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당돌한 콤팩트 해치백, 폭스바겐 폴로 프리미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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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애 첫차로 폭스바겐 폴로를 점쳐 둔 적이 있었다. 간결하면서도 볼륨감 있는 생김새가 마음에 들었고, 또 평소 작은 차를 선호해서다. 그래서 매장도 여러 번 방문한 기억이 있다. 하지만 아쉽게도 연이 닿지 않아 다른 차가 나의 발이 됐다. 그러므로 이번 폴로 시승은 기대가 꽤 컸다. 그래서일까. 차를 받으러 가는 길은 마치 옛 애인을 만나러 가는 듯 설레었다. 게다가 시승차는 상품성이 개선된 새로운 버전이라 더욱 몰아보고 싶었다. 그렇게 만난 폴로는 기대 이상의 만족감을 줬으며, 작지만 당돌한 성격을 유감없이 드러냈다. 덩달아 임자 있는 몸임에도 불구하고 타면 탈수록 괜한 미련이 몰려왔다.
같은 듯 다른 생김새
‘프리미엄’이란 이름을 달고 새롭게 출시된 폴로의 가장 큰 변화는 디자인이다. 소소한 다름으로 큰 변화를 꽤 했다. 특히, 기존 모델의 밋밋했던 헤드램프에 LED 주간 주행등을 더해 더욱 뚜렷하고 날카로워진 눈매를 자랑한다. 그 모양새가 꼭 사람의 눈을 보는 듯해서 더 시선이 간다. 휠 디자인도 화려해졌다. 10-스포크 16인치 알로이 휠이 장착돼, 폴로의 자태를 역동적으로 탈바꿈했다. 실내는 파노라마 선루프를 적용해 개방감을 드러냈고 자동 에어컨 시스템을 장착, 운전자 편의성을 높였다. 이 밖에 R-스타일 파츠 패키지나 인테리어 레이아웃 등의 디자인은 그대로 유지했다.
경쾌한 펀-투 드라이브
사실 폴로 프리미엄의 특장점은 디자인 변화가 전부다. 드라이브 트레인은 기존 폴로와 같다. 그래도 시승기를 써 내려 가기에 모자람 없는 운전의 재미를 줬다. 이 차에 탑재된 엔진은 직렬 3기통 디젤 직분사 터보차저. 최고 90마력, 최대 23.5kg.m의 힘을 발휘한다. 변속기는 7단 DSG가 결합했다. 일단 실용 영역인 1,750rpm부터 터지는 최대 토크로 인해 도로를 치고 나가는 ‘맛’이 살아있었다. 거기다 작은 차체와 1,200kg의 가벼운 무게로 경쾌한 몸놀림까지 뽐냈다. 추월 가속 능력이 상당했다. 속력을 높여나갈 때도 답답함이 없었다. 고속 영역에 도달하는 것이 어렵지 않았다. 3기통이 아닌 4기통 엔진이 장착된 듯 착각이 들 정도였다.
고속에서의 안정감도 높았다. 소형차였지만 불안감은 들지 않았다. 하체가 탄탄하다. 그래서 더 강하게 몰 수 있었다. 기어노브를 D에서 S로 바꿔 주행도 해봤다. 변속 시점이 300~400rpm 높아졌으며, 엔진음이 보다 우렁차졌다. 즉, 더 다이내믹한 드라이빙이 가능해졌다는 얘기다. 오른발에 힘을 가득 싣고 끝이 보이지 않을 만큼 쫙 뻗은 고속화 도로를 내달렸다. 다운사이징 엔진에서 만들어지는 부족함 없는 힘이 온몸을 지배했다. 전방 시야가 좁아지는 건 시간문제였다. 분명 모든 게 작은 차인데 아무리 거친 주행을 해도 전혀 지친 기색을 보이지 않았다. 속담인 ‘작은 고추가 맵다’가 절로 떠올랐다.
와인딩 로드에서의 주행 질감도 궁금해졌다. 2,470mm의 짧은 휠베이스가 선사하는 코너링을 느껴보고 싶었다. S자 코스가 난무하는 서울 인근의 산길에 차를 올렸다. 가속 페달을 밟으니 우수한 초반 가속력으로 직진 코스를 빠르게 돌파했다. 이내 길이 굽어지자 신속 정확하게 도로의 흐름대로 민첩한 움직임을 드러냈다. 속도를 좀 높여 코너에 진입해도 무리 없이 돌아 나갔다. 앞서 언급한 탄탄한 하체와 함께 각종 자세 제어 시스템 작용, 그리고 215mm의 타이어 단면폭이 제 역할을 톡톡히 한 덕분이 아닐까 싶다. 제동력도 나쁘지 않았다. 밀리는 감 없이 잘 섰다. 특히 ‘슬로우 인 패스트 아웃’의 코너링 기술을 구현할 때 지치지 않고 꾸준히 담력을 이어갔다.
승차감은 단단했다. 상하 운동이 크지 않았다. 스포티한 주행질감을 위한 세팅인 듯하다. 이에 따라 노면에서 전달되는 크고 작은 충격이 유연하게 걸러지지는 않았다. 이 때문에 엉덩이와 허리가 불편할 때가 종종 있었다. 그래도 빠른 속도로 도로를 달려나갈 때나 커브 길을 돌아 나가면 불필요한 움직임이 적어 좋았다. 프론트 맥퍼슨 스트럿, 리어 토션 빔 세팅이다. 실연비는 약 300km를 달려 리터당 13.9km를 기록했다. 차의 운동 성능을 최대한 체험해보기 위해 연비 운전은 하지 않았다. 하지만 급가속과 급제동을 줄이고 교통 흐름에 따라 부드럽게 주행만 한다면 이 차의 복합연비 리터당 17.4km은 충분히 도달했을 것으로 보인다.
개선이 필요한 부분
이 세상에 완벽한 제품은 없다. 좋은 게 있으면 보완해야 할 부분도 있기 마련이다. 차도 결국 사람이 만든 것이다. 폴로 프리미엄의 디자인이나 주행 성능 부분에서는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하지만 내비게이션이 빠져 있는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나 계기반 모니터 한글 지원 부재는 수정과 보완이 필요하지 않나 싶다. 아울러 디젤 엔진 특유의 소음과 진동이 잘 잡히지 않은 점도 마음에 차지는 않았다. 예민한 사람이면 불만을 호소할 수 있을 것 같다. 물론 디젤 유닛의 특성을 고려해야 하지만 요즘에는 N.V.H 성능을 향상한 디젤 차가 시장에 많이 나와서 그런지 아쉬운 점으로 다가왔다.
그럼에도 경쟁력 있는 소형차
시승 내내 드라이빙의 즐거움으로 가득했다. 발 빠른 성능과 쉽게 자세를 잃지 않는 안정성에 대한 신뢰가 함께해서다. 폴로는 자동차의 기본기인 ‘잘 달리고 잘 선다’에 딱 들어맞는 움직임을 보였고 여기에 개선된 편의 품목이나 디자인을 더해 심리적인 만족감을 높였다. 이런 여러 장점이 몇 가지 단점을 상쇄했으며, 과도한 옵션보다 중요한 게 성능이라는 점을 스스로 증명하고 있었다. 이에 대한 시장의 평가도 나쁘지 않다. 폴로는 매달 평균 130대 이상이 판매되면 꾸준한 인기를 끌고 있다. 수입 소형차 시장 판매량 순위에서 상위권에 속하는 수치다. 결과적으로 프리미엄이란 새로운 옷을 입은 폴로의 미래가 밝다는 뜻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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