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닛산 맥시마, 민첩하고 감각적인 스포츠세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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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카 이한승 기자 ] 닛산의 플래그십 세단 맥시마를 시승했다. 닛산은 신형 맥시마를 출시하며 4도어 스포츠카를 표방했다. 실제 시승에서 맥시마는 300마력을 넘나드는 파워풀한 엔진, 스포티한 엔진음을 비롯해 밸런스가 뛰어난 차체, 대형급 차체 사이즈를 무색하게 만드는 민첩함이 특징이다.
한국닛산은 지난 10월 신형 맥시마를 국내에 출시했다. 신형 맥시마는 8세대 모델로 지난 4월 뉴욕국제오토쇼에서 공개된 후 6월부터 북미시장에서 판매를 시작한 신선한 모델이다. 낮고 넓은 차체 비율을 비롯해 에너제틱 플로우 디자인을 계승한 독특하면서 스포티한 디자인이 특징이다. 또한 고강성 소재를 통해 중량을 절감하고 비틀림 강성을 높여 주행성능을 강화했다.
닛산 신형 맥시마는 북미시장에서 풀 사이즈 세단으로 구분되는 모델로 토요타 아발론, 크라이슬러 300, 뷰익 라크로스, 닷지 차저, 포드 토러스와 경쟁한다.
■ 스포츠카 감각의 외관 디자인
전면 디자인은 닛산의 새로운 패밀리 룩인 V-모션 그릴을 중심으로 부메랑 형상의 헤드램프와 리어램프를 갖는다. 범퍼 중앙을 블랙컬러로 마감해 닛산의 스포츠카 GT-R과 같은 이미지도 엿보인다. 굵은 크롬바로 마감한 V-모션 그릴과 인피니티에서 빌려온 듯한 볼륨감 넘치는 보닛, ‘C’ 형상의 LED 주간주행등은 날렵하면서 공격적인 분위기를 풍긴다.
측면에서는 면과 볼륨감을 강조한 디자인을 통해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연출한다. 눈에 띄는 부분은 플로팅 루프라고 불리는 부분으로, 블랙컬러로 C필러를 마감해 루프가 공중에 떠 있는 듯한 착시효과를 노린다. 차체 볼륨감에 비해 작은 휠하우스로 인해 휠이 다소 작게 느껴지기도 한다.
후면 디자인은 맥시마의 스포츠성이 가장 잘 표현된 부분이다. 두툼한 리어범퍼와 범퍼 양쪽에 위치한 듀얼 머플러팁, 그리고 보디 끝단에서 시작되는 리어램프는 차체의 전폭을 강조한다. 특히, 리어 휠하우스와 C필러가 만나는 부분에 편평하고 폭 넓은 숄더라인을 위치시켜 고출력 스포츠카의 이미지가 도드라진다. 반면 자그마한 닛산 엠블럼은 귀엽게 느껴진다.
실내는 지름이 작은 스포티한 디자인의 스티어링 휠과 높게 솟은 센터터널로 인해 후륜구동 스포츠카와 같은 분위기를 연출했다. 기어레버 앞의 스타트 버튼은 시선을 잡아 둔다. 공조장치 조작부를 운전석으로 크게 틀어 운전자의 시인성과 조작감을 높였으며, 대시보드 상단을 비롯해 도어패널 등 대부분의 면적을 스티칭이 포함된 인조가죽 커버링으로 처리해 고급감을 강조했다.
■ 최고출력 303마력, 최대토크 36.1kgm
신형 맥시마는 3.5리터 V6 가솔린엔진으로 6400rpm에서 최고출력 303마력, 4400rpm에서 최대토크 36.1kgm를 발휘한다. 정지상태에서 60mi/h(약 96.5km/h) 가속시간은 5.9초, 최고속도는 210km/h에서 제한되며, 가상 7단 변속을 지원하는 X트로닉 무단변속기와 결합된다. 국내 복합연비는 9.8km/ℓ(도심 8.5 고속 12.1)다.
신형 맥시마의 VQ35DE 엔진은 숏 스트로크 엔진으로 빠른 회전상승과 매끄러운 회전질감이 특징이다. 특히 가속시에는 닛산 6기통 엔진 특유의 매력적인 사운드가 풍부하게 들린다. 흡기음과 엔진음, 그리고 약간의 배기음이 믹스된 사운드는 실내로 적절히 스며든다.
가속페달을 밟는 양과 속도에 따라 민첩하게 솟아 오르는 엔진과 사운드는 매력적이다. 전자적으로 볼륨을 키운 엔진음은 노이즈 캔슬레이션 시스템과 함께 정제된 엔진 사운드를 전한다.
최근 국산 대형차 중에서도 엔진 사운드라고 말할 수 있는 모델이 등장했지만, 맥시마의 사운드와 비교하면 여전히 개선의 여지가 크다. 맥시마는 6기통 엔진 중에서도 미국형 8기통 엔진에 가까운 사운드를 연출해 유럽산 엔진과는 사뭇 다른 감각이다.
맥시마의 가속력은 호쾌하다. 저중속 뿐만 아니라 중고속 영역에서도 가속력은 쉽게 지치지 않는다. 풀 가속이나 스포츠 모드에서는 역동적인 감각을 강조하고, 완만한 가속에서는 승차감을 중시하며 매끄럽게 속도를 올려간다. 최고출력 303마력과 1640kg의 공차중량을 통해 적어도 파워 부분에서는 부족함을 느낄 수 없다.
■ 무단 변속기의 장단점
맥시마의 가속페달을 애매하게 자극하면 특정 단에 고정되지 않은 채 애매하게 상승하는 엔진회전을 경험할 수 있다. 무단변속기가 적용됐기 때문이다. 스포츠세단을 표방한 맥시마에 가속감이 떨어지는 무단변속기의 채용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일반적으로 무단변속기는 엔진회전이 고정된 채 가속하기 때문에 가속시의 감성적인 가속감과 펀치력이 부족하게 느껴진다.
닛산은 무단변속기를 고집스럽게 발전시켜 온 브랜드다. 무단변속기는 이론적으로 동력손실이 전혀 없는 시스템으로 동급 자동변속기 대비 10% 상당의 연비를 높여주는 효과가 있다. 최근 8단이나 9단의 다단 변속기가 확대 적용되고 있는데, 다단 변속기의 종착역은 무단변속기다.
맥시마의 가속페달을 강하게 다루며 가속해 나가는 순간, 무단변속기 채용에 대한 불만을 날려버릴 수 있다. 풀 가속 상황에서 5500-6500rpm 구간을 오가며 확실한 변속감각을 전달하며, 직결감에 있어서도 불만을 갖기 어렵다. 변속 충격까지 연출하는 등 감성적인 부분도 놓치지 않았다.
■ 감각적인 X트로닉 변속기
맥시마의 X트로닉 변속기는 가상 7단 변속을 지원한다. 스포츠 모델에는 패들시프터가 적용되나 국내에 수입된 모델에는 적용되지 않았다. 기어레버를 통해 기어를 변속하면 빠르고 신속하게 각 단을 오가며 계기판에는 현재의 기어 단수가 표시된다. 가상 기어라고 하나 듀얼클러치 변속기처럼 빠른 변속 스피드와 직결감을 제공하며, 스포츠 모드에서는 레브매칭까지 지원한다.
특히, 가속페달을 자극하며 코너를 빠른 속도로 공략하는 상황에서 똑똑한 변속기는 엔진회전을 떨어뜨리지 않는다. 이는 횡G를 인식해 변속로직에 반영하는 시스템을 적용했기 때문인데, 이를 통해 코너 탈출 상황에서 빠른 재가속이 가능하다. 하이브리드카나 다른 브랜드의 무단 변속기와 달리 스포츠 주행을 충분히 염두에 둔 변속기다.
무단 변속기의 채용은 연비 부문에서 큰 잇점을 얻을 수 있다. 일상적인 주행환경에서 맥시마는 무단 변속기 특유의 폭 넓은 기어비를 통해 낮은 엔진회전을 사용한다. 대부분의 환경을 1500rpm 부근에서 소화하며, 완만한 가속시에는 엔진회전이 차츰 낮아지며 연료 소모를 줄이도록 설계됐다. 90km/h 정속주행에서는 16-17km/ℓ의 평균 연비를 보이기도 한다.
■ 뛰어난 밸런스와 주행감각
맥시마의 또 다른 매력은 차체가 전하는 밸런스다. 대형 전륜구동 차체는 구조적 특성으로 인해 앞쪽에 무게 중심이 몰리기 쉽다. 하지만 맥시마에서는 무거운 프론트 감각이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 오히려 스티어링 휠의 급격한 움직임에 대한 차체의 추종성은 아주 날카로운 수준으로 소형차의 민첩함이 연상된다. 제동력은 무난한 수준이다.
맥시마는 스포티한 감각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지만, 준대형 세단으로서의 본분을 잊지 않았다. 준대형차 중에서는 크게 부드럽지도 단단하지도 않은 세팅이다. 오히려 부드러움에 가까운 세팅인데, 타켓 마켓이 북미시장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다양한 상황에서 차체가 안정성을 잃지 않는 모습은 닛산의 노하우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북미에서는 스포츠 서스펜션을 적용한 맥시마 SR도 판매되는데, 트랙테스트에서 BMW 328i 보다 빠른 랩 타임을 기록했다.
그 밖에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시스템, 어라운드 뷰 시스템, 후측방 경고 시스템, 비상 브레이킹을 지원하는 전방 충돌 경고 시스템 등 운전 보조 시스템과 통풍 · 히팅 시트와 히팅 스티어링 휠, 전동식 틸트 텔레스코픽 스티어링 휠, 시트 메모리, 보스 오디오 시스템 등 다양한 편의 옵션을 빠짐 없이 채우고도 가격 경쟁력을 확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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