만대 이상이 판매됐다는 점을 생각하면 볼륨 차이를 가늠하기 쉬워진다. 또한 RX는 렉서스 판매량의 30% 이상을 책임지는 최고 인기 모델로 꼽힌다. 물론 디젤이 강세인 한국시장과 미국시장의 직접 비교는 어렵다. 하지만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어온 모델임에는 분명하다.
4세대로 변경되면서 RX의 디자인이 한층 강해졌다. 사진으로 먼저 접했을 때는 역시나 충격(?)을받았다. 하지만 실제로 접해보면 의외로 군더더기 없는 모습과 미래지향적인 모습이 잘 어우러진 느낌이다.
최근 토요타, 렉서스가 공개한 신차 사진을 보면 상당히 과해 보이는 경향이 있다. IS, RC, RX가 그랬다. 4세대 프리우스도 이에 속한다. 하지만 실물은 부담스럽지 않다. 과한 사진 때문에 거부감을 갖는 소비자들도 많다. 우리팀은 렉서스, 토요타의 사진을 전담하는 포토그래퍼가 안티가 아닐까라는 농담도 주고 받는다. 물론 디자인은 개개인의 취향이 크게 반영되는 항목으로 우리가 평가할 대상은 아니다.
전면부에는 ‘트리플 빔 LED 헤드램프’라는 이름의 조명이 장착된다. 화살촉 모양의 LED 주간주행등과 함께 멋스러움을 보여준다. 렉서스의 상징인 스핀들도 한층 커졌다. 현행 렉서스 모델 중 가장 큰 면적이다.
측면부의 특징은 루프가 공중에 떠있는 것 처럼 보이게 하는 C-필러 디자인이다. 후면부도 입체적으로 다듬고 범퍼를 멋스럽게 꾸몄다.
RX450h와 RX350간 디자인 차이는 미미하다. RX450h의 특징이라면 푸른색의 하이브리드 전용 엠블럼과 ‘HYBRID’ 배지가 장착된다는 점. 대신 RX350에는 범퍼 일체형의 스포티한 머플러가 포함된다.
차체 크기도 한층 커졌다. 길이 120mm, 폭 10mm, 높이 20mm가 각각 커졌다. 물론 기존 RX도큰 차체를 가진 터라 현세대 모델이 더 커졌다는 느낌을 주지는 않는다.
인테리어는 독보적이다. 사실 하위 모델과 차별화 되지 않는 GLE나 X5의 인테리어에 익숙해지다 보니 RX의 것이 더 인상적으로 느껴지기도 한다. 무엇보다 고급스럽다. 가죽이 사용된 모든 부분에 소프트 터치 마무리가 이뤄진 것도 특징. 시각적인 것은 물론 촉각적으로도 높은 만족감을 전달해 준다.
기어레버 주위와 도어트림에도 새로운 장식이 적용됐다. 우드트림과 알루미늄을 정밀하게 결합해 완성시킨 것으로 매우 고급스럽다. 알루미늄을 통으로 깎아 만든 다이얼도 인상적이다. 헤드업 디스플레이와 12.3인치 크기의 센터페시아 모니터 역시 화려함을 강조하는 요소다. 하지만 헤드업 디스플레이의 밝기가 다소 어둡다. 야간에는 문제 없지만 주간 주행 때 조금 흐려 보이기 때문이다.
구성은 RX350도 동일하다. 대신 계기반의 타코미터가 다르다. 드라이브 모드 셀렉터에도 RX450h의 EV 모드 버튼 대신 4륜락(LOCK) 버튼이 위치한다.
운전석 시트의 조절 범위도 넓어졌다. 특히 등받이 각도의 조절 영역이 커졌다. 기존 모델은 앞쪽으로 숙여지는 각도가 제한적이었다. 4세대 RX는 기존대비 50mm 길어진 휠베이스를 갖는다. 덕분에 뒷좌석에 대한 만족감이 상당하다. 헤드룸과 레그룸은 물론, 120mm 슬라이딩 기능과 전동식 폴딩 기능도 지원한다. 특히 2열시트 전동식 폴딩 기능은 2열은 물론 트렁크 쪽에서도 조작할 수 있어 편리하다.
이외에 화이트 LED로 연출한 엠비언트 라이트, 파노라마 글래스루프, 무선충전기 등 다양한 장비들이 추가된다.
현재 국내에서 판매중인 4세대 RX는 RX350 이그제큐티브와 RX450h 슈프림, RX450h 이그제큐티브, RX450h F 스포트 4가지 라인업으로 구성된다.
각 모델 별 구성은 다음과 같다.
구성상 이그제큐티브 모델이 가장 뛰어나다. F 스포트 모델은 전용 서스펜션과 스티어링 시스템 등이 갖춰지는데 일부 편의 장비가 축소된다. 슈프림 모델은 이 보다 많은 편의 장비가 빠지지만 1천만원 차이로 인한 가격 경쟁력을 갖게 된다.
반면 미국에서 옵션으로 선택할 수 있는 렉서스 세이프티 시스템+(Lexus Safety System+)를 선택할 수 없다는 점이 아쉽다. 여기에는 스티어링 조작으로 차선이탈을 막아주는 LKA(Lane Keep Assist), 다이내믹 레이더 크루즈 컨트롤, 어댑티브 하이빔, 360도 전방위 카메라를 사용하는 파노라믹 뷰 모니터(Panoramic View Monitor) 등이 포함된다.
4세대 RX에서 인상적인 것 중 하나는 안전성이다. 먼저 10개 에어백이 기본이다. 여기에 미국 IIHS 충돌 테스트 전 항목을 만점으로 통과 했다. 새롭게 추가된 유아용시트 탈부착 용이성 항목까지 만점을 받았다. 볼보의 2세대 XC90도 받지 못한 완벽한 만점이다. 적어도 현재 판매되는 모든 자동차 중 가장 뛰어난 안전성을 갖춘 것이다.
본격적인 주행에 앞서 연비 테스트부터 진행했다. 테스트 결과는 다음과 같다.
의외의 결과다. RX350이 하이브리드 모델보다 높은 연비를 기록한 것. 물론 0.3~0.6km/L 차이가 오차 범위에 포함될 수 있지만 대배기량 엔진으로는 매우 좋은 성능을 보였다. 분명 아쉽지 않은 효율을 갖춘 것이다.
도심 주행 시뮬레이션 연비 테스트도 진행했다. 가상의 도심 환경을 구현하기 위해 2km 구간의 코스에서 가속과 정차를 수차례나 반복한다. 테스트 조건은 다음과 같다.
이와 같은 코스를 수차례 돌며 연비를 계측했고 그 결과 RX450h이 14.2km/L의 연비를, RX350이 6.2km/L의 연비를 기록해 냈다. ‘역시 하이브리드’라는 말이 나온다. RX350의 연비는 RX450h 대비 떨어졌지만 3.5리터급 가솔린 모델로는 적정 수준이다.
RX450h : 효율과 성능은 물론 고급스러움까지 담아내다.
첫인상은 ‘조용하다’. 원래 하이브리드 모델이 정숙하다지만 한층 더 조용해진 듯 하다. 출발이나 정지시 발생하는 전기모터 특유의 소음도 잘 억제됐다. 그만큼 방음 부분에 신경을 쓴 흔적을 느낄 수 있다.
시속 80km의 속도로 주행중인 상황서의 정숙성은 약 57dBA 수준으로 나타났다. 참고로 렉서스의 최고급 세단인 LS460이 56.5dBA, LS600h가 55dBA를 기록한 바 있다. SUV지만 대형 세단과 비교할 만큼의 뛰어난 정숙성을 갖춘 것.
주행감각은 부드럽다. 하지만 단순히 부드럽기만 한 것이 아니다. 적어도 안정감을 느끼는데 부족함이 없다. 특히 고속 안정감이 상당하다. RX450h의 최고속도는 디지털 미터 기준 186km/h. 이는 전기모터를 보호하기 위함이다. 하지만 속도제한이 이뤄지는 상황에서도 불안감은 없다. 지상고가 높은 SUV지만 노면에 밀착해 달리는 느낌마저 든다. 때문에 속도감이 둔해지기도 한다.
2톤에 달하는 차체로 인해 가속감은 다소 둔하다. 하지만 이는 체감일 뿐 속도계 바늘은 여유있게 상승한다. V6 3.5리터 가솔린 엔진과 전기모터의 조합 덕분이다. 특히 후륜의 구동력을 담당하는 전기모터까지 더해져 시스템 총출력 313마력을 낼 수 있다. e-CVT 변속기도 주행 상황에 따라 탄력적으로 대응하기에 만족감을 키워준다. 또한 무단변속기 특성상 승차감 확보에도 도움이 된다.
RX450h는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7.7초만에 도달했다. 최대 가속 때 전기모터가 밀어주는 느낌이 인상적이다. 반면 시속 100km에서 완전히 정지하는데 이동한 거리는 43.6m였다. 제동거리는 아쉬움이다. 물론 브레이크 시스템 자체는 충분한 성능을 낸다. 하지만 타이어가 RX450h의 무게를 감당하며 버거워하는 모습을 비췄다. 타이어 너비는 235mm. 타이어는 미쉐린의 프리미어 LTX라는 모델이다. 특별한 설계를 통해 타이어 마모가 진행돼도 본래 성능을 유지할 수 있도록 개발된 제품이다. 아무래도 도심 주행과 연비를 감안한 셋업 때문인데 운전자 취향에 따라 여름용 타이어를 장착해 성능을 올리는 것도 좋겠다.
코너를 돌아나간다. 계기반 모니터에 구동력이 후륜으로 전달되고 있음이 표시된다. RX450h에는 NX300h에 탑재됐던 E-Four 전자식 4륜 시스템이 갖춰진다. 기본적인 성향은 앞바퀴 굴림을 기초로 한다. 하지만 주행 상황에 따라 후륜의 전기모터를 돌려 구동력을 나누는 효과를 내게 한다. 이 시스템은 본격적인 4륜 시스템이라기보다 안전한 주행을 돕는 보조장치의 성격이 강하다.
RX450h는 특유의 고급스러움과 편안한 주행감각을 갖추고 있다. 또한 디젤 소형차 이상의 시내주행 연비를 통한 하이브리드만의 강점도 내세운다.
가격이 저렴한 것은 아니다. RX450h의 가격은 7,610~8,600만원이다. 하지만 BMW X5가 9,430~1억1,040만원, 벤츠 GLE가 8,320~9,460만원, 아우디 Q7이 8,580~1억 1,230만원, 볼보 XC90이 8,030~1억 3,780만원을 갖기에 경쟁력이 떨어진다고 보기는 힘들다. 유럽 경쟁모델의 입문형 트림 구입 가격으로 RX450h 최상위 트림을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구성은 물론 연비, 안전성까지 좋다. 물론 디젤 SUV는 고속도로 주행에 강하다. 하지만 평상시 시내에서 운행하며 간혹 나들이겸 장거리 운행을 즐기는 소비자라면 하이브리드 쪽의 경쟁력이 더 커질 것이다.
RX350 : 스포티한 감각은 물론 가격적인 이점까지 겸비하다.
버튼을 눌러 RX350 엔진을 깨운다. 아이들링 때의 정숙성은 약 38.5dBA로 나타났다. 엔진이 돌고 있다는 것은 알 수 있지만 디젤 SUV와는 차별화된 특유의 정숙성이다. 진동도 거의 없다.
주행 때 느낌이 RX450h와 다르다. RX350에는 8단 자동변속기가 장착되는데 부드러운 변속 질감은 물론 CVT 대비 우수한 동력 전달감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이 좋다.
엔진은 RX450h과 같지만 전기모터가 빠진 구성이다. V6 3.5리터 엔진으로, 이번에 포트분사와 직분가를 병행 사용하는 기술을 추가했다. 사실 RX450h 역시 동일한 엔진을 사용하지만 하이브리드 모델에 맞춰 디튠이 이뤄졌기 때문에 순수 엔진의 성능에서는 RX350이 앞선다.
이 엔진은 301마력과 37.7kg.m의 토크를 발휘하며 V6 엔진 특유의 부드러움도 보여준다. 배기음도 적당히 스포티하다.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가속하는데 소요된 시간은 8.28초. 아무래도 전기모터의 도움을 받는 RX450h 쪽이 가속서는 앞선다. 특히 80~100km/h 영역의 가속력 차이가 의외로 크게 나타났다.
가속 수치는 RX450h가 앞서지만 체감 성능에서는 RX350의 경쟁력이 커진다. 활발하게 움직이는 엔진회전수와 적극적인 조작이 가능한 8단 자동변속기가 좋은 궁합을 보이기 때문이다.
코너를 돌아나갈 때의 감각서도 앞선다. 렉서스에 따르면 4세대 RX의 후륜 더블 위시본 서스펜션은 한층 강화된 강성을 갖는다. SUV 특성상 바디롤은 존재하지만 흔들림 후 깔끔하게 자세를 잡아내는 모습이 좋았다. 물론 승차감도 좋다.
RX350에도 4륜구동 시스템이 탑재됐다. RX450h와 달리 기계식 4륜 시스템이다. 하지만 이 역시전륜에 비중을 두는 AWD를 기초로 한다. 역시 도심과 연비를 위한 것이다.
시속 100km에서 완전한 정지까지 제동테스트를 진행한 결과 41.48m를 기록했다. 다양한 원인이 있을 수 있지만 보다 가벼운 무게와 하이브리드 특유의 반박자 느린 제동반응이 없다는 점이 제동거리 단축의 원인일 수 있다.
두 차량의 비교 테스트 결과 우리팀 패널들은 RX350에 보다 높은 점수를 줬다. 가장 큰 원인이 가격이다. RX350은 8,060만원의 이그제큐티브 단일 트림만 운영된다. RX450h 이그제큐티브 모델보다 530만원 저렴하다. 모든 고급 장비를 다 갖췄으면서 주행 감각도 좋았다. 물론 출퇴근을 목적으로 하며 도심을 중심으로 한 SUV를 생각한다면 RX450h가 답이 된다. 반면 연간 주행거리가 1.5만km 미만이라면 RX350이 유리해 보인다. 물론 가성비를 최우선으로 RX450 슈프림을 구입하는 것도 좋다. 이번 테스트에서 만날 순 없었지만 추천 대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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