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도요타 올뉴 캠리…꽤 달라졌지만 근본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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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인터스텔라에서 메튜 맥커너히는 일갈한다. 누구나 부모가 되면 분명하게 솟아나는 감정이 있다고, 그건 바로 가족을 지켜주고 싶은 마음이라고. 아무렴, '패밀리 세단'을 개발할때면 바로 이런 쪽에 초점을 맞춰야 하는게 아닐까.
터프하고 강력한 엔진성능, 우렁찬 엔진소리, 딱딱한 서스펜션을 통해 '잘 달리는 세단'은 매력적이지만 ‘패밀리세단’이라는 목적에 어울리는 느낌은 아니다. 첫머리에 'OOO 마력'이라고 쓰여지는 국산 중형차들과 달리 도요타 캠리는 ‘스마트’라고, 혹은 ‘스마일'이라고 홍보한다. 지향하는 바가 그리 다르다는 것이다.
더 강력한 경쟁차들을 제치고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판매되는 패밀리 세단, 캠리는 어떤 점이 다른지 살폈다.
◆ 더 안전하다
가속페달을 꽤 깊이 밟았지만 ‘와락' 치고 나가는 느낌은 결코 아니다. 휠스핀 같은건 기대할 수 없다. 하지만 가속페달 초반에 힘을 몰아넣은 일부 브랜드와는 달리 꽤 직선적인 느낌이 들고 꾸준하다. 승객들도 불안하지 않을것 같고 설령 페달을 잘못 밟아도 그렇게까지 당황하는 일은 없겠다.
그러나 코너에서 속도를 내면 일찌감치 타이어에서 스키드음을 낸다. 하이브리드 모델의 경우 무거운 탓에 더 쉽게 미끄러진다. 경쟁모델보다 얇은 타이어로 인해 그립력에도 손해를 보고 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세가 흐트러지지는 않아 꽤 안심하고 코너를 벗어날 수 있었다.
캠리가 베스트셀러기 때문에 출시와 동시에 미국 IIHS에서 스몰오버랩 테스트를 실시했고, 여기 최고 등급인 굿(Good) 평가를 받았다. 반면 현대 쏘나타는 한단계 낮은 어셉터블(Acceptable)을 받았다. 그랜저(현지명 아제라)는 미국 판매량이 낮아 테스트를 한 적이 없지만, 설계 시점으로 보면 이보다 더 낮은 등급이 될게 분명하다. 아니라면 경쟁모델에 비해 캠리가 안전도 면에서 더 우수하다는 얘기다.
◆ 더 부드럽다
바깥과 단절된 듯한 느낌. 특히 하이브리드 모델의 소음 수준은 너무 낮아 적막이 느껴지는 정도였다. 물론 엔진 회전수를 높일수록 적당한 엔진 사운드가 느껴지는데 그렇다고 거슬리는 정도는 아니다.
서스펜션은 이전 모델보다는 좀 단단해진 느낌이다. 핸들의 조향감각도 좀 더 든든하다. 이 차를 개발한 치프엔지니어는 “특별히 유럽차를 의식한건 아니지만 요즘 미국 소비자들도 단단한 서스펜션을 선호하는 쪽으로 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여전히 요즘 국산차보다는 좀 부드럽다. 독일차 따라가기에 힘쓰는 요즘 국산차 승차감에 불만이 있던 소비자라면 관심있게 볼 만 하다.
◆ 더 믿을 수 있다
세상 모든 자동차는 반드시 고장이 난다. 한동안 탔던 이태리제 오픈카는 온갖 고무 부품이 다 고장 났고 뚜껑이 닫히지 않거나 비가 새기도 했다. 하지만 ‘고쳐서 타는 것도 감성'이라고 하면서 오히려 재미로 웃어넘길 수 있었다. 이른바 '세컨카'라서다. 하지만 가족 필수품인 패밀리세단은 그와 다르다. 한번 고장나면 온 가족이 불편을 겪어야 한다는 점에서 그 피해가 더 크다. 주행중 엔진이나 변속기 고장이라도 난다면 어찌해야 할지 막막할지도 모른다.
자동차가 고장나면 갑작스레 큰 돈이 드는 비용문제도 가족에겐 위협일 수 있겠다. 그런 면에서 낮은 고장률로 세계적으로 검증된 캠리에 큰 장점이 있다. 엔진 등 파워트레인이 기존과 그대로인 점, 경쟁모델에 비해 출력이 다소 낮은점 등은 단점이라 볼 수 있지만 반대로 높은 품질을 유지하는 방법이기도 하다.
◆ 새 캠리가 지향한 점
그럼에도 불구하고 캠리는 젊어졌다. 클래식함을 강조했던 이전에 비해 훨씬 날렵해 보이고 스포티한 모습으로 바뀌었다. 차는 타겟보다 조금 젊게 디자인 돼야 한다는게 요즘 자동차 업계의 트렌드다. 나이든 사람도 젊어보이는 차를 선호한다는 이유에서다. 이제 캠리를 '나이들어 보여 못탄다'는 사람은 없겠다. 디자인이 변경됐지만 추구하는 역할은 그대로다. '온 가족이 행복하게 탈 수 있는 차' 바로 그 점이다.
◆ 장점
- 넓고 조용한 실내
- 젊어진 외관
- 수입차 치고는 저렴한 가격
◆ 단점
- 국산 준대형차와 경쟁하기엔 여전히 비싼 가격
- 운동성능은 스포티함과 거리가 멀어
- 부족한 고급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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