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니로, 정숙한 주행감각 ‘매력’..티볼리 위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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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카 하영선 기자 ] 소형 SUV 시장이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기아차가 ‘니로’를 내놨다. 니로가 이 시장에서 얼마만큼의 장악력을 보여줄지 주목된다.
내수 시장에서 소형 SUV는 지난 2013년에는 불과 9000대 수준에 머물렀다. 2014년에는 2만9000대가 판매돼 전년대비 무려 222%가 성장하더니, 작년에는 8만2000대 판매로 그야말로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업계로서는 이 시장이 ‘노다지’나 다름없다는 해석이다.
기아차 니로는 소형 SUV 시장에서 쌍용차 티볼리를 비롯해 르노삼성 QM3, 한국지엠 쉐보레 트랙스와의 경쟁을 피할 수 없게 된다. 수입차로는 푸조 2008도 경쟁 모델로 꼽힌다. 니로는 그러나 친환경 하이브리드 모델이라는 점에서 이들 경쟁 모델들과는 차이점을 지닌다.
기아차의 국내 영업을 총괄하고 있는 김창식 부사장은 니로는 사전 예약을 실시한지 불과 20일만에 2500대의 계약고를 올렸다고 했다. 1일 평균 120대, 영업일수를 감안하면 1일 평균 156대가 팔린 셈이다. 이 추세대로 판매가 지속된다면 글로벌 시장에서 당초 목표였던 연간 4만대 판매는 무리없어 보인다.
■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스타일
니로는 기아차가 처음으로 선보인 소형 SUV인데, 전체적으로는 깔끔한 디자인 감각이 돋보인다. 차체 사이즈는 전장 4355mm, 전폭 1805mm, 전고 1545mm이며, 휠베이스는 2700mm이다.
전장과 휠베이스는 경쟁 모델인 티볼리나 QM3, 트랙스 등에 비해 길지만, 전고는 이들 모델보다 낮게 세팅됐다. 그런 점에서 볼 때는 MPV 모델인 카렌스를 연상시킨다. 니로는 언뜻 봤을 때에는 소형 SUV라기 보다는 그냥 세단 같은 이미지가 더 강하다는 얘기다. SUV라는 걸 강조하기 위해서는 전고를 더 높이는 설계도 요구된다.
후드 상단의 캐릭터 라인은 강렬함은 덜하지만 입체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헤드램프는 직선이 강조돼 날카로운 이미지며, 호랑이 코를 형상화시킨 라디에이터 그릴은 기아차의 패밀리룩을 반영했다. 그릴 라인에는 크롬을 적용해 고급감을 높였으나, 그릴의 사이즈를 좀 더 키웠더라면 첫 인상을 더 강렬하게 심어줄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프론트 범퍼 좌우에는 휠 에어커튼이 적용돼 공기의 흐름 제어에도 영향을 준다. 스타일도 고무적으로 끌어올리는 효과를 동시에 볼 수 있다. 참고로 니로의 공기저항계수는 0.29Cd 수준이다. 승용차(0.35~0.45Cd)나 스포츠카(0.3Cd) 보다도 뛰어나다.
측면 루프라인은 매끈하다. 캐리어나 자전거, 스키 등 레저용품을 고정시킬 수 있는 루프랙은 실용성을 더한다. 윈도우에 쿼터글래스는 눈에 띄며, 사이드 가니쉬는 검정색상으로 처리됐다. 18인치 알로이 휠은 스포티한 감각이다.
후면의 스포일러는 차체에 비해서는 커보인다. 리어 램프는 현대적이면서도 세련미를 갖췄다. 시인성이 높다. 리어 글래스와 리어램프는 밀착 배치한 건 눈에 띈다. 후방 카메라도 리어와이퍼 일체형으로 장착해 군더더기 없어보인다. 디퓨저의 감각도 깔끔하다.
실내는 무난한 감각이면서도 하이테크한 이미지가 부각됐다. 에어벤트 라인은 푸른 색상으로 차별점을 더했고, 스티어링 휠과 도어트림, 기어박스 등에는 블랙 하이그로시 재질이 사용됐다. 센터페시아 하단 트레이에 휴대폰을 무선으로 충전할 수 있는 시스템도 갖췄다. 트렁크는 2열 시트를 폴딩할 경우 최대 1425ℓ를 수용할 수 있다.
■ 가볍고 탄력적인 주행감각
니로는 소형 하이브리드 SUV로 시스템 최고출력은 141마력, 최대토크는 27.0kg.m를 나타낸다. 엔진은 카파 1.6 GDi, 전기모터는 영구자석형 3상 동기모터가 탑재됐다.
배터리는 리튬이온-폴리머배터리가 적용됐다. 토요타의 니켈수소배터리나 GM, 닛산, 테슬라 등에서 사용하는 리튬이온배터리보다는 내구성과 충격 등에서도 더 강한 것이 특징이다.
시동을 걸면, 차량 실내에서는 시동이 걸렸는지 느끼지 못할 정도로 조용하다. 가속 페달은 살짝 발을 내딛기만해도 민감하게 반응한다. 모터의 개입이 빠른만큼 초기부터 높은 토크감을 맛볼 수 있다는 건 매력적이다.
저속에서는 가솔린 엔진 대신 전기모터만으로 구동된다. 연료 소비가 없는데다, 엔진음도 발생하지 않기 때문에 실내는 그만큼 정숙하다. 스티어링 휠 감각이나 차체의 주행감은 생각보다 훨씬 가볍다.
중고속 주행중 풍절음 등 소음 유입은 잘 절제된다. 로드 노이즈에 대해서는 불만이 없다. 윈드스크린은 이중접합 차음유리가 적용된데다, 도어 글래스의 두께가 강화된 때문이다.
치고 달리는 맛도 살아있다. 순간 가속력 등 퍼포먼스는 탄력적이다. 주행 감각은 만족스럽다. 고속에서는 폭발 압력을 최대한 활용하는 아킨슨 사이클 방식의 엔진 적용돼 운전자가 원하는 펀 투 드라이빙이 가능하다.
여기에 변속 반응도 민첩하다. 6단 듀얼클러치 트랜스미션을 적용했는데, 이는 하이브리드 모델 전용이기도 하다. 주행중 홀수와 짝수 클러치가 상시 대기하고 있다가 동력이 빠르게 전환되기 때문에 그만큼 직결감이 좋다. 7단 DCT를 사용하지 않은 건 6단 DCT가 오히려 니로의 연비효율성을 더 높이는 것으로 평가된 때문이라는 게 기아차 측의 설명이다.
이번 시승과정에서 니로의 연비는 20.8km/ℓ였다. 18인치 휠의 경우 공인 연비는 17.1km/ℓ지만, 실제 주행에서는 이보다 나았다.
니로는 이밖에 안전 편의사양이 대거 적용된 것도 주목된다. 아웃사이드 미러를 통해 후측방 사각지대 차량을 감지하는 후측방 경보시스템(BSC)이나 자동긴급제동 보조시스템(AEB),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SCC), 차선이탈경보시스템(LDWS) 등은 주행 안전성을 크게 높여준다.
■ 니로의 시장 경쟁력은...
내수시장에서 소형 SUV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기가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기아차가 니로를 투입한건 시의 적절한 판단이다. 기아차는 니로 투입으로 모하비와 쏘렌토, 스포티지에 이어 SUV의 라인업을 완성시킨 건 적잖은 의미를 던진다.
니로는 이 시장에서 50% 이상의 시장 점유율을 보이고 있는 쌍용차 티볼리를 비롯해, 한국지엠 쉐보레 트랙스나 르노삼성의 QM3를 크게 위협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탄력적인 주행감을 지녔음에도 뛰어난 연비는 장점이다. 여기에 하이브리드 모델이라는 점에서 다양한 세금 혜택도 누릴 수 있다는 건 매력이다.
니로의 판매 가격은 트림별 모델에 따라 2327만~2721만원 정도지만, 취득세를 비롯해 공채매입 감면, 구매보조금 등의 지원금을 통해 실제 구매 가격은 2235만~2655만원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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