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시승기

[시승기] 닛산 엑스트레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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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시장에서 중요한 요소가 있는데, 바로 판매량이다. 단순히 어떤 제조사가 잘 팔아서 돈을 얼마나 벌었는지도 중요하겠지만 소비자 입장에서는 좋은 차를 선택하는 기준이 되기도 한다. 어떤 차를 구입해야 할지 잘 모른다면 인기 많은 모델을 선택했을 때 후회할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얘기다.

토요타 코롤라가 대표적이다. 전 세계 베스트셀러다. 특출나지 않지만 어떤 소비자가 구입해도 실망시키지 않는 무난함이 무기다.

하지만 간과해서는 안 될 사실이 있다. 좋은 차가 잘 팔릴 수 있긴 해도 무조건 많이 팔린다고 좋은 차는 아니라는 사실이다. 국산차 중에는 현대 포터2와 쌍용 티볼리, 렉스턴 스포츠 등이 이런 그룹에 속한다. 시장 여건 때문에 팔리는 것이지 좋은 차들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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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시장에 글로벌 베스트셀링 SUV가 출시됐다. 닛산의 엑스트레일(이하 X-트레일)이다. 2000년 등장한 이후 현재까지 6백만 대나 팔렸다. 2015년부터는 닛산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대표 모델로 통한다.

엑스트레일은 차가 좋아서 잘 팔린 것일까? 아니면 반짝 인기? 추운 겨울, 팀원들과 함께 엑스트레일의 시장 성공 요인을 확인해 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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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출시된 X-트레일은 3세대 모델 중 페이스리프트를 거친 모델이다. 북미에서는 로그(Rogue), 유럽에서는 X-Trail이라는 모델명으로 팔리고 있다. 이름은 유럽 사양의 것을 따랐지만, 이 모델은 일본 공장에서 제작돼 수입된 것이다.

X-트레일의 디자인은 해외에서도 많은 호평 받았다. 닛산의 디자인 특징을 따랐지만 너무 튀지 않는다. 특히 과한 인상을 줄 수 있는 ‘V 모션’이라는 이름의 그릴이 자연스럽게 전면부에 녹아들었다. 부담스럽게 느껴졌던 부메랑 헤드램프 대신 부메랑을 형상화시킨 LED 주간 주행등을 달았다. 범퍼도 밋밋해 보이지 않고 볼륨감이 살아나도록 잘 다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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측면부에서도 닛산의 디자인 특징이 돋보인다. 전륜 펜더부터 시작되는 물결 모양의 곡선 덕분이다. 이와 반대로 윈도우 프레임은 각진 형태로 만들어져 있다. 휠은 18~19인치가 쓰이는데, 테스트카는 19인치를 사용했다. 최상급 TECH 트림이기 때문이다. 최근 SUV들은 너무 큰 휠을 사용하고 있는데, 19인치 휠은 추천 대상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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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면부의 리어램프는 5각형 형태이며 군더더기 없는 범퍼와 테일게이트 디자인도 좋다. 전면부처럼 강한 인상을 주지 않지만 무난한 모습이다. X-트레일은 전반적으로 닛산의 디자인 흐름을 유지하면서도 무난함에 초점을 맞춘 모습을 했다고 보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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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로 후면 전동식 테일게이트는 범퍼 아래 발을 넣으면 자동으로 열린다. 사실 우리 팀은 발을 사용해 테일게이트를 여는 방식을 좋아하지 않는다. 열심히 발을 차거나 휘저어도 센서가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 특히 BMW, 포드, 링컨, 쉐보레 등이 이 그룹에 속할 때가 많다. 하지만 엑스트레일은 의외로 인식률이 높았다. 5번을 시도하면 적어도 3번 이상은 인식했다. 이 정도면 실생활에 도움이 될 수 있다. 기능을 넣는 것도 중요하지만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더더욱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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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테리어는 상급 모델인 무라노를 떠올리게 한다. 실제 비교해봐도 대시보드와 센터페시아 디자인이 꽤나 비슷하다. 무라노 보다 한 등급 낮은 SUV지만 실내에서 느껴지는 고급감은 동급으로 봐도 무방하다.

고급 가죽과 박음질 장식, 소프트 터치와 피아노 블랙 트림 등 고급스러운 마감도 좋다. 이 급의 차량에서 보기 힘든 부분이다. 특히 이와 같은 등급 모델에서 고급 소재를 사용하는 경우는 드문 편이다. 분명 X-트레일의 실내는 단연 동급에서 가장 훌륭하다 말할 정도로 고급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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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기반은 닛산에서 많이 봐왔던 구성이다. 분명 시인성 부분에서는 아날로그 타입이 좋다. 하지만 디지털 계기반이 익숙해졌기에 다소 심심하다 느껴지기도 한다. 더불어 계기반 디스플레이의 한글화도 꼭 해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소비자들은 영어라도 다 알아본다. 성의의 문제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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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터페시아 디스플레이는 8인치 크기다. 큼지막한 버튼은 배치도 잘 해놓은 덕분에 조작성도 좋다. 하지만 디스플레이 패널과 시스템이 아쉽다. 아직도 감압식 터치스크린을 사용한다. 난반사를 비롯해 밝기, 시야각도, 화질 모두 떨어진다. 분명 이 부분 하나 때문에 실내가 별로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시대의 흐름도 중요하지 않을까? 정전식 고화질 디스플레이로의 교체가 필요하다.

또 하나 자체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없다는 것도 약점이다. 경쟁사인 토요타와 혼다에겐 있다. 그렇다고 닛산에 없는 것도 아니다. 해외에서는 닛산 커넥트(Nissan Connect)가 쓰인다. 하지만 국내 사양은 애프터마켓 제품이다. 애플 카플레이와 구글의 안드로이드 오토도 지원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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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좌석은 닛산이 자랑하는 무중력 시트다. 억지스러운 이름이지만 탑승자는 편하다고 느낄 수 있다. 사실 시트 자체의 편안함 보다 다른 것보다 푹신하게 시트 안으로 들어가는 느낌이 좋다. 이외에 운전석과 조수석 모두 전동 조절 기능을 지원한다. 열선은 있지만 아쉽게도 통풍 기능까지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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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바이저 부분을 짚고 넘어가고 싶다. 정말 크다. 이게 뭐 그렇게 대수냐 싶겠지만 여성 소비자들은 매우 환영할 부분이다. 햇빛이 비치는 상황에서 선바이저를 내리면 일반적으로 성인 남성의 앉은키 기준으로 빛이 가려진다. 상대적으로 키가 작은 여성 탑승객은 선바이저를 내려도 큰 도움이 되지 않을 때가 있다. 하지만 엑스트레일의 선바이저는 키가 작은 여성, 심지어 어린이까지 커버할 수 있는 능력을 보여준다. 뿐만 아니다. 슬라이딩이 기능이 있어 더 편하다. 작지만 유용한 기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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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좌석은 공간적으로 충분하다. 무릎과 머리 공간 모두 넓게 활용할 수 있다. 시트 슬라이딩을 비롯해 등받이 각도 설정까지 된다. 4륜 시스템을 갖췄지만 바닥 돌출 공간도 크지 않다. 흥미로운 것은 뒷좌석의 시트 높이가 앞좌석보다 높다는 것. 랜드로버가 디스커버리를 시작으로 다양한 모델에 적용하고 있는 시트 구조와 유사하다. 제조사는 뒷좌석 탑승객의 넓은 시야 확보를 통해 안정감 키워주기 위함이라 말한다. 사실 맞는 말이긴 하지만 시트 높이에 적응하려면 조금 시간이 걸리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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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렁크 공간은 기본적으로 565리터다. 2열 시트를 폴딩 하면 1996리터까지 확대된다. 참고로 토요타 RAV4가 547리터다.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는 선반도 있고 트렁크 바닥 하단에 추가로 수납할 수 있는 공간도 마련돼 있다. 아마도 선반의 활용을 좋게 볼 소비자들이 많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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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적인 주행 테스트에 접어들기 전에 엑스트레일의 정체성부터 알아보자. 이 차가 어떤 급의 모델인지, 어떤 모델과 경쟁하며 세계 시장에서 선전하고 있는지 등이 국내에서는 생소할 수 있기 때문이다.

X-트레일은 북미시장에서 로그(Rogue)라는 이름으로 팔린다. 미국에서는 컴팩트 SUV로 분류된다. 참고로 국내에서 팔리는 대형급 SUV도 미국으로 넘어가면 중형급 SUV가 될 정도로 사이즈에 관대한 환경이다. 때문에 토요타 RAV4나 혼다 CR-V, 쉐보레 이쿼녹스, 포드 이스케이프 등과 경쟁하는 상황이다.

반대로 작은 차를 선호하는 유럽으로 가면 X-트레일은 중형급 SUV로 변신한다. 실제 2세대 X-트레일은 컴팩트급이었지만 3세대로 변경되면서 중형급으로 체급이 올라갔다. 덕분에 유럽에서는 푸조 3008~5008이나 폭스바겐 티구안, 티구안 올스페이스, 스코다 코디악 등의 모델과 싸운다.

유럽에서 중형급 SUV로 판매되는 만큼 X-트레일은 컴팩트 SUV치고는 상당히 큰 차체 사이즈를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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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표에서 보듯 주요 경쟁차 보다 확실히 큰 크기를 갖는다. 이를 통해 존재감을 얻었고, 넉넉한 실내 공간을 갖게 되면서 장점이 많아졌다. 사실 자동차의 주행 질감을 결정하는데 체급의 차이라는 것도 존재한다. 차량의 크기와 무게에서 오는 고급스러운 감각은 기술이 발전해도 뛰어넘을 수 없는 부분이다. 밑에서 자세히 얘기하겠지만 이 역시 X-트레일이 갖는 큰 무기 중 하나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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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X-트레일과 함께 달려보자.

X-트레일의 첫인상은 매우 부드러웠다. 특히나 승차감이 두드러졌는데, 이는 동급 모델을 능가하는 수준이다. 대략적으로 해당 등급에서 기대할 수 있는 승차감이란 것이 있다.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의 승차감이 좋다고 해도 상급 S클래스를 능가하기 어렵다. 물론 대형 세단에 어울리는 부드러운 셋업이란 것도 이유가 되지만 유사한 셋업의 서스펜션을 가진 두 차를 놓고 본다고 해도 상급 모델의 승차감이 더 좋은 경우가 많다.

X-트레일은 시장에 따라 컴팩트급으로 분류되는데, 수치를 떠나 승차감에서 뚜렷한 장점을 보이고 있었다. 특히나 다수의 승객과 함께 장거리 여행을 떠날 때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최근 일부 국산 브랜드들은 필요 이상의 하드한 서스펜션을 탑재하는 모양새다. 그동안 챙기지 못했던 주행 안정감 확보하는 점에서 긍정적 영향이 있긴 하나 승차감 저하라는 약점을 갖게 된다.

X-트레일은 자신이 속한 세그먼트, 그리고 소비자 층이 요구하는 내용에 대해 충실한 서스펜션을 채용하고 있다. 그렇다고 코너링 성능이 떨어지는 것도 아니다. 코너링이 시작되면 여느 SUV들처럼 일정 수준의 바디롤을 허용한다. 하지만 그 이후부터 안정적인 모습으로 돌아 나간다. 순수한 차량 운동 특성으로 본다면 언더스티어가 기본이지만 이를 느끼는 것은 쉽지 않다. X-트레일에는 섀시 컨트롤 기능이 제공되는데, 쉽게는 전자 장비를 통한 안정성 강화 기능으로 보면 된다. 이는 트래이스 컨트롤(Intelligent Trace Control)이라 불리는데, 이전에도 일부 모델에 채용된 바 있다. 차량이 코너링을 할 때 필요로 하는 휠에 브레이크를 걸어 이상적인 주행 경로를 만들어주는 방식이다. ESP, VDC 등의 자제제어장치와 같은 선상에서 바라볼 수도 있지만, 그보다 자연스럽게 개입한다는 것이 특징이다.

참고로 자세제어장치의 개입도 세련된 편이다. 최근 기술의 발전을 실감하는 부분인데, 과거의 시스템은 운전자가 개입을 쉽게 알아차릴 수 있는 것이 보통이었다. 심한 경우는 급작스러운 개입에 운전자가 놀라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은 꽤나 세련된 작동으로 운전자가 개입 여부를 느끼지 못할 수준에 와 있다. 참고로 이와 같은 시스템은 눈길 같은 미끄러운 노면에서 주행할 때도 꽤나 도움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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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어는 브리지스톤의 에코피아 시리즈를 쓴다. 타이어의 수명에 의미를 둔 타이어다. 그렇다고 성능이 떨어지는 것도 아니다. 보편적인 4계절 타이어 성능을 생각하면 된다. 다만 휠의 사이즈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 X-트레일에는 18인치 및 19인치 규격의 휠과 타이어가 쓰인다. 최상급 모델인 Tech 트림에는 19인치 휠이 쓰이는데, 타이어의 너비는 225mm에 불과하다. 즉, 17~18인치만 해도 충분한 것인데, 멋을 위해 19인치를 쓴다는 얘기다. 하위 트림인 2WD, 4WD 모델에는 18인치가 쓰이는데, 이것의 효율성이 더 낫다.

서스펜션은 컴포트 지향이다. 도심형 SUV 성격을 갖고 있지만 편안함에 비중을 두고 있다. 작은 쇼크는 물론 큰 쇼크를 처리하는 능력도 좋다. 어지간한 과속방지턱이 부담스럽지 않다는 것도 장점이 될 것이다. 적어도 승차감 하나의 요소로 본다면 동급 최고 수준으로 꼽히는데, 폭스바겐 티구안, 혼다 CR-V, 토요타 RAV4 보다 확실하게 우위에 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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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어링 휠이 중앙에 있을 때는 조금 느슨한 느낌이 강하다. 반면 일정 수준 이상 회전이 이뤄지면 차량을 빠릿하게 움직여 준다. 순수 핸들링만 보자면 평이한 수준이지만 SUV 특성을 감안한다면 오히려 이쪽이 낫다. 일부 차량들은 스티어링 휠 조작이 조금만 이뤄져도 빠른 반응을 보이는데, 장거리 투어 때 피로도가 증가할 수 있다. 물론 운동성능이 중시되는 고성능 SUV, 소형 SUV라면 직관적인 느낌을 주는 타이트한 셋업이 유리하다.

X-트레일은 가속은 어떨까? 테스트 결과 정지 상태서 시속 100km에 도달하는데 9.51초를 기록했다. 1.5리터 터보 엔진을 쓰는 혼다 CR-V가 9.33초, 토요타 RAV4가 9.5초를 기록했으니 유사한 성능을 가졌다고 보면 된다. 같은 자연흡기 엔진을 쓰는 RAV4와는 사실상 오차 안의 성능을 가진 것인데, 우리 팀이 테스트한 RAV4가 2WD라는 것을 감안한다면 X-트레일의 성능이 조금 더 낫다고 볼 수 있다. 4WD 모델이 되면 대략 40~50Kg 가량 차체 무게가 늘기 때문이다. 참고로 X-트레일 2WD, 4WD 버전은 더 빠른 성능을 보여줄 것이다. 같은 4륜 구동이라도 18인치 휠을 사용하면 미세하게나마 성능이 향상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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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트레일에는 CVT(무단 변속기)가 장착되는데 자트코(JATCO)의 최신 사양이다. 고출력 대응은 물론 D-스텝 로직 등이 적용돼 기존 CVT의 약점을 극복시킨다. 사실 일상 주행 때는 여느 CVT와 다르지 않은 모습이지만 급가속이 연출될 때면 타코미터(rpm 게이지) 바늘이 오르내리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과거 CVT는 가속페달을 밟았을 때 최고 출력이 나오는 6천 rpm 부근에 엔진 회전을 고정한 채 속도만 올리는 모습이었다. 효율적으로는 좋았지만 체감적으로 밋밋함이 커 아쉬움을 남겼다. 반면 최신 사양의 CVT는 자동변속기처럼 rpm이 높아졌다 낮아지는 행동을 반복해 이질감을 만들지 않는다. 처음 자트코가 사용한 것인데, 지금은 현대기아차, GM 등 다양한 자동차 회사들이 이 같은 방식을 쓴다. CVT의 효율성을 살리면서 이질감을 최소화시켜 소비자 불만을 잡겠다는 의지다.


영상을 Play하면 변속기 설명 부분을 바로 보실 수 있습니다

참고로 타코미터만 보고 있으면 rpm이 올라간 이후 떨어지기 전(기어가 변경되는 것 같은) 잠시 주춤하는 모습이 보이는데, 속도계 바늘을 보면 쉬지 않고 가속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체감을 위해 변속하는 느낌을 주기 위한 것일 뿐, 가속은 꾸준히 전개된다는 것이다.

사실상 가속력의 우위를 가리자면 혼다 CR-V 쪽이 낫긴 하다. 하지만 0.2초 정도의 차이를 소비자가 느끼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또한 가속에 필요한 거리로 봐도 모두 150m 내외 수준이라 큰 차이가 없다.

참고로 CVT의 완성도 측면에서는 CR-V보다 X-트레일의 것이 낫다. 혼다의 것은 수동 모드를 비롯해 반응 시간에서 아쉬움을 보인다. 또한 너무 낮은 rpm만 유지하는데 목적을 둬 일상 주행 때 아쉬움을 키운다. 반면 X-트레일의 CVT는 상황에 맞는 탄력성이 좋다. 아무래도 노하우에 의한 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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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하나, X-트레일에서 칭찬하고 싶은 것 중 하나는 4륜 구동 시스템이다. 거창하게 ‘인텔리전트 4X4i’라는 명칭으로 불리는데, 전륜구동을 기반으로 한 4륜 구동 시스템이다. 우리 팀에 테스트한 전 세대 CR-V는 앞바퀴의 회전이 크게 이뤄진 이후에야 후륜이 회전하는 모습을 보였던 바 있다. 사실상 쓸모가 있을까 싶을 정도였다.

반면 X-트레일의 4륜 구동은 의외로 빠른 구동 배분 능력을 갖추고 있었다. 이동 중 눈이 있는 구간을 만났는데, 이 환경에서도 별 미끄러짐 없이 유연하게 움직이는 모습을 보였다. 참고로 계기반 중앙의 디스플레이를 통해 구동 배분 상황을 확인할 수 있는데, 모니터에서 나타나는 것보다 실제 뒷바퀴가 구동되는 것이 조금 더 빨랐다.

이 밖에도 코너링, 가속 등 필요할 때 리어 휠을 적당히 굴려주는 만큼 형식적이지 않은 4륜 구동 시스템이라는 점이 좋았다. 사실상 일부 SUV를 추천할 때는 전륜구동(FF) 방식을 구입하시라 조언하는 경우가 많다. 반면 X-트레일의 것은 일상에서 쓰임새가 많다. 물론 도심 주행이 주를 이루는 소비자라면 2WD가 추천 대상이지만 눈길 등 다양한 노면 조건을 감안해야 하는 소비자라면 4WD를 택하는 것이 좋겠다. 참고로 4륜 구동 시스템 추가에 소요되는 비용은 290만 원이다.

이번에는 X-트레일의 제동성능을 확인해 보자. 시험 결과 시속 100km에서 완전히 정지하는데 소요된 거리는 39.7m 내외였다. 계속된 테스트를 통해 브레이크 시스템에 부하를 걸어도 1m 내외를 유지했다. 순수 제동성능으로 보자면 승용차로는 평이한 수준이지만 지속성 부분에서 일정 수준 능력을 보였다는 점은 장점이 된다. 참고로 일본계 자동차 브랜드들이 대부분 유사한 수준의 제동 성능을 보여주는 경우가 많은데, 우리 팀의 테스트 기준 40m 내외가 그 기준점이 된다. 참고로 닛산 맥시마가 39.6m를, 렉서스 ES300h, IS200t가 39.8m 내외의 성능을 기록한 바 있다. 또한 닛산 무라노(39.93m), 패스파인더(39.98m)도 유사한 성능을 갖춘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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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트레일의 무게는 어땠을까? 자동차 전용 측정장비를 이용한 결과 중량은 1646Kg으로 나타났다. 수치로 보면 토요타 RAV4(1575kg), CR-V(1582Kg) 보다 무겁다. 물론 RAV4의 수치는 2WD 버전이기 때문에 4WD이 올라가면 40~50Kg 늘어나게 된다. 그럼에도 동급 모델 대비 무거운 수치를 가졌기에 향후 경량화를 이뤄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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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트레일 같은 가솔린 SUV를 택하는 소비자들은 대부분 편안한 환경을 원한다. 디젤 보다 연비가 부족하지만 조금 더 조용하며, 부드러운 달리기에 의미를 두고 차를 구입한다. 그렇다면 X-트레일의 정숙성은 어떨까? 아이들링(엔진 공회전)을 기준으로 40dBA 수준을 보이고 있다. CR-V가 37dBA, RAV4는 39dBA를 기록했으니 그보다는 있는 편이다. 다만 차량이 달리는 환경에서는 59.5dBA를 기록했으니 RAV4(59dBA)와 유사하고 CR-V(61dBA) 보다는 조용하다고 볼 수 있다.

이번에는 주행 연비다. 국도를 비롯해 고속도로, 시내 등 다양한 환경을 수백 km 이상 달렸다. 그 결과 고속도로 정속 주행에서는 약 14.5km/L 내외, 시내 주행에서는 8~9km/L 내외의 수치를 얻어냈다. 물론 다양한 환경 기반에서의 수치다. 만약 순수 연비만 올리겠다고 마음먹는다면 이보다 높은 수치를 뽑아낼 수 있지만 일상에서 차를 타는 소비자라면 대략 이를 바탕으로 10% 내외의 가감이 이뤄진다고 보면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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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정리를 해보자. X-트레일은 세계 시장에서도 꽤나 잘 팔리는 모델 중 하나다. 구성도 좋은 편이며, 달리기 성능도 무난하다. 특히나 가격 정책이 좋다. 2WD 기준 3460만 원, 4WD 버전은 3750만 원의 가격을 갖는다. 사실상 구성(옵션)이나 안전장치로 본다면 CR-V나 RAV4보다 월등히 좋다. 다만 최상급 TECH 트림에 대해서는 고민이 필요한데, 19인치 휠과 타이어, 차선 유지 기능 정도가 추가되기 때문이다. 특히나 X-트레일의 차선 유지 기능은 꽤나 보수적인 편이라 타사 것보다 만족도가 높지 않다. 이런 점들을 감안해 보면 역시나 추천 대상은 2WD, 4WD 정도가 된다. 적어도 그 가격에 택할 수 있는, 그와 같은 주행 느낌을 주는 동급의 수입 SUV는 많지 않으니까.

물론 단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센터페시아 디스플레이가 뒤처져 있고, 차후 버전 또는 이어 모델을 통해 개선을 해야 한다. 작은 것처럼 비치지만 시대의 흐름에 따르는 것도 중요하다. 하지만 이 차의 전체적인 성능, 구성, 가격 등을 감안한다면 현시점 기준 최고의 추천 대상이 되는 것만은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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