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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기아, 스토닉 1.6 디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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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차가 스토닉을 내놨다. 이로 인해 국내 모든 제조사가 소형 SUV를 판매하게 됐다. 사실 기아차는 스토닉 이전에 소형 SUV로 니로를 판매하고 있었다. 하지만 엄연히 말해 니로는 하이브리드 모델이며 휠베이스가 상급 모델 스포티지보다 긴 독특한 모습이었다. ‘동급’이라고 하기에는 어중간 한 것.

그런 상황에서 스토닉이 출시됐다. 그리고 스토닉의 차별화된 부분으로 가격을 내세운다. ‘가성비’를 중시하는 국내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스토닉이 성공할 수 있을까?

이미 많은 소비자들이 알고 있는 내용이겠지만 한번 더 정리를 해보고 넘어가자. 니로는 아이오닉의 SUV 버전이다. 하이브리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전기차에 대비한 전용 플랫폼으로 만들어졌다. 현대차의 소형 SUV인 코나는 i30의 SUV 버전이다. 소형 SUV라는 장르와 달리 준중형급 플랫폼을 사용해 소형 SUV의 한계인 실내공간을 키웠다.

반면 스토닉은 프라이드의 SUV 버전이다. 국내에 출시되지 않은 4세대 프라이드가 스토닉의 기틀이 된다. 심지어 코드네임 역시 프라이드의 CUV라는 뜻으로 ‘YB CUV’를 사용하고 있다. 생산도 프라이드와 같은 소하리 공장에서 이뤄진다.

키 큰 프라이드지만 디자인을 통해 기아차의 최신 요소를 담아내고 있다. 2013년 제네바 모터쇼를 통해 공개된 포르보(Provo) 컨셉트의 디자인을 양산으로 연결시킨 덕분이다. 물론 최근 트렌드처럼 컨셉트카를 그대로 양산한 수준까지는 아니다. 양산 과정에서 많은 타협이 있었지만 당시 추구했던 디자인 방향성은 잘 지켜낸 모습이다.

현대 코나가 여기저기 많은 부분을 꾸몄다면 기아 스토닉은 정갈한 모습이다. 차량을 최대한 깔끔하게 표현하고자 노력한 모습이 엿보인다. 호랑이코 형상의 그릴은 막혀 있는 구조다. 마치 하이브리드 자동차를 연상시킨다. 가솔린 엔진 기준 100마력, 디젤이 110마력의 성능을 내니 범퍼 하단 공기흡입구 하나 만으로도 충분했을 것이다.

역사다리 꼴 형상의 헤드램프는 호불호가 갈리는 요소다. 신선하기도, 못생겨 보이기도 한다. 가성비 SUV를 추구하는 만큼 LED 램프는 아니지만 스티어링 휠을 돌리면 해당 방향으로 추가 조명을 밝혀주는 코너링 라이트 기능도 갖췄다.

측면부는 프라이드에서 진화한 SUV를 위해 부분적으로 변화를 줬다. 지상고를 높이고 차량 밑부분을 플라스틱 소재로 감싸 SUV의 이미지를 더했다. 루프레일은 방향성을 갖는 비대칭 디자인이다. 작은 부분이지만 차별화 포인트라고 할 수 있다.

후면부는 최근 많이 볼 수 있는 3차원 형상을 유도한 리어램프 디자인을 갖는다. 범퍼에는 디퓨저 모양의 스키드 플레이트도 장착된다. 특히 범퍼의 양쪽 끝부분이 위로 말려 올라가도록 구성해 차체가 높아 보이게 했다.

기아차의 이러한 노력에도 막상 스토닉을 보면 소형 SUV가 맞나 싶다. 소형 SUV의 모습을 하고 있다지만 일반 세단과 함께 있을 때 스토닉이 더 낮아 보일 때도 있다. 예를 들면 스토닉의 높이는 1,500mm(15인치)~1,520mm(17인치) 수준이다. SUV가 아닌 박스카인 쏘울의 지상고는 1,600mm로 10cm 가량 높다.

인테리어는 친숙한 느낌이다. 국내 소비자들에게는 새롭겠지만 자동차 미디어에 종사하고 있는 사람에게는 친숙하다. 해외 출시된 4세대 프라이드의 인테리어를 그대로 사용했기 때문이다. 스티어링 휠과 계기판은 물론 대시보드와 센터페시아, 센터 콘솔의 디자인까지 같다. 기아차가 별도의 코드네임 없이 YB CUV라고 부르는지 이해할 수 있는 대목이다.

사용자에게 친숙한 인터페이스는 현대 기아차의 강점이다. 버튼 배치가 깔끔하고 계기판 모니터나 센터페시아 메뉴 설정도 쉽게 구성했다. 모닝을 통해 도입된 공조장치 디자인도 스토닉까지 확대 적용됐다.

소형차에 속하지만 뒷좌석은 넉넉한 편이다. QM3나 트랙스보다 약간 넓고, 티볼리나 코나보다는 부족하다. 과거 소형차를 생각했을 때 최근 소형차들은 확실히 넉넉한 공간을 갖는다. 하지만 트렁크 공간이 제한적이다. 사실 소형 SUV에서 ‘동급 최대 공간’이라는 점을 강조해도 체감상 크게 와닿지는 않는다. 즉, 경쟁 모델과 차이가 크지않다는 사실. 하지만 2단 선반을 통해 활용성을 높였다는 점은 장점이다. 이 구성은 쉐보레 아베오와 같은 것인데 의외로 쓸모가 많다.

차량 가격을 낮추기 위한 제한적 편의장비

스토닉의 최대 장점은 가격이다. 하지만 구성을 보니 딱 가격에 맞춘 느낌이다. 우선 센터페시아 모니터가 7인치 크기다. 최근 현대 기아차의 내비게이션 패키지 대부분이 8인치 크기를 사용하고 있다.

최상급 풀옵션 모델을 선택해도 1열 시트 모두가 수동으로 조작한다. 현대 코나에 있었던 통풍 기능 없이 열선만 탑재됐다. 뒷좌석을 위한 송풍구, 열선, 센터 암레스트 등도 없다. 현대기아차의 최신 상품이 맞나 싶을 정도다. 타사라면 이해되지만 워낙 이 부분을 잘해왔던 브랜드이기에 아쉬움이 커진 것이기도 하다.

헤드-업 디스플레이나 무선 충전 시스템도 없다. 드라이브 모드 셀렉트나, 내리막길 정속 주행장치인 HDC(Hill Decent Control)도 빠졌다. 코나에 적용됐던 사양들이다. 오디오 시스템의 옵션도 준비되지 않았으며, 텔레매틱스 서비스도 지원되지 않는다.

액티브 세이프티 부분 역시 부족하다. 긴급제동 시스템은 갖췄지만 차선이탈 경고 시스템은 소리로만 알려주는 기본 사양이다. 코나는 차선 중앙을 유지시켜주면서 적극적으로 보조해주는 기능을 지원한다. 사각 경고 시스템과 오토 하이빔을 갖췄다는 점은 좋다.

‘비싼 것은 돈값 하고 저렴한 것은 이유가 있다’라는 말이 떠오른다. 구성을 생각하니 스토닉이 저렴한 것에는 이유가 있었다. 후반에 얘기하겠지만 여기엔 기아차의 전략이 숨어있다.

기아차는 스토닉의 주행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영암 서킷에서 테스트도 진행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최근 현대 기아차가 주행 부분의 성장이 두드러지기 때문에 기대감을 바탕으로 스토닉에 올랐다.

시동을 거니 둔탁한 디젤 소음과 진동이 실내로 스며든다. 디젤 특유의 소음은 이해할 수 있지만 그 정도가 조금은 크게 느껴진다. 아이들 정숙성을 확인해본 결과 46.5dBA로 나타났다. 엔진 출력을 감안한다면 조금 더 정숙성에 신경을 써도 좋았을 듯싶다. 반면 80km/h의 속도로 정속 주행하는 상황에서 측정된 소음은 60dBA 수준으로 소형차로 좋은 수준을 보였다. 이 정도의 수치라면 중형급 세단과 맞먹는 성능이다.

일상 주행에서 느껴지는 스토닉은 생각보다 경쾌했다. 스티어링 휠의 답력이 동급 차량보다 살짝 무겁지만 나머지 차량의 움직임은 가벼운 편에 속했다. 서스펜션은 젊은 소비자 취향에 맞춰졌다. 부드러움 보다 탄탄한 감각을 내세우는 성격이다. 쌍용 티볼리가 불필요하게 단단했다면 르노삼성 QM3는 동급에서 가장 부드럽다. 쉐보레 트랙스가 중간에서 잘 조율된 모습을 보였는데, 스토닉은 트랙스보다 단단한 모습을 전한다.

듀얼 클러치 변속기는 초기 반응 부분에서 특유의 특징을 보여준다. 울컥거림 까지는 아니지만 클러치가 서로 맞붙는 느낌을 알 수 있을 정도다. QM3의 듀얼 클러치 변속기와 비교해 상당히 세련된 감각을 갖고 있다.

듀얼 클러치 변속기 특성상 주행 때 동력 직결감 부분이 우수하다. 변속 때마다 별다른 변속 충격을 느끼지 못했을 정도의 부드러움도 잘 살렸다. 확실히 국내 소비자를 위한 최적화를 잘하고 있다.

스토닉은 1.6리터 디젤을 사용하면서 110마력과 30.6kg.m의 토크를 발휘한다. 코나와 비교하면 26마력 낮은 출력이다. ‘26마력 없으면 그만이지’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19%의 출력이 낮춰진 셈이다. 코나 디젤과 비교해 출력의 5분의 1이 사라진 엔진을 사용하는 것이다. 구성을 비롯해 엔진까지 뭔가 가격을 낮추기 위한 흔적이 여기저기서 느껴진다.

수치상 아쉬움은 있지만 막상 운전을 하면 누구나 타협할 정도는 된다. 적어도 토크에서 부족함을 느끼지 않기 때문이다. 르노삼성 QM3와 비교하자면 스토닉의 가속감이 더 앞선다. 다만 배기량 차이를 감안하면 조금 아쉬움이 들기도 한다.

그렇다고 확연한 차이를 기대하면 안 된다. 스토닉의 가속감은 가속페달을 약 절반 정도만 밟아도 나온다. 하지만 여기서 욕심을 내 가속페달을 끝까지 밟으면 실망할 수도 있다. rpm만 올라갈 뿐 가속감 차이가 발생하지 않기 때문이다. 오히려 고회전에서의 소음이 스트레스로 작용할 수 있다. 참고로 엔진 회전수가 약 4천 rpm에 이르면 소음과 진동이 생각보다 많아진다.

휠을 통해 측정된 구동 출력과 토크는 어느 수준인지 다이나모미터에서 확인해봤다. 측정된 출력은 98.2마력, 토크는 27.7kg.m다. 각각 10.7%와 9.4%에 불과한 구동 손실률이다. 듀얼 클러치 변속기의 강점을 확인할 수 있다.

다이노 그래프를 살펴보니 엔진 특성이 고스란히 나타났다. 먼저 출력은 2,500rpm 영역부터 4,000rpm까지 꾸준하게 최고출력을 유지해 나간다. 출력 자체는 낮지만 넓은 영역에서 최고 출력을 유지시키는 능력은 칭찬할 만하다.

반면 토크는 아쉬움이 된다. 약 1,800rpm 영역부터 발휘되는 높은 토크는 2,500rpm을 기점으로 지속적으로 하락한다. 가속페달을 끝까지 밟아 엔진 회전수를 높여도 토크가 가파르게 떨어진다는 의미다. 물론 경쟁사의 1.6 엔진들도 유사한 패턴을 보여주지만 기본적으로 토크가 더 높게 형성돼 스토닉의 것과는 차이가 난다. 때문에 스토닉 운전자에게는 엔진 회전수를 낮춰 일상에서의 성능을 즐기는 것을 추천한다.

스토닉의 정지 상태에서 100km/h 가속시간을 측정했다. 11초가 나올까? 아님 12초 벽을 넘지 못할까? 이러한 우려와 달리 스토닉은 10.61초의 제법 준수한 가속성능을 보였다. 쉐보레 트랙스 디젤의 10.21초보다 느리지만 같은 집안 하이브리드 모델인 니로의 10.71초보다는 빠른 기록이다.

스토닉의 예상외 가속성능은 크게 3가지를 꼽을 수 있다. 첫 번째는 온도다. 스토닉의 테스트를 진행했을 당시 기온은 영하 8도. 과급 기관을 사용하는 엔진에 있어서 흡기 온도는 낮으면 낮을수록 성능 발휘에 유리하다.

두 번째는 도발적인(?) 듀얼 클러치 변속기였다. 승차감을 중시하는 현대 기아차의 듀얼 클러치라고 생각되지 않을 만큼 초기 발진이 터프했다. 지금까지 경험했던 현대 기아차의 듀얼 클러치 변속기는 어떤 듀얼 클러치와 비교해도 부드러움에서 앞섰다. 좋게 말하면 승차감 확보에, 나쁘게 말하면 너무나도 보수적이었다. 하지만 스토닉의 듀얼 클러치 변속기는 달랐다. 정지 상태에서 브레이크 페달을 밟고 있는 상태에서 추가적으로 가속페달을 밟았을 때 엔진 회전수를 2,000rpm까지 띄운다. 최대토크가 발생하는 시점 이상이며, 최고 출력에 근접한 구간이다. 이 상태에서 브레이크 페달에서 발을 떼면 그대로 클러치를 연결하며 가속을 이어간다. 변속기가 스토닉의 엔진 출력과 토크 정도는 만만하게 받아낼 수 있어서 일까? 초기 가속만큼은 런치 컨트롤 부럽지 않았다. 사실 후반 영역에서는 힘의 차이를 보였지만 초기 발진 때 유리했다고 보는 것이 맞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이유는 무게였다. 우리 팀이 측정한 스토닉 디젤의 무게는 1,278kg. 르노삼성 QM3가 1,307kg, 쌍용 티볼리 디젤이 1,432kg이었다는 점을 생각하면 약 30~150kg 가벼운 셈이다. 가벼운 무게는 성능과 연비 향상에 도움이 된다. 가벼운 무게. 하지만 경량화의 이점은 아니다. 최신 현대기아차들은 차체의 견고함을 쉽게 느끼게 한다. 코나도 그랬다. 반면 스토닉은 예전 기아차보다는 낫지만 최신 모델로는 견고한 느낌을 살리지 못하는 모습이다.

고속 안정성은 평이하다. 쉐보레 트랙스와 현대 코나가 이 부분에서 우수한 모습을 보였다. 반면 스토닉은 이보다는 아쉬움을 남겼다. 물론 쌍용 티볼리와 비교하면 우위에 선다.

와인딩 로드에 들어선다. 최근 등장하는 SUV의 99%는 도심형을 추구하기에 와인딩 로드 주행을 통한 완성도 확인이 필수 과정이 되고 있다. 특히 스토닉은 영암 서킷 테스트까지 거쳤다지 않은가?

코너 통과 후 재가속 부분은 둔하다. 역시 차량 성격상 빠르기보다 스티어링 휠 조작에 따른 운전의 즐거움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핸들링 성능은 준수하다. 쉐보레 트랙스나 현대 코나와 비교하면 감각적인 면에서 부족함이 엿보이지만 그렇다고 큰 아쉬움을 주지는 않는다. 스티어링 조작에 따라 적당히 빠릿하게 움직여주는 감각도 좋았고 차량 크기가 컴팩트한 만큼 후륜도 제법 잘 따라오는 편에 속했다.

일상 주행에서 탄탄하게 느껴졌던 서스펜션은 와인딩 로드에서 다소 거친 성격으로 변했다. 노면이 깔끔하게 정돈된 상태라면 차량의 흔들림을 잘 잡아준다. 하지만 요철이나 노면 환경이 나빠지면 바로 튀는 모습을 보인다. 무엇보다 승차감이 문제다. 노면이 조금만 거칠어지면 신경질 것으로 뛰어오르며 차체를 울린다. 20대를 위한 첫차로는 무난하지만 뒷좌석에 아이를 태울 생각이라면 큰 아쉬움이 될 수 있다.

토션빔 서스펜션의 한계라 볼 수도 있겠지만 이는 셋업에 의한 결과로 해석된다. 무엇보다 충격을 깔끔하게 걸러내지 못한다는 아쉬움이 커졌다. 승차감과 주행 안정성 하락이라는 두 가지 약점을 갖게 되기 때문이다. 차라리 서스펜션이 조금 더 부드러웠다면 다양한 노면에 대한 대응능력을 높였을 듯싶다. 노면 상태가 좋은 영암 서킷에서만 테스트했던 것일까?

변속기 성능은 의외다. 지금까지 현대 기아차의 듀얼 클러치 변속기는 반응성에서 조금 아쉬움이 있었다. 부드러움을 살리고자 RPM 바늘은 바쁘게 움직여도 실제로 동력이 연결되기까지는 시간이 소요되는 것이 보통이었다. 내구성 확보 때문이다. 특히 저 회전 영역에서 토크가 쏟아지는 디젤 모델에서 그러한 부분이 더 부각됐다. 하지만 스토닉은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조작에 따른 변속과 동력 전달도 빨랐다. 빠르게 달리지는 못할지 몰라도 적어도 변속을 통한 재미있는 운전을 가능하다. 출력의 부족함을 촘촘한 기어비가 채우기도 한다.

타이어는 205mm 너비의 넥센 N'Priz AH8. 차량의 성능을 생각하면 딱 무난한 수준이다. 코너에서 받아주는 부분에서도 아쉬움이 없다. 다만 급제동을 걸었을 때 타이어가 다소 힘겨워 하는 모습을 보인다.

스토닉의 제동성능을 확인했다. 100km/h의 속도에서 완전히 정지하기까지 이동한 거리는 39.12m다. 현대 i30 1.6T DCT 모델이 39.05m, 쏘나타 뉴 라이즈 2.0 터보 모델도 39.23m, 그랜저 IG 하이브리드가 39.31m를 보였으니 충분히 좋은 성능임을 확인할 수 있다.

브레이크의 성격은 초반에 민감한 편이다. 그렇다고 과거의 현대 기아차처럼 민감한 정도는 아니다. 크게 힘을 안 써도 적당하게 잘 서는 느낌을 주는 정도의 민감도다. 이후 강하게 밟을 때의 제동성능도 충분히 발휘됐다. 오히려 타이어가 받아주지 못해 미끄러지는 모습이 보였다. 제동거리를 더 단축시킬 여력은 있다는 것. 테스트가 반복되니 제동거리가 약 40m대로 늘어난다. 엔진 출력을 감안한다면 제동 내구성 부분에서도 충분한 능력이다.

기아차는 스토닉의 강점을 가격과 연비로 꼽는다. 특히 성능 대신 효율을 선택한 엔진과 듀얼 클러치 변속기로 17.0km/L의 연비를 내세운다. 르노삼성 QM3의 복합연비가 17.3km/L이니 솔깃해지는 연비다.

하지만 한가지 알아야 할 부분이 있다. 스토닉이 복합연비 17.0km/L의 효율을 가지려면 15인치 휠과 185mm 급 타이어를 장착해야 한다 것. 이 휠과 타이어는 최하위 트림인 디럭스 모델만 적용된다. 중간 트림인 트렌디만 선택해도 휠은 17인치로 바뀐다. 때문에 17.0km/L의 연비가 엔진 출력의 한계를 감싸기 위한 생색내기용으로 보이기도 한다. 참고로 QM3는 17인치 휠 타이어가 기본 사양이다.

100~110km/h의 속도로 주행 중인 상황에서 스토닉은 25km/L의 효율을 보였다. 속도를 낮춰 80km/h의 속도로 정속 주행을 하면 연비는 26.8km/L까지 높아진다. 반면 평속 15km의 도심 정체구간 연비를 확인한 결과 11.2km/L로 나타났다. QM3가 같은 조건에서 하이브리드 차량과 대등한 15km/L 대 연비를 보인 것과 비교하면 차이가 다소 난다.

실제 우리 팀이 스토닉과 함께 다양한 주행 환경을 거친 후 확인한 최종 연비는 15km/L 중 후반대였다. 17인치 휠 타이어가 장착된 스토닉의 공인 복합연비는 16.7km/L 수준이다. 우리 팀의 테스트 환경 자체가 연비에 불리하다고 해도 1km/L 이상 차이가 나는 경우는 많지 않았다.

그럼에도 스토닉이 칭찬을 받아야 하는 부분이라면 바로 가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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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표와 같이 스토닉은 동급에서 가장 저렴한 가격을 갖는다. 심지어 최상급 트림인 프레스티지라도 경쟁 모델 중에서는 기본형 트림의 가격대를 가질 정도다. 현대 코나를 생각하면 밑에서 두 번째로 저렴한 트림을 선택하는 순간 스토닉의 최상급 트림 가격을 넘어버린다.

엄밀하게 따지면 스토닉도 비싼 가격을 갖고 있긴 하다. SUV를 고집하지 않으면 한 체급 위 모델인 아반떼 디젤을 유사 가격대로 구입할 수 있다. 더 좋은 구성을 갖추고 있음은 당연하다. 하지만 경쟁 모델은 스토닉보다 200만원가량 더 비싸기에 상대적으로 저렴해 보이는 반사이익까지 얻고 있다. 생각해보자. 이 차는 프라이드를 SUV화 시킨 모델이다. 프라이드가 이 가격에 판매되고 있다면 어떻게 느끼겠는가? 사실 플랫폼 자체가 중요한 것은 아니다. 트랙스도 소형차 아베오를 바탕으로 한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파워트레인을 비롯한 나머지 구성이다. 더 좋은 파워트레인이 있지만 스토닉은 가장 낮은 사양을 사용한다.

스토닉이 차별받고 있다는 느낌이 크다. 좋은 기능은 모두 현대 코나에, 엔진도 상급 사양을 사용한다.

서스펜션, 구동방식 모두 좋다는 것들은 코나가 다 가져갔다. 물론 여기엔 이유가 있다.

기아차도 코나처럼 준중형 차를 바탕으로 만든 소형 SUV를 내놓게 된다. 스토닉을 가격 중심으로 한 등급 아래로 포진 시키고 코나와 같은 고급형 소형 SUV를 통해 스포티지와 스토닉 사이를 메꾸겠다는 전략이다. 소비자들 역시 선택의 폭을 넓힐 수 있다. 다만 준중형차 베이스의 소형 SUV가 나오면 고급 사양을 선호하는 국내 소비자들의 성향상 스토닉의 판매량이 영향을 받을 가능성도 크다. 저가형 소형 SUV라는 이미지가 불가피해지기 때문이다.

때문에 스토닉을 선택할 때 상급 트림보다 중간 트림을 구매를 통해 가격적 이점, 쉽게는 가성비를 누리시라 조언 드리고 싶다. 사실 일부 구성이 쌍용 티볼리 보다 떨어지긴 해도 완성도에서는 앞서는 모습을 보인다. 르노삼성 QM3와 비교하자면 구성 차이 대비 가격 차이가 커진다. 당연히 스토닉의 승리다. 최근 어지러운 형국에 있는 쉐보레의 트랙스. 아직까지는 성능 및 기본 완성도에서 트랙스가 앞선다. 그리고 같은 그룹 내 현대 코나. 가격을 제외한 성능, 완성도 등 모든 면에서 승자다. 코나는 분명 비싸다. 하지만 비싼 값은 해낸다.

스토닉은 저렴한 가격을 바탕으로 적정 수준의 연비를 지향하는 소비자들에게 적합한 모델이다. 경쟁자가 많은 상황에서 자신만의 장기를 앞세우는 것도 중요하다. 또한 기아차 SUV 라인을 한층 견고하게 함과 동시에 소비자들에게 제시할 선택의 폭을 넓혔다는 점에 의미 있는 모델이라 볼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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