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시승기

[시승기] 도심형 SUV로 오르는 서울의 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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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디 SUV 라인업의 막내 Q3 시승에 앞서 고민이 앞섰다. 출시된 지도 꽤 됐고 일반적인 시승기는 나올 만큼 나왔기 때문이다. 차별화된 무언가가 필요했다. ‘도심형 SUV로 어떤 색다른 시승기를 쓸 수 있을까’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그러다 문득 ‘도시에 있는 산을 타보자’란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단, 스스로 조건을 하나 걸었다. 등산을 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기에 차를 타고 정상까지 오를 수 있는 산이여야 했다. 그래서 서울과 그 인근에 있는 세 개의 산을 올랐다. 남한산성이 있는 경기도 광주의 청량산과 서울의 남산, 그리고 북악산이다. 콰트로를 적용한 Q3의 와인딩 실력과 아름다운 산새를 만끽한 일석이조 시승이었다.

첫번째 코스, 서울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청량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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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3를 타고 가장 먼저 간 곳은 남한산성으로 더 유명한 청량산이었다. 차로 산 정상까지 올라갈 수 있고 대도시 서울을 한눈에 전망할 수 있다는 점이 선택의 이유였다. 그래서 남한산성로로 향했다. 하지만 초입부터 눈에 힘이 들어갔다. 코너가 정신없이 진행되고 왕복 2차선의 폭도 좁아서다. 설상가상으로 반대편 차선에서 계속 차들이 쏟아져 나왔다. 한눈 팔 틈이 없었다. 스티어링 휠이 쉴 새없이 좌우로 움직였고 가속 및 브레이크 페달을 밟는 오른발도 운전대만큼이나 바빴다. 그런 와중에 한가지 느낀 점이 있다면 차가 생각보다 경쾌한 몸놀림을 보여줬다는 거다. 답답함 없는 힘찬 등판력과 정교한 조향을 드러냈다. 긴장과 함께 재미가 동시에 느껴졌다.

이 차에 탑재된 엔진은 2.0리터 직렬 4기통 디젤 직분사 터보차저 엔진. 최고출력 184마력, 최대토크 38.8kg.m의 힘을 발휘한다. 변속기는 7단 S 트로닉 듀얼 클러치 자동이 맞물린다. 이 드라이브 트레인이 1,800rpm부터 터트리는 풍부한 토크가 업힐에 큰 도움을 준 것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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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이 생각보다 길었다. 가도가도 끝이 없었다. 그러던 찰나 한 터널을 지났다. 앞유리를 통해 남한산성의 성벽과 기와집 건물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최종 목적지인 국청사까지 얼마 남지 않았다. 정상에 가까워지자 노면이 포장에서 비포장도로로 바뀌었다. 엔진의 강한 힘과 콰트로 시스템이 빛을 발할 순간이다. 거침없이 울퉁불퉁한 산길을 돌파했다. 프론트 맥퍼슨 스트럿, 리어 멀티 링크로 세팅된 서스펜션도 크고 작은 요철에서 오는 충격을 적절히 걸러내며 오프로드 주행을 안정적으로 도왔다.

정상에 도착했다. 국청사 앞 공터에 주차를 하고 우리나라 수도 서울의 전경을 보러 길을 나섰다. 때마침 날씨도 좋았다. 차에서 내려 500m쯤 걸었을까. 시멘트 건물들이 빼곡히 들어선 대도시가 눈을 덥쳤다. 그중 특히 한국의 바벨탑이라 불리는 제2롯데월드가 거대한 위용을 뽐내고 있었다. 아우디 Q3가 선사한 드라마틱한 풍경이었다.

두번째 코스, 굿 드라이브를 위한 남산 소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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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량산에 이어 두번째로 간 곳은 서울의 대표적인 드라이브 코스인 남산 소월로였다. 완만한 코너링과 도로 좌우로 쭉 늘어선 우거진 나무, 도심의 멋진 스카이라인이 배경이 되는 장소다. 그런데 좀 짧다. 따라서 빠르게 달리기 보단 최대한 느긋하게 달렸다. 이피션시, 컴포트, 오토, 다이내믹, 인디비주얼로 구성된 드라이브 셀렉트를 컴포트로 맞췄다. 버튼 하나로 탄탄하게 느껴졌던 하체가 여유롭게 변한 느낌을 받았다. 노면에서 전달되는 진동을 더욱 적극적으로 잡아내 안락한 승차감을 체험할 수 있었다.

남산은 정상까지 차를 타고 갈 수 없어 아쉬웠다. 도로는 있지만, 버스를 제외한 일반 차는 입산이 제한됐다. 따라서 Q3를 남산 주차장에 주차하고 꼭대기까지 케이블카를 타고 갈까 했으나 아무래도 남자 혼자 움직이는 게 마음에 걸렸다. 이럴 땐 아무 생각없이 자리를 뜨는 게 상책이다. 그대로 다음 장소인 북악산으로 향했다.

세번째 코스, 서울 와인딩 로드의 성징 북악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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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악산, 다른 이름으로 북악스카이웨이는 시승차를 받으면 꼭 방문하는 곳이기도 하다. 흥미진진한 와인딩 로드는 물론 앞서 다녀온 청량산과 마찬가지로 서울의 빼어난 전경을 감상할 수 있어서다. 많이 다녀 본 만큼 길이 낯익어서 가는 이유도 있다. 이번에는 차를 화끈하게 몰아 부치기로 했다. 기어노브를 S에 두고 드라이브 셀렉트를 다이내믹으로 맞췄다. 성격이 확 달라진 것이 피부로 느껴졌다. 오른발에 힘을 살짝만 줘도 엔진이 즉각적인 반응을 보였다. 방금 전까지 온순하던 Q3가 민감해졌다. 어서 달려 달라고 애원하는 듯 했다.

극적인 드라이빙을 위해 창문을 열고 속력을 높였다. 북악산로는 산 속에서 울리는 새소리와 Q3가 내는 맹렬한 울음소리로 가득했다. 브레이크를 거의 밟지 않고 산을 정복해 나갔다. 콰트로에서 시작되는 차의 운동 성능이 ‘내가 저 코너를 이 속도로 돌아나갈 수 있을까’란 두려움을 잠재웠다. 물 만난 고기처럼 마치 북악산로를 헤집고 다녔다. 이 도로를 위해 태어난 차 같았다. 네 바퀴에 적절한 토크가 신속 정확하게 전달되며 안정적으로 접지력을 유지한 덕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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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새 정상에 도착했다. 차를 북악산 주차장에 주차하고 북악산의 명소인 북악팔각정으로 걸음을 옮겼다. 남한산성 꼭대기에서 본 풍경과는 다른 서울이 눈 앞에 펼쳐졌다. 서울 최고의 부촌 평창동과 수많은 빌딩이 늘어선 종로 거리가 와인딩 드라이브의 대미를 장식해줬다. 짜릿한 운전 재미와 더불어 신선한 풍경까지 준 Q3가 기특했다.

와인딩 로드 SUV, Q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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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동안 서울 세 개의 산을 돌며 느낀 Q3는 다채로운 매력으로 가득했다. 부족한 없는 힘을 내는 드라이브 트레인, 발 빠른 변속감을 자랑하는 변속기, 안정적인 사륜구동방식이 주는 기술의 즐거움은 운전대에서 손을 놓기 싫게 만들었다. 특히 와인딩 로드를 경험한 뒤에는 이런 기분이 더 강하게 자리 잡았다. 산 정상까지 차를 타고 올라갈 수 있는 곳이 서울에 많이 없다는 게 아쉬울 정도였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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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V다운 널찍한 실내공간과 아우디 특유의 세련된 디자인은 훌륭한 덤이었다. 덕분에 멋진 차를 타고 산길을 타고 있는 섹시한 남자라는 ‘큰’ 착각까지 들었다. 결과적으로 성능과 생김새 모두를 챙긴 중독성 짙은 차였다. 시승을 마친 지 며칠이 지났는데도 아직 Q3에서 느꼈던 운전의 맛이 잊혀지질 않으니 말이다. 그냥 평범한 포장도로를 달렸다면 이 차의 진가를 몰랐을 거다. 이번 시승의 주제인 도심형 SUV로 서울의 산을 올랐기에 ‘기술의 통한 진보’로 태어난 소형 SUV의 탄탄한 달리기 실력을 만끽할 수 있지 않았나 싶다.

글/사진/그래픽
문서우 기자 msw@ridema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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