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디젤같은 하이브리드 `올 뉴 라브4 하이브리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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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속에서 조용하고 연비도 좋다. 적재공간이 넓고 운전하기에도 편하다. 하이브리드 장점과 도심형 SUV 장점을 두루 갖춘 것. 언뜻보면 특색이 별로 없어 보이지만, 그만큼 하이브리드와 가솔린 SUV의 단점을 모두 극복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달 초 토요타가 `3번 타자`로 내세운 `올 뉴 라브(RAV)4 하이브리드`를 요약하면 그렇다. 토요타는 4세대 프리우스가 4번타자라고 한다면 라브 4는 3번타자라고 표현했다. 그만큼 대중의 사랑을 많이 받을 볼륨 차 모델이기 때문이다. 1994년 처음 라브가 탄생한 후 22년 동안 세계 600만명이 선택했다.
한국토요타는 라브4 하이브리드 출시 다음날인 지난 9일 잠실에서 청평자연휴양림에 이르는 왕복 120km 구간에서 시승행사를 열었다. 설악IC에서 청평자연휴양림에 이르는 길은 굽이굽이 휘어진데다 어느 정도 경사도 있어 도심형 SUV를 시험해 보는 데 제격이었다. 라브4는 일반 SUV처럼 경사로에서 밀림이나 롤링이 없이 안정적으로 달렸다. 파워면에서 디젤과 비교해도 큰 손색은 없을 정도다. 하이브리드의 단점을 극복한 셈이다. 오프로드를 달리는 프레임타입 SUV와 비교할 수는 없겠지만 도심형 SUV를 표방한 모노코크 타입 SUV인 만큼 도심에서 주로 달리는 SUV로서는 더 할 나위 없다. 하이브리드 엔진과 전자식 사륜구동 시스템인 `E-포(four)` 시스템을 탑재한 결과다.
하지만 최고출력이 5700rpm에서 나오다 보니, 조금만 가속해도 rpm이 너무 쉽게 올라가는 구조다. 방음재를 많이 써서 노면에 올라오는 소음은 상당히 적은데, 고 rpm대역에서 나오는 엔진소음이 크다. 차 안에서 들리는 대부분 소음이 엔진소리라고 해도 될 정도다. 라브4 하이브리드 최고 출력은 5700rpm에서 152PS다.
하이브리드의 강점도 갖췄다. 저속에서 조용하고 연비가 높다. 하이브리드는 저속에서 모터와 배터리가 사용된다. 라브4 하이브리드는 2.5ℓ 4기통 가솔린 엔진과 3개의 전기모터로 구성했다. 기존보다 모터가 하나 더 늘어난 것이다. 프리우스처럼 클러스터에서 엔진·배터리 사용 상황과 충전 상황을 그래픽으로 그대로 보여준다. 연비는 디젤 SUV와 비슷하다. 복합연비 13.0㎞/ℓ. 가솔린 SUV로서는 따라올 수 없는 연비다. 연료소비가 가장 많은 저속에서 배터리를 사용하기 때문이다. 저속에서는 배터리만으로 운행하는 EV 모드도 있어 연료를 더욱 절약할 수 있다.
실내 곳곳은 운전자를 세심하게 배려한 모습을 엿볼 수 있다. 운전자 팔이 움직일 수 있는 반경은 모두 가죽으로 감싸져 있다. 수납공간도 디테일이 살아있다. 조수석 앞 글로브 박스 위에 꽤 큰 빈공간이 있는데, 바닥은 미끄럼방지 소재가 깔려있어 지갑이나 휴대폰 등 작은 소지품을 두기 편리하다. 운전석 도어에 있는 수납공간도 공간이 분리되어 있어 수납이 편하다. 컵홀더에는 손잡이를 고려한 부분도 있어 종이컵 뿐만 아니라 머그컵도 놓을 수 있다. 그러나 인포테인먼트 디스플레이가 너무 작아 불편하다.
후면 시트는 여느 SUV와 달리 자유자재로 등받이를 조절할 수 있다. 뒷좌석 동승자를 배려한 사항이다.
문보경 자동차 전문기자 okmu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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