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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두 얼굴의 매력, 렉서스 NX 450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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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두 얼굴의 매력, 렉서스 NX 450h+

어릴 적 즐겨 보던 만화 ‘마징가 Z’에는 독특한 캐릭터가 있다. 닥터 헬의 부하인 ‘아수라 백작’이 그 주인공이다.

그는 닥터 헬이 폼페이 화산에서 발견한 남녀를 합쳐서 만들어낸 양성(兩性) 인간이다. 그래서 몸의 오른쪽은 여자, 왼쪽은 남자이며, 얼굴도 마찬가지다. 닥터 헬이 계속 기회를 준 덕에 복수의 기회를 얻지만, 매번 마징가 Z에게 당하는 비운의 캐릭터다.

지난달, 제주도에서 열린 렉서스 시승회에서는 신형 NX를 타볼 기회가 있었다. 하지만 아쉽게도 플러그 인 하이브리드 모델(PHEV)인 NX 450h+는 만나지 못했다. 추첨 운이 없었던 탓이다.

그 아쉬움을 최근 서울에서 드디어 풀고야 말았다. 내 기억 속에 비운의 캐릭터로 남을 뻔한 NX 450h+는 과연 복수에 성공할 수 있을까.

◆탄탄한 외모, 세련된 실내

[시승기] 두 얼굴의 매력, 렉서스 NX 450h+

NX는 2015년 첫 등장 때부터 역동적인 라인으로 주목받았다. 다소 정적인 느낌의 렉서스 라인업에서 스포티한 느낌이 도드라져 새로운 소비자들을 많이 끌어들였다.

이번에 나온 신형은 1세대 모델보다 라인은 다소 정제됐지만, 전체적으로 더욱 단단하고 옹골찬 모습으로 변신했다. 1세대 모델이 혈관이 툭툭 튀어나온 몸매였다면, 신형은 근육을 더욱 매끄럽게 다듬어 라인이 훨씬 탄탄해졌다. 기존 NX와 비교하면 전장과 전폭이 각각 20㎜, 휠베이스는 30㎜ 더 길어졌다.

시원스럽게 변한 디스플레이를 보면 두 엄지손가락을 자연스럽게 치켜올리게 된다. 구형에서 가장 아쉬웠던 부분이 조그만 디스플레이와 오래된 메뉴 화면이었는데, 바로 그 부분을 확실하게 개선했다.

[시승기] 두 얼굴의 매력, 렉서스 NX 450h+

14인치 디스플레이는 눈이 침침한 부모님이 운전하셔도 불편하지 않을 정도로 화면이 시원시원하다. 게다가 공조 컨트롤과 오디오 스위치는 다이얼 방식이어서 운전 중 조작할 때 터치 방식보다 훨씬 편하다.

뒷좌석은 키 177㎝의 성인 남성이 앉았을 때 꽤 넓고, 트렁크도 넉넉하다. 골프를 자주 치는 운전자라면 여유 있는 트렁크 공간이 특히 마음에 들 것이다.

전기모터의 파워는 ‘기대 이상’

NX 450h+는 총 96개의 셀로 구성된 18.1㎾h 리튬이온 배터리를 탑재해 1회 충전 순수 전기 주행거리가 약 56㎞(복합 기준)에 달한다. 이 정도 거리라면 편도로 20~25㎞ 거리에 직장이 있는 경우 오로지 EV 모드로만 주행할 수 있다. 직장이나 가까운 건물에 완속 충전기가 있다면 금상첨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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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전구는 완속 충전용 AC 단상이 적용되어 있으며 6.6㎾ OBC(온보드 차저)가 탑재되어 있다. 충전은 32A 완속 충전기를 사용할 때 약 2시간37분이면 끝난다. 기자가 이번 시승을 위해 주거하는 아파트에서 충전했을 때는 1시간32분 동안 9.8㎾h가 충전됐고, 요금은 2560원이 나왔다. NX 450h+를 출고하는 고객은 대영채비의 50만원 상당 전기 충전 포인트가 주어지므로 당분간 충전 비용도 걱정할 필요가 없다.

물론 완속 충전을 못 해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전기가 바닥나면 움직이지 못하는 순수 전기차와 달리, NX 450h+에는 듬직한 엔진이 장착돼 있기 때문. 전기모터와 엔진을 합친 총 주행거리는 대략 600㎞ 이상이다.

지난달 탔던 NX 350h와 가장 큰 차이는 전기모터의 힘이다. 182마력의 엔진에 강력한 전기모터가 힘을 더한 총 출력은 307마력. 모터가 주행을 보조해주기 때문에 급가속 때 훨씬 빠르고 강력한 힘을 느낄 수 있다. 물론 풀 가속 때는 엔진음이 좀 커지긴 하지만, NX 350h보다는 작게 들린다.

[시승기] 두 얼굴의 매력, 렉서스 NX 450h+

F 스포트에만 있는 스포트 플러스 모드도 이 차의 매력. 특히 이번에 시승한 NX 450h+ F 스포트에는 전자 제어 가변 서스펜션(AVS)과 퍼포먼스 댐퍼라는 비장의 무기가 있다. 이 두 가지 장비 덕에 핸들링은 더욱 쫀쫀하고, 고속주행에서도 주행안전성이 한결 뛰어나다.

주행모드는 전기모터로만 주행이 가능한 EV 모드를 비롯해 필요할 때 엔진이 개입하는 오토 EV 하이브리드 모드, 하이브리드 모드, 주행 중 엔진 구동력을 통해 배터리를 충전시켜 주는 셀프 차지 모드 등 총 4가지다. 셀프 차지 모드의 경우는 엔진이 주로 가동되는 고속도로에서 작동시키면서 충전한 다음에 시가지 구간으로 들어올 때 EV 모드를 활용하면 딱 좋다.

정부 인증 연비는 도심 15.0㎞/ℓ, 고속도로 13.7㎞/ℓ, 복합 14.4㎞/ℓ인데, 이번 시승에서는 14.2㎞/ℓ가 나왔다. 자유로와 경인고속도로 등을 주로 달렸지만, 스포트 모드를 주로 쓰면서 과격하게 달린 것치고는 잘 나온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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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연비는 AWD의 구동력을 효과적으로 쓴 덕분이기도 하다. 디스플레이를 통해 AWD의 작동 상태를 보면, 평소에는 거의 앞바퀴 2개로만 주행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그러다 급가속 때처럼 더 강한 구동력이 필요하면 뒷바퀴 2개가 가세해 더 빠른 가속을 돕는다. 물론 눈길이나 빗길처럼 접지력에 변화가 생길 때에도 네 바퀴에 안정적인 구동력이 배분된다.

좋은 연비를 갖춘 NX 450h+는 반납할 때 연료계가 한 눈금도 채 움직이지 않았다. 이렇게 연비가 좋을 줄 알았다면 내 돈 들여서 전기를 충전하지 않아도 될 뻔했다.

NX의 가격은 시승차인 450h+ F 스포트가 7800만원이며, 그 외에도 NX 350h 프리미엄 6500만원, NX 350h 럭셔리 7440만원, NX 450h+ 프리미엄이 7100만원으로 선택의 폭이 넓다. 파워풀한 운전을 즐기는 이에게는 450h+ F 스포트를 1순위로 추천하고 싶고, 일반적인 운전자라면 350h도 충분히 만족스러울 것이다.

NX 450h+는 뛰어난 연비가 장기이고, 엔진과 전기모터를 오가며 구동하는 독특한 주행감각이 특히 일품이다. 순수 전기차가 대세가 되기 전까지 NX는 친환경차 시장의 주도권을 쥘 확실한 자격을 갖췄다.


임의택 기자 (ferrari5@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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