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렉서스 NX 300h...하이브리드 매력 만만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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렉서스 NX 300h는 편하고 연비 좋은 하이브리드 SUV이다. 운전의 편의성을 가장 높게 평가하고 싶으며 승차감 또한 좋다. 가속력은 200t와 거의 동일한 수준이고, 하체는 보다 승차감을 강조한 세팅이다. 외관 디자인은 호불호가 갈릴 듯하다.
하이브리드는 대중들에게도 익숙해져 가고 있다. 디젤의 대안으로 하이브리드를 생각하는 사람도 많다. 하이브리드는 판매되는 차종도 많지만 기술도 다방면으로 쓰인다. 전기차와 연료전지에도 하이브리드 기술이 응용된다. 폭넓게 활용되고 있는 게 하이브리드 기술이다. 앞으로도 더욱 중요해질 것이다.
하이브리드는 많지만 하이브리드 SUV는 많지 않다. 일반 승용차에 비해 하이브리드의 효과가 크지 않기 때문이다. SUV는 승용차보다 무겁고, 여기에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추가하면 더 무거워진다. 가격도 그만큼 올라간다. 그래서 전용 또는 승용 하이브리드에 비해 효과가 크지 않다. 추가된 찻값의 회수 기간도 길다. 아직도 하이브리드 SUV가 많지 않은 이유이다. 한때는 GM과 크라이슬러가 풀 사이즈 SUV에 하이브리드 버전을 내놨지만 대중의 호응은 낮았다.
하이브리드의 선두주자인 토요타는 다양한 하이브리드 모델을 보유 중이다. 고급 브랜드인 렉서스도 마찬가지다. 하이브리드 라인업을 점점 넓혀가고 있다. 렉서스의 첫 컴팩트 SUV NX는 일반 내연기관 모델인 200t와 하이브리드 버전 300h가 동시에 출시됐다. 물론 주력은 200t지만 300h가 갖는 의미는 크다. 일단 동급의 SUV에서 하이브리드 모델이 많지 않다. 그리고 검증된 토요타의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채용해 완성도를 더욱 높였다.
NX는 렉서스의 첫 컴팩트 SUV이다. 렉서스의 글로벌 볼륨을 높여줄 기대주다. 렉서스는 일본의 고급차 브랜드 중 가장 큰 성공을 거뒀지만 그것만으로는 만족하지 못한다. 특히 미국에서는 독일 회사들과 치열하게 판매 경쟁을 펼치는 중이기 때문에 또 다른 볼륨 모델이 필요하다. 미국에서는 줄곧 프리미엄 브랜드 1위 자리를 지켰지만 최근 몇 년 사이에는 BMW, 메르세데스에게 밀리고 있다. 이유 중 하나는 소형 모델의 부재이다.
BMW, 메르세데스를 위시한 독일 브랜드는 대단히 공격적으로 라인업을 확장해 왔고, 지금도 계속 진행 중이다. 여기에는 소형 또는 엔트리 급 모델이 가장 두드러진다. 특히 메르세데스는 소형 모델이 추가되면서 판매가 큰 폭으로 오르고 있다. 글로벌 트렌드 중 하나가 프리미엄 브랜드의 엔트리 급 모델 개발이다.
미국은 렉서스의 가장 큰 시장이고 몇 년 전부터 SUV의 판매가 큰 폭으로 오르고 있다. 따라서 NX가 좋은 타이밍에 나왔다고 할 수 있다. NX는 렉서스에게 여러모로 의미가 있는 모델이다. 볼륨을 높여줄 첫 컴팩트 SUV이기도 하지만 ‘앳킨슨 사이클+터보’라는 새로운 엔진 컨셉트를 제시했다. NX의 파워트레인은 크게 2.0 터보와 하이브리드 두 가지로 나오고, 시승차는 300h 모델이다.
호불호 갈리지만 존재감 뚜렷한 얼굴
이제 렉서스도 패밀리룩을 확고히 구축했다. NX를 비롯한 최근의 모델 모두 동일한 패밀리룩이 적용됐다. NX 전면 디자인의 핵심은 역시 그릴이다. 헤드램프에서 시작해 그릴에서 격하게 꺽이는 라인이 확실한 존재감을 이루고 있다. NX의 얼굴은 호불호가 분명히 갈릴 수 있는 디자인이지만 존재감이 있는 건 분명하다.
NX의 보디 라인을 보면 여러 디테일들이 살아 있다. 신경을 많이 쓴 티가 난다. 특히 사이드 캐릭터 라인을 보면 제작 비용이 높아 보인다. 테일램프만 해도 보는 각도에 따라 달라진다. 정면에서 보는 테일램프의 디자인이 특별하지는 않지만 측면에서는 툭 튀어나왔다. 얼굴이나 테일램프 모두 보는 각도에 따라서 이미지가 달라진다.
타이어는 미쉐린의 MXM4이고, 사이즈는 225/60R/18이다. 알로이 휠은 18인치 두 가지를 고를 수 있는데, 시승차에 끼워진 디자인이 더 좋아 보인다. 그리고 편평비 60 타이어를 선택한 것에서는 300h의 성격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참고로 200t F 스포트의 18인치 휠도 60 시리즈 타이어다.
외관처럼 실내도 개성이 있다. 오밀조밀하게 모여 있는 센터페시아가 가장 눈에 띄며, 플라스틱의 질감도 고급차에 맞는 느낌을 준다. 금속 트림도 부위에 따라 다른 종류를 사용했다. 실내의 마무리는 렉서스답게 빈틈이 없다. 무엇보다도 실내에 있으면 고급차를 타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센터페시아의 디자인은 그릴과 비슷하다. 그릴만큼 격한 선은 아니지만 비슷한 흐름이라고 할 수 있다. 센터페시아에는 오밀조밀하게 버튼이 모여 있다. 토요타는 물론 다른 회사와 비교해도 버튼의 크기가 작다. 얼핏 보면 눈에 잘 안 들어오지만 센터페시아의 패널 자체가 앞으로 툭 튀어나와 있다. 눈에 잘 들어오고 손과의 거리도 가깝다. 손의 사정거리 안에 센터페시아의 모든 버튼이 있다.
센터페시아에 있는 아날로그 시계는 주간보다 야간에 봐야 멋지다. 아날로그시계는 평범하지만 조명이 들어오면 시각적인 만족도가 생긴다. 가로 형태의 송풍구도 간결한 맛이 있다. 모니터는 크기가 작은 게 흠이다. NX의 차급을 생각해도 작은 편이고, 내부의 메뉴도 많다고는 할 수 없다. 이런 부분은 약점이 될 수 있다. 내비게이션 맵의 화질도 떨어진다.
그리고 터치패드로 조작하는 게 쉽지 않다. 모니터는 터치스크린이 아니라 기어 레버 뒤에 있는 터치패드로 한다. 그러니까 노트북 컴퓨터와 동일한 사용법이다. 이 자체는 익숙한데 손으로 터치패드를 조작해서 화살표를 이동하고 클릭하는 게 다소 어렵게 느껴진다. 터치스크린 방식이 훨씬 빠르겠다. 초기의 터치패드에 비하면 화살표 자체의 움직임은 많이 부드러워졌다.
계기판은 눈에 잘 들어오는 디자인이다. 다른 하이브리드처럼 타코미터 대신 하이브리드 게이지가 있다. 하이브리드 게이지는 노멀과 에코 모드에서 기본이고, 스포트 모드에서는 타코미터로 바뀐다. 운전자는 하이브리드 게이지와 타코미터를 선택할 수도 있다. 스티어링 휠은 작고 손에 잘 잡히는 디자인이다.
기어 레버의 주변 디자인도 잘 정리가 돼 있다. 기어 레버의 위치를 최대한 센터페시아 쪽에 붙인 건 시선을 덜 빼앗기는 효과가 있다. 드라이브 모드도 마찬가지다. 드라이브 모드는 에코와 노멀, 스포트 3가지가 있다. 에코에서 다이얼을 한 번만 돌리면 바로 스포트로 전환되고, 그 반대의 경우도 같다. 노멀은 그냥 다이얼을 누르면 된다. 사용하기 좋은 디자인이다.
오버헤드 콘솔의 조명은 버튼이 아니라 터치 식이다. 조명 근처에 손을 갖다 대면 불이 들어온다. 다른 차와 달리 선루프의 틸팅과 개폐 버튼을 2개로 분리한 것도 눈에 띈다. 차급을 생각하면 파노라믹 선루프가 없는 건 아쉬운 부분이다. 그리고 오버헤드 콘솔에 선글라스 수납함이 없는 것도 단점으로 꼽을 수 있다.
실내에서 가장 맘에 드는 부분 시트다. NX의 시트 개발에 많은 공을 들인 것 같다. 시트 쿠션은 탄탄하면서도 허벅지와 엉덩이, 옆구리까지 잘 감싸준다. NX의 승차감이 좋은 이유 중 하나가 아닌가 싶다. 시트 포지션도 제법 많이 내려간다. 거기다 2열 시트도 1열만큼이나 편하다. 2열 시트는 등받이 각도도 전동으로 조절할 수 있다. 그리고 1열과 트렁크에는 2열 시트 폴딩 버튼도 마련돼 있다. 그러니까 운전석과 트렁크에서 2열 시트를 접거나 펼 수 있다.
괜찮은 가속력과 연비, 운전 편의성도 좋아
NX 300h의 파워트레인은 캠리 하이브리드와 공유한다. 거의 같은데 2.5리터 앳킨슨 사이클 엔진의 세팅만 조금 다르다. NX 300h의 2.5리터가 출력이 조금 낮다. 그래서 캠리 하이브리드는 종합 출력이 203마력, NX 300h는 199마력으로 약간의 차이를 보인다. 상대적으로 차체가 무거운 것을 감안한 세팅으로 풀이된다.
하이브리드는 시동을 거는 게 아니라 시스템 준비 상태가 된다. 계기판에 ‘READY' 등이 들어온다. 이 상태에서 가속 페달을 가볍게 밟으면 EV 모드로 움직인다. 그러니까 전기차처럼 기름을 사용하지 않고 주행하는 것이다. 물론 현재의 하이브리드는 EV 모드의 가용 시간이 길지 않다. 실제로 주행 중에는 사용하기 힘들다고 생각하는 게 편하다. 주정차 같은 저속 주행 상황에 어울린다. 그렇다고 주행 중에 아주 효용성이 없는 건 아니다. 주행 중 가속 페달에 발을 떼면 순간적으로 EV 모드가 된다. 길지 않은 시간이지만 아주 조금의 연료까지 아끼는 것이다.
NX 300h는 공회전에서 꽤나 정숙하고 진동은 당연히 없다. 엔진은 공회전에서는 조용한 것에 반해 회전수를 올리면 음량이 커진다. 캠리 하이브리드처럼 엔진 소리가 좋다. 캠리 하이브리드보다 더 좋은 것 같다. 그래서 회전수를 올려도 부담스러운 음색이 아니다.
가속하면 회전수는 5,500 rpm에 고정된다. 이 상태에서 빠르게 가속이 진행되고 CVT라서 변속 충격도 없다. 가속력은 생각보다 좋다. 200t는 출력에 비해 고속까지 뻗는 힘이 부족했다. 반면 300h는 기대보다 낫다. 300h의 출력이 39마력 더 낮지만 0→190km/h까지 도달하는 시간은 두 차가 거의 같다. NX 300h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의 가속력은 기대 이상이다. NX 300h는 급가속 시 리어 액슬에 탑재된 작은 전기 모터의 힘까지 더해진다.
고속에서도 안정적이다. 편하게 달릴 수 있다. 대신 200t와 비교하면 아무래도 고속 안정성이 떨어진다. 고속에서는 운전대 중심 부분의 유격도 느껴진다. 200t F 스포트와 비교 시 하체의 세팅은 좀 더 여유가 있고 상하의 바운싱도 크다. 그리고 고속에서 무게가 한쪽으로 실리면 반대쪽으로 다시 이동하는데 다소의 시간이 걸린다. 대신 승차감이 더 좋다는 장점 있다. 300h 쪽이 더 포근하고 승차감이 좋다.
코너에서는 전자장비가 비교적 일찍 개입하지만 순식간에 제어하고 곧바로 풀린다. 제어하는 걸 느낄 수는 있지만 크게 개입하지는 않는다. 각 휠에 제동을 걸면서 자세를 바로 잡는 성능이 좋다. 렉서스의 차 만들기 자세도 많이 달라진 걸 느낀다. 예전 같았으면 지금보다 빠르고 길게 전자장비가 개입했다. 조용하지만 운전의 재미는 없다는 소리를 들었던 이유 중 하나다.
190km/h에서 두 번 연속으로 제동했다. 첫 번째는 문제없는데 두 번째에서는 조금 밀리는 현상이 발생했다. 브레이크가 특출 나게 좋은 수준은 아니다. 동일 상황에서의 급제동을 놓고 하는 얘기다. 대신 부드러운 하체에 비해 머리가 앞으로 숙여지는 현상이 적고 급제동 시 좌우의 밸런스도 매우 좋다. 차선 안에서 정확하게 멈춘다. 정속 주행 시 연비도 좋다. 크루즈 컨트롤을 이용해 90km/h로 정속 주행하면 리터당 17~20km 사이의 순간 연비를 보인다. NX 300h의 무게(1.9톤)을 감안하면 좋은 수치라고 할 수 있다.
NX 300h는 특징적인 스타일링과 편안한 승차감, 좋은 연비를 장점으로 내세운다. 컴팩트 하이브리드 SUV의 가능성을 제시하는 모델이라고 할 수 있다. 주력은 200t가 되겠지만 300h의 매력도 만만치 않다. 단 주행 거리가 길지 않다면 하이브리드의 장점이 희석될 수 있다는 것도 감안해야 한다. 수프림 트림 기준으로 200t와 300h의 가격 차이는 200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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