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일리시한 세단으로의 변신 기아 K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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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마다 보는 눈이 다 다르지만, 보편적인 기준은 있기 마련이다. 여배우 김태희가 미의 대명사로 통용되는 것처럼 차도 마찬가지다. 때때로 호불호가 갈릴 수는 있겠으나, 다수가 동의하는 디자인 방향성은 존재한다. '굵직한 라인이 차 옆면에 적용되면 스포티해 보인다'던지 '리어 범퍼 아래 머플러 팁이 많으면 잘 달릴 것 같다' 등등 일반적인 눈높이 말이다. 그런 의미에서 신형 K7의 생김새는 확실히 구형보다 젊어졌다. 이는 차 전체적인 비례감이 달라지고 각종 부품의 모양새가 정교해진 덕도 있겠지만, 'Z'자 형태의 강렬한 이미지가 헤드램프와 리어램프 삽입된 영향이 크다고 볼 수 있다. 그래서일까. 다소 보수적인 장르에 있는 모델임에도 불구하고 차를 모는 내내 부담감이 덜했다.
스타일리시한 세단으로 변모하다
기아차가 밝힌 신형 K7의 마케팅 타겟은 40대다. 과거에 비하면 한층 젊어진 세대를 주요 소비층으로 잡았다. 이를 증명하듯 디자인 역시 시대의 흐름에 따랐는데, 고루한 이미지를 덜어내고 그 자리에 스타일리시한 조형미를 가꿔 넣었다. 그 모습이 아직 40대가 되지 않은 기자가 타도 별 무리가 없을 정도로 세련됐다는 게 주관적인 입장이다. 앞면은 밖에서 안으로 움푹 패여 있는 그릴과 Z로 표현되는 공격적인 헤드램프 디자인, 그리고 그릴과 램프를 연결하는 크롬 라인으로 카리스마 넘치는 이미지를 구현했으며, 옆면은 볼륨감 있는 면 처리와 헤드램프에서 리어램프까지 이어지는 캐릭터 라인으로 균형 잡힌 비례를 드러냈다. 뒷면 역시 Z로 설명되는 테일램프를 장착해 디자인적 통일감을 이루면서 스포티함을 살렸다.
이런 겉모습에 반해 실내는 다소 중후한 멋을 내는데, 그 느낌이 너무 올드하진 않았다. 고급스러운 우드 플라스틱 패널과 짜임새 있는 센터페시아 레이아웃, 3-스포크 스티어링 휠 등이 더해진 덕분이다. 또 군데군데 금속 느낌 패널도 적용해 현대적인 감성을 잃지 않았다. 조수석 워크인 디바이스, 헤드업 디스플레이, 스마트폰 무선충전 시스템 등 다양한 편의장비 역시 실내 분위기를 조금 더 새롭게 만들어냈다. 하얀색의 나파가죽 시트는 안락한 착좌감을 자랑했으며, 열선 및 통풍 시스템을 장착, 편의성을 높였다. 아울러 다이아몬드 형태의 퀼팅 장식으로 시각적인 멋도 챙겼다. 에어컨이나 오디오를 작동하는 버튼들은 촉감이 나쁘지 않았다. 이밖에 기아차가 자랑하는 크렐 사운드 시스템은 입체적인 음질로 귀를 즐겁게 자극해줬다.
넉넉한 동력성능과 다양한 안전품목, 그러나
차는 언제나 넉넉한 동력성능을 발휘했다. 중저속에서 고속 구간까지 힘이 부족하다는 느낌을 받기 어려웠다. 변속기의 변속감도 빨랐다. 보닛 아래 탑재된 파워트레인은 3.3 GDI 엔진과 자동 8단 변속기. 최고출력 290마력, 최대토크 35.0kg.m의 성능을 낸다. 수치로만 봐도 모자람이 없다. 그런데 '하체가 이런 가속력을 잘 받쳐주지 못하는 게 아닌가'란 느낌이 올 때가 있었다. 서스펜션 세팅은 프론트 맥퍼슨 스트럿, 리어 멀티 링크. 일단 노면에서 올라오는 왠만한 잔진동은 부드럽게 잘 걸러냈다. 하지만 과속방지턱과 같은 다소 큰 충격 앞에서는 다소 불안정한 움직임을 보여줬다. 시시각각 변하는 도로상황 속, 최대한 유연한 승차감을 이어가기 위해 서스펜션 상하 움직임에 여유를 준 탓일 수도 있겠으나 그 값이 너무 과했던 것은 아닐까 싶다.
특히 고속에서의 단단함이 다소 부족한 것이 아닐까 하는 느낌이 들기도 했다. 특히 요즘처럼 딱딱한 승차감의 독일차가 높은 점유율을 보이고 있는 국내 시장에서는 이런 느낌을 받는 사람들이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개개인의 운전 스타일에 따라 그 느낌은 다를 수 있고, '40대'라는 주요 타겟층에 따른 세팅 값이라고 하면 어느 정도 납득이 가긴 했다.
주행모드는 노멀-컴포트-에코-스포츠로 구성됐는데, 에코 모드 선택 시 차가 힘을 쫙 빼는 느낌과 스포츠 모드 시 엔진 반응속도가 빨라지는 것 외에 각 모델 별 특성은 그리 크지 않았다. 차선이탈 경보 시스템, 어드밴스드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후측방 충돌 회피 지원 시스템은 영리하게 작동하며 운전에 도움을 줬다. 이중 후측방 충돌 지원 시스템은 지속적으로 주변을 감지, 헤드업 디스플레이, 사이드 미러 라이트를 통해 운전자에게 교통상황을 알려줬다. 실연비는 약 500km를 달려 리터당 8.7km를 기록했는데, 복합연비가 리터당 9.7km라는 점과 배기량이 3,000cc 이상이라는 것을 고려하면 연료 효율성이 그렇게 나쁘다고 생각되진 않았다. 참고로 연비 주행은 하지 않았다.
확실한 타겟 설정과 그 결과
사실 어느 차나 단점은 있다. 브랜드와 가격을 떠나서 말이다. 따라서 '아쉬운 점이 하나 있다고 이 차가 무조건 안좋은 차다'란 인식은 합당하지 않다. 분명 단점을 상쇄할 만한 여러 장점이 있다. 즉, 새로운 K7은 개인적으로 승차감에서 다소 만족스러운 몸놀림을 보여주진 못했지만 이 외의 것 들에서는 딱히 흠잡을 부분이 없었다는 소리다. 당연히 내 나이가 타겟층에 딱 들어맞았더라면 앞서 언급한 단점 또한 얘기가 달라질 수도 있을 것이다. 그만큼 이 차는 다양한 장점을 갖고 있었으며, 그 결과 역시 숫자로 증명되고 있다. 출시 첫 달 270대의 판매실적이 지난달 6,256대로 큰 폭 상승했기 때문이다. 이렇듯 2세대로 거듭난 K7은 완성도 높은 상품성을 바탕으로 무섭게 시장을 장악해 가고 있다. 따라서 그 상승세는 쉽게 사그라들진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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