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기아, 카니발 R2.2 E-VGT 9인승 (럭셔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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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8년 기아자동차는 법정관리에 들어선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신차를 공개했다. 이 신차는 기존 국산차에는 볼 수 없었던 구성으로 많은 인기를 끌었고 높은 판매량으로 기업 정상화에 큰 공헌을 한 효자모델이 됐다.
카니발의 이야기다. 어느덧 16년의 시간이 지나 3세대로 모델까지 진화했다. 과연 그런 카니발이 국산 RV로써 소비자들에게 인정받으며 인기를 이어갈 수 있을지 직접 테스트에 나서기로 했다.
신형 카니발은 디자인부터 확 달라졌다. 무엇보다 크고 웅장한 느낌을 쉽게 받는다. 전면부는 기아차 특유의 호랑이코 그릴로 꾸며졌다. 헤드램프가 기존 대비 상당부분 축소된 느낌이지만 구성 자체는 좋다. 범퍼에 적용된 스키드 플레이트도 눈에 띈다. 물론 실제 금속으로 제작되지는 않았지만 세계적인 디자인 추세에 빠르게 맞춰나가려 한다는 느낌을 심어준다.
측면부애서는 볼륨감이 느껴진다. 윈도우 프레임은 후면으로 갈수록 좁아지는 독특한 디자인이다. 헤드램프부터 리어램프까지 이어지는 캐릭터라인도 눈에 띈다. 휠은 18인치를 기본으로 하지만 큰 차체 덕분에 크다는 생각이 들지는 않는다.
후면부의 변화도 적지 않다. 기존 모델이 세로줄 형식의 리어램프 디자인을 가졌다면 이번 모델은 가로 형식으로 변경돼 있다. D-필러 색상을 블랙으로 처리해 마치 측면 유리창이 후면까지 이어진 듯 보이도록 한 점도 특징이다. 전면부 처럼 후면 범퍼에도 스키드 플레이트를 디자인의 한 축에 넣어뒀다.
신형 카니발의 첫인상은 ‘크다’ 였다. 기존 카니발도 컸지만 이번에 더 커진 느낌이다. 하지만 제원상의 사이즈는 오히려 작다. 신형 카니발의 길이x너비x높이는 5,115x 1,985x1,740mm의 크기로 기존 모델 대비 15mm 짧아지고 40mm 낮아졌다. 반면 휠베이스는 3,060mm로 기존 모델 보다 40mm 가량 증가했다. 실내 공간이 넓어졌음을 예상하게 하는 부분이다.
실내는 전체적으로 깔끔하고 고급스러워진 분위기다. 수평구도의 구성을 갖고 있기에 안정적이라는 느낌도 받는다. 새로운 디자인의 스티어링휠은 최근 추세에 맞춰 지름도 짧아졌다. 스티어링휠의 버튼 구성은 다른 기아차와 모델들과 맥을 같이 한다. 기본 트림부터 열선 스티어링이 지원된다는 점이 마음에 든다.
계기판 구성도 깔끔하다. 최근 신차들의 계기판이 워낙 화려하기 때문에 심심해 보일 수 있지만 RV모델인 만큼 기능성에 초점을 맞춘 듯 하다. 계기판 중앙의 정보창은 크기는 다소 작지만 다양한 정보를 쉽게 확인할 수 있다는 점이 좋다. 상급트림으로 올라가면 크기도 커지고 풀-컬러 형식으로 변경된다.
센터페시아 역시 수평적인 디자인을 바탕으로 깔끔하게 나열된 모습이다. 이상적으로 배치된 버튼을 통해 원하는 기능을 쉽게 조작할 수 있다는 점이 마음에 든다. 하지만 일부 다이얼의 크기가 너무 작다. 실내는 이렇게 넓은데 다이얼은 경차 급이다. 또 다이얼 자체에 유격이 적지 않아 조작감이 나쁘다. 조금 더 고급화 시킬 필요가 있겠다.
RV의 매력 중 하나는 다양한 수납공간을 갖춘다는 점이다. 카니발도 상당히 큰 도어 포켓을 갖고 있다. 2열 및 3열 승객을 위한 수납공간도 마련된다. 기존 모델에 있던 1열 시트의 중앙 보조 시트는 사라졌다. 대신 노트북까지 수납할 수 있는 대용량 센터 콘솔이 자리한다. 거짓말을 조금 보태면 팔꿈치까지 들어가는 깊이를 갖는다.
시트구성은 만족스럽다. 테스트카가 기본형 트림임에도 운전석 통풍시트까지 장찯돼 있다. 앞좌석 모두에 열선도 기본이며 럼버 서포트도 갖춰진다.
2열시트도 충분한 경쟁력을 갖고 있다. 특히 레그룸이 상당히 넓다. 전후 슬라이딩을 통해 추가적인 공간도 확보할 수 있다. 푹신한 시트 쿠션을 비롯해 뒷좌석 전용의 공조장치 컨트롤러도 갖추고 있어 장거리 여행이 편해진다.
3열 역시 편하다. 3열의 특수성을 감안한 것이 아니라 실제로 편하다는 의미다. 시트백의 길이가 다소 짧아졌고, 이를 만회하기 위해 헤드레스트가 상당히 높게 올라오지만 이 정도만 해도 충분한 만족감을 얻을 수 있다. 슬라이딩 레일을 통해 본인에게 맞는 레그룸을 설정할 수 있으며 시트백 각도 조절을 통해 편안한 자세를 만들 수도 있다.
문제는 4열이다. 기아차측은 ‘세계최초 4열 팝업 싱킹 시트(Pop-Up Sinking)’라는 화려한 수식어로 꾸미고 있다.
첫번째 문제는 접혀있는 상태에서 시트를 꺼내기가 만만치 않다. 여성 운전자가 꺼내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 할 듯 하다. 처음에는 안쪽에 무엇인가 걸려있는 줄 알았다. 4열시트를 조작할 수 있어야 진정한 카니발의 주인이 될 수 있는 걸까? 4열은 마치 토르의 망치(?)같은 존재 같았다.
두번째 문제는 4열시트로 인한 공간의 문제다. 4열시트 자체의 레그룸은 손바닥 한 뼘 정도에 불과하다. 이 자리에 앉기 위해서는 3열시트를 최대한 앞으로 밀어내야 한다. 그렇게 되면 3열시트의 레그룸이 없어진다. 물론 2열부터 4열까지 승객이 승차할 수도 있다. 하지만 승객 모두가 피곤해질 것이다.
세번째 문제는 이러한 4열시트가 3인승이라는 것이다. 9인승 모델을 기준으로 과거 모델의 시트 구성은 3+3+3 배열이었다. 하지만 신형 모델은 2+2+2+3 구성을 갖는다. 말은 9인승이지만 사용 범위가 제한적인 4열시트를 제외하면 6인승 모델이 되는 것이다. 우리팀 역시 6인승으로 이용하는 것을 추천한다.
또 있다. 4열시트가 3인승인데 왜 헤드레스트는 2개밖에 없을까? 헤드레스트는 후방 추돌사고시 탑승자의 목 및 척추 골절을 예방하는 안전장비다. 4열시트에 3명이 탑승하고 있는 상황에서 사고가 발생하면 1명은 자신도 모르게 큰 부상을 당해야만 한다. 과연 이것이 정상적인 4열시트라고 할 수 있을까?
물론 장점도 있다. 시트를 접었을 때 바닥에 딱 맞춰 들어가기 때문에 트렁크 공간이 늘어났다. 기존 261리터에 불과했던 공간은 546리터로 크게 확대된 것. 4열시트를 제외하면 나머지 구성에 대한 만족도는 상당하다.
내외관을 살펴봤으니 신형 카니발과 주행에 나서볼 시간이다. 과연 주행성능도 큰 폭으로 개선됐을까?
시동을 걸면 4기통 2.2리터 디젤엔진이 돌아가기 시작한다. 진동이 잘 억제돼 있지만 디젤차량임을 알아차릴 수 있을 정도의 수준은 된다. 그보다 소음이 다소 크게 느껴진다. 우리팀이 측정한 아이들링 소음은 약 46dBA. 정숙성이 강조된 설정은 아니다. 참고로 그랜저 디젤에도 동일한 엔진이 탑재되고 있다.
첫인상은 생각보다 경쾌한 움직임을 보인다는 것. 가속페달을 많이 밟지 않아도 속도가 쉽게 붙어 일반적인 주행에서 충분한 만족감을 보이고 있다. 차량의 컨셉이나 등급을 생각하면 나쁘지 않은 수준임에 분명하다. 과소평가를 하고 접근한다면 의외로 잘나간다고 놀랄 수도 있겠다.
카니발의 2.2리터 R 엔진은 202마력과 45.0kg.m의 토크를 발휘한다. 기존모델 대비 각각 2.5%와 1.1% 향상된 수치다. 실제 휠을 통해 전달되는 출력을 알아보기 위해 전문 계측장비를 통해 측정을 해보기로 했다. 결과는 164마력과 38.5kg.m의 토크를 발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토크 부분은 만족스럽지만 출력이 19% 가량이 감소했다는 점은 아쉬운 결과다.
발진가속 성능을 측정해본 결과 정지상태에서 100km/h까지 10.53초만에 도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팀이 측정한 무게가 2,120kg에 이르는 것을 생각하면 충분한 수준이라 할 수 있다. 이 정도면 다인 승차 환경이라도 차량이 답답하게 느껴지지는 않을 듯 하다. (테스트는 1인 승차환경으로 진행됐다.)
고속도로에 올라 주행을 시작한다. 아쉬움이 느껴지는 것은 스티어링 시스템. 속도가 오를수록 가벼워진 것이 것이 불만이다. 즉, 저속에서는 무겁고 고속에서 가벼워지는 것. 유압이라긴 하지만 일반적인 설정과 정 반대되는 모습이 우리팀을 의아하게 했다. 저속에서는 보다 편안한 조작성을 위해, 고속에서는 안정성을 위한 스티어링 시스템의 프로그램 개선을 시행할 필요가 있겠다.
주행 때 속도감이 크지 않다. 마치 트럭을 운전할 때와 비슷하다. 차량 볼륨의 영향으로 속도감이 떨어지는 것. 고속주행 안정감과는 다른 문제지만 일부 소비자들은 안정감이 좋다고 느낄 수도 있겠다.
스티어링의 조타량은 많은 편이다. 보편적인 RV들의 설정과 유사한 수준이라 이해하면 쉽다. 그만큼 앞바퀴의 움직임 폭도 큰 편이기 때문에 의외로 쉬운 U턴이 가능했다. 좁은 구역서 주차할 때도 편안할 것이다. 단, 변속기를 R에 놓았을 때 간헐적으로 쇼크가 발생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이 부분 역시 개선이 필요한 부분이다.
자리를 옮겨 와인딩 로드로 향했다. RV 차량을 대상으로 만큼 돌발상황 발생시 급조작에 따른 반응과 기아측이 강조하는 차체 강성에 초점을 맞춰 테스트를 진행하기로 했다.
먼저 코너에서 스티어링 반응은 큰 차량임에도 차량이 작게 느껴질 정도로 컴팩트한 느낌을 전달해준다. 무거운 차체와 긴 휠베이스 덕분에 다소 굼뜬 움직임을 갖는 것은 사실이지만 기본적인 핸들링 부분이 개선됐다는 것을 쉽게 체감할 수 있었다. 적어도 운동성능이 크게 개선된 것.
서스펜션 설정도 좋다. 차량이 움직이는데 필요한 안정감을 유지하면서 승차감과도 절절하게 타협해낸 모습이다. 4명 이상 탑승한 환경이라면 무게의 증가로 인해 쏠림이 커질 수 있겠지만 RV의 특성을 감안하면 충분히 좋은 성능을 내고 있다고 볼 수 있게 된다.
제동성능은 일반적이다. 고속 제동력은 다소 떨어지는 편이긴 하지만 실용구간에서 큰 불만이 나오지는 않았다. 현대 기아차가 제동 시스템에 야박한 경우가 많은데 신형 카니발은 무거운 무게 때문인지 평균 이상은 해내고 있다. 참고로 1인 승차 기준 100-0km/h 까지의 제동거리는 약 43~44m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테스트가 반복되면 거리가 꾸준히 증가하게 된다.
와인딩 로드를 지나며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차체 강성의 변화다. 적어도 이전세대 모델보다 견고해졌음을 쉽게 느낄 수 있었다. 엄밀하게 따지면 이제서야 정상적인 수준에 올라섰다고 보는 것이 맞겠다. 특히 구조용 접착제를 기존 2m에서 121m로 확대시켰다는 부분만 봐도 기존 모델이 강성에서 얼마나 취약했는지를 알게 해 준다. 물론 이번 신차를 위해 과거의 한계를 스스로 드러냈다는 결과도 함께 보여준 예가 되기도 한다.
어찌됐건 견고한 차체를 통해 차체의 울림 및 충격 이후의 2차적인 여진을 줄였다는 점이 좋다. 또한 완성도가 높아진 섀시를 통해 안정적인 거동을 보이고 있다. 물론 박스카에 가까운 RV 차량 특성상 한계는 분명하다. 그럼에도 기존 카니발 소비자가 신형 모델을 경험하면 상당히 견고해졌다는 느낌을 쉽게 받을 것이다.
연비는 RV로써 높은 수준을 보여준다. 100~110km/h의 속도로 정속주행하는 상황에서는 11~12km/h 내외의 연비를 보였으며 80km/h 정속 주행 환경에서는 14km/h 내외의 연비를 보였다. 이는 2명의 승객이 탑승한 상황서의 연비다. 하지만 차량 무게가 2.3톤에 육박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충분한 효율임에 분명하다.
3세대 카니발에서 가장 높게 평가해주고 싶은 부분은 노력의 흔적을 잘 보여줬다는 사실이다. 또한 노력의 결실이 양산된 상품까지 잘 전해졌다. 물론 승용 모델로 봤을 때 토요타 시에나와 혼다 오딧세이 등의 경쟁모델에 비해 부족한 면을 갖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국산차량으로써 가격적인 부분에 의미를 키우면 카니발의 경쟁력이 높아진다.
과거 카렌스가 국산 유일의 MPV 모델로 자리했던 시절. 대안이 없었던 소비자는 카렌스를 구입할 수밖에 없었다. 그 결과 카렌스는 발전하지 못했고 어느 순간 올란도에게 제 자리를 내주게 됐다. 지금의 카렌스는 쇠퇴의 길을 걷고 있다. 또한 누구에게도 추천하기 어려운 차량이다.
기아측이 카렌스 사례의 원인을 분석했던 것일까? 적어도 지금의 카니발은 카렌스의 길을 걷지 않을 것이다. 그만큼 카니발이 좋은 수준의 국산 RV로 거듭났다는 의미다. 자연스레 현대 스타렉스의 변화에도 관심이 커진다.
카니발의 이야기다. 어느덧 16년의 시간이 지나 3세대로 모델까지 진화했다. 과연 그런 카니발이 국산 RV로써 소비자들에게 인정받으며 인기를 이어갈 수 있을지 직접 테스트에 나서기로 했다.
신형 카니발은 디자인부터 확 달라졌다. 무엇보다 크고 웅장한 느낌을 쉽게 받는다. 전면부는 기아차 특유의 호랑이코 그릴로 꾸며졌다. 헤드램프가 기존 대비 상당부분 축소된 느낌이지만 구성 자체는 좋다. 범퍼에 적용된 스키드 플레이트도 눈에 띈다. 물론 실제 금속으로 제작되지는 않았지만 세계적인 디자인 추세에 빠르게 맞춰나가려 한다는 느낌을 심어준다.
측면부애서는 볼륨감이 느껴진다. 윈도우 프레임은 후면으로 갈수록 좁아지는 독특한 디자인이다. 헤드램프부터 리어램프까지 이어지는 캐릭터라인도 눈에 띈다. 휠은 18인치를 기본으로 하지만 큰 차체 덕분에 크다는 생각이 들지는 않는다.
후면부의 변화도 적지 않다. 기존 모델이 세로줄 형식의 리어램프 디자인을 가졌다면 이번 모델은 가로 형식으로 변경돼 있다. D-필러 색상을 블랙으로 처리해 마치 측면 유리창이 후면까지 이어진 듯 보이도록 한 점도 특징이다. 전면부 처럼 후면 범퍼에도 스키드 플레이트를 디자인의 한 축에 넣어뒀다.
신형 카니발의 첫인상은 ‘크다’ 였다. 기존 카니발도 컸지만 이번에 더 커진 느낌이다. 하지만 제원상의 사이즈는 오히려 작다. 신형 카니발의 길이x너비x높이는 5,115x 1,985x1,740mm의 크기로 기존 모델 대비 15mm 짧아지고 40mm 낮아졌다. 반면 휠베이스는 3,060mm로 기존 모델 보다 40mm 가량 증가했다. 실내 공간이 넓어졌음을 예상하게 하는 부분이다.
실내는 전체적으로 깔끔하고 고급스러워진 분위기다. 수평구도의 구성을 갖고 있기에 안정적이라는 느낌도 받는다. 새로운 디자인의 스티어링휠은 최근 추세에 맞춰 지름도 짧아졌다. 스티어링휠의 버튼 구성은 다른 기아차와 모델들과 맥을 같이 한다. 기본 트림부터 열선 스티어링이 지원된다는 점이 마음에 든다.
계기판 구성도 깔끔하다. 최근 신차들의 계기판이 워낙 화려하기 때문에 심심해 보일 수 있지만 RV모델인 만큼 기능성에 초점을 맞춘 듯 하다. 계기판 중앙의 정보창은 크기는 다소 작지만 다양한 정보를 쉽게 확인할 수 있다는 점이 좋다. 상급트림으로 올라가면 크기도 커지고 풀-컬러 형식으로 변경된다.
센터페시아 역시 수평적인 디자인을 바탕으로 깔끔하게 나열된 모습이다. 이상적으로 배치된 버튼을 통해 원하는 기능을 쉽게 조작할 수 있다는 점이 마음에 든다. 하지만 일부 다이얼의 크기가 너무 작다. 실내는 이렇게 넓은데 다이얼은 경차 급이다. 또 다이얼 자체에 유격이 적지 않아 조작감이 나쁘다. 조금 더 고급화 시킬 필요가 있겠다.
RV의 매력 중 하나는 다양한 수납공간을 갖춘다는 점이다. 카니발도 상당히 큰 도어 포켓을 갖고 있다. 2열 및 3열 승객을 위한 수납공간도 마련된다. 기존 모델에 있던 1열 시트의 중앙 보조 시트는 사라졌다. 대신 노트북까지 수납할 수 있는 대용량 센터 콘솔이 자리한다. 거짓말을 조금 보태면 팔꿈치까지 들어가는 깊이를 갖는다.
시트구성은 만족스럽다. 테스트카가 기본형 트림임에도 운전석 통풍시트까지 장찯돼 있다. 앞좌석 모두에 열선도 기본이며 럼버 서포트도 갖춰진다.
2열시트도 충분한 경쟁력을 갖고 있다. 특히 레그룸이 상당히 넓다. 전후 슬라이딩을 통해 추가적인 공간도 확보할 수 있다. 푹신한 시트 쿠션을 비롯해 뒷좌석 전용의 공조장치 컨트롤러도 갖추고 있어 장거리 여행이 편해진다.
3열 역시 편하다. 3열의 특수성을 감안한 것이 아니라 실제로 편하다는 의미다. 시트백의 길이가 다소 짧아졌고, 이를 만회하기 위해 헤드레스트가 상당히 높게 올라오지만 이 정도만 해도 충분한 만족감을 얻을 수 있다. 슬라이딩 레일을 통해 본인에게 맞는 레그룸을 설정할 수 있으며 시트백 각도 조절을 통해 편안한 자세를 만들 수도 있다.
문제는 4열이다. 기아차측은 ‘세계최초 4열 팝업 싱킹 시트(Pop-Up Sinking)’라는 화려한 수식어로 꾸미고 있다.
첫번째 문제는 접혀있는 상태에서 시트를 꺼내기가 만만치 않다. 여성 운전자가 꺼내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 할 듯 하다. 처음에는 안쪽에 무엇인가 걸려있는 줄 알았다. 4열시트를 조작할 수 있어야 진정한 카니발의 주인이 될 수 있는 걸까? 4열은 마치 토르의 망치(?)같은 존재 같았다.
두번째 문제는 4열시트로 인한 공간의 문제다. 4열시트 자체의 레그룸은 손바닥 한 뼘 정도에 불과하다. 이 자리에 앉기 위해서는 3열시트를 최대한 앞으로 밀어내야 한다. 그렇게 되면 3열시트의 레그룸이 없어진다. 물론 2열부터 4열까지 승객이 승차할 수도 있다. 하지만 승객 모두가 피곤해질 것이다.
세번째 문제는 이러한 4열시트가 3인승이라는 것이다. 9인승 모델을 기준으로 과거 모델의 시트 구성은 3+3+3 배열이었다. 하지만 신형 모델은 2+2+2+3 구성을 갖는다. 말은 9인승이지만 사용 범위가 제한적인 4열시트를 제외하면 6인승 모델이 되는 것이다. 우리팀 역시 6인승으로 이용하는 것을 추천한다.
또 있다. 4열시트가 3인승인데 왜 헤드레스트는 2개밖에 없을까? 헤드레스트는 후방 추돌사고시 탑승자의 목 및 척추 골절을 예방하는 안전장비다. 4열시트에 3명이 탑승하고 있는 상황에서 사고가 발생하면 1명은 자신도 모르게 큰 부상을 당해야만 한다. 과연 이것이 정상적인 4열시트라고 할 수 있을까?
물론 장점도 있다. 시트를 접었을 때 바닥에 딱 맞춰 들어가기 때문에 트렁크 공간이 늘어났다. 기존 261리터에 불과했던 공간은 546리터로 크게 확대된 것. 4열시트를 제외하면 나머지 구성에 대한 만족도는 상당하다.
내외관을 살펴봤으니 신형 카니발과 주행에 나서볼 시간이다. 과연 주행성능도 큰 폭으로 개선됐을까?
시동을 걸면 4기통 2.2리터 디젤엔진이 돌아가기 시작한다. 진동이 잘 억제돼 있지만 디젤차량임을 알아차릴 수 있을 정도의 수준은 된다. 그보다 소음이 다소 크게 느껴진다. 우리팀이 측정한 아이들링 소음은 약 46dBA. 정숙성이 강조된 설정은 아니다. 참고로 그랜저 디젤에도 동일한 엔진이 탑재되고 있다.
첫인상은 생각보다 경쾌한 움직임을 보인다는 것. 가속페달을 많이 밟지 않아도 속도가 쉽게 붙어 일반적인 주행에서 충분한 만족감을 보이고 있다. 차량의 컨셉이나 등급을 생각하면 나쁘지 않은 수준임에 분명하다. 과소평가를 하고 접근한다면 의외로 잘나간다고 놀랄 수도 있겠다.
카니발의 2.2리터 R 엔진은 202마력과 45.0kg.m의 토크를 발휘한다. 기존모델 대비 각각 2.5%와 1.1% 향상된 수치다. 실제 휠을 통해 전달되는 출력을 알아보기 위해 전문 계측장비를 통해 측정을 해보기로 했다. 결과는 164마력과 38.5kg.m의 토크를 발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토크 부분은 만족스럽지만 출력이 19% 가량이 감소했다는 점은 아쉬운 결과다.
발진가속 성능을 측정해본 결과 정지상태에서 100km/h까지 10.53초만에 도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팀이 측정한 무게가 2,120kg에 이르는 것을 생각하면 충분한 수준이라 할 수 있다. 이 정도면 다인 승차 환경이라도 차량이 답답하게 느껴지지는 않을 듯 하다. (테스트는 1인 승차환경으로 진행됐다.)
고속도로에 올라 주행을 시작한다. 아쉬움이 느껴지는 것은 스티어링 시스템. 속도가 오를수록 가벼워진 것이 것이 불만이다. 즉, 저속에서는 무겁고 고속에서 가벼워지는 것. 유압이라긴 하지만 일반적인 설정과 정 반대되는 모습이 우리팀을 의아하게 했다. 저속에서는 보다 편안한 조작성을 위해, 고속에서는 안정성을 위한 스티어링 시스템의 프로그램 개선을 시행할 필요가 있겠다.
주행 때 속도감이 크지 않다. 마치 트럭을 운전할 때와 비슷하다. 차량 볼륨의 영향으로 속도감이 떨어지는 것. 고속주행 안정감과는 다른 문제지만 일부 소비자들은 안정감이 좋다고 느낄 수도 있겠다.
스티어링의 조타량은 많은 편이다. 보편적인 RV들의 설정과 유사한 수준이라 이해하면 쉽다. 그만큼 앞바퀴의 움직임 폭도 큰 편이기 때문에 의외로 쉬운 U턴이 가능했다. 좁은 구역서 주차할 때도 편안할 것이다. 단, 변속기를 R에 놓았을 때 간헐적으로 쇼크가 발생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이 부분 역시 개선이 필요한 부분이다.
자리를 옮겨 와인딩 로드로 향했다. RV 차량을 대상으로 만큼 돌발상황 발생시 급조작에 따른 반응과 기아측이 강조하는 차체 강성에 초점을 맞춰 테스트를 진행하기로 했다.
먼저 코너에서 스티어링 반응은 큰 차량임에도 차량이 작게 느껴질 정도로 컴팩트한 느낌을 전달해준다. 무거운 차체와 긴 휠베이스 덕분에 다소 굼뜬 움직임을 갖는 것은 사실이지만 기본적인 핸들링 부분이 개선됐다는 것을 쉽게 체감할 수 있었다. 적어도 운동성능이 크게 개선된 것.
서스펜션 설정도 좋다. 차량이 움직이는데 필요한 안정감을 유지하면서 승차감과도 절절하게 타협해낸 모습이다. 4명 이상 탑승한 환경이라면 무게의 증가로 인해 쏠림이 커질 수 있겠지만 RV의 특성을 감안하면 충분히 좋은 성능을 내고 있다고 볼 수 있게 된다.
제동성능은 일반적이다. 고속 제동력은 다소 떨어지는 편이긴 하지만 실용구간에서 큰 불만이 나오지는 않았다. 현대 기아차가 제동 시스템에 야박한 경우가 많은데 신형 카니발은 무거운 무게 때문인지 평균 이상은 해내고 있다. 참고로 1인 승차 기준 100-0km/h 까지의 제동거리는 약 43~44m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테스트가 반복되면 거리가 꾸준히 증가하게 된다.
와인딩 로드를 지나며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차체 강성의 변화다. 적어도 이전세대 모델보다 견고해졌음을 쉽게 느낄 수 있었다. 엄밀하게 따지면 이제서야 정상적인 수준에 올라섰다고 보는 것이 맞겠다. 특히 구조용 접착제를 기존 2m에서 121m로 확대시켰다는 부분만 봐도 기존 모델이 강성에서 얼마나 취약했는지를 알게 해 준다. 물론 이번 신차를 위해 과거의 한계를 스스로 드러냈다는 결과도 함께 보여준 예가 되기도 한다.
어찌됐건 견고한 차체를 통해 차체의 울림 및 충격 이후의 2차적인 여진을 줄였다는 점이 좋다. 또한 완성도가 높아진 섀시를 통해 안정적인 거동을 보이고 있다. 물론 박스카에 가까운 RV 차량 특성상 한계는 분명하다. 그럼에도 기존 카니발 소비자가 신형 모델을 경험하면 상당히 견고해졌다는 느낌을 쉽게 받을 것이다.
연비는 RV로써 높은 수준을 보여준다. 100~110km/h의 속도로 정속주행하는 상황에서는 11~12km/h 내외의 연비를 보였으며 80km/h 정속 주행 환경에서는 14km/h 내외의 연비를 보였다. 이는 2명의 승객이 탑승한 상황서의 연비다. 하지만 차량 무게가 2.3톤에 육박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충분한 효율임에 분명하다.
3세대 카니발에서 가장 높게 평가해주고 싶은 부분은 노력의 흔적을 잘 보여줬다는 사실이다. 또한 노력의 결실이 양산된 상품까지 잘 전해졌다. 물론 승용 모델로 봤을 때 토요타 시에나와 혼다 오딧세이 등의 경쟁모델에 비해 부족한 면을 갖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국산차량으로써 가격적인 부분에 의미를 키우면 카니발의 경쟁력이 높아진다.
과거 카렌스가 국산 유일의 MPV 모델로 자리했던 시절. 대안이 없었던 소비자는 카렌스를 구입할 수밖에 없었다. 그 결과 카렌스는 발전하지 못했고 어느 순간 올란도에게 제 자리를 내주게 됐다. 지금의 카렌스는 쇠퇴의 길을 걷고 있다. 또한 누구에게도 추천하기 어려운 차량이다.
기아측이 카렌스 사례의 원인을 분석했던 것일까? 적어도 지금의 카니발은 카렌스의 길을 걷지 않을 것이다. 그만큼 카니발이 좋은 수준의 국산 RV로 거듭났다는 의미다. 자연스레 현대 스타렉스의 변화에도 관심이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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