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시승기

[시승기] 달리고, 오르고, 내리고, 볼보트럭은 문제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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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럭을 운전한다는 것은 어떨까. 명심해야 할 부분은 여기서 말하는 트럭은 1톤 혹은 2.5톤 같은 소형 트럭이 아니란 것이다. 바로 트랙터와 덤프다. 거기에 무거운 짐까지 실은 상태다. 손에 땀이 나기 시작했다. 긴장한 탓이다. "내가 과연 이 큰 트럭을 몰 수 있을까"라는 걱정의 늪에 빠지기 시작했다. 걱정은 걷잡을 수 없이 커져만 갔고, 이내 두려움으로 번졌다. 커졌던 두려움은 길게 늘어선 볼보트럭을 보며 즐거움으로 변했다. 줄곧 영상에 나왔던 볼보 다이내믹 스티어링 휠, 크롤러 기어. 이 모든 것을 경험할 수 있는 기회기 때문이다. 기존 시승차와는 다른 매력을 가진 볼보트럭은 어땠을까.

달리고, 오르고, 내리고, 볼보트럭은 문제없다

라이드매거진이 볼보트럭 본사가 위치한 스웨덴으로 날아가 볼보트럭을 시승하고 왔습니다. 볼보트럭만의 편의성과 기술력을 동시에 느낄 수 있었습니다. 영상으로 함께 만나보시죠!

FH16과의 첫 만남 그리고 크롤러 기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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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사랑, 첫키스. 처음이라는 것은 언제나 설레고 긴장되기 마련이다. 이번 시승 역시 그랬다. 트랙터를 처음 몰아봤기 때문이다. 웅장한 'FH16' 모습에 조금 주눅이 든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이 차를 믿어보기로 하고 운전석에 올랐다. 일반 차와는 완전히 다른 느낌이다. 하늘에 올라와 있는 듯한 전방 시야. 큼지막한 스티어링 휠. 트레일러에는 목재가 잔뜩 실려 있었다. 인스트럭터의 자세한 소개를 들은 후 잠자고 있는 이 녀석을 깨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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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H16은 16리터의 유로6 엔진이 탑재돼 최고출력 750마력(@1,600~1,800), 362kg.m(@950~1,400)의 최대토크를 발휘하는 무시무시한 힘을 가지고 있다. 여기에 크롤러 기어를 비롯해 볼보 다이내믹 스티어링 휠 시스템, I-시프트가 적용된 모델이다. 상용차에서 최고출력이 의미하는 것은 일반 승용차와는 조금 다르다. 무거운 화물을 적재하고 움직이기 때문에 개념이 살짝 다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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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서히 본격적인 시승 코스로 진입했다. 처음 맞이한 코스는 12%의 경사로. 옆에 탄 인스트럭터는 오르막 중간에 세우란다. "뒤로 밀리면 어쩌지"라는 불안감이 머릿속에 맴돌았다. 차를 세우고 센터페시아에 있는 크롤러 기어 작동 버튼을 눌렀다. 버튼을 누르자 계기반에 마련된 LCD창에 크롤러 기어 활성화 표시가 나타났다. 표시를 확인하고 가속페달을 밟았다. 믿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났다. 무거운 짐을 싣고 있었지만 뒤로 밀리지 않고 서서히 앞으로 나아갔다. 영상에서 봤던 그대로다. 크롤러 기어는 최대 총 중량 325톤까지 견인이 가능하다. 또 크롤러 기어를 작동시키면 시속 0.5km에서 시속 2km로 주행이 가능하다. 정밀한 움직임이 필요로 하는 건설 현장이나 정비 업무에 큰 효율성을 가져다 준다는 것이 볼보트럭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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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롤러 기어의 놀라운 능력을 뒤로하고 계속해 주행했다. 실내에서 느껴지는 정숙성은 일품이었다. 이 차가 과연 대형 트랙터가 맞나 싶을 정도로 조용했다. 캡의 공간도 상당히 넓었다. 또한 에어 서스펜션이 축을 비롯해 캡, 시트에 적용되어 노면의 충격을 상당히 잘 걸러줘 노면의 충격을 느끼기가 어려웠다. 이 밖에 'I-시프트'의 변속감은 상당히 부드러웠다. 변속 충격을 거의 느낄 수 없을 정도였다. 트럭에서 이런 주행 질감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 실로 놀라웠고, 볼보트럭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부러워질 정도였다.

라이드TV - 볼보 덤프트럭 주행 영상

볼보 덤프트럭 FMX

햄스터도 돌리는 볼보 다이내믹 스티어링 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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햄스터가 큰 트럭의 스티어링 휠을 돌린다? 만화에서나 가능할 법한 일이 실제로 일어났다. 바로 '볼보 다이내믹 스티어링 휠(VDS)' 덕분이다. 볼보 데모센터를 방문하기 전 공개된 영상은 단연 화제였다. 실제로 저렇게 가볍고 편안하게 조작할 수 있는지 체험해 보기로 했다. 이 기능을 체험하기 위해 고른 모델은 'FH-500 6X4. 이 차는 13리터 엔진이 탑재돼 최고출력 500마력(@1,400~1,800), 최대토크는 약 254kg.m(@1,000~1,400)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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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에 시동을 걸고 서서히 가속페달을 밟아 주차장을 빠져나갔다. 이 모델 역시 조용했다. 정숙성에 감탄한 겨를도 없이 볼보 다이내믹 스티어링 휠의 진가가 발휘됐다. 큰 힘을 주지 않아도 '스르륵' 부드럽게 스티어링 휠이 돌아갔다. 국내 브랜드 승용차에 적용되어 있는 전자식 스티어링 휠과 달리 이질감이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볼보트럭 주행영상 두 번째

볼보의 햄스터가 스티어링 휠을 돌리는 영상을 보신적 있나요? 실제로 볼보다이내믹 스티어링 휠 시스템을 경험해보니 상당히 놀라웠습니다.

계속해서 주행을 하다 보니 의문이 생겼다. 노면의 요철에 의해 스티어링 휠이 확 돌아가는 현상은 없을까라는 것이다. 요철이 있는 노면으로 방향을 틀었다. 바퀴는 요철을 밟았고 걱정했던 일은 벌어지지 않았다. 가볍게 스티어링 휠을 쥐고만 있었을 뿐 따로 힘을 주진 않았다. 장시간 운전을 하는 운전자나 노면이 고르지 못한 현장에서 차를 모는 운전자들이 혹하기에 충분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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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H-500'에는 또 다른 새로운 기능이 숨겨져 있었다. 바로 '탠덤 액슬 리프트'다. 이 기능은 화물칸이 비어있는 채로 운행 중일 때 3축 구동축의 동력을 분리해 들어 올릴 수 있다. 3축 구동축인 세컨드 드리븐 액슬을 지면에서 들어올린 상태에서 주행 시 최대 4%의 연료 사용을 줄일 수 있다는 게 볼보트럭의 설명이다. 또한 액슬을 들어올리면 회전 반경이 1m 가량 감소하는데 이는 타이어와 서스펜션 시스템 마모를 감소시켜 트럭의 운영비용을 절감 시킬 수 있다. 트럭 운전자들에게 있어서는 비상금을 마련하는데 도움을 주는 기능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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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동은 생각보다 간단했다. 차를 세운 상태가 아니라 주행상태에서도 버튼 하나만 눌러주면 그만이다. 버튼을 누르고 미러를 통해 살펴보니 액슬이 위아래로 움직이는 모습이 보였다. 마치 영화 '트랜스 포머'에 나오는 차라는 착각이 들 정도였다.

터프한 FMX, 어떤 험로도 문제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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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로드에서 차분한 시승을 마치고 터프한 모델이 늘어선 장소로 이동했다. 온로드 코스와는 다르게 다이내믹한 코스가 펼쳐졌다. 이곳에서 시승할 모델은 볼보의 덤프인 'FMX'와 중형트럭 'FL'. 사방에 먼지를 흩날리는 모습은 마치 상남자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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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분한 FH 시리즈와 달리 FMX는 조금은 다른 모습을 보였다. 처음 시승한 모델은 FMX-540 10X6. 이 차는 13리터 엔진을 탑재해 540마력의 힘을 발휘할 수 있는 모델이다. 차를 몰고 20%의 경사로를 올랐다. 그런데 인스트럭터가 자꾸 험한 길로 차를 몰라고 지시했다. 바로 '전자동 트랙션 컨트롤(ATC, Automatic Traction Control)' 기능 때문이다. 이 기능은 볼보트럭이 트럭 업계 최초로 건설현장용 덤프트럭에 선보이는 기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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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TC는 후륜이 미끄러지는 상황이 발생하면 즉시 구동력을 전륜으로 옮기고 도그 클러치는 빠른 속도로 전륜 구동축을 가동시키는 방식이다. '도그 클러치'는 일부 수동식 전륜 구동형 트럭에 탑재된 클러치보다 가벼운 것이 특징이다. 만일 강한 구동력이 필요한 험로에서는 수동으로 다른 전륜이나 후륜의 차동장치를 작동시키는 것도 가능하다. 이 기능을 사용하면 어떠한 험로를 주파하는 것도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22%의 경사로도 가속페달만 밟으면 주행이 가능했고, 진흙으로 덮인 길도 이 차를 막을 순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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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르막이 있으면 내리막이 있는 법. 계속해서 험한 오르막길을 주행하니 엄청난 경사의 내리막을 마주했다. 차를 세운 채 내리막을 어떻게 내려갈지 고민에 휩싸였다. 방법은 아주 간단했다. '리타더'를 사용하는 것이다. 리타더는 언덕이나 고속 주행 중에 차를 세울 때 생기는 페이드 현상을 막기 위해 기계적 에너지의 일부를 사용하는 것이다. FMX에는 레버를 통해 작동시키면 계기반에 작동 여부 메시지가 나타나며 자동 혹은 운전자가 원하는 기어 단수를 조정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 기능 덕에 손쉽고 안전하게 내리막을 주행할 수 있었다.

밖은 험하지만 운전자는 평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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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보트럭의 신기술들을 경험해본 결과 운전자들이 느끼는 불안감은 거의 '제로'에 가까웠다. 볼보 다이내믹 스티어링 시스템은 손가락 하나로도 쉽게 돌릴 수 있었고, 효율성까지 생각하는 기능도 함께 챙겼다. 거기에 강력한 힘은 덤이었다. 이런 모든 기능들은 볼보트럭의 경영철학이 담겨 있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모든 기능들은 운전자들에게 꼭 필요한 기능들이었기 때문이다. 승용차보다 뛰어난 기술들이 대거 장착되고, 운전자의 주머니 사정까지 생각하는 볼보트럭은 많은 사람들의 선택을 받기에 충분해 보였다.

허인학 기자 heo@ridema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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