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렉서스 RX350, 세단의 승차감 지닌 SU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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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카 이한승 기자 ] 렉서스 4세대 RX350을 시승했다. 신형 RX350은 공격적인 외관 디자인과 업스케일 된 차체 사이즈를 전면에 내세웠다. 특히 고급 세단을 연상케하는 좋은 승차감과 주행에서의 낮은 피로감은 경쟁 모델과 구분되는 신형 RX 만의 특징으로, BMW X5와 벤츠 GLE, 그리고 아우디 Q7과 경쟁한다.
렉서스 RX는 1998년 북미시장에 출시된 이후 프리미엄 크로스오버 SUV 장르를 개척한 모델로 누적 판매량이 210만대에 달한다. 현재 프리미엄 SUV 시장은 가장 뜨거운 시장 중 하나로 렉서스 브랜드의 글로벌 판매량의 30%를 담당하는 중요한 시장이다.
렉서스는 엔트리 프리미엄 SUV 시장을 NX로 대체하고 RX의 포지셔닝을 어퍼시장으로 이동시켰다. RX의 라인업은 기존과 동일한 V6 가솔린엔진과 V6 하이브리드 구동계로 구성된다. 최근 일관된 디자인을 선보이고 있는 렉서스는 신형 RX에도 스핀들 그릴과 날카로운 헤드램프를 적용했으나 한 체급 아래의 NX 보다는 정제된 이미지를 연출했다.
최근 글로벌 자동차 디자인의 트렌드는 혁신이 아닌 개선이다. 플랫폼을 완전히 변경한 신차 임에도 기존 모델과 유사한 외관 디자인을 채용하는 경우가 적지 않게 확인된다. 반면 렉서스는 신형 RX의 외관 디자인에서 혁신을 추구했다. NX와 함께 RX의 디자인은 눈길을 잡아 끈다.
신형 RX에 적용된 스핀들 그릴과 LED 헤드램프는 렉서스의 새로운 마스크로 자리잡았다. 특히 큰 오목면을 통해 복합적인 면을 표현해 새로운 면질을 구현하고, 보는 각도에 따라 다른 표정이 표현되는 디자인은 기존 양산차에서는 경험하기 어려운 렉서스 만의 디자인이다.
인테리어에서는 인스트루먼트 수평축을 낮게 위치시키고 계단식의 다단 레이어로 구성해 넓은 공간감을 구현했다. 또한 시트포지션을 낮추고 스티어링 휠이 운전자의 가슴을 향하는 구조로 변경돼 SUV 보다는 세단에 가까운 운전 자세를 갖는다. 운전자의 안정감을 높이고 피로감을 줄일 수 있는 구조다.
12.3인치 와이드 디스플레이와 풀 컬러 헤드업 디스플레이를 적용하고 앰비언트 일루미네이션 인테리어 조명을 적용해 고급감을 높였다. 특히 뒷좌석 무릎 공간을 1m 가까이 확보해 거주성을 높였으며, 사륜구동 시스템을 지원함에도 평평한 뒷좌석 바닥공간을 확보한 점은 인상적이다. 뒷좌석 등받이는 전동으로 조절되며, 전후 거리 조절은 수동으로 조작된다.
시승한 모델은 렉서스 RX350이다. 3.5리터 V6 가솔린엔진으로 6300rpm에서 최고출력 301마력, 4600-4700rpm에서 최대토크 37.7kgm를 발휘한다. 8단 자동변속기가 적용되며, AWD 가변식 사륜구동 시스템이 기본으로 적용된다. 공차중량은 2045kg, 복합연비는 8.9km/ℓ(도심 7.8 고속 10.9)다. 북미사양 기준 정지상태에서 60mph(약 96.5km/h) 가속시간은 7.9초, 최고속도는 200km/h다.
신형 RX는 차체 강성을 높이고 서스펜션의 개선을 통해 주행성능을 강화했다. 전륜 맥퍼슨 스트럿 서스펜션에는 튜브타입 스테빌라이저바를 적용하고, 코일 스프링의 롤을 줄여 회두성과 안정감을 강조했다. 후륜에 적용된 더블 위시본 서스펜션 역시 민첩함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튜닝됐다.
일상주행에서 RX350은 렉서스 특유의 나긋나긋한 승차감을 보인다. 20인치 대구경 휠을 적용했음에도 노면의 요철을 부드럽게 타고 넘는다. SUV 모델의 경우 롤 센터가 높아 다소 울렁이는 승차감을 보이는 경우가 많으나 RX350의 승차감은 세단에 가깝다. 과속방지턱을 넘는 동작에서도 여진을 빠르게 바로잡는 등 서스펜션의 완성도가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
독일 SUV의 승차감과 비교하면 비교적 경쾌한 타입이다. 공차중량이 2톤을 넘어서지만 차체의 무게감을 강조하지 않는다. 차체는 단단하게 느껴지나 승차감은 부드럽고, 그럼에도 필요 이상의 롤이나 피칭은 절제하는 특성을 갖는다. 주행성능과 안락함 사이의 밸런스를 적절하게 유지했다.
가속페달을 강하게 다루면 의외로 호쾌한 엔진음이 전달된다. 렉서스는 신형 GS를 기점으로 엔진음을 노이즈가 아닌 사운드로 받아들이고 있다. 경쾌하면서 정제된 엔진 사운드는 차량 외부가 아닌 엔진룸과 실내 사이의 격벽을 통해 전달된다. 사운드를 전하돼 볼륨은 크지 않은 렉서스 다운 설정이다. 8단 변속기의 적용으로 변속 스피드가 빨라진 점도 가속감을 높이는 설정이다.
파워트레인의 설정은 저속이나 고속 보다는 중고속 영역에서의 추월 가속에 집중한 모습이다. 80-120km/h 구간에서의 가속이 가장 신속하고 빠르게 느껴진다. 특히 급커브 구간을 적극적으로 공략할 때의 주행감각이 달라졌는데, 자세제어장치의 개입을 늦추고 좌우 구동배분을 달리하며 적극적인 주행을 유도한다. 하지만 자세제어장치의 개입은 여전히 빠른 편에 속한다.
적극적인 주행에서 RX350은 롤을 상당히 허용한다. 오히려 롤 발생 이후의 버티는 능력을 강화해 차량의 전체적인 움직임과 제동시의 움직임이 예측 가능하든 점이 RX350의 장점이다. 개선된 주행성능을 제대로 경험하기 위해서는 F 스포트 전용 서스펜션이 적용된 RX450h F 스포트가 적합할 것으로 생각된다.
국도와 고속도로를 포함한 시승 구간에서 RX350이 기록한 연비는 7.5km/ℓ로 무거운 차체와 대배기량 엔진이 적용됐음을 감안하면 무난한 수준이다. 가감속 구간에서의 연비는 다소 낮게 나타나나 평균 90km/h 전후에서는 15-16km/ℓ의 연비를 기록하는 등 8단 변속기의 채용을 통해 고속주행에서의 체감 연비는 상당히 개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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