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시승기

새로운 대안, 포드 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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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 것은 없다. 시작이 있으면 끝이 있기 마련이고, 변화의 시기는 언제나 예고 없이 찾아온다. 왕좌가 빈 지금, 포드 해치백 포커스는 그 어느 때보다 새로운 대안이 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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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 해치백 시장에서 포드 포커스의 자리는 비좁았다. 시장은 한정적인데, 쟁쟁한 경쟁 모델이 많았기 때문이다. 특히, 전통성과 기술력, 그리고 디자인을 바탕으로 강력한 시장 장악력을 갖춘 독일 국민차의 입지는 너무나도 굳건했다. 그런데 믿기지 않을 만큼 상황이 달라졌다. 언제나 정상을 지킬 줄 알았던 베스트셀링카는 순식간에 무너졌고, 왕좌는 공석이 됐다. 따라서 만년 2~3위, 혹은 그 이하일 것만 같았던 차종에게도 기회가 생겼다. 치열한 경쟁이 따르겠지만, 능력만 되면 누구나 정상의 자리에 올라갈 수 있고, 비약적인 성장을 도모할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포커스의 상품성은 도드라진다. 디자인은 모나지 않은 균형감 안에서 날렵하고도 세련된 조형미를 드러내며, 크롬으로 멋을 낸 널찍한 그릴과 공격적으로 다듬어진 헤드램프가 매력적인 인상을 자아낸다. 여기에 프론트 범퍼까지 입체적으로 디자인되어 보기에 구성이 어색하지 않고 조화롭다. 트렁크 라인을 길게 빼 해치백이 갖춰야 할 실용성까지 높였다. 전반적으로 브랜드 패밀리룩을 따르면서도 독자적인 독창성이 엿보인다. 개인적인 시각으로는 이렇다 할 단점을 찾기 어려울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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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 역시 눈길이 간다. 심심치 않은 생김새를 갖춘 스티어링 휠과 센터페시아가 화려하게 자리 잡았다. 짜임새있는 구성이다. 엔진 스타트 버튼을 눌러 디젤 엔진을 깨우면 나긋나긋한 감성이 올라온다. 디젤 특유의 진동과 소음이 상당히 억제된 느낌이다. 도로의 흐름에 따라 서서히 속도를 올렸다. 보닛 아래 탑재된 엔진은 1.5리터 터보 디젤 엔진. 최고출력 120마력, 최대토크 27.5kg.m의 힘을 발휘한다. 가속 초반, 약간의 터보랙이 느껴지기는 했으나 속도에 탄력이 붙자 답답함 없이 나아간다. 작은 심장을 가진 것 치고는 꽤 가속감이 좋다. 2,000rpm부터 터지는 풍부한 토크로 부족함 없는 견인력을 뽐낸다. 여기에 게트락 파워시프트 6단 자동변속기가 맞물려 엔진의 힘을 바퀴로 전달하는 과정이 수준급이다. 승차감은 딱딱하지도 물렁하지도 않다. 딱 중간이다. 서스펜션의 상하 움직임이 크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너무 없지도 않다는 얘기다. 이에 따라 코너에서 약간의 롤이 느껴지기도 하는데, 그렇게 불안한 수준은 아니다. 수치상 성능이나 체감상 가속력, 여기에 노면에서 올라오는 충격과 굽이진 도로에서의 몸놀림 등을 종합적으로 따져봤을 때, 누가 타도 쉽고 편안하게 주행할 수 있는 차다. 콘셉트에 부합하는 성격을 갖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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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행 간 평균연비는 리터 당 14.0km가 나왔다. 포커스의 복합연비는 리터 당 18.1km. 도심연비가 리터 당 16.4km고 고속도로연비가 리터 당 20.8km인 점을 고려하면 생각보다 적게 나온 셈이다. 그러나 애초에 연비 주행을 하지 않았다는 것을 감안한다면 충분히 수긍할 만한 기록이다. 효율을 생각하고 탔다면 분명 수치상 기록은 더 높게 나왔을 것이다. 결과적으로, 포드 포커스는 많이 팔려도 이상할 것이 없는 모델이었다. 시승을 하면 할수록 그동안 이 차가 너무 저평가되어 있던 것이 아닌가 싶었다. 디자인부터 성능, 연료 효율성까지 상품 경쟁력이 기대 이상이었다. 문제는 역시나 인지도. 그래도 상황이 긍정적으로 돌아가고 있다. 포드코리아가 지난달 수입차 판매실적에서 업계 4위로 등극했고, 이는 간접적으로나마 포커스에 영향을 끼칠 수 있어서다. 상당히 고무적인 일이며, 상승세를 잡은 포드코리아 속에서 중고 신인 격인 이 해치백의 인지도를 올릴 기회이기도 하다. 2016년 하반기 수입 해치백 시장에서 포드 포커스의 큰 활약을 기대해본다.

눈여겨봐야 할 부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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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백하지만 고루하지 않다. 3개의 스포크가 만들어낸 군더더기 없는 형태가 마음에 든다. 마감도 좋다. 비싼 소재의 가죽은 아니지만 바느질 처리도 잘되어 있고, 무엇보다 잡았을 때 푹신푹신해서 불편하지 않다. 오랜 시간 잡아도 손에 오는 피로도가 덜하다. 각종 버튼의 사용감도 나쁘지 않다. 눌렀을 때 부드럽게 눌리며, 반응속도도 신속하다. 사진에서 왼쪽 상단에 있는 버튼으로 트립 컴퓨터를, 하단은 크루즈 컨트롤, 오른쪽 상단으로 오디오 시스템을 조작할 수 있다. 계기반은 포드 특유의 푸른색 바늘과 단정한 숫자 폰트가 시선을 끈다. 시인성도 좋다. 다만, 숫자를 밝혀주는 빛이 조금 더 밝았으면 좋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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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운드 시스템은 소니의 것이 들어갔다. 9개의 스피커가 차량 곳곳에 설치되었다. 음장감은 나쁘지도 또 그렇게 좋다고도 할 수 없다. 적당하다. 대신 베이스가 짙게 깔리는 힙합이나 알앤비같은 장르는 다소 느낌이 살지 않을 수도 있다. 입체감이 조금 부족하다. 그렇다고 포드 포커스에 값비싼 프리미엄 오디오를 넣을 수도 없는 노릇. 민감한 청각을 갖춘 이가 아니라면 드라이브를 즐기면서 충분히 귀를 간지럽히기 괜찮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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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히 이 차의 핵심 포인트라고 말하고 싶다. 앞뒤 도어에 달린 도어-엣지 프로텍터는 혁신이다. 문콕 사고를 미연에 방지를 해주는 고마운 기능이다. 우리나라처럼 문콕 사고가 빈번히 발생하는 나라에서는 이만한 기능도 없다. 솔직히 마력이 어떻고, 최고속도가 얼마인 것은 일상 생활에서 그렇게 중요하지 않다. 도어-엣지 프로텍터야 말로 언제 어디서나 경험할 수 있는 생활 밀착형 기능이다. 내차는 물론이고 상대방 차량까지 보호한다. 개폐도 빠르고 신속하다. 자동차 역사에 획을 그을 만한 획기적인 아이템을 미리 경험한 것 같은 기분이다. 이를 생각하고 실행에까지 옮긴 포드 기술진에게 진실된 박수를 전하고 싶다. 왠지 빠른 시일 내에 대중화되지 않을까 싶다.

경쟁 모델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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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드 포커스의 경쟁 모델은 가격과 성능, 콘셉트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골랐다. 푸조 308 1.6 BLUEHDI와 볼보 V40 D3, 미니 쿠퍼 D 5도어가 그것이다. 모두 상품성이 높은 모델이다. 디자인이야 주관적인 요소가 강해 절대적인 정답은 없지만, 성능을 우선 시하면, V40이 우위다. 배기량에서 오는 차이를 무시할 수 없다. 효율은 미니 쿠퍼 5도어가 리터 당 19.0km로 경쟁 모델 중 가장 높다. 포커스는 리터 당 18.1km로 그 다음이다. 마지막으로 가격적인 면을 살피면 푸조 308 1.6 BLUEHDI가 2,950만 원의 가격표를 보이고 있다.

문서우 기자 msw@ridema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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