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닛산, 알티마 2.5 & 2.0 터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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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팀은 일본 제품 불매운동이 시작되기 전 신형 알티마 테스트를 진행했다. 당시 모 딜러의 협조를 통해 조기에 테스트를 마칠 수 있었던 것. 다만 공식적인 미디어 시승회가 진행될 때까지 컨텐트를 등록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엠바고가 정해진 것이다. 하지만 한국닛산 주최의 미디어 시승회를 기다리던 중 한일 관계 악화에 의한 일본 제품 불매 운동이 본격화됐다. 이에 한국닛산은 미디어 시승회 자체를 취소했다. 결국 오토뷰 로드테스트 알티마 편은 빛을 못 보고 묻혔다. 하지만 순수하게 차량 정보로 접근하면 되는 것 아니냐는 독자님들의 의견이 있었고, 유튜브 플랫폼 등의 전체 공개가 아닌, 일부 제한적인 형식으로 알티마 편을 업데이트하기로 했다.
분명히 조심스럽다. 그리고 전 국민이 합심해서 지속하는 불매 운동에 반대하는 것이 아님을 분명히 한다. 단지 중립적인 입장에서 ‘일본 제품’이 아닌 ‘자동차’ 자체에 포커스를 맞췄고, 그 결과물을 공개하는 것이다.
아울러 불매 운동과 일본 업체들이 내놓은 신차 완성도 평가를 별개로 봐줬으면 한다. 우리 팀은 이후에도 올해 나온 몇몇 일본 차 테스트를 진행할 예정이다. 그 결과물이 언제 공개될지는 확실치 않다. 하지만 지금 시장에 나온 신차들은 다른 차를 시험할 때 중요한 기준이 된다. 때문에 컨텐트를 공개하지 않더라도 다양한 차량에 대한 테스트 결과를 내부 DB에 쌓아야 한다. (물론 독자님들의 요구가 있다면 차량에 대한 테스트 결과를 부분 공개로 내놓을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양국의 관계 개선이며, 그에 앞서 우리 국민들의 의지가 일본 정부에 확실히 전달되면 좋겠다.
그리고 이번 로드테스트 알티마 편에서는 두 개 모델이 가진 장단점만 서술하고자 한다.
테스트 모델
닛산 알티마 2.5 : 184마력, 24.9kgf·m
닛산 알티마 2.0 Turbo : 252마력, 38.7kgf·m
테스트 일자 : 2019년 7월
테스트 환경 : 대기온도 : 30.6 / 노면온도 : 40.1
디자인
닛산 V 모션 2.0 컨셉트의 디자인 특징을 기초로 한다. 전면부는 더욱 대담해진 V 그릴이 적용됐고, 부메랑 형상의 헤드램프로는 과하게 느끼지 않게 다듬었다. 5세대 알티마 대비 범퍼 디자인도 스포티하다.
측면부는 캐릭터 라인을 굵게 강조하고 맥시마와 무라노 등에 적용됐던 독특한 C-필러 디자인으로 멋을 냈다. 후면부는 부메랑 디자인 특징이 반영된 리어램프가 적용됐고 듀얼 머플러와 디퓨저 디자인으로 멋을 낸 범퍼가 적용된다. 동급 경쟁 모델과 달리 2.5리터 모델에도 듀얼 머플러가 기본이다.
미국 생산 모델답게 일부 단차 문제들이 눈에 띈다. 닛산만의 문제가 아니라 토요타, 혼다 모두 동일한 한계를 갖는다.
5세대 모델 대비 25mm 길어지고 25mm 넓어졌으며, 30mm 낮아졌다. 휠베이스는 50mm 길어져 크기를 키웠다.
인테리어
최신 트렌드에 맞췄다. 대시보드도 낮추고 수평적으로 넓게 뻗도록 했다. 넓으면서 안정적으로 보이는데 유리하다. 대시보드 높이가 낮아지면서 전방 시야도 개선됐다.
소재의 고급화가 이뤄졌다. 우드 트림 질감이 좋고 도어 패널의 윈도 조작부에는 카본 느낌을 내도록 마감했다. 소프트 터치 소재도 넓게 활용했다.
스티어링 휠은 D-컷 스타일로 바뀌고 에어백 패키지가 작아지면서 전체적으로 얇아지고 작아진 느낌을 전달한다.
계기판은 7인치, 센터페시아는 8인치 디스플레이가 장착된다. 센터페시아 디스플레이는 감압식에서 정전식으로 변경돼 난반사 및 조작성 문제를 개선했다. 애플 카플레이와 구글 안드로이드 오토도 호환된다. 하지만 내비게이션이 없다. 어라운드 뷰 모니터링 시스템이 탑재됐지만 화질 개선이 필요하다.
시동 버튼은 기어 레버 옆으로 자리를 옮겼다. 기어 레버에는 작은 버튼이 있다. 변속기의 스포츠 모드를 활성화할 수 있는 버튼이다.
시트는 저중력 시트로 구성의 차이는 없다. 열선만 있고 통풍은 없다. 뒷좌석 공간도 넓다. 성인 남성도 불편하지 않다. 하지만 뒷좌석 헤드레스트를 분리형에서 일체형으로 바꾼 점이 아쉽다.
앞좌석과 뒷좌석 모두 USB 연결 포트를 갖추고 있다. 타입 A와 타입 C 모두 갖춰진다. 간이 측정장비를 바탕으로 측정한 전압과 전류는 5.0~5.1V 및 1.1~1.2A 수준이었다.
트렁크 공간도 중형차로는 무난한 수준, 시트 폴딩도 가능하다.
차간 거리를 유지해주는 인텔리전트 디스턴스 컨트롤(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자동차와 보행자까지 인식 가능한 전방 추돌 경고 및 긴급제동, 차선이탈 경고 및 방지, 사각 및 후측방 경고 기능 등이 탑재됐다.
하지만 인텔리전트 디스턴스 컨트롤은 정차 후 해제된다. 차선 유지 기능은 스티어링 휠 보정이 아닌 브레이크 작동 방식이다.
사운드 시스템은 보스(BOSE)의 9개 스피커가 장착되며, 8가지 음향효과를 지원한다. 국산 중형차 대비 스피커 개수는 적지만, 성능은 무난했다. 르노, 닛산은 보스와 오랜 시간 파트너십을 맺었는데, 그 때문인지 매칭이 좋은 편이다. 당연한 얘기지만 차량 개발 단계부터 보스와 협업한다.
2.0 터보 외관 디자인
사실상 거의 차이가 없지만 2.5 모델에는 17인치 휠과 215 / 55 R17 규격의 타이어가, 2.0 터보에는 19인치 휠과 235 / 45 R19 사이즈의 타이어가 장착된다. 이외에 후면부 트렁크 리드에 작은 리어 스포일러가 추가되는 정도다.
실내 변화도 미미한데, 스티어링 휠에 패들이 장착된다. 계기판에 VC 터보의 가변 압축비 상황을 확인할 수 있는 메뉴도 추가되는 정도가 다르다.
정숙성
알티마 2.5는 조용했다. 국산 준대형 세단과 비교해도 충분한 수준의 정숙성이다. 파워트레인 개선과 N.V.H(소음진동) 개선에 힘쓴 결과가 수치에서도 나타난다. 2.0 VC 터보 모델은 높은 성능에 초점을 맞춰서 인지 그보다 정숙성이 떨어졌다. 하지만 2.5 대비 떨어질 뿐, 준수한 수준임에 분명하다. 주행 소음 차이는 크지 않았다. 두 모델 간 주행 정숙성은 약 0.5dBA 정도였다. 예민한 소비자들은 그 차이를 가늠하지만 대부분의 소비자들은 차이를 느끼지 못할 것이다.
가속 성능
알티마 2.5는 파워트레인 개선으로 기존 2.5 모델이 기록한 9.25초 보다 달라진 8.38초를 기록했다. 토요타 캠리 2.5 가솔린은 8.11초, 혼다 어코드 1.5 터보는 8.51초를 기록한 바 있다.
알티마 2.0 터보는 6.84초 만에 시속 100km/h에 도달한다. 최대 가속을 진행하면 초반에 휠 스핀이 발생하는데, 이것이 억제되면 더 빠른 가속이 나올 것이다. 결론적으로 혼다의 어코드 2.0 터보가 기록한 6.78초 보다 약간 느리지만, 길들이기가 되지 않은 신차임을 감안하면 유사 수준으로 볼 수 있다. 그래도 제네시스 G70 2.0 터보(7.18초)나 현대 쏘나타 뉴라이즈 2.0 터보(7.81초) 보다 확실히 빨랐다.
제동 성능
우리가 만난 알티마 모두 완벽한 신차였다. 브레이크도 물론 완전한 새것이다. 물론 대략적인 길들이기를 진행했지만 향후 성능이 개선될 여지가 크기에 이 수치를 단순한 참고용으로 봐야 한다.
그래도 40m 전후를 기록한 토요타 캠리와 지나친 ABS의 개입으로 제동거리가 43m 대까지 밀려난 어코드보다는 짧은 거리다. 이를 감안하면 3사 모델 가운데 가장 좋은 제동력을 가졌다고 짐작할 수 있겠다.
속도 오차
두 모델 모두 2km/h의 속도 오차를 갖는다. 계기판상으로 102km/h의 속도로 달려야 실제 속도가 100km/h에 이른다는 것이다. 과거 닛산 및 일부 인피니티 모델들이 6~7km/h 가량 차이를 보였던 적도 있었는데, 최근 모델들은 오차가 많이 줄었다.
100km/h 연비
우리 팀은 고저차가 존재하는 구간에서 100km/h 연비 테스트를 진행한다. 테스트 결과 알티마 2.5는 상황에 따라 20km/L를 넘나드는 연비도 보였다. 환경이 조금 나빠지면 18km/L 내외 또는 미만까지 떨어졌는데, 그래도 평균 19km/L 수준의 높은 효율을 보였다. 반면 알티마 2.0 터보는 고저차 발생 구간에서 고압축비를 통한 연비 상승효과를 충분히 못 봤다. 그래도 16~17km/L 수준의 연비를 보였으니 고출력 모델로 타협할 수준은 된다. 도심 구간에서 가다 서다를 반복할 때는 두 모델 모두 8~9km/L 수준의 연비를 보였다.
주행 감각
과거 토요타 캠리는 다소 올드한 차였다. 하지만 지금의 캠리는 젊어 졌다. 혼다 어코드는 가장 스포티한 모델로 꼽혔지만 이번에는 대중성을 강화했다. 과거의 닛산 알티마는 평범하고 무난한 세단에 머물렀다. 하지만 이번엔 본격적인 스포츠 세단을 표방하고 나섰다. 성향이 달라진 것. 닛산 맥시마가 추구하는 방향과 같다.
후륜 서스펜션도 승차감 중심에서 성능 쪽으로 이동했다. 덕분에 빠른 스티어링 휠 조작에도 민첩한 후륜 축의 움직임에 돋보인다. 코너링 때 차체를 지지하는 능력도 좋다.
주행성능에 초점을 둔 만큼 승차감이 조금 단단해졌다. 그렇다고 유럽산 스포츠 세단의 것과는 다르다. 가족용 세단이 추구하는 편안함이라는 범주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우리 팀 다수는 성능과 승차감 사이에서 밸런스 좋게 잘 튜닝했다는 평을 줬다.
스티어링 휠을 조작할 때 민감한 차체의 반응이 인상적이다. 2.5 모델은 일반적인 성격이지만 2.0 터보는 센터 영역에서 유격이 거의 없다. 미세한 조작만으로도 차체의 움직임이 시작된다는 의미다. 세밀하고 빠른 주행이 필요할 때는 도움이 되지만 일상 주행에서 피곤함을 토로할 수도 있다. 다만 마니아적 성향의 소비자가 알티마 2.0 터보를 만난다면 상당히 만족할 가능성이 높다. 전륜구동 모델에서 이런 스티어링 움직임을 구사하는 브랜드는 없으니까.
스티어링 시스템도 달라졌다. 전기 유압식에서 전동식으로 변한 것. 이전 시스템은 정차 중 스티어링 휠을 돌리기 힘들었다. 묵직함이 다소 과했기 때문. 특히 빠른 조향이 필요할 때 아쉬움이 컸다. 하지만 과거의 불편함이 사라졌다. 물론 직관적인 감각을 논하자면 얘기가 달라지지만 시대의 흐름도 중요하다.
CVT 변속기는 토크 컨버터의 락-업 구간을 늘려 동력 전달 효율을 높였다. 과거 아쉬움이 되던 이질감도 거의 없다. 엔진의 저회전 영역에서 반응성도 좋다. 2.5 모델은 기어 단수를 인위적으로 바꿀 수 없지만 2.0 터보 모델은 패들을 통해 8단으로 나뉜 기어 단수를 마음대로 선택할 수 있다.
물론 일상 주행 환경에서 변속 레버는 D에 둬야 한다. 엔진브레이크를 활용하거나 인위적으로 엔진을 고회전으로 유지시키고 싶다면 L로 바꾸면 된다. 물론 두 변속 조건 모두 본격적으로 달리는데 적합하지 않다.
알티마와 제대로 달리고 싶다면 Ds 모드를 선택해야 한다. D 모드 주행 때 가속페달에서 발을 떼면 엔진 회전수가 바로 떨어진다. 다시 가속페달을 밟으면 엔진 회전수를 높이고 변속기 기어비를 바꾼 후 동력을 전달하기에 재 가속까지 시간이 걸린다. L 모드는 불필요할 만큼 고회전만 유지하려는 특성을 갖춰 오히려 제대로 된 엔진 힘을 쓰기 어렵다.
반면 Ds 모드는 엔진의 특성을 변속기가 잘 끌어내 준다. 가속 때 탄력적으로 기어비를 변경해주는 것은 물론, 브레이크를 밟으면 마치 기어 단수를 내리는 것처럼 엔진 회전수를 순차적으로 상승시킨다. 변속기 모드 설정에 따라 차량 주행 특성이 달라지는 것이 알티마의 특징이다.
알티마 2.5는 엔진 회전수를 6000rpm 이상 활용한다. 반면 2.0 터보 모델은 5800~5900rpm 이상 쓰지 않는다. 계기판도 6000rpm 부근부터 레드 라인으로 표시된다.
2.5 모델은 탄력성 좋은 자연 흡기 세단의 감각이다. CVT 변속기 특유의 탄력성이 가속페달을 완전히 밟았을 때보다 중간 정도로 조작했을 때 만족감을 높여준다.
2.0 터보의 가속력은 생각보다 스포티하다. 38.7kgf·m이라는 토크 수치를 생각할 때 조금 밋밋한 느낌이 들지만 토크 중심이 아닌, 마력 중심의 가속감이 마음에 든다. 4000rpm 이상에서는 CVT 변속기의 탄력성과 매칭되기에 속도 상승이 조금 더 빨라진다. 여기에 독특한 사운드도 운전자를 자극한다. 팀 내 김기태 PD는 마치 5세대 GTI가 내던 사운드와 유사하다고 평했다.
운동 특성은 약한 언더스티어다. 2.0 터보는 이보다 언더스티어가 약간 더 부각된다. 하지만 한계점은 동급 모델 중에서 가장 높다. 또한 2.5와 2.0 터보 모두 노면과 일체화된 감각으로 코너를 지배한다. 동급 세단을 기준으로 보면 상당히 안정적인 모습이다.
타이어
알티마 2.5와 2.0 터보 모두 브리지스톤의 투란자 T005A를 사용한다. T005A는 3계절(여름용) 타이어인데 접지력이 상당히 좋다. 최근에는 프리미엄급 세단에도 이 타이어가 장착되는데 어지간한 타이어 보다 확실히 나은 성능을 자랑한다. 이는 제동 성능에도 도움을 주며, 특히 타이어 접지력 변화를 쉽게 읽을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
경쟁 차인 토요타 캠리는 브리지스톤 투란자 EL440, 혼다 어코드는 1.5 터보 모델에 미쉐린의 에너지 세이버, 2.0 터보 모델은 굿이어의 이글 투어링 또는 미쉐린 프라이머시 MXM4를 쓰고 있다. 모두 지향점이 다른 타이어들이다. 다만 순수 성능을 보면 T005A가 가장 뛰어나다. 타이어 하나에서도 알티마의 지향점이 무엇인지 잘 드러난다는 얘기다.
알티마 2.5 vs 알티마 2.0 터보
5세대 알티마는 가성비가 좋은 수입차다. 특히 기본 트림이 가진 2990만 원이라는 가격은 수입차로는 상당히 매력적이다. 또한 한층 젊어지고 빨라진 6세대 알티마의 활동적인 성격도 다수의 소비자들에게 어필하기 좋아졌다. 닛산 본사도 소비자 연령대가 낮아지기를 희망하는 눈치다.
2.5 모델은 기존 대비 향상된 상품성과 주행 감각을 갖추고 경쟁차 보다 낮은 가격을 어필 포인트로 삼았다. 2.0 터보는 마니아적인 소비자를 성능으로 잡을 생각이다. 우리 팀이 보유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보면 알티마 2.0 터보와 상급 모델 맥시마의 성능 대결도 궁금해진다.
당초 우리 팀은 일본 3사 브랜드의 2.5리터 급 중형차 및 동급 SUV 비교를 기획했었다. 지금 상황에서 그 시점이 언제일지 알 수 없지만, 적어도 우리 국민의 요구가 잘 수용돼 편안하게 컨텐트를 만들었으면 좋겠다.
분명히 조심스럽다. 그리고 전 국민이 합심해서 지속하는 불매 운동에 반대하는 것이 아님을 분명히 한다. 단지 중립적인 입장에서 ‘일본 제품’이 아닌 ‘자동차’ 자체에 포커스를 맞췄고, 그 결과물을 공개하는 것이다.
아울러 불매 운동과 일본 업체들이 내놓은 신차 완성도 평가를 별개로 봐줬으면 한다. 우리 팀은 이후에도 올해 나온 몇몇 일본 차 테스트를 진행할 예정이다. 그 결과물이 언제 공개될지는 확실치 않다. 하지만 지금 시장에 나온 신차들은 다른 차를 시험할 때 중요한 기준이 된다. 때문에 컨텐트를 공개하지 않더라도 다양한 차량에 대한 테스트 결과를 내부 DB에 쌓아야 한다. (물론 독자님들의 요구가 있다면 차량에 대한 테스트 결과를 부분 공개로 내놓을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양국의 관계 개선이며, 그에 앞서 우리 국민들의 의지가 일본 정부에 확실히 전달되면 좋겠다.
그리고 이번 로드테스트 알티마 편에서는 두 개 모델이 가진 장단점만 서술하고자 한다.
테스트 모델
닛산 알티마 2.5 : 184마력, 24.9kgf·m
닛산 알티마 2.0 Turbo : 252마력, 38.7kgf·m
테스트 일자 : 2019년 7월
테스트 환경 : 대기온도 : 30.6 / 노면온도 : 40.1
디자인
닛산 V 모션 2.0 컨셉트의 디자인 특징을 기초로 한다. 전면부는 더욱 대담해진 V 그릴이 적용됐고, 부메랑 형상의 헤드램프로는 과하게 느끼지 않게 다듬었다. 5세대 알티마 대비 범퍼 디자인도 스포티하다.
측면부는 캐릭터 라인을 굵게 강조하고 맥시마와 무라노 등에 적용됐던 독특한 C-필러 디자인으로 멋을 냈다. 후면부는 부메랑 디자인 특징이 반영된 리어램프가 적용됐고 듀얼 머플러와 디퓨저 디자인으로 멋을 낸 범퍼가 적용된다. 동급 경쟁 모델과 달리 2.5리터 모델에도 듀얼 머플러가 기본이다.
미국 생산 모델답게 일부 단차 문제들이 눈에 띈다. 닛산만의 문제가 아니라 토요타, 혼다 모두 동일한 한계를 갖는다.
5세대 모델 대비 25mm 길어지고 25mm 넓어졌으며, 30mm 낮아졌다. 휠베이스는 50mm 길어져 크기를 키웠다.
인테리어
최신 트렌드에 맞췄다. 대시보드도 낮추고 수평적으로 넓게 뻗도록 했다. 넓으면서 안정적으로 보이는데 유리하다. 대시보드 높이가 낮아지면서 전방 시야도 개선됐다.
소재의 고급화가 이뤄졌다. 우드 트림 질감이 좋고 도어 패널의 윈도 조작부에는 카본 느낌을 내도록 마감했다. 소프트 터치 소재도 넓게 활용했다.
스티어링 휠은 D-컷 스타일로 바뀌고 에어백 패키지가 작아지면서 전체적으로 얇아지고 작아진 느낌을 전달한다.
계기판은 7인치, 센터페시아는 8인치 디스플레이가 장착된다. 센터페시아 디스플레이는 감압식에서 정전식으로 변경돼 난반사 및 조작성 문제를 개선했다. 애플 카플레이와 구글 안드로이드 오토도 호환된다. 하지만 내비게이션이 없다. 어라운드 뷰 모니터링 시스템이 탑재됐지만 화질 개선이 필요하다.
시동 버튼은 기어 레버 옆으로 자리를 옮겼다. 기어 레버에는 작은 버튼이 있다. 변속기의 스포츠 모드를 활성화할 수 있는 버튼이다.
시트는 저중력 시트로 구성의 차이는 없다. 열선만 있고 통풍은 없다. 뒷좌석 공간도 넓다. 성인 남성도 불편하지 않다. 하지만 뒷좌석 헤드레스트를 분리형에서 일체형으로 바꾼 점이 아쉽다.
앞좌석과 뒷좌석 모두 USB 연결 포트를 갖추고 있다. 타입 A와 타입 C 모두 갖춰진다. 간이 측정장비를 바탕으로 측정한 전압과 전류는 5.0~5.1V 및 1.1~1.2A 수준이었다.
트렁크 공간도 중형차로는 무난한 수준, 시트 폴딩도 가능하다.
차간 거리를 유지해주는 인텔리전트 디스턴스 컨트롤(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자동차와 보행자까지 인식 가능한 전방 추돌 경고 및 긴급제동, 차선이탈 경고 및 방지, 사각 및 후측방 경고 기능 등이 탑재됐다.
하지만 인텔리전트 디스턴스 컨트롤은 정차 후 해제된다. 차선 유지 기능은 스티어링 휠 보정이 아닌 브레이크 작동 방식이다.
사운드 시스템은 보스(BOSE)의 9개 스피커가 장착되며, 8가지 음향효과를 지원한다. 국산 중형차 대비 스피커 개수는 적지만, 성능은 무난했다. 르노, 닛산은 보스와 오랜 시간 파트너십을 맺었는데, 그 때문인지 매칭이 좋은 편이다. 당연한 얘기지만 차량 개발 단계부터 보스와 협업한다.
2.0 터보 외관 디자인
사실상 거의 차이가 없지만 2.5 모델에는 17인치 휠과 215 / 55 R17 규격의 타이어가, 2.0 터보에는 19인치 휠과 235 / 45 R19 사이즈의 타이어가 장착된다. 이외에 후면부 트렁크 리드에 작은 리어 스포일러가 추가되는 정도다.
실내 변화도 미미한데, 스티어링 휠에 패들이 장착된다. 계기판에 VC 터보의 가변 압축비 상황을 확인할 수 있는 메뉴도 추가되는 정도가 다르다.
정숙성
알티마 2.5는 조용했다. 국산 준대형 세단과 비교해도 충분한 수준의 정숙성이다. 파워트레인 개선과 N.V.H(소음진동) 개선에 힘쓴 결과가 수치에서도 나타난다. 2.0 VC 터보 모델은 높은 성능에 초점을 맞춰서 인지 그보다 정숙성이 떨어졌다. 하지만 2.5 대비 떨어질 뿐, 준수한 수준임에 분명하다. 주행 소음 차이는 크지 않았다. 두 모델 간 주행 정숙성은 약 0.5dBA 정도였다. 예민한 소비자들은 그 차이를 가늠하지만 대부분의 소비자들은 차이를 느끼지 못할 것이다.
가속 성능
알티마 2.5는 파워트레인 개선으로 기존 2.5 모델이 기록한 9.25초 보다 달라진 8.38초를 기록했다. 토요타 캠리 2.5 가솔린은 8.11초, 혼다 어코드 1.5 터보는 8.51초를 기록한 바 있다.
알티마 2.0 터보는 6.84초 만에 시속 100km/h에 도달한다. 최대 가속을 진행하면 초반에 휠 스핀이 발생하는데, 이것이 억제되면 더 빠른 가속이 나올 것이다. 결론적으로 혼다의 어코드 2.0 터보가 기록한 6.78초 보다 약간 느리지만, 길들이기가 되지 않은 신차임을 감안하면 유사 수준으로 볼 수 있다. 그래도 제네시스 G70 2.0 터보(7.18초)나 현대 쏘나타 뉴라이즈 2.0 터보(7.81초) 보다 확실히 빨랐다.
제동 성능
우리가 만난 알티마 모두 완벽한 신차였다. 브레이크도 물론 완전한 새것이다. 물론 대략적인 길들이기를 진행했지만 향후 성능이 개선될 여지가 크기에 이 수치를 단순한 참고용으로 봐야 한다.
그래도 40m 전후를 기록한 토요타 캠리와 지나친 ABS의 개입으로 제동거리가 43m 대까지 밀려난 어코드보다는 짧은 거리다. 이를 감안하면 3사 모델 가운데 가장 좋은 제동력을 가졌다고 짐작할 수 있겠다.
속도 오차
두 모델 모두 2km/h의 속도 오차를 갖는다. 계기판상으로 102km/h의 속도로 달려야 실제 속도가 100km/h에 이른다는 것이다. 과거 닛산 및 일부 인피니티 모델들이 6~7km/h 가량 차이를 보였던 적도 있었는데, 최근 모델들은 오차가 많이 줄었다.
100km/h 연비
우리 팀은 고저차가 존재하는 구간에서 100km/h 연비 테스트를 진행한다. 테스트 결과 알티마 2.5는 상황에 따라 20km/L를 넘나드는 연비도 보였다. 환경이 조금 나빠지면 18km/L 내외 또는 미만까지 떨어졌는데, 그래도 평균 19km/L 수준의 높은 효율을 보였다. 반면 알티마 2.0 터보는 고저차 발생 구간에서 고압축비를 통한 연비 상승효과를 충분히 못 봤다. 그래도 16~17km/L 수준의 연비를 보였으니 고출력 모델로 타협할 수준은 된다. 도심 구간에서 가다 서다를 반복할 때는 두 모델 모두 8~9km/L 수준의 연비를 보였다.
주행 감각
과거 토요타 캠리는 다소 올드한 차였다. 하지만 지금의 캠리는 젊어 졌다. 혼다 어코드는 가장 스포티한 모델로 꼽혔지만 이번에는 대중성을 강화했다. 과거의 닛산 알티마는 평범하고 무난한 세단에 머물렀다. 하지만 이번엔 본격적인 스포츠 세단을 표방하고 나섰다. 성향이 달라진 것. 닛산 맥시마가 추구하는 방향과 같다.
후륜 서스펜션도 승차감 중심에서 성능 쪽으로 이동했다. 덕분에 빠른 스티어링 휠 조작에도 민첩한 후륜 축의 움직임에 돋보인다. 코너링 때 차체를 지지하는 능력도 좋다.
주행성능에 초점을 둔 만큼 승차감이 조금 단단해졌다. 그렇다고 유럽산 스포츠 세단의 것과는 다르다. 가족용 세단이 추구하는 편안함이라는 범주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우리 팀 다수는 성능과 승차감 사이에서 밸런스 좋게 잘 튜닝했다는 평을 줬다.
스티어링 휠을 조작할 때 민감한 차체의 반응이 인상적이다. 2.5 모델은 일반적인 성격이지만 2.0 터보는 센터 영역에서 유격이 거의 없다. 미세한 조작만으로도 차체의 움직임이 시작된다는 의미다. 세밀하고 빠른 주행이 필요할 때는 도움이 되지만 일상 주행에서 피곤함을 토로할 수도 있다. 다만 마니아적 성향의 소비자가 알티마 2.0 터보를 만난다면 상당히 만족할 가능성이 높다. 전륜구동 모델에서 이런 스티어링 움직임을 구사하는 브랜드는 없으니까.
스티어링 시스템도 달라졌다. 전기 유압식에서 전동식으로 변한 것. 이전 시스템은 정차 중 스티어링 휠을 돌리기 힘들었다. 묵직함이 다소 과했기 때문. 특히 빠른 조향이 필요할 때 아쉬움이 컸다. 하지만 과거의 불편함이 사라졌다. 물론 직관적인 감각을 논하자면 얘기가 달라지지만 시대의 흐름도 중요하다.
CVT 변속기는 토크 컨버터의 락-업 구간을 늘려 동력 전달 효율을 높였다. 과거 아쉬움이 되던 이질감도 거의 없다. 엔진의 저회전 영역에서 반응성도 좋다. 2.5 모델은 기어 단수를 인위적으로 바꿀 수 없지만 2.0 터보 모델은 패들을 통해 8단으로 나뉜 기어 단수를 마음대로 선택할 수 있다.
물론 일상 주행 환경에서 변속 레버는 D에 둬야 한다. 엔진브레이크를 활용하거나 인위적으로 엔진을 고회전으로 유지시키고 싶다면 L로 바꾸면 된다. 물론 두 변속 조건 모두 본격적으로 달리는데 적합하지 않다.
알티마와 제대로 달리고 싶다면 Ds 모드를 선택해야 한다. D 모드 주행 때 가속페달에서 발을 떼면 엔진 회전수가 바로 떨어진다. 다시 가속페달을 밟으면 엔진 회전수를 높이고 변속기 기어비를 바꾼 후 동력을 전달하기에 재 가속까지 시간이 걸린다. L 모드는 불필요할 만큼 고회전만 유지하려는 특성을 갖춰 오히려 제대로 된 엔진 힘을 쓰기 어렵다.
반면 Ds 모드는 엔진의 특성을 변속기가 잘 끌어내 준다. 가속 때 탄력적으로 기어비를 변경해주는 것은 물론, 브레이크를 밟으면 마치 기어 단수를 내리는 것처럼 엔진 회전수를 순차적으로 상승시킨다. 변속기 모드 설정에 따라 차량 주행 특성이 달라지는 것이 알티마의 특징이다.
알티마 2.5는 엔진 회전수를 6000rpm 이상 활용한다. 반면 2.0 터보 모델은 5800~5900rpm 이상 쓰지 않는다. 계기판도 6000rpm 부근부터 레드 라인으로 표시된다.
2.5 모델은 탄력성 좋은 자연 흡기 세단의 감각이다. CVT 변속기 특유의 탄력성이 가속페달을 완전히 밟았을 때보다 중간 정도로 조작했을 때 만족감을 높여준다.
2.0 터보의 가속력은 생각보다 스포티하다. 38.7kgf·m이라는 토크 수치를 생각할 때 조금 밋밋한 느낌이 들지만 토크 중심이 아닌, 마력 중심의 가속감이 마음에 든다. 4000rpm 이상에서는 CVT 변속기의 탄력성과 매칭되기에 속도 상승이 조금 더 빨라진다. 여기에 독특한 사운드도 운전자를 자극한다. 팀 내 김기태 PD는 마치 5세대 GTI가 내던 사운드와 유사하다고 평했다.
운동 특성은 약한 언더스티어다. 2.0 터보는 이보다 언더스티어가 약간 더 부각된다. 하지만 한계점은 동급 모델 중에서 가장 높다. 또한 2.5와 2.0 터보 모두 노면과 일체화된 감각으로 코너를 지배한다. 동급 세단을 기준으로 보면 상당히 안정적인 모습이다.
타이어
알티마 2.5와 2.0 터보 모두 브리지스톤의 투란자 T005A를 사용한다. T005A는 3계절(여름용) 타이어인데 접지력이 상당히 좋다. 최근에는 프리미엄급 세단에도 이 타이어가 장착되는데 어지간한 타이어 보다 확실히 나은 성능을 자랑한다. 이는 제동 성능에도 도움을 주며, 특히 타이어 접지력 변화를 쉽게 읽을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
경쟁 차인 토요타 캠리는 브리지스톤 투란자 EL440, 혼다 어코드는 1.5 터보 모델에 미쉐린의 에너지 세이버, 2.0 터보 모델은 굿이어의 이글 투어링 또는 미쉐린 프라이머시 MXM4를 쓰고 있다. 모두 지향점이 다른 타이어들이다. 다만 순수 성능을 보면 T005A가 가장 뛰어나다. 타이어 하나에서도 알티마의 지향점이 무엇인지 잘 드러난다는 얘기다.
알티마 2.5 vs 알티마 2.0 터보
5세대 알티마는 가성비가 좋은 수입차다. 특히 기본 트림이 가진 2990만 원이라는 가격은 수입차로는 상당히 매력적이다. 또한 한층 젊어지고 빨라진 6세대 알티마의 활동적인 성격도 다수의 소비자들에게 어필하기 좋아졌다. 닛산 본사도 소비자 연령대가 낮아지기를 희망하는 눈치다.
2.5 모델은 기존 대비 향상된 상품성과 주행 감각을 갖추고 경쟁차 보다 낮은 가격을 어필 포인트로 삼았다. 2.0 터보는 마니아적인 소비자를 성능으로 잡을 생각이다. 우리 팀이 보유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보면 알티마 2.0 터보와 상급 모델 맥시마의 성능 대결도 궁금해진다.
당초 우리 팀은 일본 3사 브랜드의 2.5리터 급 중형차 및 동급 SUV 비교를 기획했었다. 지금 상황에서 그 시점이 언제일지 알 수 없지만, 적어도 우리 국민의 요구가 잘 수용돼 편안하게 컨텐트를 만들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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