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킷 위 캐딜락 - 캐딜락 트랙 주행 체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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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딜락은 지난 20일(금) 경기도 용인 스피드웨이에서 미디어를 대상으로 `드라이빙 익스피리언스` 행사를 열었다. 본 행사는 서킷 주행을 통해 캐딜락의 모델들이 가진 성능을 경험할 수 있는 행사로, 고성능 퍼포먼스 모델인 `ATS-V`를 비롯해 컴팩트 세단 `ATS`, 그리고 중형 퍼포먼스 세단인 `CTS` 등이 서킷 체험을 위해 마련되었다. 이날 체험은 캐딜락의 세 모델을 타고 서킷을 3랩씩 주행하는 방식이었으며 체험 순서는 ATS-V - ATS - CTS 순으로 이루어졌다. 캐딜락의 세 모델이 서킷에서 보여준 모습을 공개한다.
ATS-V
가장 먼저 ATS-V에 탑승했다. ATS-V는 2004년 첫선을 보인 캐딜락 퍼포먼스 라인업 `V-시리즈`가 낳은 신형 컴팩트 퍼포먼스 모델로, `ATS 세단`과 `ATS 쿠페`에 이어 ATS 라인업의 정점을 찍는 고성능 모델이다.
ATS-V는 외관부터 자신이 고성능 모델임을 적극적으로 드러낸다. 면적을 확장해 흡기 효율을 높인 전면부 그릴이나 고속 주행 시 공기를 루프 주변으로 흘려보내 다운포스를 극대화하는 에어 인테이크가 대표적이다. 전-후면 범퍼 또한 V-시리즈를 상징하는 형태를 띠고 있으며, 공기저항에 최적화된 디자인으로 설계된 리어 스포일러가 ATS-V의 스타일링에 방점을 찍는다.
후드 아래에 탑재된 3.6리터 V6 트윈 터보 엔진은 하이드라-매틱 자동 8단 변속기와 조합을 이뤄 파워트레인을 구성한다. 티타늄과 알루미늄 복합소재의 터빈을 적용한 터보차저는 터보랙을 최소화하고, 각각의 터보차저에 진공 압력 조절 밸브를 장착하여 주행 중 쉼 없이 고른 출력을 끌어낼 수 있도록 했다. 여기에 변속기에는 `PAS(Performance Algorithm Shifting, 퍼포먼스 알고리즘 변속)` 기능이 적용되어 스포츠 및 트랙 모드에서 중력가속도를 감지하고 주행 상황에 맞는 변속을 돕는다.
서킷 위에 올라선 ATS-V는 그야말로 물 만난 물고기처럼 군다. 뒷바퀴로 뿜어져 나오는 470마력의 최고출력과 61.4kg.m에 달하는 최대토크는 운전대를 잡은 기자의 등을 인정사정없이 떠밀어 댄다. 가속을 계속하면 괴물처럼 울부짖는 강렬한 사운드와 함께 미사일처럼 맹렬하게 돌진한다. 0-100km/h 가속에 3.8초밖에 걸리지 않을 정도의 파워풀한 힘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다. 출발 가속에서 무지막지한 힘을 보여준 ATS-V는 추월 가속과 코너에서의 탈출 가속에서는 무지막지를 넘어, 무시무시한 힘을 보여준다. 재가속에 강한 터보 엔진의 특성 덕분이다.
무식하게 힘만 센 바보도 아니다. 단련을 거듭한 운동선수처럼 강건하게 만들어진 차체와 정교한 마그네틱 라이드 컨트롤(MRC) 서스펜션은 ATS-V의 위력적인 힘을 능수능란하게 받아낸다. 이 덕분에 차체가 쉽게 균형을 잃는 법이 없다. 시속 200km/h에 가까운 상황에서도 네 바퀴는 서킷을 단단하게 움켜쥔다. ATS-V의 든든하고 정교한 몸놀림은 용인 스피드웨이의 다양한 코너를 자기 멋대로 능수능란하게 요리한다. 스티어링 휠을 감아 돌릴 때마다 차체는 한 점의 망설임도 없이 빠르면서도 격렬하게 몸을 비튼다. 날카롭게 코너의 안쪽을 파고들면서 파워풀한 가속력으로 탈출할 때까지의 모든 모습에서 독일제 고성능 세단들과는 또 다른 감각을 한 점의 유감 없이 만끽할 수 있다.
ATS
다음으로 캐딜락의 첫 프리미엄 컴팩트 스포츠 세단인 ATS를 시승할 차례. ATS의 구동방식은 AWD(상시 사륜구동)와 후륜구동 두 가지로, 이날 행사에서 시승하게 된 차량은 MRC가 장착된 후륜구동 모델이다.
ATS의 보닛 아래에는 2.0리터 4기통 직분사 터보 엔진이 실려 있다. 한 급 위인 CTS도 사용하는 2.0리터 엔진은 272마력의 최고출력과 40.7kg.m의 최대토크를 발휘하여, 주요 경쟁 모델인 메르세데스-벤츠 C 클래스나 BMW 3시리즈 등에 비해 우수한 동력 성능을 강점으로 내세운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60마일(97km)까지는 5.7초가 소요된다.
이 엔진 덕에 ATS는 직선주로에서 우수한 가속 성능을 보여준다. 날카로운 음색의 사운드와 함께 생동감 있게 전진하는 모습에서 스포츠 세단의 맛을 느끼기에 부족함이 없다. 차 자체는 덩치에 비해 묵직한 느낌이지만 속도계 바늘이 올라가는 모습은 가볍기 그지 없다. 여기에 기존의 하이드라-매틱 자동 6단 변속기 대신 자동 8단 변속기를 채용하여 동력의 전달이 한층 매끄럽고 튼실해져 더욱 만족감을 준다.
이러한 현상은 용인 스피드웨이의 온갖 코너들에서도 그대로 이어진다. 스포츠 세단으로서 탄탄하게 다져진 기본기는 물론, 동급에서 유일하게 자성유체를 이용한 MRC 서스펜션 덕에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와 맞서도 전혀 부족하지 않은 몸놀림을 선사한다. 스티어링 휠의 반응 속도가 빠르고 직관적인 편이기 때문에 다루기 어렵지 않다. 컴팩트한 차체와 정교한 장비들의 협응하여 만들어 내는 절묘한 핸들링 감각은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들의 스포츠 세단에 전혀 밀리는 구석이 없다.
ATS의 하체를 이루는 MRC 서스펜션은 자성유체가 노면 상태를 1/1,000초 단위로 감지, 각각의 서스펜션에 작용하는 감쇠력을 개별적으로 상시로 보정을 가한다. 이로써 스포츠 세단을 자처하기에 한 점 부끄럼 없는 뛰어난 주행 안전성을 일궈내는 데 기여한다. 브레이크는 브렘보 사의 퍼포먼스 디스크 브레이크를 적용하여 ATS의 성능을 확실하게 뒷받침한다. 혹독한 서킷의 주행 환경에서도 지치는 기색을 보이지 않고 충실하게 작동하여 ATS의 성능을 능숙하게 다스린다.
CTS
마지막으로 탑승한 모델은 CTS다. 캐딜락 CTS는 현재 캐딜락의 디자인 철학으로 굳건히 자리 잡은 `아트 앤 사이언스` 디자인 언어의 출발점이 된 모델이며, 지금의 캐딜락 브랜드를 이뤄 나가는 구심점이 된 모델이기도 하다.
CTS의 외관 디자인에서는 현대적인 세련미와 미래지향적인 감각이 공존한다. 하지만 수직 구조의 헤드램프 배치와 테일 핀 형태의 테일램프, V자형 라디에이터 그릴 등은 60~70년대를 풍미했던 클래식 캐딜락의 디자인 요소들이기도 하다. 이러한 요소들의 강조를 통해 캐딜락은 아트 앤 사이언스 디자인 언어의 핵심 가치를 내세우는 동시에, 미래와 현재는 물론, 과거까지 이어지는 디자인을 제시하고 있다.
CTS는 276마력의 최고출력과 40.7kg.m의 성능을 발휘하는 2.0리터 4기통 직분사 터보 엔진을 사용한다. 구동방식은 ATS와 마찬가지로 AWD와 후륜구동의 두 가지 구동방식을 선택할 수 있다. 시승한 차량은 후륜구동 모델이다. 변속기 역시 자동 8단으로 변경되었다.
ATS와 같은 2.0리터 터보 엔진을 장착한 CTS는 부족하지 않은 힘을 선사한다. 가속 성능에서는 크게 모자란 점이 없다. 또한, 자동 8단 변속기를 적용해 엔진의 힘을 더욱 효율적으로 사용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코너링에서도 자신감을 드러낸다. 실제로 트랙 주행을 위한 차량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준수한 주행 성능과 부드러우면서도 안정적인 거동이 돋보인다. MRC가 빠진 점은 아쉽기는 하지만 기본기가 탄탄한 편인 데다 브렘보 브레이크는 빼놓지 않았기에 안전하면서도 즐겁게 차를 다루는 데에는 큰 부족함을 느끼기 어렵다. 준대형 세단의 품위를 지키면서도 둔중하지 않고 민첩한 몸놀림 덕에 동급의 독일 세단들에 비해서 부족할 것이 없다.
아울러 캐딜락은 이날 현장에서 CTS를 기반으로 한 고성능 모델인 3세대 `CTS-V`를 깜짝 공개했다. 무려 648마력의 최고출력과 87.1kg.m의 최대토크를 발휘하는 6.2리터 8기통 슈퍼차저 엔진을 탑재한 CTS-V가 향후 어떤 주행 성능을 보여줄지 기대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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