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기아 신형 카니발...라이프스타일이 바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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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정말 디젤인가? 그랜저 디젤보다 엔진음이 더 안들어오는것 같은데?"
차에 탄 기자 두명은 서로 반신반의한다. 가속페달을 꾹 밟아보지만 소리가 조금 커질 뿐, 디젤의 느낌은 들지 않는다. 차에서 내려 엔진음을 들어보니, 아 디젤 맞다. 이런 디젤 소리가 어떻게 실내에선 전혀 안들리는지 놀랍다. 기아차 관계자는 엔진 마운트를 개선하고 차음 기술을 크게 향상시켰기 때문에 NVH(소음 진동)이 실내로 이어지지 않는다고 했다. 이 큰 차가 고급세단 같이 조용하고 매끄럽게 주행하다니, 다른건 몰라도 신기하고 좀 어색하다는 느낌이 먼저 든다.
◆ 이전 카니발보다 월등하다
실내는 어느 부위든 넉넉함 자체다. 머리공간이나 1·2·3열 시트가 모두 아동용 개념이 아니라 키큰 성인이 앉아도 충분할만큼 여유롭다. 축거(Wheelbase)가 이전에 비해 늘어났고, 휠하우스도 조금 뒤로 물러난 덕분에 2열 시트를 상당한 각도까지 눕힐 수 있다. 에쿠스나 K9보다도 훨씬 큰 각도까지 눕혀진다. 10월에 나오는 7인승은 이 시트를 좌우 슬라이딩까지 더해 완전히 침대처럼 눕힐 수도 있다고 한다. 이전 카니발보다 훨씬 나은 부분이다.
그렇다고 4열시트를 잊으면 안되겠다. 이전 카니발은 1·2·3열에 3자리씩 배치해 9인승을 만들었지만 이번 카니발은 안전을 이유로 1열에 2자리만 만들고 좌석을 2좌석씩 4열까지 만들었다. 정작 모든 시승차의 4열 시트는 폴딩돼 있었는데, 이걸 세워서 의자로 쓰자면 3열 시트가 이전보다 70mm 좁아진다. 4열을 눕히면 3열이 이전 모델보다 25mm 넓어진다.
다시말해 4열은 아예 사용하지 못할 정도로 줄였다는 뜻이다. 기아차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세금 등에서 혜택 받을 수 있도록 하고, 버스 전용차선도 갈 수 있게 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좌석을 더했다"고 했다. 앉을 수 없는 시트라도 만들어 붙이면 세금을 깎아주는 법도 웃기고, 거기 맞춰 차를 만드는 것도 특이하다. 세계 어디에도 없는 한국적인 구성이다.
소음진동의 억제는 아무리 봐도 놀랄 정도다. 현대기아차가 이번에 R엔진을 유로6에 대응하고 승용차용으로 바꾸면서 그랜저와 카니발에 장착했는데, 꽤 만족스럽다. 가속감은 이전과 비슷한 수준으로 굼뜬 느낌이 드는데, RPM이 너무 낮게 사용된 면이 있다. 기어를 손으로 조작해주면 훨씬 가뿐하게 움직인다.
서스펜션도 이전보다 훨씬 단단해져서 핸들을 어지간히 움직여도 거동이 심하게 흐트러지지는 않았다. 다만 무게 중심이 높아 좌우 롤링이 큰 점은 어쩔 수 없었다.
핸들의 감각은 좀 둔한데 핸들을 끝까지 돌려보면 예상한 것보다 반바퀴는 더 돈다. 실제로 최소 회전반경이 놀랍도록 좁아 유턴이나 주차할때 큰 도움이 된다. 어지간한 세단보다 좁은 정도의 회전반경이다.
브레이크는 이 차의 가장 큰 약점이라고 할 수 있는데, 생각보다 잘 안서는 기분이어서 조금 세게 밟아줘야한다.
◆ 자동차에 따라 라이프 스타일은 바뀐다
'아빠가 가르쳐준 세상'이라는 문구. 이 차의 타겟을 분명하게 만들고 있다. 가족과의 여행을 염두에 둔 자동차라는 얘기다. 여러 동영상을 통해 가장이라면 으레 갖고 있을 책임감을 자극하기도 한다.
그러나 합리적으로 생각해보면 9인승이나 11인승에 사람을 가득 태우고 어디론가 놀러가는 일이 그리 흔치는 않다. 구성원이 4인도 안되는 가정이 태반인 요즘 미니밴이 무슨 의미가 있는가 싶기도 하다. 필요할 때마다 렌터카를 빌리면 그만이라고도 생각했다.
그러나 카니발을 다시 타보니 생각이 조금씩 바뀐다. 넓은 공간으로 인해 사용성이 크게 확장되기 때문이다. 3열과 4열을 모두 눕히고 여기 텐트와 캠핑용품을 한가득 싣고도 4인 가족이 여유롭게 여행을 떠날 수 있다. 거대한 차체에도 불구하고 실연비 10km를 훌쩍 넘는 점도 멀리 떠나가고 싶게 만든다. 자주 여행을 떠나는 사람들이 이 차를 구입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반대로 가능성이 열린 차를 갖게 된다면 매주 가족 여행지를 찾게 될것도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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