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통 이겨내야 세계 1등"…현대차의 자신감 캐스퍼 일렉트릭[시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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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주=뉴스1) 금준혁 기자 = "과거 휴대폰도 매일 화재가 발생한 시절이 있었지만 유선전화로 돌아가지 않았듯이, 전동화도 반드시 오는 미래라고 생각하고 이 성장통을 잘 극복해내면 현대차가 전동화에서 세계 1등을 할 수 있다고 믿습니다."
최근 인천 청라에서 벌어진 전기차 화재를 의식하듯 캐스퍼 일렉트릭을 소개하러 나온 김동건 현대차 배터리셀개발실장이 가장 많은 시간을 할애한 것은 '배터리 안전'이었다. 현대차(005380) 역시 지난 2020년 코나 EV의 잇따른 화재로 2만 5000여대를 리콜한 경험이 있다.
김 실장은 "코나 EV 화재를 통해 배터리를 얼마나 잘 만들고 품질을 육성하는 게 중요한지 다시 한번 깨달았다"며 "과거에는 주행 중이나 충전 중에 배터리가 안전한 영역에 올 수 있도록 제어했다면 현재는 주차 중에도 주기적으로 배터리 안전을 점검한다"고 설명했다.
현대차가 고도화한 배터리관리시스템(BMS)은 이상 징후를 미리 감지해 운전자에게 알리는 사전진단 기술까지 갖췄다. BMS는 배터리 상태를 모니터링해 최적의 조건에서 배터리를 유지·사용할 수 있도록 제어하는 '배터리의 두뇌'다.
보급형 전기차를 뛰어넘는 안전기술을 갖춘 캐스퍼 일렉트릭은 현대차가 2009년 세계 최초로 아반떼 하이브리드에 리튬 배터리를 장착한 순간부터 왜 자신감을 갖고 전동화에 뛰어들었는지를 보여주는 야심작인 셈이다.
지난 20일 경기 파주 일대에서 캐스퍼 일렉트릭을 시승해봤다. 캐스퍼 일렉트릭은 이달 고객 출고를 앞두고 있다.
기반이 된 캐스퍼는 현대차의 대표 경차지만, 캐스퍼 일렉트릭은 대용량 배터리를 탑재하며 차체가 커졌고 한체급 커진 소형차로 분류됐다. 최대 주행가능거리는 315㎞에 달한다.
캐스퍼와 달리 캐스퍼 일렉트릭은 기어봉이 아니라 운전대에 붙은 컬럼식 변속 기어를 적용했다. 기어봉이 있던 자리에는 무선 충전패드가 생겼다.
주행을 해보면 전기차 특유의 묵직함보다는 경차의 경쾌함이 느껴진다. 전기차는 배터리로 인해 무게가 상당히 늘고 운전대를 돌릴 때도 무게감이 느껴지는데 캐스퍼 일렉트릭은 오히려 가볍다.
차를 뒤에서 당기는 듯한 느낌이 드는 회생제동의 울컥거림은 아이오닉5을 연상케 했다. 물론 전기차의 힘 있는 주행도 느낄 수 있다.
이날 별도로 마련된 시연장에서는 캐스퍼 일렉트릭에 처음으로 적용된 현대차 그룹의 '페달 오조작 안전보조'(PMSA)를 체험해 봤다.
전후방 1m 이내에 장애물이 있는 정차 또는 정차 후 출발하는 저속 주행 상태에서, 가속 페달을 0.25초 이내에 최대로 밟을 경우 페달 오조작으로 판단하고 구동력 및 제동력을 제어해 충돌을 방지하는 기술이다.
실제로 연구원이 가속 페달을 퍽 소리가 날 정도로 있는 힘껏 밟았지만 앞에 장애물을 인식하자 '삐삐' 소리와 함께 거의 움직이지도 않고 멈췄다. 고령이나 미숙한 운전자의 사고를 방지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rma1921k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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