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동급 최고 밸런스, 재규어 XF 체커드 플래그 에디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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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규어 랜드로버는 지난 2008년, 중형 세단 XF를 야심차게 선보였다. 전 세계에서 인기를 모으는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와 BMW 5시리즈에 맞불을 놓기 위한 선택이었다.
2016년에는 2세대 XF가 데뷔했다. 신형 XF는 구형보다 날렵해진 외모에 고급스러운 실내가 높은 점수를 얻었다. 그러나 주력인 디젤 모델의 운동 성능은 기대에 못 미쳤다. 무거운 디젤 엔진을 서스펜션이 효과적으로 컨트롤하지 못하면서 기동성과 승차감 모두 아쉬움을 남겼다.
4년여가 흘러 재규어 랜드로버 코리아가 선보인 XF 체커드 플래그 에디션(Chequered Flag Edition)은 이 아쉬움을 한 방에 날려줄 신작이다.
우선 이 차에는 최상위 트림인 XF S에 들어가는 범퍼가 장착됐다. 범퍼 좌우의 에어 인테이크를 기본형보다 키우면서 스포티한 느낌이 더욱 강렬해졌다. 체커드 플래그 에디션은 산토리니 블랙(Santorini Black), 유롱 화이트(Yulong White), 아이거 그레이(Eiger Grey) 등 총 세 가지의 고급스러운 메탈릭 컬러를 별도의 추가 금액 없이 선택할 수 있다.
휠은 기존 디젤 모델에 들어가는 17인치 대신에 7 스플릿 스포크를 고광택 블랙으로 꾸민 ‘스타일 7011’ 18인치 휠을 장착했다. 다른 스타일의 18인치 휠이나 이보다 더 큰 19인치나 20인치 휠은 추가 금액을 지불하면 고를 수 있는데, 무려 18가지 종류가 마련돼 선택 폭이 넓다.
실내에서는 콘트라스트 스티치가 포함된 가죽 스포츠 시트가 눈에 띈다. 일반적인 무늬의 기존 모델 가죽 시트에 비해 스포티함이 강조된 디자인이다. 여기에 고광택 블랙 소재와 다크 헥스(Dark Hex) 알루미늄 피니셔가 더해져 색다른 느낌을 준다.
여기에 스마트폰을 미러링 시켜주는 기능인 애플 카플레이를 기본 사양으로 적용해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을 차량 내 10인치 터치스크린을 통해 사용할 수 있다. 전화, 문자, 이메일, 지도, 음악, 일정 등의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뿐 아니라, T map 내비게이션 기능도 사용할 수 있어 활용도가 높다. 실내조명의 색상과 조도를 조정할 수 있는 설정 가능한 인테리어 무드 라이팅 역시 기본으로 제공돼 기분에 따라 다른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다.
파워트레인은 기존 직렬 4기통 2.0ℓ 180마력 엔진과 8단 자동변속기 조합을 그대로 활용했다. 출시 당시에도 뛰어난 정숙성으로 호평 받았던 엔진인데, 지금 기준으로 봐도 정숙성은 여전히 훌륭하다. 차체 외부에서 들으면 어느 정도 소음이 있지만, 방음이 뛰어난 덕에 실내에서는 엔진 소리가 거의 들리지 않는다.
체커드 플래그 에디션에서 가장 인상적인 건 주행안전성이다. 스포츠 서스펜션은 묵직하지만 둔하지 않고, 날렵하지만 경박하지 않게 움직인다. 이제야 차체 밸런스가 제대로 잡힌 느낌이다.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나 BMW 5시리즈의 기본형과 비교하면 XF 체커드 플래그 에디션의 주행안전성이 더 낫다.
하체에 안정감이 더해진 덕분에 속도를 높이는 데에도 부담이 없다. 정지에서 시속 100㎞ 가속시간은 8.4초로, 2.0 가솔린 모델의 6.7초에 비해서는 조금 느리다. 그러나 실제 주행을 해보면 초반 가속이 괜찮기 때문에 별로 느리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체커드 플래그 에디션을 포함한 2020년형 XF에는 안전한 주행을 돕는 첨단 능동 안전 시스템과 고객이 선호하는 편의사양이 기본 사양으로 탑재됐다. 사각지대에 차량이 감지될 경우 해당 도어 미러에 경고를 표시하고 차선 변경 중 차량 충돌의 위험이 예상될 경우 조향 간섭을 통해 주행을 보조하는 사각지대 어시스트 시스템과 첨단 레이더 기술을 바탕으로 전방 주행 차량의 속도를 파악하고, 교통 정체로 인해 전방 차량의 주행이 멈출 경우 완전히 정차해 더욱 편리하고 안전한 주행을 돕는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이 모든 차량에 제공된다.
인증 연비는 도심 11.1㎞/ℓ, 고속도로 15.5㎞/ℓ다. 꽉꽉 막히는 시가지를 주로 달린다면 리터당 10㎞를 넘기기 힘들지만 고속도로에서 정속주행을 할 경우 인증 연비보다 더 좋은 연비를 기록하는 건 어렵지 않다.
재규어 XF 20d 체커드 플래그 에디션의 기본 가격은 7190만원부터 시작된다. 시승 모델인 20d 외에 최고출력 250마력의 가솔린 25t 모델도 마련되어 있고, 휠 스타일이나 내장재 색상, 인테리어 피니셔 등의 선택에 따라 가격이 약간 달라진다. 경쟁 차종에 비해 선택의 폭이 넓기 때문에 자신만의 개성 있는 차 꾸미기가 가능하다.
XF는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나 BMW 5시리즈, 아우디 A6와의 경쟁에서 물량으로 이겨본 적은 없다. 반대로 생각하면 그만큼 희소성이 있기 때문에, 남과 다른 차를 타기 원하는 이들에게 더 큰 만족감을 준다. 체커드 플래그 에디션은 더욱 고급스럽고 차별화된 마감재와 소재로 새로운 수요층을 겨냥한다. 벤츠나 BMW에 식상함을 느끼는 이라면 한 번쯤 관심을 가져볼 만한 차다.
평점(별 다섯 개 만점. ☆는 1/2)
익스테리어 ★★★★☆
인테리어 ★★★★
엔진/미션 ★★★★
서스펜션 ★★★★☆
정숙성 ★★★★
운전재미 ★★★★
연비 ★★★★
값 대비 가치 ★★★★
총평: 탄탄한 주행감각이 인상적. 희소가치도 충분하다
임의택 기자 (ferrari5@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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