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다시 돌아온 아우디 선봉장..아우디 A5 스포트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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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카 임상현 기자] 출시 시점은 3년이 지났다. 그리고 오래된 출시 시점으로 부분변경 모델이 공개됐다. 여기에 국내 시장에서 가장 인기있는 장르인 SUV와 세단도 아니다. 스포트백이라는 거창한 이름이 붙었지만 국·내외에서 호평받는 스팅어조차 성공 못한 패스트백 스타일의 세단이다.
이쯤 되면 눈길조차 쉽사리 가지 않아야 하겠지만 커다란 그릴 가운데 자리잡은 아우디 엠블럼만으로 국내시장에서는 호기심을 불러 일으킨다.
지난 2015년 폭스바겐발 ‘디젤게이트’는 국내 수입차 시장을 송두리째 흔들어 놓았다. 디젤엔진을 주력으로 거침없는 성장세를 보여왔던 독일산 프리미엄 모델들은 한순간에 손가락질 받는 천연덕 꾸러기 신세로 전락했고, 폭스바겐그룹 소속의 아우디는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에 돌입했다.
중간중간 일부 모델을 재고처리 형식으로 판매재개를 노렸지만 이 역시 만만치 않은 국내 여론 탓에 매번 지탄을 받기 일쑤였다.
아우디는 디젤게이트 이후 3년이 흐른 이 시점에 다시 한번 국내 시장에서 과거의 위상을 되찾기 위한 준비에 돌입했다. 이제는 디젤 엔진이 아닌 가솔린 엔진을 주력으로 아우디 A5 시리즈(쿠페, 컨버터블, 스포트백)와 SUV Q7이 선봉장에 나섰다.
앞서 언급한 단점들을 가득안은채 A5 스포트백은 국내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을 수 있을까?
■ 머리보단 마음이 가는 외모
세단, SUV, 해치백, 왜건, 쿠페, 컨버터블 등 다양한 장르의 자동차 모델 가운데서도 SUV와 세단을 제외한다면 도통 점유율을 끌어올리기 어려운 국내 시장에서 패스트백 스타일의 4도어 세단을 어필하기에는 여간 힘든게 아니다.
다목적성과 실용성을 추구하는 소비자라면 SUV 시장에 눈을 돌릴 것이며, 남들 눈에 튀지 않으면서 승차감을 선호하는 소비자라면 세단으로 눈길이 가기 마련이다.
많은 운전자들이 마음 한켠에 낮고 넓은 차체를 가진 멋진 디자인의 쿠페를 꿈꾸기도 하지만 단 한대의 차로 모든 생활 패턴을 만족시켜야 하기에 결국은 SUV와 세단이 선택받을 수 밖에 없다.
A5 스포트백은 국내 소비자들에게 익숙한 기아차 스팅어가 가진 패스트백 쿠페형 세단으로 BMW 4시리즈 그란쿠페, 폭스바겐 아테온 등이 경쟁 모델로 거론된다.
폭스바겐그룹에서 다양한 모델에 사용중인 MLB 에보 플랫폼을 기반으로 제작된 A5 스포트백은 출시 시점이 3년이 흐른 현재도 여전히 세련된 모습이다.
지난 달 초 독일에서 공개된 부분변경 모델은 현재 국내에서 판매되는 모델 대비 범퍼의 디자인과 램프의 내부 그래픽 정도가 변화된 수준이라는 점에서 그나마 위안거리가 된다.
전면은 커다란 싱글프레임 그릴을 중심으로 영롱한 눈매를 완성시키는 LED 램프가 자리잡고 있다. 가운데가 불룩 솟은 보닛 디자인과 그릴부터 퍼져나가는 4개의 라인도 전체적으로 단정한 이미지를 전달하는 A5의 특별함을 더한다.
측면은 A5 스포트백을 가장 잘 설명할 수 있는 부분으로 B필러를 지나 완만하게 떨어지는 라인은 쿠페가 부럽지 않은 유려함도 느낄 수 있다. 애초 4도어 쿠페라는 말은 마케팅 용어에 불과하다고 생각했지만 A5 스포트백의 측면 모습은 ‘쿠페’라는 이름이 어색하지 않다.
프레스 가공 능력이 뛰어난 폭스바겐그룹의 자랑하듯 날카롭게 접혀진 캐릭터 라인은 헤드램프부터 리어램프까지 이어진다. 2.0리터 엔진이 탑재된 A5 스포트백은 기본 17인치 휠 타이어가 기본 장착이지만 국내 수입되는 모델은 무려 20인치 휠 타이어가 장착됐다.
파워트레인 대비 오버스펙인 휠 타이어는 멋진 외관을 담당하는 한 축을 맡고 있지만 종합적인 밸런스를 생각해본다면 18~19인치 휠 타이어를 장착했다면 어땠을까 싶다.
후면부는 스포일러 역할을 겸할 수 있는 트렁크 디자인과 헤드램프, 통일성을 갖춘 리어램프가 눈에띈다. 여기에 외관 디자인을 돋보이게 하는 S라인 패키지가 적용돼 스포티한 이미지도 동시에 전달한다. 트렁크는 패스트백 디자인을 채용한만큼 넓게 열리는 디자인이 적용돼 부피가 큰 짐도 비교적 수월하게 적재할 수 있다.
실내로 들어서면 최신 아우디가 자랑하는 터치 방식의 큼지막한 스크린의 모습과는 다른 광경이 펼쳐진다. 국내 수입되는 A5 스포트백은 부분변경 전 모델이지만 유럽에서 공개된 부분변경 모델에도 이 같은 디스플레이 중심의 변화는 없는만큼 큰 아쉬움은 없다.
오히려 터치 방식의 디스플레이에 불편함을 느끼는 소비자들에게는 물리버튼이 존재하는 현재의 인테리어에 손을 들어줄 수 있을 듯 싶다.
인테리어는 실내 가운데를 중심으로 조수석까지 길게 뻗은 에어벤트 기준, 하단은 공조장치와 드라이브 셀렉터 등 주행에 관한 조작을, 상단은 모니터로 이뤄졌다.
12.3인치 디스플레이 계기판과 8인치 인포테인먼트 디스플레이는 최근 출시되는 여타 다른 모델과의 비교해도 큰 무리가 없는 수준이다. 3년전 출시된 모델이지만 애플 카플레이와 안드로이드 오토도 지원하는 덕에 최신 내비게이션 시스템과 스트리밍 서비스도 즐길 수 있다.
다만, 떨어지는 해상도와 터치를 지원하지 않는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다시 한번 부분변경 모델을 떠올리게 만든다.
뒷좌석 공간은 콤팩트 세단과 비교시 다소 좁은 편이다. 쿠페형 세단임을 감안한다면 머리공간은 수긍할 수준이다. 넉넉하진 않지만 평균 신장의 남성이 앉는다면 손가락 2개정도의 공간은 확보했다.
무릎공간도 마찬가지로 넉넉하진 않다. 애초 콤팩트 세단 A4를 기반으로 제작된 모델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수긍할 수 있는 수준이다. 국내 기준 준중형 세단 정도의 무릎공간이다.
트렁크 용량은 기본 480리터로 커다란 트렁크 입구와는 반대로 높이가 큰 짐은 낮게 떨어지는 지붕라인 때문에 적재가 쉽지 않다. 반대로 높이가 낮고 넓은 짐은 손쉽게 적재가 가능하다. 부족한 트렁크 공간은 2열 시트를 폴딩 시킨다면 1300리터까지 늘어난다. 양옆으로 튀어나온 곳도 없기 때문에 이리저리 공간을 찾아 해맬 필요도 없다.
■ 부족함 없는 2리터 터보엔진, 4륜 구동 콰트로와의 만남
국내 판매되는 A5 스포츠백에는 2.0리터 사양의 터보엔진이 탑재된다. 최고출력 252마력, 최대토크 37kgf.m의 힘을 내는 엔진은 7단 듀얼클러치 변속기인 S트로닉과 손발을 맞춘다.
여기에 아우디가 자랑하는 4륜 구동 시스템인 콰트로가 더해져 시종일관 안정적인 주행을 가능케한다. 일반적인 주행시 앞 뒤 40 : 60으로 전해지는 구동력은 필요시 최대 전륜 70, 후륜 85%까지 조절이 가능하다.
A5 스포트백에서 가장 인상적인점은 매끈한 승차감이다. 265/30 20인치에 달하는 사이즈를 장착했음에도 불구하고 노면에 따른 충격을 편안하게 처리해낸다.
최근 출시해 인기를 모으고 있는 경쟁 콤팩트 세단의 경우 자잘한 충격을 지속적으로 전달해 승차감 측면에서 좋은 점수를 주기 어려웠지만 A5 스포트백의 경우 그와는 반대되는 움직임이다.
방지턱과 같은 높은 구조물에도 허둥되는 모습을 찾기 어렵다. 위아래로 큰 움직임 후에도 자세를 바로 잡는 능력은 최신 차량들과 비교해도 전혀 뒤지지 않는 모습이다.
만약 적정사이즈의 휠타이어가 장착됐다면 이보다 더 좋은 움직임을 가져갔을거란 생각에 아쉬움도 남는다.
가속력은 일상생활에서 사용하기 충분한 수준이다. 최고출력이 200마력 중반에 이르고 최대토크 역시 35kgf.m가 넘는만큼 시내주행, 고속도로 어떤 환경에서도 스트레스 받을 일이 적다.
총 5가지 주행모드(효율, 승차감, 자동, 다이내믹, 개별설정)를 지원하는 A5 스포트백은 다이내믹을 제외하곤 각 모드별 큰 편차가 느껴지지 않는다. 다이내믹 모드로 설정하는 경우라도 운전대 답력이 무거워지고 가속페달 반응에 따른 엔진 회전수가 민감하게 반응하는 정도다.
가장 기본인 자동모드로 주행 시 터보엔진을 탑재했음에도 자연흡기와도 유사한 감각을 전달한다. 선형적인 가속이 이뤄지는 탓에 생각보다 차가 안나간다고 느낄 소비자들도 있겠지만 조금만 힘주어 가속페달을 조작할 시 이내 기어 단수를 내리고 단숨에 속도상승이 이루어진다.
급격한 속도상승에도 차체는 운전자에게 불안함을 전달하지 않는다. 콰트로 시스템의 영향을 무시할 수 없겠지만 전륜구동 버전의 아우디를 주행했을 때도 고속에서의 안정감은 상당한 수준이다.
MLB에보 차체가 가진 특성이기도 하지만 아우디가 매만진 서스펜션의 능력은 프리미엄 모델로 분류되는 이름값을 톡톡히 해낸다.
코너링시 움직임은 약 언더를 기초로 한다. 과도하게 속도를 높여 코너에 진입하지 않는다면 차체와 파워트레인이 만들어내는 움직임만으로도 어렵지 않게 코너를 공략해 나갈 수 있다. 국내 판매되는 사양은 더군다나 265mm의 광폭 타이어가 장착되는 만큼 코너에서의 미끄러짐은 쉽사리 경험하기 힘들다.
브레이크 작동시 감각도 동급 이상의 능력을 보여준다. 페달의 감각이 초반부터 후반까지 일정하게 이어지는 만큼 조작의 편의성도 좋은 편이며, 실제 속도가 감소하는 능력 역시 부족하지 않다.
반복되는 브레이크 동작에도 일정 수준의 능력을 보여준다는 점은 다른 브랜드에서도 참고할 만한 부분이다.
■ 아우디는 다시 예전의 명성을 회복할 수 있을까?
A5시리즈와 SUV Q7을 시작으로 아우디는 다시 국내 시장을 두드리기 시작했다. 그동안의 공백이 무색할만큼 지난 9월 수입차 판매량에서 Q7은 1513대로 3위에, A5는 460대로 7위에 올랐다.
두 모델 모두 톱10에 진입한 결과는 고무적이다. 그동안 아우디를 기다려온 소비자들이 그만큼 높았다는 방증이기도한 판매 결과는 이제부터가 본격적인 시작이 될 전망이다.
당장 오는 23일 아우디의 중형세단 A6가 출시를 앞두고 있다.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가장 경쟁이 치열한 중형세단 시장에 뛰어들 A6는 벤츠 E클래스의 아성에 도전하기 위한 준비를 모두 끝마쳤다.
A5 스포트백 역시 쿠페형 세단이라는 한계를 뛰어넘는 관심속에 꾸준한 인기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3년이 지난 구형 모델이라는 비난 속에서도 현재 판매되는 최신 모델들과의 비교에서 뒤쳐지지 않는 상품성과 성능은 A5 스포트백만의 매력이다.
정지와 재출발을 지원하는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과, 차선이탈 보조장비, 앞차와의 거리를 파악해 주의를 주는 경고 시스템 등도 빠짐없이 탑재됐다. 국내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편의 사양도 딱히 부족함을 느끼기 어려운 정도다.
다만, 현재 파워트레인에 어울리지 않는 오버스펙의 휠과 해상도가 떨어지는 인포테인먼트 디스플레이는 반드시 조정이 필요해 보인다.
아우디가 오랜시간 공백끝에 내놓은 A5 스포트백은 일본차 불매운동과 일부 제조사와 모델에 쏠림이 심한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선택지가 많지 않던 소비자들의 고민을 넓혀줄 하나의 모델로 자리잡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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