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가솔린의 실질적 대안..K7 프리미어 하이브리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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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카 임상현 기자] 널찍한 실내공간, 편안한 승차감, 풍부한 편의사양 등을 갖춘 국산 준대형 세단은 SUV 강세 속에서도 꾸준한 인기를 넘어 세단 시장의 중심으로 자리잡고 있다.
가족용 세단의 중심이 중형차에서 준대형 세단으로 옮겨가면서 소비자들의 눈높이 역시 함께 높아졌다. 이제는 수입차와 비교가 어색하지 않을 정도로 품질이 향상된 국산 준대형 세단의 강점은 앞서 언급한 점 외에도 아직까진 수입차 대비 합리적인 가격이 큰 이점으로 꼽힌다.
그러나 차가 커지고 다양한 편의사양이 추가되면서 늘어난 차체 무게와 배기량으로 인해 연비는 떨어지고, 배기량 기준 세금을 부과하는 국내법상 유지비는 점점 늘어갈 수 밖에 없다는 점은 준대형 세단 구매를 고려하는 소비자들에게 구입을 주저하게 만드는 가장 큰 단점으로 꼽힌다.
이에 소비자들은 내연기관과 전기모터가 결합된 하이브리드 모델로 눈을 돌리고 있다. 올해부터 하이브리드 모델에 대한 보조금은 사라졌지만 여전히 남아있는 세제 감면 혜택과 가솔린 대비 높은 연비는 준대형 세단의 단점을 지울 수 있는 강점으로 떠오른다.
현재 시장에서 선택할 수 있는 국산 준대형 하이브리드는 그랜저와 K7으로 연말 부분변경을 앞둔 그랜저와 달리 K7은 지난 6월 부분변경을 통해 새롭게 출시됐다.
바뀐 안팎 디자인의 호평으로 3개월 연속 기아차 세단 판매량 1위를 기록하고 있는 K7 프리미어는 기존 가솔린 중심의 판매량을 유지하면서 점차 하이브리드 비중을 높여가고 있다.
■ 가솔린과 차별없는 디자인..정통 준대형 세단의 멋
K7 프리미어 하이브리드는 2세대 K7의 부분변경 모델로 출시 3년만에 외관 디자인의 변경과 풀모델 체인지 수준의 인테리어 변화가 핵심이다. 전장은 4995mm로 기존보다 25mm 길어졌으며, 음각형태의 새롭게 디자인된 그릴은 독특한 주간주행등과 더불어 멋스러운 전면부를 완성시켰다.
변화된 후면부 역시 소비자들의 높은 반응을 이끌어내는 중요한 요소다. 부분변경 전 모델이 소비자들의 난해한 반응을 이끌어냈다면, K7 프리미어는 양쪽 램프가 서로 이어지는 최신 디자인 구성을 갖춘데다 점선 타입의 독특한 구성으로 멀리서봐도 단숨에 알아볼 수 있는 K7의 아이덴티티로 자리잡은 모습이다.
측면부는 K7 프리미어의 가치를 가장 돋보이게 만들어주는 부분이다. 지금은 보편화된 준대형 세단이지만 한때 플래그십 세단 못지 않은 명성을 누려왔던 장르이기 때문에 40~50대 고객들이 원하는 중후함과 30대 젊은 고객들의 의견을 모두 반영해야하는 어려운 숙제를 멋지게 풀어낸 듯한 모습이다.
하이브리드 모델 특성상 탑재된 17인치 휠 타이어 사이즈는 차체 크기 대비 부족한 듯 보이지만, 덕분에 얻어진 높은 승차감과 연비는 아쉬움을 털어내고도 충분한 만족감이다.
과도한 캐릭터라인 대신 볼륨을 강조한 측면은 깔끔한 인상을 전달해준다. 준대형 세단의 구입 연령층이 젊어지고 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주요 구매층의 연령대와 직업군을 생각한다면 기아차가 제시한 디자인이 가장 정답에 근접하단 판단이다.
문을 열고 접한 인테리어는 외관의 디자인 콘셉을 유지한 모습이다. 최신 모델인 만큼 12.3인치 대화면 인포테인먼트 디스플레이와 디지털 계기판을 중심으로 꾸며진 실내는 보기에도 좋을 뿐 아니라 쓰기에도 편안한 배치로 구성됐다.
운전석에 앉아 손에 닿는 버튼의 위치도 적절하며, 주행시 자주 사용하는 물리버튼을 충분히 마련해 터치스크린 조작이 어색한 주 고객층도 충분히 만족시킬만한 구성이다.
공간의 넉넉함은 더 이상 설명이 필요없을 정도다. 중형세단만 해도 성인 4명이 탑승하기 충분한 공간을 가진 국산차의 이점은 준대형 세단에선 그 이상으로 다가온다. 여기에 동급 가격대의 수입차에서는 누릴 수 없는 다양한 편의장비는 장거리 주행시 편안함을 더한다.
트렁크 공간도 하이브리드 모델이지만 손해보는 곳이 없다. 세단 특성상 높은 짐은 적재하기 어렵지만 갑작스레 튀어나온 공간이나 배터리 탑재로 인해 손실되는 공간이 없다는 점은 하이브리드 특유의 단점마저 지워낸듯한 모습이다.
■ 2.4리터 가솔린+전기모터의 조화
K7 프리미어 하이브리드에는 최고출력 159마력의 2.4리터 가솔린 엔진과 38kw의 전기모터가 결합돼 총 시스템 출력 211마력, 최대토크 21kgf.m의 힘을 발휘한다. 하이브리드 모델답게 초기 구동시 엔진의 개입이 이뤄지지 않아 전기차와 동일한 매끄러운 움직임을 보여준다.
전기로만 구동되는 EV모드의 지속시간은 배터리 충전량에 따라 조금씩 차이가 있지만 완충에 가까운 충전상태에서도 오래시간 지속하기는 어려운 편이다. 그러나 엔진의 개입정도를 알아채릴 수 없을만큼의 매끄러운 움직임은 과거의 기아차 하이브리드를 생각한다면 놀랄만큼의 발전 수준이다.
하이브리드 모델을 주력으로 삼는 일본차들이 엔진과 모터 개입시 이질감을 크게 줄여 소비자들의 호평을 받은것에 반해 국산 하이브리드의 시작은 모터와 엔진간의 조화가 썩 훌륭하지 않았던 편이였다. 그러나 최근 출시된 8세대 쏘나타 하이브리드를 시작으로 K7 프리미어 하이브리드까지 이제는 일본차가 부럽지 않을 수준의 완성도를 보여준다.
브레이크 작동시 하이브리드 특유의 회생제동 이질감도 느끼기 어려운 수준이다. 수시로 달라지는 페달의 반발력도 쉽사리 경험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가솔린 모델과의 차이점은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
K7 프리미어 하이브리드는 정숙성 또한 뛰어난 편이다. 엔진이 개입하지 않을 시 상대적으로 외부의 소음이 더 크게 부각되기 때문에 정숙성 측면에서 가솔린과 큰 차이가 느껴지지 않는다는 의견도 존재하지만 자동차 자체가 내는 소음 정도는 분명 확실한 차이를 느낄 수 있다.
여기에 가솔린 대비 작은 인치수의 휠과 타이어 사이즈도 정숙성을 높이는데 한몫하는 중요한 요소다. 준대형 세단이라면 가장 필수적인 승차감도 경쟁 모델대비 우위에 서있다.
그랜저가 젊은 소비자를 타깃으로 정하면서 주행성능을 높이는 반면 승차감은 다소 불리하게 세팅된 것에 반해 K7 프리미어는 준대형 세단이 가져야할 승차감에서 만큼은 정통을 따른 모습이다.
노면의 자잘은 충격정도는 무심코 지나가도 무방한 수준이다. 다만 방지턱 등 큰 충격이 들어올 시 단번에 흔들림을 잡아내기 보단 한 두번의 움직임을 더해 충격을 흡수하는 타입이다. 소비자에 따라 불필요한 움직임이라고 느낄 수도 있지만 K7의 주요 타깃층을 생각한다면 문제삼고 싶지 않을 정도의 방향성이라는 생각이다.
전체적인 주행 완성도는 가솔린과의 차이를 느낄 수 없을 만큼 높은 수준이다. 가속감 역시 수치 대비 전혀 뒤처지지 않는다. 초반부터 강하게 토크를 몰아붙이는 전기모터 덕에 오르막이 수시로 펼쳐지는 강원도의 국도에서도 답답함 없이 1차선을 물고 달릴 만한 능력을 보여준다.
여기에 잦은 가감속이 이뤄지는 테스트 환경과 출퇴근길 꽉막힌 강변북로, 올림픽대로를 거치는 주행 속에서도 리터당 15km이상의 연비를 보여주는 기특함은 이제는 가솔린이 아닌 하이브리드가 주력 모델로 떠올라도 어색하지 않을 정도다.
다만, 17인치 크기의 작은 휠과 타이어 사이즈로 인해 코너에서 한계가 너무 일찍 다가온다는 점은 아쉬운 부분이다. 물론 이러한 주행은 K7 프리미어 하이브리드 소비자들이 지향하는 점은 아니지만 위급시 차량의 제어능력을 키워준다는 점에서 향후 타이어의 교체만으로도 한계를 높이는 방법을 고려해봐야 한다는 생각이다.
■ 시장을 넓혀가는 하이브리드..대세로 자리잡을 수 있을까?
준대형 세단의 중심은 아직까지 가솔린 엔진이다. 더 정확히 말하면 2.4리터 엔진을 탑재한 모델들이 판매량의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중형차 대비 높아진 배기량은 넉넉한 힘을 바탕으로 주행을 가능케 하지만 떨어지는 연비와 높아진 세금은 준대형 세단을 선택하는데 주저함을 더하는 요소다.
반면, 하이브리드는 동일한 배기량으로 더 높은 연비, 세제혜택을 받을 수 있다. 더 이상 하이브리드 모델에 지급되던 보조금은 사라졌지만 하이브리드 모델 자체의 완성도가 높아진 만큼 보조금이 없더라도 상품성 자체로 접근하는 소비자들 역시 늘어나고 있다.
K7 프리미어 하이브리드는 현대차의 그랜저 하이브리드와 국산 준대형 하이브리드 시장을 이끌어 가고 있는 쌍두마차다. 지금은 일본차 불매운동으로 그 기세가 한풀 꺾였지만 여전히 이 시장의 강자로 꼽히는 일본산 하이브리드 역시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다.
과거에는 부족한 상품성과 완성도가 떨어지는 하이브리드 시스템으로 눈길조차 주기 어려웠던 것에 반해 단시간내 업계를 리드하는 제품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의 실력을 갖췄다는 점은 분명 칭찬할 부분이다.
새차를 구입하는 과정에서 조금만 더 조금만 더를 외치다보면 마지노선으로 바라보는 한계점이 국산 준대형모델인 경우를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이왕이면.. 혹은 한달에 조금만 더 투자한다면 이라는 전제하에 다가가는 준대형 시장에서 넉넉함과 편안함, 그리고 경제성까지 고민하는 소비자라면 K7 프리미어 하이브리드는 충분히 만족스러운 대안으로 떠오르기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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