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렉서스 RX 450h, 화려한 외모 속 우아한 주행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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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잇 정치연] 렉서스 SUV의 원조 격인 'RX'가 우리 곁으로 다시 돌아왔다.
1998년 처음 출시된 RX는 '프리미엄 크로스오버'라는 새로운 장르를 창출한 SUV로 유명하다. RX 이후 수많은 경쟁 모델이 등장하면서 SUV가 가장 주목받는 시장으로 성장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새로워진 RX의 얼굴은 더 화려해졌고, 몸집도 커졌다. (사진=렉서스)
최근 렉서스는 국내에 RX의 4세대 풀체인지(완전변경) 모델인 '2016 뉴 제너레이션 RX'를 선보였다. 새로워진 RX의 얼굴은 더 화려해졌고, 몸집도 커졌다. 자동차의 뼈대와 심장에 해당하는 플랫폼과 파워트레인까지 모든 부분에서 혁신을 추구했다.
과감한 변신을 거친 RX를 몰고 서울 잠실부터 경기 가평까지 왕복 120km 구간에서 차량을 직접 테스트했다.
측면 유리와 뒷좌석 도어가 이어진 듯한 '플로팅 루프' 디자인을 적용해 마치 C필러를 없앤 것처럼 보인다. (사진=렉서스)
겉과 속이 다른 RX의 '반전 매력' 디자인
요즘 렉서스 신차들의 디자인이 과감해졌다. RX 역시 렉서스를 상징하는 전면의 스핀들 그릴을 키워 렉서스의 최신 패밀리룩을 이어가고 있다. 날카로운 곡선을 따르는 LED 헤드램프와 근육질이 떠오르는 범퍼가 강렬한 인상을 완성한다.
측면은 유리와 뒷좌석 도어가 이어진 듯한 '플로팅 루프' 디자인을 적용해 마치 C필러를 없앤 것처럼 보인다. 역동성을 강조하기 위한 선택이다. 전체적인 디자인에 대한 평가는 보는 이의 시선에 따라 호불호가 갈리겠지만, 렉서스만의 개성은 분명해진 모습이다.
실내는 화려한 외모와 달리 차분하면서도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사진=렉서스)
차체 크기는 전장 4890mm, 전폭 1895mm, 전고 1705mm이며 축간거리가 2790mm로 중대형 SUV로서 부족함 없는 실내공간을 확보했다. 이는 기존 3세대 모델보다 전장 120mm, 전폭 10mm, 전고20mm, 축간거리 50mm가 늘어난 수치다. 특히 뒷좌석은 렉서스 플래그십 세단 LS에 버금가는 넓은 공간을 확보했다.
실내는 화려한 외모와 달리 차분하면서도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대시보드는 렉서스의 인간공학(HMI) 콘셉트를 기반으로 조작 부분과 디스플레이 부분을 구분해 운전에 집중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렉서스답게 내장재의 마감 품질은 최상급이다.
뒷좌석은 렉서스 플래그십 세단 LS에 버금가는 넓은 공간을 확보했다. (사진=렉서스)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센터페시아 상단에 위치한 커다란 모니터다. 12.3인치에 달하는 디스플레이 모니터는 내비게이션, 오디오, 차량 상태 등 다양한 정보를 운전자에게 전달한다. 개인적으로는 운전자 시야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세로형으로 배치했으면 좋았을 듯싶다.
시승차는 효율성을 강조한 하이브리드 모델 RX450h다. (사진=렉서스)
동급 최고 연비의 매력적인 '하이브리드 SUV'
RX는 가솔린 엔진을 탑재한 RX350과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얹은 RX450h 두 가지 파워트레인으로 출시됐다. 시승차는 효율성을 강조한 하이브리드 모델 RX450h다.
RX450h는 262마력급 V6 3.5ℓ 가솔린 엔진과 전기모터 등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조화를 이뤄 총 시스템 출력 313마력, 최대토크 34.2kg·m의 힘을 발휘한다. 변속기는 e-CVT라 불리는 무단변속기 방식을 채택했다.
2.5톤에 이르는 차체는 규정속도인 110km/h 부근까지 경쾌한 가속력을 보여준다. (사진=렉서스)
하이브리드 모델답게 정숙성은 매우 뛰어나다. 정차 시 시동을 걸었는지 다시 확인해볼 정도다. 도심에서는 세단처럼 부드럽고 안락한 승차감이 돋보인다. 다만 전기모드에서 속도를 높이면 엔진이 작동하면서 다소 이질감이 느껴지기도 한다.
고속도로에 진입해 속도를 높였다. 2.5톤에 이르는 차체는 규정 속도인 110km/h 부근까지 경쾌한 가속력을 보여준다. 최대토크가 4600rpm에서 나오므로 rpm을 조금 높게 사용해야 최대치의 달리기 실력을 끌어낼 수 있다. 하지만 이 차는 극한의 주행보다 우아한 주행이 잘 어울린다.
도로의 주행 상황에 맞게 차량이 앞뒤 바퀴의 구동력을 적절히 배분해 우수한 조정 안정성을 제공한다. (사진=렉서스)
구동방식은 'E-four'라 부르는 가변식 사륜구동이다. 도로의 주행 상황에 맞게 차량이 앞뒤 바퀴의 구동력을 적절히 배분해 우수한 조정 안정성을 제공한다. 특히 각 바퀴에 대한 토크 분배 상황은 계기판 디스플레이를 통해 운전자가 직접 확인할 수 있다.
다시 국도로 나와 핸들링을 점검했다. 스티어링 휠은 고속으로 진행할수록 묵직해지지만, 좌우로 움직이는 유격도 발생한다. 직설적이기보다 부드럽게 돌아가는 느낌이다. 충분히 속도를 줄이지 않으면 과속 방지 턱은 조금 출렁이듯 넘는다. 승차감 위주의 설정으로 보인다.
시승 중 단연 돋보였던 점은 훌륭한 연비다. RX450h의 복합연비는 12.8km/ℓ로 차체 크기와 엔진 배기량을 고려하면 동급 최고 수준이다. 실제 이날 꽉 막힌 도심과 고속도로 등을 모두 포함한 시승에서 ℓ당 10km 정도를 기록했다.
RX는 렉서스의 하이브리드 기술력을 총집약한 SUV다. (사진=렉서스)
안전은 기본, '디젤 SUV' 뛰어넘는 상품성
RX는 모델 변경을 거치며 더 안전한 차로 진화했다. 주행 시스템을 통합 제어하는 VDIM(차량다이내믹스통합관리)과 VSC(차량자세제어장치)는 물론 10개의 에어백을 전 모델에 장착했다. 레이더를 사용해 차량 후면 사각지대를 감지하는 후측방경고시스템과 사각지대감지장치 등의 첨단 시스템도 갖췄다.
수년째 디젤 SUV의 인기가 지속되고 있지만, 여전히 렉서스는 디젤 엔진보다 하이브리드 시스템의 연구·개발(R&D)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RX는 이러한 렉서스의 하이브리드 기술력을 총집약한 SUV라고 볼 수 있다.
가솔린보다 뛰어난 정숙성에 디젤보다 우수한 경제성까지 겸비한 RX450h. 우수한 상품성을 바탕으로 디젤 SUV의 새로운 대안이 될 것으로 보인다. 시승차인 RX450h 이그제큐티브 모델의 가격은 8600만 원이다.
정치연 기자 chichi@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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